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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향기 사용법에서 찾는 향기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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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향기 사용법에서 찾는 향기의 의미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1.01.2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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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들의 다양한 향기 사용법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현대인에게 향이란 매우 익숙한 소재다. 인간의 의식주처럼 기본적인 요소는 아닌 듯하면서도 삶 속에서 은근히 모든 분야에 스며들어 있는 것이 바로 향이다. 

인간의 삶을 이루는 기본적인 요소로 흔히 의식주를 꼽는다. 의식주의 근본은 입고, 먹고, 몸을 의탁하는 공간을 의미하지만 어찌 보면 우리는 이 모든 것에 향기를 대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옷을 착용할 때는 체취를 가리기 위해 혹은 자신만의 취향에 따라 향기를 뿌리고 음식을 입에 넣기 전엔 코로 먼저 맛있는 냄새를 음미한다. 
 

향의 사용법은 다양하다 /픽사베이
향의 사용법은 다양하다 /픽사베이

최근에는 꼭 직접적으로 신체나 의복에 향수를 뿌리지 않고 공간 인테리어의 한 부분으로 활용하는 시도도 늘고 있다. 브랜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방법으로 흔히 사용되는데 매장 공간에 향을 퍼뜨려 고객이 쇼핑 중 자연스럽게 해당 브랜드의 향을 기억함으로써 제품의 가치를 확립하는 하나의 수단이라 볼 수 있다.


현대 사회의 다양한 향 활용법 

우리는 흔히 향기를 떠올릴 때 체취를 가려주는 용도 혹은 신체에 새로운 향을 부여해주는 목적의 물건인 향수를 생각할 때가 많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가장 직관적인 형태로 향기의 목적을 가장 잘 활용하는 예이기 때문이라 보인다. 

현대 사회에서 향기란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다. 과거엔 향을 피운다는 행위가 종교 행사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지금은 아니다. 물론 과거에도 실용적인 용도로 향이 사용되기도 했다. 몸에서 나는 악취를 가리기 위해서나 벌레를 쫓는 하나의 방법으로 향을 사용하기도 했다. 
 

과거엔 종교행사를 위해 향을 피웠다 /픽사베이
과거엔 종교행사를 위해 향을 피웠다 /픽사베이

현대에는 확실히 비교적 넓은 범위에서 향을 사용한다. 가장 대표적인 일례로 언급했던 향수는 그 향의 종류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다. 향기만을 대표 소재로 다루는 클래식 브랜드 시장도 넓은 편이며 패션 브랜드 역시 향수 아이템을 개발하며 시그니처 향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둔다. 

특히 사람마다 각자의 취향에 맞는 향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현대 향수의 특징인데 플로럴 계열의 향부터 우디, 시트러스, 풀냄새를 뜻하는 그린, 허브, 포근함을 가진 파우더리, 상쾌한 아쿠아까지 향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며 현재도 지속해서 연구되고 있는 대상이다. 
 

다양한 향수 브랜드들 /픽사베이
다양한 향수 브랜드들, 다양한 향의 분류로 취향에 맞는 향수를 선택할 수 있다 /픽사베이

향수는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화장품으로 알려져 있다. 향수에 대한 기록은 고대 이집트에서 최초로 그 근간을 찾아볼 수 있으며 신전 벽면에 이집트 문자로 향수의 제조법에 대해 새겨져 있다고 한다. 보통 우리가 현대에 흔히 쓰는 향수는 알코올 향수가 많으며 최근엔 고체 형태로 인센스나 사쉐, 오일 형태의 향수가 많이 활용되고 있는 추세인데 사실 이 모든 형태는 오히려 알코올 향수가 개발되기 전의 향수 모습이라고 한다. 

가장 직관적인 향기 아이템은 향수를 많이 떠올리지만 현대에 향기 활용법은 굉장히 다양하다. 공간 탈취 목적으로 집 안에 향기 캔들을 피운다거나 디퓨저를 놓는 경우도 대중적으로 많이 쓰이는 방법이다. 특히 이 캔들이나 디퓨저에 사용되는 향도 굉장히 다양하므로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공간을 좋아하는 향으로 채울 수 있다. 

향을 활용한 인테리어는 단순히 좋은 향으로 방을 꾸미는 것 외에 또 다른 용도가 존재한다. 향이 가진 고유의 향을 음미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감정의 환기, 정신적 치료를 위해 향을 피우기도 한다. 이 부분을 공간 인테리어에 접목하면 아로마 같은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향, 기분을 편안히 하는 향 등을 활용해서 편안하고 안락한 공간을 꾸미는 것이 가능하다. 
 

자연의 재료를 사용한 아로마 향 /픽사베이
자연의 재료를 사용한 아로마 향 /픽사베이

흔히 비누나 입욕제, 샤워용품의 선택에서도 향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몸을 씻는다는 행위는 본래 세정의 목적을 두고 있으나 현대에서는 좋은 향이 첨가된 세정 용품 선택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다양한 향을 가진 입욕제나 보디클렌저가 출시되는 이유도 충분한 니즈에 따른 공급이라 볼 수 있다. 보통 상쾌한 맛에 초점을 두고 있는 치약 같은 경우도 최근엔 복숭아나 홍차 등 보다 다양화된 향이 접목되며 출시되고 있다. 
 

라벤더 향기를 가진 아로마 목욕 오일 /픽사베이
라벤더 향기를 가진 아로마 목욕 오일 /픽사베이

사실 현대에 조향 기술이나 인공향료에 관한 연구가 지속되며 사람은 더 다양한 향기를 맡을 수 있게 됐다. 독특한 것은 인공향료를 통해 새로운 향을 만들어내기 위한 시도만큼이나 자연의 향을 재현하고자 하는 욕구도 크다는 것이다. 물론 현대에는 합성향료로 인해 탄생한 세련된 향에 대한 니즈가 높은 것은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의 자연을 동경하는 마음과 그를 통해 정신의 안정을 찾는 경향은 여전하다. 그런 이유로 계절의 냄새, 바람 냄새, 쨍쨍한 햇볕이나 비가 내린 날 코를 통해 훅 밀려 들어오는 싱그러운 물 냄새까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향기 또한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조향에 있어서 자연의 소재를 통해 지속적으로 영감을 얻고 있다. 
 

촉촉한 비 냄새는 향수의 소재로 자주 사용된다 /픽사베이
촉촉한 비 냄새는 향수의 소재로 자주 사용된다 /픽사베이
향의 소재가 되는 라벤더, 인간은 자연의 향을 통해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 /픽사베이
향의 소재가 되는 라벤더, 인간은 자연의 향을 통해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 /픽사베이

어찌 보면 자연의 향은 과거 우리 조상부터 현대까지 그 역사가 매우 길다고 할 수 있다. 나무나 풀, 꽃 등은 과거에도 존재했으며 지금까지 우리에게 자연의 향으로 익숙한 소재이다. 그렇다면 과거 한국사에서 향기는 어떤 식으로 사용되고 활용됐을까. 


조선 시대의 향기 사용법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알코올 향수는 근세 시대 독일 쾰른에서 발명되었다. ‘쾰른의 물’이란 뜻의 ‘Eau de Cologne’이란 단어가 생기며 이는 향수의 대명사로서 전 유럽에 퍼져나갔다. 

그렇다면 한국사에서도 향수를 사용한 기록을 찾을 수 있을까. 본래 향수라는 말 자체는 액체 상태를 뜻한다. 과거 한국사에서는 고체나 분말 상태의 향료를 주로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 조상은 향료를 신성시하게 여겼다. 첫 향료 사용에 대해서는 삼국시대에 이르러 구체적으로 전해진다. 그전까지는 종교의식에서 국한되어 사용되었던 향이 삼국시대부터는 다른 용도로 쓰인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신라 시대 김유신 장군은 무술연마를 할 때 향불을 피워 하늘에 맹세한 후 행했다는 기록 외에도 신라 제19대 왕인 눌지왕이 공주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향을 사용했다거나, 신라 제25대 왕인 진지왕이 도화녀와 7일간 방에 머무르는 동안 향을 살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 외에도 신라인이 향료를 대중적으로 사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흔히 향료는 굉장히 귀한 재료에 해당하지만, 신라인들은 이를 어렵지 않게 사용했다고 한다. 주로 향료를 주머니에 넣어 향이 퍼질 수 있도록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알려졌다. 
 

신라 시대 향유 병 /국립중앙박물관
신라 시대 향유 병 /국립중앙박물관

삼국시대의 향료 사용은 고고학적으로도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 고구려 쌍영총 고분벽화 동쪽 벽을 살펴보면 아홉 사람이 걸어가는 맨 앞에 소녀가 향로를 머리에 이고서 받들고 가는 그림이 있다. 해당 벽화와 여러 그림을 통해 당시 향료의 형태는 주로 분말을 굳힌 고체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전해진다. 또한 소형 향유병도 출토되었던 것을 미뤄볼 때 향수 역시 함께 사용되었던 시기로 예상된다. 

흔히 귀부인들은 향유를 바르거나 비단 향난을 차고 다녔다고 한다. 이후 고려 시대 때 향의 해외 교역이 활발해지며 향유 제조기술과 향료에 대한 감각 또한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고려 시대 향로 /국립중앙박물관
고려 시대 향로 /국립중앙박물관

향의 종류 중 오리엔탈향이라 분류되는 것에는 ‘사향’이 포함된다. 사향노루에서 추출한 향료인데 우리가 흔히 ‘머스크향’이라 부르는 것이 바로 사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적절하게 달달한 느낌이 어우러지면서 포근한 감성을 가지고 있는 향인데 그렇다고 플로럴이나 프루츠 계열의 향이라고 보기엔 조금 어렵다. 오히려 파우더리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적당히 묵직하면서도 세련된 향이다. 현대에서는 각종 향수의 베이스 노트로 많이 이용된다. 아무래도 향의 지속력이 좋고 은은하게 퍼지는 향의 느낌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이 사향은 고려 시대부터 이어져 조선 시대 때에도 주로 쓰였던 향으로 손꼽힌다. 부부침실에 사향을 사르는 일도 있었으며 미용의 목적으로 좋은 향을 가지기 위해 사용됐던 것을 미루어 볼 때 현대의 향 사용법과 가장 비슷한 모습을 가진다. 몸에서 좋은 향이 나게 하려고 향낭 주머니에 향료를 담아 옷고름이나 허리춤에 달았으며 이를 조선 시대 장신구 중 하나인 노리개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아무래도 장식적인 역할을 하다 보니 점점 은이나 금사, 비취 등 고급스러운 소재들이 향낭 주머니의 재료로 사용됐다. 
 

조선 시대 향주머니, 향낭 /국립중앙박물관
조선 시대 향주머니, 향낭 /국립중앙박물관
향낭(香囊) 노리개 /국립민속박물관
향낭(香囊) 노리개 /국립민속박물관

흥미로운 것은 과거 흔히 생활필수품들 대부분은 자가로 제작해 사용하곤 했는데 이 향료 역시 민가에서 제조가 됐었던 점이다. 물론 고급 향료는 향장이 직접 제조하곤 했으나 대중적으로 흔히 사용하는 향료는 민가에서 직접 만들어졌다는 점이 독특하다. 민가에서는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들도 직접 이 향료를 제작했고, 사대부 여인들이 주로 사향을 달았다는 인식과는 달리 의외로 남자들도 향낭을 채용했다는 기록을 발견할 수 있다. 

조선 시대에 주로 사용됐던 향은 사향 외에도 그 종류가 꽤 다양하다. 백단향 역시 은은한 향취를 가지고 있어서 몸에서 나는 자연스러운 향으로 많이 선호됐다. 조선 시대 궁중에서 귀하게 사용되었는데 백단향은 사향과는 조금 다른 점을 지니고 있다. 전체적인 향이 차분하면서도 심신 안정에 도움을 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 백단향은 약재류로 쓰였으며 정신을 맑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두루 사용됐다고 한다. 직접 섭취를 하기도 했는데 다른 약재와 함께 차로 끓여서 먹는 방법이 있다. 과거부터 혈액순환에 좋고 정신을 맑게 하는 차로 음용되어 현대에서 이 백단향을 여러 한방 화장품에 접목하는 시도를 발견할 수 있다. 
 

백단향 나무 /픽사베이
백단향 나무 /픽사베이

과거에는 주로 엷게 희석한 백단향을 향낭에 넣어 몸에 패용하여 다녔다고 한다. 정신을 맑게 해주고 심신을 안정시켜준다는 점에서 현대의 아로마와 비슷한 효과를 지녔다고 추측이 된다. 

조선 시대 의관이었던 허준이 편찬한 ‘동의보감’ 잡병편에서도 다양한 향 사용법에 대한 기록을 찾을 수 있다. 동의보감 기록을 살펴보면 ‘향비조’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세수할 때 사용하는 비누를 일컫는다. 침향, 백단향, 정향, 영릉향, 삼내자 각 1냥, 소뇌3돈, 사향 1돈을 가루를 내 조각 가루 5냥, 흑당 2냥 혹은 3냥을 넣는데 이것을 불에 녹여 향가루와 반죽해 환을 만들어 사용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를 사용해 손과 얼굴을 비비고 씻으면 때가 없어지는 비누로, 이를 향비로라고 한다고 적혀 있다. 

본래 향비조의 처방은 손이나 얼굴을 씻을 때 때와 기름기를 빼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제에 여러 가지 향기를 내는 약재가 사용되었으며 사향이 들어갔던 내용 역시 확인할 수 있다. 기록으로 볼 때 치료 목적뿐만 아니라 은은한 향을 가진 비누였을 것으로 예측이 된다. 

이 동의보감의 잡병편을 자세히 보면 향기에 관한 또 다른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잡방의 기록 중 몸에서 향기가 나게 하는 방법이라는 것이 있는데 백모향의 싹과 잎을 달인 물에 목욕하면 몸에서 향기가 나고 나쁜 냄새를 없앨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또한 이를 달여 먹어도 괜찮다고 한다. 영릉향 역시 몸에 향기가 나게 하는 것으로 이를 마시거나 목욕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이런 점을 미뤄보았을 때 과거 한국사에서도 몸에서 나는 체취를 신경 썼으며 이를 없애기 위한 미용적 목적에서 각종 향료에 관한 관심이 높았을 것이란 추측을 해볼 수 있다. 

또한 동의보감 외형편의 기록에는 향기를 통해서 병을 치료했다는 내용도 전해진다. 심한 악취로 인해 얼굴색이 어두워졌을 때는 진한 향기를 처방하여야 하는데, 침향과 단향을 부수어 화로에 태우고 향기가 나는 주위에 앉아 눈을 감고 고요히 앉아 있는 것을 하나의 치료법으로 기록했다. 이 향기를 이용한 치료법은 어딘지 현대의 명상법과 조금 닮아있다. 마치 명상을 하기 위해 인센스를 피워놓고 정갈하게 앉아서 신체를 휴식하는 행위를 떠오르게 한다. 
 

향기를 통한 명상은 마음의 평화를 준다 픽사베이
향기를 통한 명상은 마음의 평화를 준다 /픽사베이

어쩌면 사람의 삶 속에서 향기란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인지도 모른다. 현대에도 향기란 다양한 분야와 결합하여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며 과거에도 그 쓰임이 다양했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향기의 역사는 생각보다 더 견고하다. 추억을 기억하게 하는 매개체이면서도 실용성까지 갖추고 있는 인류의 향기 사용법이 앞으로도 더 기대되는 이유다. 



참고자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향수)
              동의보감東醫寶鑑 잡병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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