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09-21 09:15 (월)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시대, DIY를 선택한 기업들
상태바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시대, DIY를 선택한 기업들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0.08.28 1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이제는 누구나 무엇이든 만드는 것이 트렌드다. 유튜브나 블로그 등 훌륭한 멘토는 물론 관련된 책도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온라인 클래스도 활성화되면서 ‘곰손’들도 ‘금손’이 될 수 있다. 이런 트렌드를 노리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소비자들을 위해 ‘DIY’를 타깃으로 한 기업들의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DIY가 유행하는 이유는?

pixabay
pixabay

매년 ‘트렌드 코리아’를 발행하며 트렌드 전문가로 꼽히는 김난도 교수는 유튜브 ‘트렌드 코리아 TV’에서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향이 많아지면서 집이 수행하는 일들이 많아졌다”며 ‘플랜비’를 키워드로 꼽았다. 코로나로 인해 외부에서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되자, 가정 내에서 그 기능을 대체하는 방식이다.

김난도 교수는 그 방법으로 자급자족, DIY가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 식물을 재배해서 먹는 홈가드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재배 키트가 많이 팔린다거나, 아이들의 머리를 스스로 자르려는 엄마들이 많아지면서 미용용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또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이들은 ‘반만 해결해보자’라는 측면에서 ‘반급반족’도 유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밀키트(meal kit)다.

김 교수는 “많은 것이 상품화되고 많은 것이 기계화, 자동화되면서 편리한 세상이 됐지만, 내가 좀 더 괜찮은, 더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망이 있다”며 “DIY는 예저에 강하게 존재하던 트렌드였으나, 코로나 사태와 만나면서 DIY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옷을 내맘대로 꾸민다

모나미 패브릭 마카로 티셔츠에 마음대로 그림을 그려 꾸밀 수 있는 키트다 / 모나미몰 제품사진
모나미 패브릭 마카로 티셔츠에 마음대로 그림을 그려 꾸밀 수 있는 키트다 / 모나미몰 제품사진

볼펜 등 문구로 유명한 모나미는 지난 7일 빈폴키즈와 함께 ‘티셔츠 DIY 키트’를 출시했다. 순면 소재의 빈폴키즈 티셔츠와 다양한 직물에 채색이 가능한 모나미 패브릭 마카 16색이 세트다. 티셔츠는 빈폴 마크 외에는 아무런 무늬가 없는 흰색 티로, 아이들이 원하는 그림을 마음대로 그릴 수 있다.

모나미 패브릭 마카는 브러시 타입으로 편리하게 칠할 수 있으며 그라데이션까지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한다. 별도의 다림질 등 열처리가 필요없어 더욱 간편하다. 물론 세탁은 단독으로 해줘야 한다. 키트와 제공되는 파우치는 자투리 천을 사용해 환경까지 생각한 것도 돋보인다. 코로나로 인해 강제 집콕을 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취미로 티셔츠에 마음대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회를 주어도 좋을 제품이다.

지난 6월에 판매됐던 육포, 팬티 DIY 키트 / 샘표 제공
지난 6월에 판매됐던 육포, 팬티 DIY 키트 / 샘표 제공

지난 6월에는 식품 브랜드 샘표가 언더웨어 브랜드 BYC와 함께 DIY 팬티 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당시 2000세트 한정 판매된 ‘소리벗고 팬티질러’ DIY 기획팩은 육포 브랜드 ‘질러(Ziller)’가 6월 4일 ‘육포데이’를 맞아 탄생했다. 코로나로 인한 집콕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을 겨냥해 만들어진 이 키트는 질러 직화풍 BBQ 60g, BYC 면 팬티 1개입, 열 부착 스티커 1장으로 구성됐다. 스티커를 팬티에 자유롭게 배치해 다리미 열로 부착하면 나만의 ‘질러 팬티’를 만들 수 있도록 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내 피부고민에 맞는 성분만 선택하는 화장품

화장품 만들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졌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천연 재료로 비율에 맞게 섞어 만드는 천연화장품이 ‘웰빙’ 트렌드와 함께 주목받았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연화장품도 자신의 피부에 맞지 않는 성분이 들어있거나, 일반인들이 정확한 비율과 재료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위험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 이에 자신의 피부고민에 맞는 성분을 선택해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쓰는 화장품도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톤28 홈페이지
톤28 홈페이지
자신의 피부타입과 고민에 맞게 선택하면 그에 맞는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한다 / 톤28 홈페이지
자신의 피부타입과 고민에 맞게 선택하면 그에 맞는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한다 / 톤28 홈페이지

28일만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을 파는 화장품 정기구독으로 유명한 ‘톤28(toun28)’은 자신의 피부타입과 고민을 선택하면 그에 맞는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화장품 용기는 종이를 재활용해 산림인증제도인 FSC 인증 마크를 받기도 했다. 성분들도 피부에 해로운 것을 제외하고 유기농 재료에서 뽑아낸 추출물 등을 사용한다. 또한, 유기농 성분을 담기 위해 직접 무농약인증방식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는 브랜드다. 몸에 좋은 제품을 찾는 이들에게 적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메디셀프 홈페이지
메디셀프 홈페이지
세럼이나 크림 타입을 선택한 후, 자신의 피부고민에 맞는 캡슐을 선택해서 섞어 사용하는 화장품이다 / 메디셀프 홈페이지
세럼이나 크림 타입을 선택한 후, 자신의 피부고민에 맞는 캡슐을 선택해서 섞어 사용하는 화장품이다 / 메디셀프 홈페이지

여러 개의 캡슐을 섞어서 화장품을 만들어 쓰는 브랜드도 있었다. 지난해 6월 설립된 ‘코스모마이징’의 ‘메디셀프’다. 피부에 좋은 효능만 줄 수 있는 재료를 여러 가지 섞어서 쓸 수 있는 제품을 연구하면서 탄생했다. 현재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제품은 세럼과 크림. 여성들이 기초 제품 중에서 영양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제품이다.

2가지 제품 중 원하는 베이스를 선택한 다음에는 피부 고민에 따라 캡슐을 2가지 선택한다. 피부고민은 흔히 여성들이 갖고 있는 주름탄력, 색소침착, 트러블, 피부결, 화이트닝, 홍조, 민감진정, 수분보충, 모공피지 등 9가지. 이를 여러 방법에 따라 조합하면 162가지의 화장품이 나오게 된다. 이를 세럼이나 크림에 섞어 사용하면 된다.

약학전공 연구원이 연구해 탄생한 브랜드인 만큼 믿고 사용할 수 있다. 이 브랜드를 론칭한 김경표 대표는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나만의 화장품’을 가질 수 있다는 걸 고려하면 합리적인 수준”이라며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맞춤형 화장품에 비해 섬세하면서 과학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는 게 메디셀프의 강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셀프인테리어의 정점, 가구 DIY

집콕 시간이 늘어나면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집의 구조나 가구를 색다르게 바꾸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셀프인테리어에도 많은 관심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설문조사기관 트렌드 모니터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는 소비자가 34%, 셀프 홈 인테리어에 관심이 커진 소비자가 10명 중 7명(68%)에 달할 정도다.

인테리어를 위해 많이 찾는 이케아의 경우, 코로나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2020 회계연도 매출이 지난해보다 33% 증가했을 정도다.

이케아 홈페이지 제품 사진
이케아 홈페이지 제품 사진

직접 조립해서 만드는 이케아 가구들은 합리적인 가격과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앞으로는 지속가능한 가구를 만들 수 있도록 신규 캠페인 ‘내가 아끼는 집, 나를 아끼는 집’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한다.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 코리아 대표는 “2021년에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생활에 집중할 것”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이케아와 함께 집에서부터 지속가능한 활동을 실천하고 나아가 기후대응과 포용사회를 위한 의미 있는 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블록을 조립하듯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가구다 / 한글가구 인스타그램 @koko_koreathe
블록을 조립하듯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가구다 / 한글가구 인스타그램 @koko_koreathe

DIY에 초점을 맞춘 우리나라 가구 브랜드도 있다. 한글가구는 환경을 생각하면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가구를 선보이고 있다. 블록을 만들 듯, 원하는 곳에 원하는대로 조립해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만들기가 쉽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조립할 수 있다. 가구 조립 챌린지 이벤트를 진행할 정도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인스타그램 @samsungkorea
삼성전자 인스타그램 @samsungkorea

종이박스를 재활용해 업사이클링 가구를 만들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삼성전자는 TV 포장재에 쓰이는 박스에 도트(Dot) 디자인을 적용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모양으로 손쉽게 잘라내 조립할 수 있도록 ‘에코 패키지(Eco package)’를 지난 4월부터 도입했다.

박스에 있는 도트를 활용해 원하는 모양으로 잘라내 조립하면 반려동물의 집이나 리모컨 수납함, 잡지꽂이 등을 만들 수 있다. 포장 박스 상단에 인쇄된 QR코드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물건을 제작할 수 있는 매뉴얼도 제공했다. 지난 6월에는 박스를 이용해 반려동물의 집을 만드는 ‘#에코펫하우스챌린지’ 이벤트를 진행해, 많은 이들이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위한 집을 만드는 이벤트에 참여했다. 이 에코 패키지는 CES 2020에서 소비자에게 주는 가치를 인정받아 ‘CES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어쩌면 지금의 DIY 트렌드는 코로나로 인해 더욱 심화된 소비 트렌드가 아닐까 한다. 이미 다 만들어진 기성품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집에서 직접 무언가를 만들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새로운 취미생활을 찾는 이들도 많지만, 따로 취미가 없다면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DIY 키트를 이용해 ‘코로나 블루’라고 불리는 우울감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에게는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려는 긍정적인 힘도 있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