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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밑을 밝히는 '조족등'과 혼례에 쓰는 화려한 '화촉', 선조들이 사용한 일상 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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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밑을 밝히는 '조족등'과 혼례에 쓰는 화려한 '화촉', 선조들이 사용한 일상 용품
  • 김강호 기자
  • 승인 2020.05.19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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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6년 만에 민속문화재 신규 지정, 경기도 민속문화재 제14호와 15호 조족등과 화촉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경기도는 조족등(照足燈)과 화촉(華燭)을 경기도 민속문화재 제14호, 제15호로 20일 신규 지정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경기도 민속문화재 지정은 2014년 7월에 지정된 제13호 '전(傳) '월산대군 요여(조선 덕종의 맞아들 월산대군의 사당에 보관되어 있던 작은 의식용 가마)' 이후 약 6년 만의 신규 지정이다.

경기도 민속문화재는 지방민속문화재 중 경기도의 의식주·생업·신앙·연중행사 등에 관한 풍속·관습 및 이에 사용되는 의복·기구·가옥 등으로 보존·계승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말한다. 민속문화재는 우리 선조들의 일상을 알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지만 그만큼 생활에서 밀접하게 사용된 유물들이기 때문에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조족등 / 경기도청
조족등 / 경기도청
불을 킨 조족등 / 경기도청
불을 킨 조족등 / 경기도청

밤길에 도적을 잡을 때 썼던 '조족등'

경기도 민속문화재 제14호로 지정된 '조족등'은 발밑을 비춘다는 뜻으로 밤길을 갈 때 쓰던 이동용 등이다. 형태가 종(鐘) 또는 둥그런 박(珀)과 유사하여 박등(珀燈)이라고 했다. 혹은 조선의 순라꾼(순찰 포졸)이 도적을 잡을 때 썼다 하여 도적등(盜賊燈)으로도 불렸다.

등밑에는 둥근 화창(火窓)이 뚫려 있고 상부에는 손잡이가 달려있다. 손잡이는 내면까지 이어지며, 내부가 초꽂이 틀을 회전하는 그네 형태로 만들어졌다. 움직일 때 어느 각도로 들어도 촛불의 방향이 수평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아래쪽 화창에 불빛이 모여 발밑을 비춘다. 또한 주변에 구멍이 여러개 뚫려 공기가 통할 수 있게 한다.

몸체는 철로 만들거나, 대나무 혹은 철의 골격에 종이를 두껍게 바르기도 한다. 손잡이는 대나무나 다른 나무로 만든다. 이번 민속 문화재로 지정된 조족등은 전체적인 형태가 균형을 이룬 구형(球形)이며 종이를 오려붙여 요철(凹凸)이 보이도록 장식해 화려하진 않지만 단아한 미감을 보인다.

경기도는 사용흔적이 과하지 않고 잘 보존되어 있으며, 기름종이를 여러 겹 발라 만들어진 다수의 조족등과는 다르게 원형의 박 밑 부분을 잘라 견고하게 제작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경기도 민속문화재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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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촉 / 경기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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눕힌 모습 / 경기도청

화려하게 장식된 초, 화촉

경기도 민속문화재 제15호로 지정된 '화촉'은 벌집에서 나오는 밀랍으로 만든 초인 밀촉(蜜燭)을 말한다. 하지만 다른 초와 달리 빛깔을 들이고 꽃을 새겨 장식해 예술성을 겸비했다.

외양만 봐도 쉽게 알 수 있겠지만 화촉은 왕실이나 특수층에서 쓰던 사치품이었다. 사실 초 자체가 당시에는 구하기 힘든 귀한 물건이었다. 그래서 원래 민간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지만 혼례의식에서 만큼은 허용됐다. 예전에 결혼식을 올릴 때 ‘화촉을 밝힌다’라는 말을 썼다. 그만큼 서민들에게는 화촉이 곧 혼례를 상징하는 물건이 된 것이다. 

신규 지정된 화촉은 민간 혼례에서 사용하던 화촉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어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다른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화촉이 대부분 왕실에서 사용된 것과 달리 민간에서 실제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방질인 천연 유지를 심지로 사용했으며, 다양한 안료를 들여 물들였다. 또한 모란문양을 입체감있는 양감으로 조각했다. 

경기도에서는 사용에 의해 일부 손상이 있으나, 오히려 그점이 사용의 실제를 보여준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고 전했다. 그리하여 우리 선조들의 혼례풍속을 보여주는 생생하고 중요한 유물이라고 판단돼 경기도 민속문화재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지정된 조족등과 화촉은 용인에 위치한 ‘한국등잔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이정식 경기도 문화유산과장은 “그간 대부분 왕실이나 종교계 유물이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문화재를 멀게만 느낀 도민들이 많았을 것이다. 이번 민속문화재 지정을 통해 우리 선조들의 삶이 우리 생활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의 애장품들도 세월을 더하고 더해 언젠가는 문화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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