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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칠기를 만드는 장인, '나전장' 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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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칠기를 만드는 장인, '나전장' 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 되다
  • 김강호 기자
  • 승인 2020.03.26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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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 송방웅 장인, 오랫동안 나전 끊음질 통해 전승활동 이어온 공로 인정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문화재청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 보유자 송방웅(宋芳雄, 남) 씨를 국가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로 인정하였다. 나전(螺鈿)이란 자개를 실처럼 가늘게 잘라서 끊어가며 붙이는 기법을 말한다. 나전장은 이러한 나전일을 하는 장인을 말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예품, '나전'

나전에 쓰이는 조개는 남해에서 잡히는 빛깔이 영롱한 전복 껍데기를 사용했다. 그리고 이를 공예품에 붙이는데, 주로 목제품인 칠기에 붙여졌다. 옻칠을 한 나무 제품 표면에 아교나 부레풀 등 전통 접착제를 바르고 붙이고, 다시 생칠(정제되지 않은 묽은 옻칠)하여 건조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작업을 반복하면 점차 나전이 확실히 고정되는데, 다시 삐뚤어진 부분을 연마하고 광을 내서 완성한다.

나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나전을 가위나 칼, 실톱으로 문양대로 오려서 표면에 붙이는 기법인 '줄음질'이 있고 나전패를 실처럼 얇고 가는 상사로 만들어 문양대로 끊어가며 붙이는 끊음질이 있다. 이 둘은 원래 국가무형문화재에서 따로 분리되었으나, 현재 다시 합쳐졌다.  명예보유자 송방웅 장인은 끊음질을 위주로 하고 있다. 또 예전에는 옻칠장과 나전장이 분리되어 있으나 현재는 이를 함께 병행하고 있다.
 

자개 붙이기 / 문화재청 제공
자개 붙이기 / 문화재청 제공

나전 칠기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예품이다. 원래는 중국과 일본에서도 사용했으나, 현재는 우리나라 만이 기술을 전승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미 삼국시대부터 꾸준히 나전을 제작해왔다. 특히 고려와 조선시대에서는 중앙관청인 경공장에 나전장이 소속되어 왕실에 납품할 작품을 만들었다. 특히 경상남도 통영에서 나전이 발달했는데, 질 좋은 전복을 많이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임진왜란 이후 통영에 설치된 통제영에서는 군수품 보급을 위해 장인을 불러 모은 12공방이 있었는데, 여기서 나전칠기가 많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조선 후기에는 전통 공예가 어려워졌고, 장인들은 각자 물건을 만들어 팔며 겨우 생계를 유지했다. 1895년에 12공방이 폐지되기도 했는데, 최근 ‘삼도수군통제영’ 일원에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중심의 전통공예 장인들을 불러 모아 공방을 복원하였다.

대한제국 멸망 이후에도 이왕직미술품제작소에서 나전칠기의 명맥은 이어졌다. 이곳에서 활동한 조선 마지막 줄음질 나전장인 전성규는 여러 제자를 길러냈다. 그리고 그의 제자 중 한명인 김봉룡(1903~1994)이 1966년 처음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제10호로 지정되었으며, 1992년에는 전성규의 제자 김태희(1916~1994)도 뒤늦게 지정됐다.
 

송방웅 명예보유자  / 문화재청 제공
송방웅 명예보유자 / 문화재청 제공

줄음질 명예보유자가 된 송방웅 나전장

'나전장' 명예보유자로 인정된 송방웅 씨는 1940년 통영에서 출생했다. 아버지인 송주안(1901~1981) 보유자의 대를 이어 1990년에 나전장 보유자로 인정되었으며, 평생 나전칠기의 보전·전승과 보급을 위하여 헌신해왔다. 현재는 건강상의 이유로 활발한 전승활동이 어려워지게 됨에 따라 그간의 전승활동과 공로를 예우하기 위하여 명예보유자로 인정하였다.

아버지인 송주안 보유자는 끊음질 보유자로 나전칠기 명인 박정수의 제자였고, 해방 이후에도 칠기공방을 운영하였다. 줄음질 보유자였던 김봉룡도 같은 박정수의 제자였다.

송방웅 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의 나전 공방에서 심부름을 하면서 나전 작업을 지켜봤으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부터 나전일을 배웠다. 늦게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나전일에 정진함으로써 전승 공예인의 꿈인 1985년 전승공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으며 전통을 계승한 뛰어난 작품들을 계속 제작하였다. 이처럼 나전 칠기의 기술 전승과 발전에 평생을 매진하였으며, 대외적으로도 전승 공예인의 단체인 기능보존협회 이사장과 통영무형문화재 보존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일생을 무형문화재 전승에 헌신해 온 보유자들이 고령이 되어 전승활동이 어렵게 되더라도 최대한 예우하여 명예보유자로 인정해드릴 방침이다. 또한 이와 별도로 국가무형문화재의 신규종목 지정과 보유자 인정을 꾸준히 확대하여 우리 전통 무형유산의 전승을 꾸준히 다져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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