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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과거와 현대를 잇다' – 모던 민화 송줄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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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과거와 현대를 잇다' – 모던 민화 송줄기 작가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0.01.08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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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민화와 현대의 만남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민화라고 하면 조선시대의 모습을 담은 민예적인 그림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조선 후기 서민층에 성행했으며 그림의 주인이 있는 경우도 많지만 때론 작가 미상의 작품도 다수다.

민족적인 관습을 담고 있는 그림이 많고 서민의 일상과 삶, 정신을 반영한 작품으로서 계승된 민화는 정통 회화, 궁중화에 비해서는 다소 기술적이나 구도적 수준이 떨어진다고 평가받지만 시대를 그대로 그리고 담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현대에서도 민화는 특별한 가치를 가진다. 취미 생활로 그림을 선택할 경우 과거 대부분 서양화나 드로잉에 도전하는 이들이 많았다면 현재는 보다 선택의 폭이 넓어져 민화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도 늘었다. 동양화의 한 부분인 민화를 접하고 이를 배우고 싶다고 여기는 수강생들의 마음이 궁금해졌다. 모던 민화 송줄기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모던 민화 화실 '다화가' 송줄기 작가 / 윤미지 기자
모던 민화 화실 '다화가' 송줄기 작가 / 윤미지 기자


민화 화실에 대한 소개

모던 민화를 강의하는 송줄기 작가입니다. 최근 민화를 배우기 위해 화실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요. 과거 취미 미술을 접할 때 보통은 드로잉이나 서양미술에 흥미를 가지는 이들이 많았다면 최근엔 동양화, 그중에서도 민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제가 수업하고 있는 민화 화실 ‘다화가’ 역시 민화를 접하고 직접 배워보고 싶어서 찾아온 수강생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아무래도 민화가 가진 특별한 매력에 매료되어 오신 분들이 많고 특성상 조용하게 자신의 창작 활동을 취미 삼아 펼치고 가시는 분들이 다수예요.


현대인들이 ‘민화 그리기’를 취미로 선택하는 이유

제가 처음 민화 화실을 열기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엄청 대중적인 분야는 아니었어요. 최근에는 매체에서 민화를 많이 다루기도 하고 우리가 쉽게 민화에 대해서 접할 수 있는 경로가 많아진 것 같아요. 하지만 모든 것이 단순히 많이 접할 수 있다고 해서 무조건 흥미를 끌게 하진 않죠. 저도 종종 수강생분들께 민화를 취미로 선택한 이유를 여쭤보는데 일단 민화는 다른 그림에 비해서 주류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 점이 그것을 직접 배우고 싶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봤거든요. 희소성에서 오는 특별함이라는 것이 분명 존재하는 것 같아요.
 

/ 윤미지 기자
민화 수업 수강생 작품 / 윤미지 기자
/ 윤미지 기자
민화 수업 수강생 작품 / 윤미지 기자
/ 윤미지 기자
민화 수업 수강생 작품 / 윤미지 기자

민화 그리기, 취미로 배우기에 어렵지 않은지

민화는 현대인들이 취미로 배우기에 굉장히 적합한 분야인데 사실 다른 동양화에 비해서 비교적 쉽게 배울 수 있는 그림이거든요. 어느 정도 도안이 있는 덕분에 따라 그리거나 색채를 덧 입히는 과정도 수업을 따라오다 보면 쉽게 터득할 수 있어요. 물론 민화 자체가 굉장히 다양하고 깊은 면을 많이 가지고 있는 그림이라 완벽하게 배우기에 쉽다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취미 삼아 배울 수 있는 방향이 다양하게 마련이 되어 있다는 뜻이에요.

처음 배울 때 저 같은 경우엔 수강생에게 재료를 전부 구입하라고 하지 않아요. 간혹 장비 욕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있는데 처음에는 화실에 있는 재료들을 위주로 사용을 하도록 강의하고 자신에게 민화가 맞는지 배워가는 과정을 통해 심화 클래스를 듣게 되면 그때는 자신이 원하는 재료가 생기기도 하거든요. 무엇보다 자신에게 맞는 분야인지 확인하는 게 좋겠죠. 그래야 취미 생활을 통해 안정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어느 정도는 단순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부분도 있어서 취미로 적합한 편이고 크게 어렵지 않으면서 접근성도 좋다 보니 저는 민화를 취미로 가져보는 것에 대한 매력을 알리고 싶어요.
 

/ 윤미지 기자
민화 수업에 사용되는 재료와 도구들 / 윤미지 기자
민화 그리기에 사용되는 재료인 분채. 이외에도 다양한 재료들이 사용된다. / 윤미지 기자

민화의 매력

민화를 그린다는 것은 종이를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을 해요. 보통 한지를 사용하는데 안료가 번지지 않게 하는 과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접착력을 높일 수 있는 종이 제작부터 수업을 시작합니다. 저는 민화의 매력에 대해 ‘독특한 표현 방식’과 ‘천천히’를 꼽고 싶어요. 민화는 서양화에 비해서 표현 방식이 조금 독특한데요. 약간 단순하다고 볼 수도 있으면서 저는 그 표현 방식의 독특함을 순수함으로 여겨요. 그러면서도 해학적 요소를 담고 있고 민중의 삶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화의 세계는 굉장히 무궁무진해요. 소재라거나 색감도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것들과 우리의 일상을 담아 굉장히 깊이가 있는 예술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수강생분들도 배우다 보면 다채로운 면을 많이 좋아하시더라고요. 또 천천히 안료를 쌓아가고 색을 덧입히는 과정에서 요즘 흔히 말하는 힐링까지 얻을 수 있는 활동이거든요. 그림을 꼭 전공으로 하지 않으신 분들도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는데 어느 정도는 단순 반복인 경우도 있어요. 수강생분들이 많이 말하는 부분이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면서 잠시 아무 생각 없이 민화에 집중하고 천천히 채색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민화와 현대의 만남

제가 모던 민화를 강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그럼 모던 민화라고 하면 어떤 것을 말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저는 동양화를 전공했고요. 지금은 민화를 현대적으로 변형하고 재구성해서 수업을 하고 있어요. 여기서 현대적 재구성이란 다양한 변화를 의미하는데 일단 소재를 변경하는 것으로 현대적인 감성을 더할 수 있고요. 색채를 조금 더 모던하게 잡아 보기도 해요.

민화를 배우고 싶어서 오시는 분들은 두 가지 유형으로 볼 수 있는데 한 그룹은 조선시대에서부터 내려오는 민예적 특징을 가진 민화 자체를 그대로 배워 보기를 희망하는 수강생과 또 다른 분들은 민화에 현대적인 감성을 더해서 배워보고 싶어 하는 그룹으로 나눌 수 있거든요. 전자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드리자면 그분들은 민속적인 느낌의 민화 자체를 그대로 배우기 위해 화실을 찾으시거든요. 꽃이나 새, 동물이 그려진 ‘화조영모도’ 등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고요.

현대적인 감성을 더한 민화를 접하고 싶으신 분들은 정통 민화에 나오는 소재들을 현대적 소재로 변경해서 수업을 합니다. 민화에 ‘책가도’라는 종류가 있는데 책을 중심으로 책장에 놓인 옛 조상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던 소품들을 함께 그린 그림이에요. 주로 부채, 술잔, 도자기, 주전자 등을 예로 들 수 있는데 그러한 소재들을 지금 흔히 볼 수 있는 파운데이션 케이스, 손거울, 립스틱 등 현대적 소품들로 변경을 해서 그려보는 거죠. 또 화조도나 영모도 역시 현대적으로 재구성이 가능한데 자신이 키우고 있는 반려견을 산수 속에 그려 넣어 표현할 수도 있고요.
 

/ 윤미지 기자
반려견을 그린 모던 민화 / 윤미지 기자
/ 윤미지 기자
현대적인 감성의 화려한 색채를 통해서도 민화를 표현해볼 수 있다 / 윤미지 기자

민화가 옛 조선시대의 풍속을 그리고 있다면 모던 민화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의 모습을 담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도 민중의 누구라도 민화를 그릴 수 있었어요. 그래서 작가 미상의 민화 작품이 많고요. 지금도 누구나 민화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비록 취미로 배운다고 해도 지금 남는 모든 작품들은 어쩌면 작가 미상의 모던 민화로 남지 않을까요.
 

/ 윤미지 기자
 드림캐처를 소재로 그린 모던 민화 / 윤미지 기자
/ 윤미지 기자
모던 민화 / 윤미지 기자

민화를 통한 힐링

민화를 배우러 오시는 분들도 어느 정도 성향을 타고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외부적으로 볼 때는 사실 수강생분들끼리 같은 취미를 공유한 것이나 마찬가지잖아요. 다른 화실은 어떤 분위기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일단 화실에서 그림을 그릴 때는 꽤 고요한 편입니다. 음악을 잔잔하게 틀어 놓곤 하는데 그럼 다들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만의 그림을 완성하곤 해요. 간혹 대화를 나누고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종종 계시기야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내면에 집중해서 창작을 하는 편이고요. 아무 생각 없이 힐링 하는 마음으로 작업 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어떤 분들은 색이나 구도를 또 엄청 집중해서 잡아가시는 분들도 있어요. 사람마다 창작 과정이나 성격은 다르지만 모두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부분은 바쁜 일정 속에 민화를 그리는 활동을 통해서 위로를 받고 있다는 점이에요.


세대 간의 소통을 이루는 현대 민화

수강생분들은 취미 활동이 목적이다 보니까 보통 휴식, 자신에게 집중하는 등의 이유로 커뮤니티를 잘 형성하려고 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저 같은 경우엔 동양화를 전공하기도 했고 민화를 배우는 과정 중에서 만난 선생님들과 작가들끼리 유대감을 가지고 민화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기도 하죠. 사실 동양화는 작가 구성 연령층이 유독 폭넓은 편이고요. 하지만 작품을 중심으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매번 배우기도 해요. 세대가 다른 작가들이 서로 소통하기에 민화만큼 매력적인 분야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저도 배우는 점이 참 많고요.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 속에서 정통을 가지고 민화를 재현해내는 작가들과 함께 소통이 이뤄지는 부분이 있다고 봐요.


현대인이 사랑할 만한 민화 작품이 있다면

요즘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활용해 온라인 검색 시 작품을 쉽게 감상할 수 있는 세상이잖아요. 물론 직접 작품을 눈앞에서 보는 감동에는 못 미치겠지만 그래도 민화를 배워 보기 전에 한 번 어떤 그림들이 있는지 찾아보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우리가 흔히 많이 알고 있는 김홍도나 신윤복 화가의 작품은 두말할 것도 없이 꼭 보면 좋을 듯한 작품이고요. 변상벽 화가의 ‘묘작도’란 작품이 있어요. 두 마리의 고양이와 고목에 앉아 있는 참새들이 그려져 있는 작품인데 누구든 보면 많이 좋아할 것 같은 그림이랍니다.


새해 새로운 취미를 찾고 있다면

새해를 맞아서 새로운 취미를 찾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민화는 희소성이 있으면서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힐링 할 수 있는 작품 완성이 가능해요. 재료들도 화실에서 직접 얻을 수 있으니 접근성이 좋고 처음 그림을 그려 보시는 분들도 도안을 따라 그리고 색을 칠할 수 있어 쉽게 배워볼 수 있답니다. 특히 현대의 모습을 담은 새로운 민화를 그려보고 싶으시다면 도안 제작도 직접 그려 보실 수 있도록 수업하고 있어요. 자신의 일상생활에 맞닿아 있는 소재들로 새롭게 민화 창작이 가능하니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답니다.

저는 민화를 그리는 것이 일이기도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많이 위로를 얻고 또 정신이 휴식을 한다는 기분을 느끼곤 하거든요. 특히 취미라면 더욱더, 꼭 잘 그려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고 그대로 표현하는 것. 저는 모던 민화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해요.
 

송줄기 작가의 작품
모던 민화 송줄기 작가의 작품
모던 민화 송줄기 작가의 작품
모던 민화 송줄기 작가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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