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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간식, 양갱은 원래 양고기 요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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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간식, 양갱은 원래 양고기 요리였다?
  • 최미리 기자
  • 승인 2019.10.25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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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국민 간식이자 한·중·일이 융합된 전통 과자, 양갱에 대해

[핸드메이커 최미리 기자] 검은색의 부드럽고 끈적이는 막대(바) 모양의 과자, 양갱은 한국인의 친숙한 국민간식이다. 물론 요즘은 식생활이 다양화되면서 젊은 세대에게는 양갱이 그렇게 큰 인기는 없지만 여전히 국민 전체적으로는 꾸준히 소비되고 있다.

그런데 이 양갱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한·중·일 모두에서 만들어 먹고 있는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간식이다. 어떤 이유로 양갱은 이렇게 삼국 모두에서 발전해왔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온 것일까?
 

녹차로 만든 양갱 [위키피디아, Sjschen]
녹차로 만든 양갱 [위키피디아, Sjschen]

중국 춘추전국시대부터 현대에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한 양갱

그 기원은 중국 춘추전국시대로부터 유래된다. 초기 중국의 양갱 형태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는데, 양의 피와 고기를 굳혀서 '선지' 형태로 만들었다는 설도 있고 양갱의 한자어인 羊羹의 의미처럼 지금의 양갱과는 전혀 다른 양고기 국물 요리였다는 설도 있다.

이후 14세기 중국으로 유학 간 일본의 선종계 승려들은 중국의 양갱 요리를 일본에 들여왔다. 그리고 이를 일본 발음인 요우칸(ようかん, yokan sweet bean jelly)으로 불렀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육식이 발전하지 않았고 또한 불교와 다도 문화가 융성했던 시기였기에 육식 대신 차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과자의 개발이 시급해졌다.

이윽고 사람들은 양고기 대신 삶은 팥과 밀가루, 녹말 등을 함께 굳혀서 만들어 먹었다. 물론 이때의 양갱 역시 현재의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형태는 아니었다. 이때는 팥에 밀가루, 갈분(칡가루)을 섞어서 찐 양갱의 한 종류인 '중양갱(蒸羊羹)'이었다.
 

밤을 넣어 만든 수제 중양갱 [출처-pixabay]
밤을 넣어 만든 수제 중양갱 [출처-pixabay]

그러다가 18세기부터는 오늘날 양갱을 만드는 필수 재료인 '한천(寒天)'을 사용하게 된다. 한천이란 우뭇가사리라는 해초를 삶아 만든 우무를 실처럼 가늘게 썰고 건조한 것을 말한다. 한천은 저장성과 응고력이 좋아 과자, 아이스크림 등 식품을 가공할 때 쓰인다. 이 한천을 함께 섞으면 우리가 잘 아는 '연양갱(煉羊羹)'이 된다.

이외에도 양갱에는 '물양갱(水羊羹)'이라는 것도 있는데, 한천을 물에 녹이고 팥을 넣어 굳혀 먹는다. 연양갱보다 수분 함량이 더 높으며 냉각시켜서 여름에 주로 먹었다. 아울러 양갱에 설탕을 넣으면 당도를 더욱 증가시킬 수 있는데, 17세기 이후부터 류큐 등지에서 설탕을 들여오면서 설탕 사용이 퍼져 나갔다.
 

연양갱 [해태제과 제공]
연양갱 [해태제과 제공]

우리나라의 양갱

의외로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처음 양갱이 도입되어 그 역사가 비교적 짧다. 물론 조선시대에도 이 양갱을 맛보았다는 기록이 있기도 하다. 한편 8월 15일 광복 이후, 해태제과에서는 팥을 묵처럼 만든 연양갱을 처음 만들어 선을 보였다. 이 연양갱은 해방된 1945년에 나온 음식이기에 '해방둥이 과자'라고도 불렀다.

당시에는 별다른 간식이라는 것이 없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달콤한 연양갱은 당시 세대에게는 유일한 간식이 될 수밖에 없었으며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대표적인 한국인의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양갱은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지 않다. 또한 나의 취향에 따라 팥 대신 밤, 호두, 고구마, 완두, 녹차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볼 수 있으며 틀에 따라 모양도 마음대로 만들 수 있기에 수제 요리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익선동, 인사동, 북촌 등지의 찻집 및 한옥 카페에서도 한식 디저트로 직접 만들어 선보이기도 한다.

또한 좋은 재료와 예쁜 색감과 모양으로 고급스럽게 만든 수제 양갱 제품도 선물용으로 많이 각광받으며 만드는 방법과 재료가 무궁무진하다보니 집에서 만들어보는 경우 및 아이들의 교육 프로그램으로도 많이 활용된다.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양갱 만들기 /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양갱 만들기 /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양갱 만들기 /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양갱 만드는 방법과 체험

물 150ml에 한천가루 6g을 넣어 저어주어 10분 정도 불리고 다시 중불에 끓인다. 끓이면서 설탕 20g을 넣는다. 그다음 한천가루 물에 녹차가루나 팥가루 등 넣고 싶은 재료 300g를 섞어준다. 또한 들러붙지 않게 물엿 20g을 풀어준다. 이렇게 잘 섞은 양갱액을 몰드에 넣어 굳히면 된다.

경상남도 밀양시는 예로부터 한천을 생산해온 곳이다. 밀양에는 밀양한천박물관에는 다양한 양갱을 볼 수 있는데,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흔한 양갱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제 양갱과 지역에서 만드는 초코 양갱, 커피 양갱 등 이색적인 양갱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박물관 내의 밀양한천테마파크와 한천체험관에서는 양갱을 만들어보는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직접 만들어본 수제양갱 /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직접 만들어본 수제양갱 /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한편, 일본 규슈의 사가현에도 양갱자료관이 있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양갱을 만들어온 곳이었다. 이곳에서는 양갱의 역사와 변천에 대한 다양한 전시를 볼 수 있으며 한·중·일 삼국의 양갱도 모두 소개되고 있다. 또한 다도 등 체험도 함께 즐겨볼 수 있다.

양갱은 중국에서 처음 생겨났고 그것이 일본에 전해져 오늘날의 모태가 정해졌으며 다시 한국에 유래된 다음에는 우리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바뀌어 오늘에 이르렀다. 양갱은 한·중·일 문화의 융합에 있어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삼국에서 모두 발전해온 문화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영향이 지대한 것이다. 이렇듯 양갱을 비롯한 한·중·일의 문화를 모아 축제와 행사 등 친선 교류를 진행한다면 삼국 국민들의 우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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