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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폐기물을 새활용으로, 또 한 번의 쓰임새 《홀 어스 트럭 스토어 2022 소품 : 다시 쓰는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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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폐기물을 새활용으로, 또 한 번의 쓰임새 《홀 어스 트럭 스토어 2022 소품 : 다시 쓰는 물건》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2.09.1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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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어스 트럭 스토어 2022 소품 : 다시 쓰는 물건> /김서진 기자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홀 어스 트럭 스토어 2022 소품 : 다시 쓰는 물건》은 오늘날 우리의 일상을 더 가치있게 만드는 물건과 지식을 소개한다. <홀 어스 트럭 스토어 2022>의 첫 번째 취급품은 우리의 생활 공간 속 작은 건축, '가구'를 주제로 15일까지 전시 진행했다.

16일부터 진행되는 <홀 어스 트럭 스토어 2022>의 두 번째 취급품은 수명을 다한 물건에 예술적 환경적 가치를 더해 새롭게 디자인한 '업사이클링' 소품이다. 업사이클링이란 물건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것을 넘어, 본래 형태나 용도보다 더 아름답고 실용적인 물건으로 재탄생시킨다는 의미로 '새활용'이라 불린다.

이번 스토어에서는 소품의 재료, 기법과 형태, 작업 방식에서의 실험이 돋보이는 작업을 선보인다.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친환경적 재료나 공법 활용, 기존의 방식에 대안을 제시하며 생산의 지속가능성을 제안하는 창작자들의 작업을 만날 수 있다. 

로우리트 콜렉티브 /김서진 기자
'로우리트 콜렉티브'의 병뚜껑들 /김서진 기자

'저조도'를 뜻하는 '로우리트'는 스포트라이트가 아닌 작은 빛으로 관심을 둔다는 의미다. 곳곳에 남겨진 티끌 플라스틱을 수집해 일상에 의미를 더하는 소품류부터 공간을 가득 채우는 가구류까지 폭넓은 작업을 한다. 여러 거점을 통해 버려진 티끌 플라스틱을 수거하고 가공과 디자인, 쓰임이 다한 제품은 다시 수거해 지역사회 시니어들과 함께 재생산하는 선순환 작업 체계로 '레스(less) 플라스틱'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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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의 발자국에서 영감을 얻은 모빌이다. 발자국을 하나씩 짚어가며 저어새의 행적을 상상하는 기분을 담았다. /김서진 기자
로우리트 콜렉티브의 테이블 소품 /김서진 기자

제주 동쪽 바닷가 해녀마을이자 멸종 위기 철새 도래지인 하도의 정경을 모빌과 키 링으로 풀어낸 '하도 시리즈', 피카소 작업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뷔스트 모빌', 꽁초를 줍는 플로깅 활동에 쓰이는 '티끌 피커' 등을 진행했다. 가구 작업으로는 각종 플라스틱 뚜껑만을 재료로 하는 '펩-사이드 테이블', 몰입의 순간을 포착한 '다이브 체어', '태산의 굴곡과 산세를 먹채로 표현한 '태산 벤치' 작업 등으로 업사이클링을 넘어 메시지가 닿을 수 있는 모든 곳에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보'의 에코백들 /김서진 기자
다양한 색의 보자기들 /김서진 기자

'보배', '감싸다'란 의미를 담고 있는 브랜드 '보'는 상품을 포장하는 일회용 포장재의 대안으로 활용이 가능한 보자기를 만든다. 한국 고유의 아름다운 보자기의 형식과 문양을 재해석해 현대적인 섬유에 적용했다. 친환경적 물건은 새로운 공법이나 재료로 만들 수도 있지만 우리 가까운 전통적 물건과 용도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다. 
 

'하얀'의 친환경 칫솔들 /김서진 기자

'하얀'은 우리와 다음 세대, 공존하는 동식물 모두에게 건강한 일상을 제안하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하얀의 '칫솔' 시리즈는 친환경 생분해 수지 재료로 만들어진다. 매일, 자주 사용하는 제품 특성상 빠르게 폐기된다는 점에서 폐기 후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거나 수거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제품의 제작뿐만이 아닌 생산 시스템에서도 대안적 방식을 연구하고 만든다. 
 

다 쓴 칫솔들은 퇴비화, 또는 재활용할 수 있다 /김서진 기자

하얀의 칫솔은 특정 조건 아래 6개월 안에 분해되어 재활용 또는 퇴비화할 수 있는 PLA(옥수수 혹은 사탕수수 전분 기반의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료로 제작되었다. 칫솔로 적합한 친환경 자재를 활용해 기존 플라스틱 칫솔의 장점을 그대로 살리되 제조와 처리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을 일반 플라스틱 대비 70% 이상 덜어냈다. 하얀은 리워드형 회수 서비스를 운영하며 사용이 끝난 칫솔은 자체 시설에서 퇴비화 혹은 재활용된다.
 

'프로젝트 1907'의 생활 소품들 /김서진 기자
가방과 머리끈 /김서진 기자

'프로젝트 1907'은 쓰임을 다한 요트 돛, 원두 찌꺼기, 안전벨트 등 플라스틱을 원료로 하는 폐원단을 재생 원단으로 개발해 가방, 패션, 액세서리를 제작한다. '1907'은 플라스틱이 산업에 활용되기 시작한 1907년 이전의 건강한 세상을 꿈꾼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제는 주변에서 폐플라스틱 재생 원단을 사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플라스틱 분리배출 및 재사용 정책이 제대로 수립되어 있지 않은 국내의 다수 제품은 수입한 재생 원단을 포함하기도 한다. 이 경우엔 부분적으로만 재생 원단인 경우가 많고 수입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고려한다면 업사이클링 제품이라 해도 친환경이라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프로젝트 1907은 국내에 버려지는 폐페트병으로만 만들어진 원단 '플라텍스'를 개발하고 제작 및 유통에서도 환경·사회·화학적 기준을 준수해 지구뿐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회에도 건강한 제품을 만든다. 
 

아크릴로 만든 모빌 /김서진 기자
멋들어진 화병 /김서진 기자

이혜수 작가가 활동하는 아트 스튜디오 '아르크마인드'는 거리 상점의 간판을 제작하면서 발생하는 대량의 자투리 아크릴을 작품의 주재료로 주목했다. 한국의 독특한 간판 문화에서 활용되는 정형·비정형의 형형색색으로 조각난 아크릴은 플라스틱과 비슷한 성질임에도 불구하고 재활용이 어려운 재료 중 하나다. 간판 제작소에서 대량으로 폐기되는 조각 아크릴과 업사이클링이 가능한 플라스틱을 지자체로부터 수집해 테이블웨어, 패션 액세서리, 일상 소품 등을 만든다.

'고 온 컬렉션 Go-on Collection'은 분리배출이 어려운 플라스틱 장난감을 파쇄한 조각을 활용해 화병, 문진, 홀더로 만든 아르크마인드의 대표 작업이다. 작품명의 'Go on'은 어린이의 한 시절을 함께 한 뒤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이 작가의 손에서 생애를 연장해 어른들을 위한 오브제로 돌아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러 트레이들 /김서진 기자
탁상거울, 화병 등 /김서진 기자

문지희, 최혜인 2인으로 구성된 뉴탭-22는 제로 웨이스트 소재 기반 공예 디자인 스튜디오다. 플라스틱과 같은 인공물뿐만이 아니라 패각 같은 천연 산물을 작품의 재료로 활용한다. 또 친환경적 공법을 개발해 제품이 수명을 다한 후에는 비료처럼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는 등 업사이클링 제품의 생애 전반에 걸친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

패각 신소재화 프로젝트 '씨스톤 Sea Stone'은 국내 패각을 사용해 제작한 일상 소품이다. 단순히 패각을 새활용하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소재의 특성을 분석하고 재해석해 새로운 소재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전복 껍데기의 반짝거리는 천연 질감을 극대화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패턴을 구현한다. 거기에 미네랄 흙이나 모래 등 오직 자연 재료와 업사이클링 소재만을 사용해 '스톤'처럼 단단하고 아름다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한다. 
 

동식물성 폐기물이 벤치로 태어났다 /김서진 기자

'위켄드랩'은 달걀 껍데기나 콩, 옥수수 같은 곡류 껍질, 원두 찌꺼기 등 동식물성 폐기물을 바이오 소재로 개발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소재 중심의 지속 가능한 이야기가 담긴 제품과 콘텐츠를 만들어 왔다. 중소규모의 사업체와 공장과의 협력으로 동식물성 폐기물 전반에서 쓰임을 찾아 새로운 가치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통해 단순히 소재를 개발하고 디자인하는 것을 넘어 친환경적인 삶을 논의하는 장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오이그 시리즈 Oygg Series' /김서진 기자

대표 작업인 '오이그 시리즈 Oygg Series'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폐기되는 난각과 통영에서 수집한 패각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다. 위켄드랩의 작업 공간 옆에 위치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매주 사용하고 남은 달걀 껍데기에서 착안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난각과 패각을 수거한 후 재가공해 화병이나 홀더, 테이블 등 일상 소품으로 만들었다. 
 

컵홀더와 연필들 /김서진 기자

'언롤서피스'는 소재 전문가와 제품 디자이너가 공동 운영하는 친환경 리빙 브랜드다. 재활용 플라스틱, 식물 기반 바이오 플라스틱, 재생섬유 등 지속 가능한 소재를 연구하고 이를 적용한 다양한 생활 소품을 만든다. 단순히 친환경 제품을 넘어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제품의 가치를 높여 오래도록 사용될 수 있는 제품이 진정한 친환경 제품이라는 믿음으로 지속적인 연구와 생산 활동을 하고 있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업사이클링으로 활용되는 여러 쓰레기들 /김서진 기자

업사이클링은 우리 일상 도처에 존재하는 폐플라스틱, 재활용이 어려운 섬유, 분리배출이 어려운 지류 등을 활용해 다른 용도의 물건으로 재가공하거나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원료로 쓰거나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팀들은 업사이클링 기술과 재료를 활용해 디자인과 생산에서의 지속가능성을 탐색한다. 또한 업사이클링을 넘어 폐기물 수거와 가공·제작 단계에서 지역 사회와의 협력 관계를 만들고, 재수거·재가공의 새로운 선순환의 시스템을 시도하며 변화를 이끌어 간다. 

<홀 어스 트럭 스토어 2022>는 이 스토어에 탑승한 창작자들의 제안이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물건으로, 창작의 영감과 도구가 되길 바란다. 또 다른 지속가능성으로, 새로운 시도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전시는 10월 2일까지.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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