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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커피만 있다면 그곳은 천국"- 일러스트레이터 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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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커피만 있다면 그곳은 천국"- 일러스트레이터 강민경
  • 권희정 기자
  • 승인 2017.11.24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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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강민경

[핸드메이커 권희정 기자] 본 기자는 고양이 덕후에 커피 귀신이다. 회사 사무실엔 고양이 두 마리가 항상 함께하고 내근 할 때면 커피를 하루에 4잔이상 마시니 말이다. 이 둘이 함께 있는 일러스트를 보는 순간 '어머! 이건 날 위한 그림이야!!'라고 생각 했다.

정작 이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는 강민경 작가는 고양이 알러지가 있어 일러스트로 대리만족 할 수 밖에 없다. (그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녀의 일러에는 고양이 외 다른 동물들도 등장한다. 테이크 아웃 한 커피잔을 들고 다정하게 있는 토끼와 여우, 한 잔의 커피를 나눠 마시는 쥐와 독수리를 보면 아이러니 하면서도 이 순간만큼은 '무장해제'라는 기분이 든다.

@작가 블로그

작가님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뉴욕에 있는 SVA 일러스트과를 졸업 후, 아트잡지인 NYSAI, Carrier Pigeon와 작업하고 Robert Blackburn Printmaking workshop에서는 판화 경력을 쌓으며 뉴욕과 서울을 중심으로 그룹 및 솔로 전시회를 통해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강민경 입니다. 2016년엔 ASYAAF에서 아시아 청년작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작가 블로그

작품에 주로 고양이가 등장하는데, 이유가 따로 있나요

작년에 고양이를 접할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 고양이가 생각보다 개성많고 매력적인 동물이더라고요. 원래 동물을 좋아하는 편이라 동물에 대한 일러스트도 많이 그렸었는데, 워낙 그릴 소재가 많아 요새는 고양이를 많이 그리고 있습니다.

소재는 대부분 제 친구가 기르는 샤샤, 푸푸, 코리아나에게서 많이 얻고 있어요. 샤샤는 엄청 애교많고 정 많은 개냥이 스타일이에요. 소심하고 질투도 많아서 자기 말고 다른 애들 쓰다듬으면 삐져요. 

푸푸는 탐험하는 걸 좋아해요 호기심 엄청 많고 활달한데 애들이랑은 사이가 안 좋고 사람만 좋아해요. 그래서 낮에는 산책하고 밤에 와서 치대는 스타일입니다.

코리아나는 엄청 시크해요. 진짜 사람을 집사처럼 대한 달까. 자기 볼일이 없으면 절대 오지 않고 야생성이 두드러진 아이에요. 선물 준다고 쥐를 잡아오기도 해요. 세 고양이가 다 다른 성격이다 보니 얻는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그리는 재미가 있어요.

이렇게 고양이를 자주 그리다 보니 많은 분들이 고양이를 키우냐고 물어보시는데요 사실 알러지가 있어서 키우지는 못하고 그림으로 대리만족하고 있습니다.

 

커피와 관련된 일러들이 많이 보입니다

아마 “커피”라는 주제가 “일상적인 물건”을 그리게 된 시발점이었던 거 같아요. 그 전에는 순수미술성향이 강한, 개념위주의 그림을 많이 그렸거든요. 제가 여태껏 그렸던 그림과 좀 다른 성향의, 재밌고 가벼운 주제가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커피가 생각난거에요. 그때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 일이 집 근처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고 스케치하던 때였거든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료이니 공감가는 그림을 많이 그릴 수 있겠다 싶어 괜찮겠다 생각했고, 좀 더 색다르고 유머코드를 넣고 싶어서 커피와 상극인 동물들이 사실은 커피를 좋아한다는 컨셉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작가블로그

서로 상극인 두 마리의 동물들이 같이 커피를 즐기는 “Want a cup of coffee?”라는 이름으로 시리즈 작업도 하고, 모카를 먹어본 적도 없으면서 무작정 좋아하는 강아지의 이야기를 담은 4컷 만화 “I love Mocha”를 만들기도 했죠. 많은 분 들이 좋아해주셨어요.


일러스트들이 다양한 제품에 녹아있다어떤 제품에 작품이 들어갔을   멋을 내는지,  작품을 판매할 때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일러스트가 들어가면 좋고 안좋고 하는 제품이 따로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일러스트라는 하나의 분야에도 여러 스타일과 기법이 있어 디자인만 잘해준다면 어디에도 어울릴 수 있으니까요.

요즘 유행하는 멋있는 풍경 사진도 좋고, 모던한 디지털이미지도 좋지만 손 그림만이 주는 따뜻한 느낌과 그 안의 오브젝트들이 꾸미는 이야기를 보는 재미는 일러스트에서만 발견할 수 있어요. 실제로 여러 가지 아이템 위에 (예를 들어 스티커, 상자, 가방, 거울, 병따개, 카드, 포스터 등) 제 일러스트가 들어가는데 이질감은커녕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죠.

@작가블로그

손으로 하는 일에 대한 작가님이 생각하는 매력은 무엇인가요?

요즘 기술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수작업이 주는 매력은 따라올 수가 없어요. “실수” 나 “완벽하지 않음”에서 발견하는 매력과 아름다움은 무궁무진하며 대량생산에서 볼 수 없는 부분이잖아요. 분명 시간과 노력이 훨씬 많이 들지만 완성 후 거기에서 나오는 작품의 가치는 비교할 수가 없죠. 

예를 들어 제가 제작한 카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판화로 만든 카드와 프린트된 카드죠. 물론 둘 다 손으로 그린 일러스트로 만들어졌지만 디지털 프린트는 몇 만장도 찍어낼 수 있는 반면, 판화는 손으로 하나하나 찍어내기 때문에 100장을 찍어도 100% 똑같은 작품은 없어요.

또한 시간과 노력이 엄청나게 들어가서 가격이 디지털 프린트된 카드보다 더 높을 수 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팔린 이유는 아마 사람들이 수작업의 매력, 희소성과 정성 등을 설명하지 않아도 그게 카드에서 보이니까 마음이 끌린 게 아닌가 싶어요.

 

일러스트  작가님의 취미가 있다면

여행이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색다른 장소를 경험하면서 느끼는 뿌듯함과 지식은 책으로는 얻을 수 없는 거잖아요.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구요. 시간과 여건이 주어지면 짧게라도 다녀오는 편이에요.

@작가블로그

일러스트의 매력

일러스트의 가장 큰 매력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내용을 이해시킬 수 있게 도와주는 거에요. 대중들이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와주고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게끔 시각적으로 꾸며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이렇게 일러스트는 작가와 대중이 소통하기 위한 중요한 매개체이고 책, 잡지, 상품, TV, 신문, 웹사이트 등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사람 들이  일러스트의 존재와 역할를 알지 못하고 너무 생소하게만 생각해요.

사실 “커피”라는 대중적인 주제로 시리즈를 기획하기 시작한 이유도 사람들에게 한 발짝 더 앞으로 다가가 일러스트의 장점을 알리고 그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갤러리나 전시장 말고도 사람들의 접근성이 높은 커피숍이나 편집샵에서 전시하고, 사람들과 더욱 쉽게 소통할 수 있게 했죠. 결과는 성공적이었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뉴욕의 커피 체인점 중 하나인 Cafe Grumpy 오너가 제 그림을 보고 맘에 들어서 Cafe Grumpy 본점, 그랜드센트럴 점, 첼시 점, 로어이스트 점 등에서 여러 번 선보였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구매하고 싶다고 연락이 많이 왔었죠.

동판화로 일러스트를 작업했었는데 판화에 대한 생소함과 희소성이 한 몫 했던 거 같아요. 전 판화가로서도 활동하기 때문에 굉장히 뜻 깊은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해요. 가랑비에 옷 젓는다는 말이 있듯이 아직은 작은 노출이지만 이런 프로젝트들이 하나 둘씩 생기면 결국엔 큰 물결을 이루어 일러스트나 판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 될거라 믿어요.

@작가블로그

일러스트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일러스트에 관심이 있는 학생분 들에게는 본인이 하고 싶은 작품을 즐겁게 만들라고 하고 싶어요. 아트 라는 게 사람들의 기호성이 많이 반영이 되는 분야라서 많은 작가들이 개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고민하기도 하고, 시장규모에 대해서도 고민하기도 해요.

하지만 위에서 말씀 드렸다 싶이 일러스트가 쓰이는 분야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고 여러분이 스타일은 좋아하는 사람들은 분명 있어요. 쉬운 길 이라고는 얘기 못하겠지만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어요. 자기 뚝심을 가지고 그리다 보면 자기 그림이 돋보일 수 있는 기회가 분명히 오니까 작업을 꾸준히, 그리고 재미있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녀의 그림에는 오후의 나른함이 보인다. 졸린 눈을 비비고 따뜻한 커피 한잔과 냥이의 그릉그릉 소리를 들으며 맘껏 뒹굴고 싶은 기분이 든다. 지금 내 옆에는 세바스찬 안드레아 그레이(회사에서 키우는 고양이 이름)가 누워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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