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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하고 이색적인 수제담배, 그 어두운 그늘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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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하고 이색적인 수제담배, 그 어두운 그늘에 대해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10.11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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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담배의 반값에 불과, 직접 만들어보는 재미도··· 담배법의 규제를 받지 않아 각종 논란 휩싸여
담뱃잎 [출처-pixabay]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최근 수제담배가 애연가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수제담배가 일반담배보다 절반 정도로 저렴하고, 일반담배의 가격이 2015년 4,500원으로 인상되면서 흡연자들에게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

수제담배업체에서 수제담배가 화학첨가물이 없는 천연 재료만을 이용해 만들었다고 홍보하기 때문에 유해성에서도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다. 아울러 가게에서 소비자가 직접 수작업을 통해 담배를 만들어 볼 수 있고, 만든 담배를 피거나 가져갈 수 있어 이런 부분도 인기요인으로 꼽힌다.

"담배를 하루에 한갑씩 피고 있는데, 최근 오른 담뱃값으로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커졌다. 집 근처에 수제담배 가게가 있어 우연히 이용해보았는데, 가성비도 좋고 향과 맛도 괜찮아 요즘 자주 이용하고 있다." -직장인 박모씨(32세)

"수제담배는 내가 직접 담배를 만들어 보면서 맛과 냄새를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는 재미가 있다. 또한 미국에서 가져온 천연 담뱃잎을 사용하고 화학첨가물도 없다고 해서 건강 문제도 그나마 덜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사용하고 있다." -대학생 정모씨(20세)

수제담배의 시장 규모는 연간 9천만 갑으로 추산되며 업체 수도 5백여 개에 이른다. 아직까지 전체 담배시장의 약 2%이지만 증가세는 뚜렷하다.

그러나 수제담배는 법적으로 사각지대에 있어 위험하다. 특히 건강 문제에서는 업체의 홍보를 그대로 믿으면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작년 3월 검찰 조사 결과, 전국에 가맹점을 운영하는 한 유명한 수제담배 제조업체의 제품은 오히려 일반 담배에 비해 니코틴과 타르 등이 100배 많았고 농약 등 각종 유해성분이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수제담배

실제로 수제담배는 현행법상 담배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제조와 관리·유통 면에서 위험성이 높다. 담배를 제조 및 판매하기 위해서는 '담배사업법'에 의거하여 기획재정부 및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담뱃잎 만을 판매하거나 손님들이 직접 이것으로 담배를 만들어 피우는 것은 현행법 상 규제할 방법이 없다.

왜냐하면 담뱃잎은 법적으로 담배가 아닌 농산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담배사업법 제2조 담배(정의)'를 보면 "담배"란 연초(煙草)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상당수의 수제담배업체는 직접 수제담배 제조 장비를 갖추어 허술한 관리를 틈타 암암리에 이미 제조된 완제품을 판매하거나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들 업체가 사용하는 담뱃잎과 제조 방법은 별다른 성분검사를 거치지 않기에 안전성에서도 위험하다.

아울러 수제담배는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각종 유해성분 표시 및 경고문구 표시 등의 의무도 없으며 세금도 내지 않는다. 이렇게 유출되는 누수액은 일년에 약 3천억에 이른며, 관리에 있어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다.

담배농장 [출처-pixabay]

음성화 방지위한 체계적인 관리 기준 마련 절실

지난 5월, 기획재정부에서는 국무회의를 통해 가게 안에 수제담배 제조 장비를 구비하고 소비자에게 담배를 만들게 하는 현재와 같은 방식의 수제담배를 금지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통과했으며 국회에 제출했다.

위반 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또한 담배제조업 양도 및 양수 시 기재부에 신고하도록 했으며 판매권을 가진 담배 소매인이 타인에게 명의를 대여하는 행위를 금지토록 했다. 그러나 5개월이 지난 지금도 아직까지 개정안은 국회 통과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수제담배계에서는 현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 수제담배 업체 관계자는 "수제담배가 일반담배보다 최대 100배의 타르와 니코틴이 나왔다는 보도는 가장 순한 것과 독한 것의 비교일 뿐, 모든 수제담배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닌데도 언론에서 그런 식으로 몰아가는듯해 억울한 부분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도 개선을 통해 확실한 기준과 관리 체제를 정립하는 것은 업계에서야말로 바라는 일이다. 법을 악용하는 일부 수제담배 업체들 때문에 다른 건전한 다수의 수제담배 업체와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도 원치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담배시장에서는 수제담배 및 궐련형 전자담배 등 다양한 담배 대체제가 나오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수제담배가 하나의 담배 종류로 자리잡았으며 일상 속에서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사회 변화의 속도에 비해 법적·제도적 보완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건전한 흡연 문화 정착과 담배가격 부담 경감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난립하고 있는 다양한 담배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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