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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용문사 대장전'과 '윤장대', 국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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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용문사 대장전'과 '윤장대', 국보된다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10.0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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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전과 윤장대 함께 묶어 지정 예고…"건립 시기·의미 등 일체성 있어"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경상북도 예천군의 보물 제145호 ‘예천 용문사 대장전(醴泉 龍門寺 大藏殿)'과 대장전 안에 있는 보물 제684호 '윤장대(輪藏臺)’를 한 건의 국가지정문화재로 통합해 국보로 승격 예고하였다.

예천 용문사는 신라 경문왕 10년인 876년, 승려 두운선사(杜雲禪師)가 당나라에서 돌아와 창건하면서 시작되었다. 두운이 용문산에 이르렀을 때에 바위에 용이 영접하였다 하여 이곳에 절을 짓고 용문사라 이름 지었다. 또한 나무둥치에서 무게 16냥의 은병을 캐내어 공사비에 충당하였다는 전설도 전해내려온다.

후삼국 시대에는 태조왕건이 잠시 이곳에 머문 적이 있었는데, 왕건은 천하를 평정하면 이곳을 더 크게 일으키겠다고 약속했다. 약속대로 태조 16년인 936년 이 절을 크게 중건하였다. 이후에는 조응과 제자 자엄이 부처와 보살상을 모신 법당과 승려가 기거하는 승방을 건립하였고 1165년 의종 때에도 또 한 번 절을 중수하기도 했다.
 

용문사 대장전 [문화재청 제공]

윤장대를 보호하기 위해 건립된 '용문사 대장전'

대장전과 윤장대는 고려 명종 3년(1173년)에 일어난 김보당의 난(무신정변의 주역인 정중부를 토벌하고 의종을 다시 복위시키기 위한 반란)을 극복하기 위해 조응대선사가 발원하고 조성했다. 용문사 대장전은 고대 건축물로는 매우 드물게 중수용문사기(重修龍門寺記, 1185년)라는 글귀를 통해 발원자와 건립시기, 건립목적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대장전과 윤장대는 여러 차례 수리된 것이 확인되는데, 최근 동(오른쪽) 윤장대에서 확인된 천계오년(天啓 午年, 1625) 묵서명과 건축의 양식으로 미뤄볼 때 17세기까지도 수리된 것으로 보인다.

대장전은 불교경전을 보관하는 건물을 말한다. 그런데 용문사 대장전은 윤장대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건립된 건물이다. 용문사 대장전은 다포계 맞배(多包式, 공포를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배열하여 책을 엎어놓은 듯한 모습) 지붕 건물로 초창(1173년) 이후 8차례 이상의 중수가 있었다.

중수과정을 거치면서 건축 양식적으로 현재 17세기 말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대들보와 종보의 항아리형 단면, 꽃병이나 절구형태의 동자주(짧은 기둥)에서 여말선초 시기에 활용된 고식 수법(古式 手法)이 확인된다.  

무엇보다 대장전은 윤장대를 보관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경장건축(경전(經典)을 보관하는 건축물)이라는 데서 독특한 가치가 있다.
 

예천 용문사 대장전 내부에 있는 윤장대(좌측) [문화재청 제공]

불교 경전을 보관하는 회전식 예술품, 윤장대

윤장대는 불교 경전을 보관하면서 팽이처럼 축을 돌릴 수 있는 회전식 경장(經藏)으로 전륜장, 전륜경장, 전륜대장이라고도 한다. 예로부터 윤장대를 한번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는 것과 같다는 공덕신앙이 더해져 불경을 가까이 할 시간이 없거나 글자를 모르는 대중에게 각광을 받았다.

윤장대는 고려 초 중국 송대(宋代)의 전륜장 형식을 받아 들여 처음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동 영국사와 금강산 장안사 등에도 윤장대 설치 흔적과 기록이 남아 있다. 그러나 현재는 예천 용문사 윤장대만이 유일하게 남아 있어, 846년 동안 그 형태와 기능을 이어오며 불교 경장신앙을 대변하고 있다. 

예천 용문사 윤장대는 높이는 약 4.2m, 둘레 3.15m이며 용문사 보광명전 왼쪽 대장전에 자리잡았다. 대장전 내부 양쪽 옆면 칸에 좌우 마룻바닥에 단면 8각을 뚫고 중심에 기둥을 세웠으며, 좌우 대칭적으로 1좌씩 목공예품의 8각형 불전 형태로 제작하여 설치하였다. 마치 8각의 다포계 목조건물을 축소해놓은 모습처럼 정교하게 공포를 올리고 겹처마의 팔각지붕을 올렸다.

중앙의 목재기둥은 손잡이를 달아 회전축 역할을 하여 경장을 돌릴 수 있다. 손잡이 윗부분에는 각 면마다 난간과 문짝을 달았다. 난간은 연잎을 새겨 꾸몄으며 8각 면의 창호 안쪽에는 경전을 넣을 수 있는 서가와 같은 공간이 존재한다. 하대는 연꽃을 조각한 판재로 장식했고 기둥 사이에는 꽃살창을 대었다.

윤장대 동쪽은 교살창(비살무늬), 서쪽은 꽃살창으로 투조(透彫, 도려내서 남은 부분을 무늬로 나타냄) 기법으로서 꾸몄다. 간결함과 화려함을 서로 대비시켰고 음양오행과 천원지방의 동양적 사상을 조형화시켰다는 점에서 뛰어난 독창성과 예술성이 인정된다. 윤장대의 독특한 조형화는 ① 회전축에 원기둥과 각기둥 사용 ② 머름청판(창문, 창틀 아래 공간을 막아댄 널판) 풍혈(가구 속의 통풍을 위해 뚫어 놓은 구멍)을 양각과 음각으로 조각 ③ 凹·凸과 음·양 수로 구성된 회전축 밑단의 초석부재)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그 세부 수법 등에서 건축‧조각‧공예‧회화 등 당시의 기술과 예술적 역량이 결집된 종합예술품이라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
 

윤장대 (왼쪽(서) 모습) [문화재청 제공]
윤장대 세부 모습 [문화재청 제공]

8년 만에 국보 건축물 탄생

문화재위원회 관계자는 "예천 용문사 대장전과 윤장대는 고려 시대에 건립되어 여러 국난을 겪으면서도 초창 당시 불교 경장 건축의 특성과 시기적 변천 특징이 기록 요소와 함께 잘 남아있다. 윤장대는 불교 경전신앙의 한 파생 형태로 동아시아에서도 그 사례가 흔치않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렇듯 두 문화재는 건립시기, 의미,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두 보물이 각각이 아닌 일체성을 갖는 문화재이고, 역사적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 한 건의 통합한 국보로 승격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총 24건의 국보 건축물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예천 용문사의 대장전이 국보가 되면 2011년 ‘완주 화암사 극락전’ 이후 8년 만에 다시 국보 건축물이 탄생한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한 예천 용문사 대장전과 윤장대에 대하여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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