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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한땀 한땀, 소소한 일상의 디자인' - 경지산방 허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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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한땀 한땀, 소소한 일상의 디자인' - 경지산방 허욱 작가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10.01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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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특별할 거 하나 없는 일상에 소소한 즐거움이 섞였다. 그저 네모 그림의 연속성이거니 했던 그림에 글귀가 숨겨져 있다는 걸 알아냈을 때,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유쾌함. 사실 디자인적으로는 특별할 것이 없다. 네모세모 획의 나열. 하지만 '튀지 않다'는 것이 '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튀지 않고 담담하지만 그 안에서 작가가 전하고픈 이야기가 담겨있다. 

작가는 도예·서화·조각보·회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하고 있다. 너무 많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작가는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이 여러 장르를 결국은 독특한 하나의 주제와 의식으로 꿰뚫어가며 표현한다.
 

작가님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글씨 쓰고, 그림 그리고, 그릇 만드는 작가 허욱입니다.

핸드메이커는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독립적인 기사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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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글씨를 씁니다. 독학으로 글씨 공부를 했습니다. 공부라 말했지만 그저 쓰고 또 썼을 뿐입니다. 저는 캘리그래피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글씨라는 우리말과 서예, 서도라는 전통적인 명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캘리그래피라는 말을 쓰는 것이 못마땅합니다. 실제로 속을 들여다보면 그리 멋있지도 않은데 겉멋이 잔뜩 들어 보입니다. 그냥 글씨입니다. 하루 일상의 성찰을 부족하지만 글씨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립니다. 가끔 문인화랍시고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그림은 칼라 펜을 들고 선을 긋는 조각보주련입니다. 붓글씨가 글씨를 쓰는 것이었다면 조각보주련은 글씨를 그리는 작업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다음에 계속해서 하겠습니다.

그릇을 만듭니다. 대학교수 시절 우연한 기회에 사발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 지금껏 매일 손에 흙을 묻히고 삽니다. 그릇을 만들되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그릇을 만드는 것이 제가 지향하는 그릇 작업의 목표입니다. 굶어죽기 딱 좋은 작업이지요.

하나도 제대로 하는 것 없으면서 욕심은 많아서 글씨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그릇도 만드는 것이 저의 일상입니다.
 

대학교수에서 전업작가가 되기까지

지금은 전업작가 생활을 하고 있지만, 여기까지 오기까지 참 많은 길을 돌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습니다. 학부 기간 중 특히 동양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어요. 졸업을 앞두고 큰 회의감에 빠졌습니다. 열심히 공부한다고 하긴 했는데, 사회에 나가 공부한 것을 어디다 써먹을 것인가 의문이 들었던 것입니다. 마지막 학기 교양과목으로 디자인 관련 교과목을 수강했는데, 여기서 답을 얻었습니다. ‘그래. 디자인이라는 그릇에 내가 공부한 철학을 담아내자’고요.

운이 좋게도 홍익대학교 대학원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해서 열심히 공부했고 졸업할 무렵에는 또 대학에 시간 강의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때 내가 직접 디자인을 하는 것도 좋지만 먼저 배운 것을 후학들과 나누는 선생으로서의 삶이 내게 주어진 천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일찍 전문대 교수가 되었고 3년을 채우고 다시 강남대학교로 자리를 옮길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교육에 전념하는 가운데에서도 제 작업은 놓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품었던 디자인이라는 그릇에 내 철학을 담아내자는 꿈을 실현키 위함이었습니다. 홍익대학교 박사과정을 거치며 병행하는 탐구와 자기 정립의 시간을 보냈고 30대 초반부터 개인전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30회의 개인전을 국내외에서 가졌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디자인 발전에 작은 보탬이 되고자 협회 임원 활동도 나름 열심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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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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