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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탐구] 건축가 안도 다다오 3부- '안도의 정신, 건축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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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탐구] 건축가 안도 다다오 3부- '안도의 정신, 건축이란 무엇인가'
  • 이황 기자
  • 승인 2019.09.05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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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이황 기자]

극한의 예술, 극한의 건축

안도 다다오는 유럽여행을 하면서 두우모 광장 근처에 자리한 화랑에 들어가게 된다. 그는 별 기대 없이 들어간 그곳에서 루치오 폰타나(1899-1968)의 작품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안도는 자신의 저서 「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에서 이렇게 말했다.

“극한의 형태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육체와 정신을 극한까지 추구하여 불안과 긴장 속에서 창조를 모색하는 자만이 만들어낼 수 있다. 내게는 그렇게 생각된다. 그리고 루치오 폰타나의 작품은 그러한 극한의 예술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기다림' 루치오 폰타나作 [출처- 위키피디아,, Wmpearl]

루치오 폰타나 직품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반응할지도 모른다. “저게 뭐야?”라고. 폰타나는 전통적인 원근법을 거부하고 2차 평면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하였다. 드넓은 캔버스를 칼날로 한두 번 찢어발긴 것이 그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칼날로 캔버스를 찢으면 공간이 생긴다. 찢긴 그 틈과 구멍으로 우리는 캔버스 너머 또 다른 세계를 볼 수 있다. 2차원을 넘어 3차원의 세계를 보게 되는 것이다. 루치오 폰타나는 이러한 공간개념을 통해 자신의 정신과 영원성을 작품 속에 담아내려 했다.

안도는 루치오 폰타나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극한으로 내몰아 공간을 창조하는, 그렇게 금욕적인 자세를 견지하면서 세상에 당당하게 자신의 건축 정신을 표현하는 건축가였다.

예술가에게 그렇듯이 건축가에게도 창조적인 근육이 필요하다. 안도는 다큐멘터리 영화 「안도 타다오」에서 다양한 영화와 음악, 미술, 다른 사람들의 건축을 보면서 창조적인 근육을 키운다고 그랬다. 육체적 근육만큼 창조적인 근육도 중요하다. 또한 안도는 건축을 하는 사람에게는 무릇 싸움의 의지가 필요하고 말한다.

“한 단계 더 나아가려는 마음이 사라지면 일을 접는 게 낫다.”

이전의 것보다, 남들보다 더 대단한 그 무엇을 만들겠다는 싸움의 의지가 있어야 더 나은 건축을 할 수 있다.


건축이란 무엇인가, 안도의 정신

안도가 작은 주택을 하나둘 지으며 점점 이름을 알려가자 집합주택, 공공건물, 종교 건물, 상가, 공원, 도시건축 그 밖 규모가 큰 건축 의뢰를 받게 된다. 그렇게 해서 만든 건축물로 록코 집합주택, 빛의 교회, 물의 절, 차추미술관, 오모테산도힐즈, 교토 TIMES, 로즈 가든, 오사카 공원이 있다. 1995년 안도는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 상을 받는다.

 

교토 타임즈 [출처- 위키피디아]

그러나 건축을 거래와 소유의 대상일 뿐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안도 다다오의 데뷔작인 스미요시 나가야는 좁은 땅 가운데 마당을 만들어 사람이 거주하는 내부공간을 줄였지만 집주인에게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빗물이 마당으로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저 아파트 같은 획일적인 건물을 설계하는 게 건축가의 일이 아니다. 건축가의 정신을 건물에 얼마나 가득 담느냐가 중요한 것이다.안도는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했기 때문에 엘리트 집단으로 똘똘 뭉친 건축세계에 자리 잡는 일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일감이 없을 때도 가상 프로젝트를 상상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안도는 힘든 나날을 꿋꿋하게 버티며 자신의 입지를 넓혀 나갔다. 그는 기성 건축과 다른 자신만의 건축세계를 만들며 앞으로 나아갔다. 타협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으로 건축을 의뢰한 건축주의 의견에 끌려다니지 않고 자신만의 살아 있는 건축을 할 수 있었다.

건축이란 무엇인가? 진지한 자세로 이 질문을 던질 때가 온 것 같다. 우리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고층 빌딩과 아파트가 눈에 띈다. 상가건물 벽면은 숨이 막힐 만큼 다양하고 화려한 간판들로 가득하다. 때론 건물은 그저 부동산 투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살지도 않을 집을 무수히 많이 사들여 갭투자를 하고 이득을 보거나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으면 바보가 되는 세상이 바로 한국의 현실이다. 부동산 소유는 곧 권력이다.
 

산토리 뮤지엄 [출처- 위키피디아]

건축을 단지 사람이 들어가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건축은 인간의 정신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어떤 건축을 하느냐에 따라서 사람 하나하나가 바뀌고 사람이 한명한명 달라지면 사회마저도 변화시킬 수 있다.


건축을 향한 돌진, 게릴라 안도

안도는 자신이 쓴 책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독학으로 건축가가 되었다는 나의 이력을 듣고 화려한 성공 스토리를 기대하는 사람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 (중략) 여하튼 매사 처음부터 뜻대로 되지 않았고, 뭔가를 시작해도 대개는 실패로 끝났다. (중략) 뭔가 있다면 그것은 가혹한 현실에 직면해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강인하게 살아남으려고 분투하는 타고난 완강함일 것이다.”

그는 언제나 더 나은 건축을 향해 돌진하는 게릴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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