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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 역사 이야기 2] 체계화된 핸드메이드 생산, 공장제수공업과 매뉴팩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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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 역사 이야기 2] 체계화된 핸드메이드 생산, 공장제수공업과 매뉴팩처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09.02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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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과 고용 체제로 생산성을 높인 공장제 수공업, 한국의 경공장과 유럽의 매뉴팩처·길드를 중심으로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핸드메이드로 만드는 수공예품은 보통 가정 또는 개인 공방에서 이루어지는 '가내수공업(家內手工業)' 방식인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풍경은 공장에서 기계를 통해 대량으로 생산되는 공산품과 대조되는 대표적인 이미지이기도 하다.

핸드메이드의 매력은 작가 한 명의 정성스러운 손길을 통해 개성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단 하나만의 작품이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단독으로 또는 몇몇의 사람이 개인적인 공간에서 작업한다는 것은 그만큼 생산성과 품질 면에서는 비효율성을 초래하기도 한다.

물건을 만드는 사람의 숙련도가 받쳐지지 않으면 수공예품은 그만큼 더 시간이 오래 걸리고 품질이 떨어지며 생산 비용도 많이 든다. 또한 아무리 숙련된 장인일지라도 인력에서도 부족했지만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만드는 핸드메이드의 특징상, 결국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오늘날에는 소수의 장인이 오랜 시간에 걸쳐 손길로 만들었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전의 사회 전체적인 측면에서는 생산성 문제는 꼭 개선해야 할 과제였다. 국가에서 점점 수공예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지만 공급이 이를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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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내수공업의 비효율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공장제 수공업'

그래서 도입된 것이 '공장제수공업' 방식이다. 공장제수공업이란 손으로 만드는 수공업을 기본으로 하되 일부분 복잡한 생산도구를 도입하기도 한다. 또한 다수의 사람이 공장에서 한데 모여 각자 맡은 분업에 의한 협업으로 물건을 만든다.

단독 혹은 아주 소수의 인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가내수공업에 비하면 공장제 수공업은 훨씬 진보된 체계적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인력을 합리적으로 배치시켜 업무를 분담했기 때문에 같은 물건을 만들더라도 생산성을 더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공장제수공업은 대표적으로 조선의 중앙의 '경공장'과 각 지방에 설치한 '외공장'이 있다. 이것은 국가가 관여한 관영수공업으로서 주로 왕실 또는 귀족의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관청을 설치하고 이곳에 장인을 한데 모아 공예품을 만들게 했다.

장인들은 의무적으로 교대해가며 집을 떠나 이곳 경공장과 외공장 등에 머물러야 했다. 그리고 협업 또는 단독으로 공예품을 만들어 국가에 바쳤다. 일부는 보수를 받기도 했지만 대우가 좋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당시에는 특히 조선시대의 경우에는 기술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사회적 풍조가 있었다.

국가에서는 이들 장인을 무기류, 의류, 도자기, 세공품 등 분야에 따라 다양한 부서를 만들어 관리했다. 신라와 고려, 조선 등 각 조정에 따라 이들 관영수공업을 다양한 제도와 체계를 마련하여 관리했다. 조선에서는 신라와 고려의 제도를 계승하여 경공장을 조선의 행정 부처인 6조 중 공조, 병조, 이조 산하에 각각 소속시켰다.
 

유럽 특유의 도제 제도를 탄생시킨 협업체제, '길드'

유럽의 공장제수공업은 한국과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중앙집권화가 발달한 한국에서는 자본주의가 도입되기 이전까지 꾸준히 국가의 관영수공업이 대세였지만 지방분권 성향이 강했던 유럽에서는 이미 근대화 이전부터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공장제수공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길드(Guild)가 있다. 중세 유럽의 상업이 발달한 각 도시에서는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해 상인과 수공업자들이 길드를 결성했다. 그 종류도 상인 길드, 염색공 길드, 석공 길드, 대장장이 길드, 직공 길드 등 아주 다양하다.

길드는 유럽 특유의 장인 양성 과정인 '도제 제도'를 탄생시켰다. 장인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길드의 우두머리인 마이스터(Meister) 밑에서 일하면서 기술을 배웠던 것이다. 또한 길드는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며 봉건 영주에 저항하기도 했고 도시에서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길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폐단도 많이 생겼다. 기본적으로 길드는 이익집단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폐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특정 물품을 독점하여 가격과 생산량을 조절하거나 도제공을 착취하는 등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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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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