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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탐구] 건축가 안도 다다오 2부- '르 코르뷔지에와 안도 다다오'
  • 이황 기자
  • 승인 2019.08.2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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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이황 기자]

르 코르뷔지에와 다섯 가지 건축원칙

르 코르뷔지에는 사람을 위한 건축관을 제시했다. 건축물이란 사람이 살기 위한 기계다. 그는 세계 최초로 아파트를 지었으며, 그것이 바로 프랑스 마르세유에 있는 '유니테 다비타시옹'이다. 그러나 당시 사람들은 무지막지한 18층 철근 콘크리트 건물을 지으려는 르 코르뷔지에를 정신병자 취급했다. 사람들의 반대 때문에 유니테 다비타시옹을 완공하기까지 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르 코르뷔지에는 합리적·논리적인 건축가로 유니테 다비타시옹을 설계할 때 사람들이 건물 안에서 생활하는데 가장 편리한 활동 반경을 황금률로 계산해서 건축에 적용하기도 했다.

르 코르뷔지에는 근대건축의 다섯 가지 원칙을 만든 사람이다. 그것은 바로 ① 필로티 ② 자유입면 ③ 자유평면 ④ 수평창 ⑤ 옥상정원이다. 유니테 다비타시옹도 그 다섯 가지 원칙을 반영하고 있다.

유니테 다비타시옹은 필로티를 사용하여 지상 층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필로티란 건물을 바치는 기둥을 말한다. 지상 층에 기둥이 있고 그 기둥 위에 건물 본체가 얹혀 지상 층을 개방하여 주차장이나 그 밖 편의시설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가 있다. 필로티가 가능했던 것은 철근콘크리트 기법 덕분이었다. 철근콘크리트 기법으로 건물의 무게를 벽면이 아닌 기둥이 지탱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이로써 자유로운 입면과 평면이 가능했다. 그리고, 중세 성당에서 볼 수 있는 수직으로 기다란 창문과는 달리 가로로 길게 하는 수평창을 낼 수도 있었다. 그는 또한 옥상정원을 만들었다. 수영장과 유치원 등 공공을 위한 장소도 빼놓지 않았다. 수평창, 필로티, 자유입면, 자유평면, 옥상정원 이 다섯 가지가 근대건축의 원칙이다.

젊은 날의 안도 다다오가 헌책방에서 르 코르뷔지에의 책을 읽고 흠뻑 빠진 까닭도 이러한 르 코르뷔지에의 이성적・합리적인 모습 때문이었다.


예외적인 빛, 롱샹 성당

르 코르뷔지에는 '직선은 기능적이며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한 사람이 말년이 되어서 곡선이 아름다운 롱샹 성당을 만들었다니, 그것이 안도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르 코르뷔지에는 성당이 들어설 땅을 보자마자 곧바로 데생을 시작했다고 한다. 말할 수 없는 영감에 사로잡힌 것은 아니었을까.
 

롱샹 성당 내부 [출처- 플리커, Rory Hyde]
롱샹 성당 외부 [출처- 위키피디아]

안도는 자신이 쓴 책 「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불과 한 시간 만에 그곳에서 도망치고 말았다. (중략) 크고 작은 온갖 빛들이 선명한 윤곽을 바닥에 그리면서 빨강, 파랑, 노랑 제각기 빛을 띠고 어지러울 정도로 혼돈스러운 공간을 연출했다”
 

안도 타다오 빛의 교회


안도는 롱샹 성당에서 받은 영감을 잊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만든 건축이 빛의 교회다. 빛의 교회 내부에 들어가면 벽면에 커다란 십자가 모양의 틈이 있다. 그곳으로 빛이 들어온다. 사람들은 그 빛을 받으며 조용히 기도하고 묵상에 잠긴다.


노출 콘크리트, 자연, 스미요시 나가야.
 

스미요시나가야 [출처-위키피디아]

20대에 건축사무소를 차리고 일감이 없어 힘들어하던 때에 안도는 드디어 주택 건축 의뢰를 받게 된다. 그렇게 해서 지은 주택 바로 그의 데뷔작인 '스미요시 나가야'다. 

스미요시 나가야는 콘크리트 박스형 주택이다. 폭 3.6미터에 깊이 14.4미터인 콘크리트 박스 안으로 들어가면 지붕이 없는 마당이 한가운데 있다. 1층은 거실과 주방이고 2층은 부부침실과 아이들 방이 있다. 부부침실과 아이들 방은 마당 때문에 끊겨 있고 이를 연결하는 다리가 마당을 가로지른다. 이는 안도 다다오가 철저하게 계산하고 고민하여 설계한 건축물이다. 마당에 나가 하늘을 올려다보면 이 주택에 사는 사람만의 하늘을 소유할 수가 있다. 그 하늘은 집주인 만의 것이다. 이 주택은 작은 우주를 콘크리트 벽면으로 품고 있다.

주거란 자연의 일부여야 한다고 안도는 생각했다. 좁은 대지에 주택을 지으면서도 대지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마당을 만든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는 건축을 할 때 나무와 같은 성장 요소도 함께 고려한다. 시간이 흘러서 나무가 얼마나 자라는지 그러한 요소도 설계할 때 고민하는 것이다. 그래서 건축물에 빛과 물을 건축에 끌어들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건물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자연까지도 설계에 포함하는 것이다.

안도는 콘크리트를 좋아했다. 특히 건물 안팎이 모두 콘크리트 벽면 그대로 노출되게 하는 '노출 콘크리트'기법을 주로 활용했다. 이는 강인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지만 콘크리트 작업은 만만하지 않다. 콘크리트는 거푸집에 붓는 순간 모양이 결정되기 때문에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다. 콘크리트를 붓는 동안 콘크리트가 거푸집 속으로 고르게 퍼질 수 있도록 계속 거푸집을 막대기로 두들겨줘야 한다.

노출 콘크리트는 제한된 예산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한 재료로 좁은 대지에서 건축을 할 때 사용하기에 좋다. 하지만 그의 콘크리트 활용의 목적은 경제적 효율성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안도는 한계에 도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콘크리트를 건축가의 바람대로 건물을 만들어줄 수 있는 다양한 잠재 가능성을 가진 재료라고 생각했고, 이 일반적인 재료를 사용해서 남들은 흉내 내지 못할 무언가를 만들고자 했다. 

그러면서도 콘크리트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있다. 콘크리트가 산업폐기물의 대부분을 차지하여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안도는 개발 중인 친환경적 콘크리트 혹은 콘크리트 재활용 기법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콘크리트 건축을 통해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이황 기자  berryl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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