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1-12-03 19:50 (금)
맑은 파도와 같은 선비의 술, '녹파주'
상태바
맑은 파도와 같은 선비의 술, '녹파주'
  • 최미리 기자
  • 승인 2019.06.21 17: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문헌을 통해 복원된 우리 술 녹파주에 대해
녹파주 [농촌진흥청 제공]

[핸드메이커 최미리 기자] 이 투명하고 깨끗해 보이는 술은 고려시대에서부터 빚어진 술인 '녹파주(綠波酒)'라고 한다. 이름을 풀이하면 푸를 녹과 물결 파를 쓴 것으로, 푸른 파도같이 맑고 깨끗하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녹파주는 조선시대 때에는 '경면녹파주(鏡面綠波酒)'라고도 불렀다. 거울처럼 맑고 깨끗하다는 뜻으로 당시 조선 선비의 기품과 기개와도 잘 어울리는 술이라 하여 왕실과 양반들에게 애용됐다. 조선의 당시 다양한 문헌에도 녹파주가 언급되는데 녹파주의 인기를 짐작해볼 수가 있다.

'선비의 술' 녹파주 빗는 법

녹파주는 두 번에 걸쳐 술을 빚는데, 이러한 술을 이양주라고 한다. 산가요록에 따르면 녹파주는 먼저 멥쌀 1말은 가루를 내어 찌고, 끓는 물 3말과 함께 죽을 만들어 식힌다. 그다음, 누룩 1되와 밀가루 5홉을 섞어서 항아리에 담가둔다. 3일이 지나면 찹쌀 2말을 다시 쪄서 만든 고두밥을 밑술과 합치고 항아리에 넣어 맑아질 때까지 발효시킨다.

밀가루를 사용하는 이유는 발효 과정에 잡균을 없애주고,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서였다. 밀가루가 당시 귀한 곡물이었음을 감안하면 일반 서민들이 맛보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녹파주

그리고 녹파주는 시대 별로 다양한 문헌에서 언급되는 만큼, 방법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사시찬요초'에서는 찹쌀가루로 밑술을 만들고 멥쌀로 만든 죽을 덧술로 해서 빚는다고 나오기도 한다.

또한 이외에도 규합총서, 수운잡방, 양주방, 음식디미방 등 다양한 고문헌에 수록되어 있다. 녹파주는 약 15도의 술로 다른 술에 비해 버리게 되는 내용이 적고 상당히 많은 양을 얻을 수 있었다.

고문헌 복원 프로젝트를 통한 녹파주의 부활

녹파주는 조선시대 이후에는 명맥이 끊겨 전승자를 찾기 힘들게 되었다. 하지만 2008년 시작된 농촌진흥청의 '우리술 복원 프로젝트'로 인해 다시 새롭게 부활하게 된다. 그리고 수십여 종의 술 가운데 가장 첫 번째로 시중 판매를 진행하게 되었다.

현재 녹파주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7호인 박흥선 명인에게 기술이 전수되어 빚어지고 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전통주갤러리에서 함께 복원된 아황주 등 12종의 전통주와 함께 전시와 시음회를 통해 선보였다.
 

녹파주 설명

시음회를 주관한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정석태 농업연구관은 녹파주를 소개하며 "잔에 담긴 모습이 마치 거울에 비친 푸른 파도같이 맑다 하여 녹파주라 이름 붙여졌다. 깔끔하면서 은은한 향과 맛이 일품이다"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녹파주는 '우리술풍폄회'에 출시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지난 2012년 농업진흥청 50주년 기념 행사 오찬에서는 건배주로 사용되어 이명박 전대통령이 맛보기도 하였다.

녹파주는 고려와 조선의 선비들이 선비의 기개를 뽐내며 즐겼던 운치가 있는 술이었다. 깔끔하면서 부드럽고 맑은 녹파주를 맛보면서 옛 선조들의 기분을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더욱 많은 홍보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