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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숨결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우드카빙의 매력' -목공예 작가 표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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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숨결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우드카빙의 매력' -목공예 작가 표선희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05.20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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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디자인 프레스 '일상오브제' 공모전에 당선된 부아누보 플레이트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우리는 나무로 만들어진 수 많은 물건과 닿아 살아가고 있다. 책상과 연필, 의자 등 일상에서 너무나 흔하게 스쳐 지나가는 그런 제품들 말이다. 하지만 그 당연함에 우리는 나무가 주는 위로(慰勞)와 안정(安靜)을 제대로 느껴 보지 못한 채 지나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무가 저마다 가지고 있는 은은한 냄새, 쓸어보면 느껴지는  질감 등은 모두 같을 수 가 없다. 그리고 그 나무의 특색과 장점을 어떻게 살리냐에 따라 만들어지는 작품의 결과물도 천차만별이다. 

표선희 작가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피엘스튜디오목공방 대표이자 목공예 작가 표선희입니다.

피엘스튜디오(plstudio)는 남편과 함께 저희 부부가 운영하는 목공방입니다. P와 L은 저의 이름과 남편 이름의 성을 하나씩 가져와 만든 것으로, 우리의 이름을 걸고 작품을 만들겠다는 모토로 삼았습니다.


목공예를 시작한 계기

원래 저는 의상디자인 전문학교를 졸업했고 의류샵도 8년을 운영했습니다. 그러다가 남편이 하는 가구일을 돕게 됐어요. 처음 하는 일이었지만 원래 평소에도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지라, 목공일도 즐겁게 시작하게 되었어요.

세상에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나무를 만지고 다듬어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은 무엇 하나 쉬운 게 없고 중요하지 않은 게 없어요. 하지만 그렇게 작업하다 보니 완성된 작품을 마주할 때 느끼는 성취감이 너무나 크고 좋았어요.

그런 성취감을 통해 계속 나아가 또 다른 일을 진행하게 되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게 됐으며 그로 인한 자신감 또한 높아진 것 같아요. 피엘스튜디오를 찾는 다른 분들도 이곳이 ‘나를 찾는 시간을 마주하는 공간’이 되어 제가 느낀 감정을 함께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공방을 운영하면서 남편과 분업은 어떻게 하시나요?

남편은 주문 제작 가구를 주로 만드는데 한창 바쁠 때, 저는 주로 마감 부분을 도와주면서 일했어요. 마감 부분만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사실 마감은 '목공의 꽃'이라 할 만큼 중요해요. 샌딩과 오일링을 통한 마감 과정이 품질의 상당 부분을 좌우하기 때문에 공을 많이 들여야 하고 이해도도 높아야 합니다.

그렇게 마감을 돕다 보니 남편에게 목공에 대한 것을 차근차근 세심하게 배워가게 됐어요. 남편과 일을 하면서 오랫동안 경험이 쌓이다 보니, 이제는 저도 다른 작품 활동과 클래스 운영을 맡아 시작하게 되었어요. 물론 남편도 계속 가구를 제작하고 있고요.


목공예 기법 중에서도 우드카빙 기법을 전문으로 하신다던데 어떤 기법인가요?

우드 카빙(wood carving) 이란 나무를 조각하면서 작품을 만드는 기법입니다. 일상의 오브제부터 가구 또는 외부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주로 하는 작업은 테이블 웨어 종류 혹은 일상적인 가구 조각이에요.

손으로 조각을 하다 보니 나무의 성질에 따라 인위적인 규칙을 벗어나는 경우도 있어요 나무의 무늬는 사람의 지문처럼 같은 나무라 할지라도, 제각각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카빙 작품은 나무와의 조화를 통해 나의 감성과 생각, 일상의 습관, 가치관이 오롯이 표현되어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오브제로 완성됩니다.

저희 수강생 분들도 작품을 만들다 보면, 처음 생각했던 원한 방향이 아닌 것이 자주 나온다고 해요. 혼자서 정해진 순서만을 따르는 것이 아닌, 나무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이해하면서 숨을 불어넣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죠. 그것이 바로 손으로 하는 우드 카빙의 매력이 아닌가 싶어요.
 

카빙으로 부아누보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

보통 작품을 만드는데, 어느정도 시간이 걸리나요?

디자인과 사이즈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숟가락 같은 식기도구의 경우에는 1시간~2시간 정도 소요되며, 플레이트 같은 경우는 디테일에 따라 2시간~4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이외의 더 큰 작품은 그 이상 걸리겠죠? 그리고 저는 보통 작품 제작 시 하나하나 큰 공을 들여 제작하는 편이에요. 무조건 비슷한 것을 많이 만드는 것보다는 각자 다른 개성과 느낌을 갖춘 하나뿐인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하루에 작업할 수 있는 양은 한정적인 편입니다.


사용되는 나무마다 특징이 다를 것 같은데요. 사용하시는 종류를 소개해주신다면?

나무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나무가 갖고 있는 고유의 색상과 질감, 무늬 등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나무들로 작품을 제작하면 좋겠지만 나무의 밀도와 경도, 성질에 따라서 카빙이 힘든 나무가 많아 다소 한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카빙은 소프트 우드보다는 주로 단단한 하드우드 종류의 나무를 사용하여 작품을 제작하는데요. 그중 월넛(호두나무)은 자체적으로 오일 함유량을 갖춘 나무로 다른 나무에 비해 가공하기가 수월한 편이라 대체적으로 카빙할 때 주로 사용됩니다.
 

윌넛으로 만든 우드카빙 포크

또한 개인적으로 체리나무를 좋아해요. 단단하여 가공하기 힘든 부분이 많지만, 오히려 그 부분이 더욱 매력적인 표현이 되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나무가 주는 컬러와 무늬 자체도 다른 일상의 오브제 또는 인테리어와 잘 어울려 자주 사용합니다.

이외에도 나무는 수분함량인 함수율에 따라 비건조목과 건조목으로 나누는데요. 베어낸 지 얼마 안 되어 함수율이 높은 비건조목(생나무)은 가공이 쉬워요. 하지만 완성된 후에는 수분을 점점 공기에 빼앗기면서, 나무에 뒤틀림이 발생하고 얇은 부위는 갈라지고 쪼개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물론 그런 부분을 오히려 작품에서 다른 표현으로 이용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일상생활에 사용할만한 제품을 만들려면 건조목을 사용해야 합니다. 보통 나무를 베어낸 후 짧게는 1~3년 길게는 5년 이상 수분을 날려 함수율을 10% 미만으로 떨어뜨려야 하며 이러한 건조목으로 인테리어 소품 또는 가구 등을 만들 수 있어요.

 

스트라이프 카빙 패턴플레이트

우드카빙을 해보려는 초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우드 카빙은 국내에서 유행한지 오래되지 않아, 접해볼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위험하거나 잘못된 방법을 통해 카빙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또 처음부터 너무 욕심을 내면서, 어려운 작품을 만들려는 분들도 있어요.

저는 목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이라고 생각해요. 기계와 수공구를 사용하다 보면, 언제든 다칠 수 있는 위험요소가 있거든요. 그래서 하나를 배우더라도,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클래스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하나의 목공예품을 만나기까지, 그만큼의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공을 들여야 해요. 나무와 친근해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요. 나무의 특성과 카빙 도구를 잘 다루는 방법을 차근차근 이해하면서 해야지 부상을 방지하면서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어요.
 

부부가 함께 짜맞춤 기법으로 만든 '희;[소반]'

기존 방법말고 새롭게 시도해보고 있는 기법도 있으신가요?

최근에는 카빙 대신, 짜맞춤 기법으로 만드는 소반을 만들어 보았어요 요즘 제가 가장 애착을 쏟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부부가 공동으로 만든 합작품으로, 저는 디자인을 하고 남편은 제작을 주로 맡았어요. 우리의 일상이 즐거우며 (기쁠 희, 喜) 아름답고 (아름다울 희, 嬉) 또 빛나기를(빛날 희, 熙) 바라며 (바랄 희, 希) 소반을 놓아 둔다는 뜻으로 '희;[소반]'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또 요즘은 에보나이징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시도해보고 있어요. 에보나이징은 녹물 등을 이용해 목재를 에보니(흑단)처럼, 검게 물들이는 천연 염색법인데요. 녹물에 있는 철 성분이 나무의 탄닌과 만나면 목재가 검게 됩니다. 이 방법은 페인트 같은 다른 인공 도료로 칠하는 방법보다, 나무의 결을 자연스럽게 살릴 수 있어요.

또 제가 예전에 조금 익혔던 옻칠에도 관심을 갖고 있어 공부하고 있어요. 이렇게 앞으로 여러 가지 색상과 천연 마감을 작품에 표현해보고자 합니다. 작품 활동에 배움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항상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보면서, 나무를 더욱 다양하고 가치있게 표현해보고 싶어요.
 

헥사곤 카빙패턴 의자

앞으로의 계획과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세요.

그동안, 수많은 페어와 전시에 참가했었는데, 특히 올해에는 디자인 프레스 '일상오브제' 공모전에서 출품한 '부아누보'라는 작품이 당선되는 뜻깊은 성과를 거두었어요 앞으로도 다양한 공모전에 많은 작품들을 출품하려 합니다.

앞으로도 디자인이나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이려고 합니다. 또한 피엘스튜디오만의 오리지널 라인으로 완성된 브랜드를 런칭하여 작품들을 선보이고 싶어요.

더불어 핸드메이드의 가치를 더욱 잘 알릴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공예가의 작품을 좀 더 많은 분들이 쉽고 편하게 접하는 갤러리도 운영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핸드메이드와 나무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그날까지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카빙패턴스쿱

표선희 작가는 자연 속, 나무가 가진 특성을 작품 속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도록 만드는데 중점을 둔다. 우드카빙은 나무의 결대로 조각해나가며, 나무가 안에 품고 있던 그 모습이 드러나게 해준다. 정해진 틀이 아닌 나무와 호흡해가며 작업해나가야만 그 참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표 작가는 앞으로도 나무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공부와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나가겠다고 전했다. 흔하게 스쳐가는 일상이 아닌, 자연의 매력과 영감을 주는 작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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