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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 역곡천 건너편에서 궁예가 세운 중어성 추정 축석 확인16~18일 철원 화살머리고지 조사로 다양한 문화재 분포 가능성·조선 도기 조각 수습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04.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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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문화재청 남북문화재교류사업단은 지난 4월 16일부터 18일까지 비무장지대(DMZ) 유해발굴지역인 철원 화살머리고지의 문화재 분포‧현황조사를 실시한 결과, 비무장지대 내에 다양한 문화재가 분포하고 있을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조사는 지뢰가 제거된 구간과 개설도로 주변을 대상으로 하여, 중어성을 토대로 한 고고유적과 수목과 식생, 지질 등 자연문화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조사에 투입된 11명의 전문가들은 비무장지대 내 역곡천 건너편에서 중어성으로 추정되는 현무암 축석 등의 유적, 조선 전기 유물 1점과 고려~조선 시대 도기편 등을 확인 및 수습하였다. 또한, 식생과 동물서식, 지질 등의 자연문화재를 조사하고 분석 표본들을 채취하였다.
 

중어성 성벽 추정 [문화재청 제공]

전설로 내려오던 궁예의 중어성 발견

중어성은 신라 말기,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가 후고구려의 수도였던 철원에 쌓았다고 전해지는 성이다. 하지만 그동안 관련 문헌 또는 유물 등이 발견된 적이 없어 전설로만 남아있었다. 

이후, 2006년 문화재청은 DMZ 가단리 남방한계선 인근에서 성벽의 흔적을 일부 확인했다. 또한 2009년에는 가단리 평원 서쪽의 역곡천변 현무암 용암대지 위에 가로세로 각각 50㎝ 크기의 현무암을 2m 높이로 쌓아올린 동서벽은 20m, 북벽은 30m의 긴 장방형을 이룬 형태인 평지석성 형태의 성벽을 발견하여 그 존재가 드러났다.

가단리 중어성은 그 형태가 희귀한 평지석성이며, 후삼국시대 연구에도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DMZ 안에 위치하고 있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정밀한 발굴과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석렬 주변 수습 유물 [문화재청 제공]

이번 조사에서는 화살머리고지를 에워싸고 흐르는 역곡천의 건너편 약 600m 지점에서 현무암으로 쌓은 중어성의 축석(築石)구간을 육안으로 확인하였다. 더불어, 작업도로 인근에서 잔존길이 약 20m 정도의 3~5단으로 쌓은 현무암 석렬(石列)을 확인했다. 지뢰 위험으로 석렬의 정확한 위치는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도로 측면에서 도기 조각과 구운흙(소토, 燒土) 등을 수습할 수 있었다. 

특히, 조선 전기(15세기 경)에 제작된 분청사기 계열의 대접 조각 1점을 확인하였는데, 이 도자기 조각은 죽절굽(대마디굽)으로 거칠게 다듬었고 굽바닥에는 도자기를 구울 때 사용된 모래들이 붙어 있는 채로 확인되었다. 도자기를 만들 때 사용한 바탕흙(태토, 胎土)은 정선되지 않은 회백색이다.

또한, 고려~조선 시대의 도기 조각들도 함께 발견했다. 파수부(손잡이)가 결실된 검은색의 연질(軟質) 도기와 경질(硬質) 도기들이 확인되었는데, 대부분 물레를 사용하여 제작하였으며, 물로 손질한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이밖에 작은 구운흙(소토, 燒土)도 수습하였다.
 

역곡천과 버드나무림 [문화재청 제공]

인간이 손길이 닿지 않은 순수한 자연을 간직한 DMZ

자연문화재 조사는 지형‧지질과 식생, 동물 서식흔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화살머리고지의 퇴적암상을 확인한 결과 편암과 운모편암 등 변성암류가 넓게 분포하고 있었으며, 역곡천과 땅의 경계 주변은 현무암으로 확인되었다. 

조사단은 시험재료 조각(시편, 試片)들을 채집하였으며, 추후 분석을 통하여 이 일대의 지질분포도를 작성할 계획이다. 특히, 다수의 용암분리구조(lava segregation texture)가 잘 발달된 현무암을 발견하였으며 교육적‧학술적 가치가 높아 반출 협의를 국방부 등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화살머리고지 일대는 신갈나무와 갈참나무 숲으로 대부분 구성되어 있고, 중부 이북 고산성(高山性) 수목의 출현도 확인하였다. 또한, 고라니 등 포유동물 흔적과 박새 등 9종의 조류도 확인하였다. 특히, 역곡천 수계(水界)는 수달의 서식 가능성이 매우 높아 앞으로 관찰 장비 설치를 통한 장기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용암분리구조(lava segregation texture) 관찰 현무암

남북 간 교류 협력 확대를 통해 잊히던 비무장지대 연구·보호 기대

지난 3월, 문화재청은 북한 소재 문화재의 체계적인 보호와 남북 간 협력과 교류를 위해, 문화재청 내에 임시조직인 남북문화재교류사업단을 신설하여 활동에 들어갔다. 

3월 8일에는 ‘남북 문화유산 정책포럼’을 첫 개최하여 비무장지대 보존을 위한 남북협력 방안과 남북문화재 제도의 비교분석, 교류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안 등을 논의하였다. 또한 이번 조사는 남북 군사분야합의서의 ‘역사유적의 공동조사 및 발굴’과 관련해 사전 준비 차원으로 실시되었다.

문화재청은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조사 방향을 설정하고 국방부와 협의하여 더욱 적극적으로 비무장지대 내의 문화재 분포 현황을 조사해 나갈 계획이다.

김강호 기자  cpzm78@handm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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