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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그리다. 담다. 그리고 전하다." - 배정애 캘리그라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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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그리다. 담다. 그리고 전하다." - 배정애 캘리그라퍼
  • 권희정 기자
  • 승인 2017.10.13 18: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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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애 캘리그라퍼

[핸드메이커 권희정 기자] 글자를 글씨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을 캘리그라피라고 말한다. '손으로 그린 그림 문자'라는 이름에 걸 맞게 글씨라는 느낌 보다는 그림을 보는 느낌이 더 와닿는다. 쓰는 사람에 따라 같은 글이라도 다 다른 느낌을 주는 캘리그라피의 매력은 이미 많은 광고나 방송 타이틀, 책표지를 통해 알 수 있다.

쓸 수 있는 무언가만 있으면 어디서든 표현할 수 있어 캘리그라피를 취미활동으로 하는 이들도 많이 늘고 있다. (본 기자도 한 번 도전 해 볼까 라는 생각만 몇 년째 하고 있는 중이지만)

단순한 글에서 우리는 바람을, 냄새를, 소리를,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글의 농도에서, 선에서, 번짐에서, 그리고 여백에서.

감성 캘리그라퍼로 알려진 배정애 작가는 글씨에 감정이 담겨 마치 살아 있는 것 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녀는 어떤 글을 그리고 있을까.

배정애 캘리그라퍼

작가님 소개먼저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예쁜 제주에서 살고 있는 캘리그라피 작가, [캘리애 빠지다] [캘리애처럼 쓰다]의 저자 캘리애, 배정애입니다.  너무 짧은가요? (웃음) 
 

'여행'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를 시작한 계기

우연히 sns에서 보게 된 작품 때문에 시작하게 됐어요. 그냥 글씨였는데 평소에 보던 것과 다른 느낌이었죠. 손글씨라고 하기엔 좀 색다르다 싶어서 찾아보니 캘리그라피라고 하더군요. 글씨에 감정들이 담겨서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거기에 매력을 느껴서 나도 해봐야겠다! 하고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아봤었어요.

누구나 겪는 과정이 그렇듯이 저도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어요. 캘리그라피라는게 정해진 틀이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창작을 해야 하는데 그게 참 힘들었거든요. 잠깐 포기했다가 다시 쓰기 시작했을 때는 안된다는 스트레스 없이 혼자 즐기면서 썼어요. 즐거운 마음으로 쓰니 너무 재밌었어요. 그렇게 꾸준히 즐거운 마음으로 글씨를 쓰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배정애 캘리그라퍼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

먼저 쓰고 싶은 문장을 생각해요. 문장이 결정되고 나면 그 문장을 어떤 느낌으로 쓰면 좋을까 고민을 해요. 부드러운 느낌, 사랑스러운 느낌, 격한 느낌, 거칠고 날카로운 느낌, 등등… 그 문장이 어떤 느낌이 어울릴지 고민을 하고 글씨를 쓰기 시작해요.

만약에 ‘사랑해요’라고 쓰는데 아이가 엄마에게 하는 말인데 글씨를 격하고 날카롭게 쓰면 어울리지 않으니 부드럽고 귀엽게 쓰는거에요. 누가 누구에게 하는 이야기인지 고민을 하고 쓰기 시작하면 쉬워요. 여러 번 다양한 구도로 써보고 완성이 되면 엽서나 작품지에 옮겨 적어요. 어울리는 그림까지 조금 곁들여주면 완성! 가끔은 단어 자체를 분석해서 글씨를 쓰기도 해요. (한글자 시리즈는 단어를 분석해서 컨셉을 잡고 글씨를 썼던 작품이에요)
 


글씨도 글씨지만 그 문구를 생각하는데도 시간이 오래걸릴 것 같은데,주로어떤것에 영감을 얻는가요

연습 할 때는 주로 노래가사나 드라마 대사, 책에 있는 좋은 문장들을 쓰면서 연습해요. 그 문장에 내 생각을 조금 보태서 써보기도 하고, 일기 쓰듯이 하루에 있었던 일 중 기억에 남는 일을 짧은 문장으로 정리해서 써보기도 해요. 자기 이야기를 쓰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글을 쓸 때 느낌을 표현하기 좋거든요. 전 제 일상에서 소재를 많이 찾는 편이에요.
 

'마무리 할 시간'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스트라고 하면, 사람들이 글씨를 잘 쓸 거 같다고 생각해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캘리그라피는 어떤 분야인가요

저는 캘리그라피는 마음을 담아서 쓰는 글씨라고 생각해요. 화려하고 멋있게 쓰는 글씨보다 담백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문자. 어린 아이가 쓴 글씨가 화려하거나 예쁘지는 않을지 몰라도 엄마, 아빠가 보기엔 이 세상 어떤 글씨보다 예뻐 보이잖아요. 캘리그라피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꼭 유명한 작가가 쓴 글씨가 아니라도 내 마음을 움직였다면 그게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캘리그라피는 정답이 없는 각자의 개성이 담긴 예술 작품이에요. 글씨를 못쓰는 사람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접하면서 직접 글씨를 쓰는 경우가 줄었다고 해요. 이에 캘리그라피 클래스, 관련 제품 구매, 관련 서적 등이 열풍을 끌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해요

전 참 좋은 현상인 것 같아요. 머릿속이 복잡할 때 손을 움직이다 보면 잠시나마 다 잊고 집중하게 되거든요. 2시간 정도 아무 생각하지 않고 글씨에만 집중 할 수 있고, 좋은 글들만 많이 보게 되니 정서적으로도 많이 안정되기도 해요. 물론 맘처럼 잘 안 써질 때는 화가 나기도 하지만요. (웃음)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연결 되는 것 같아요. 캘리그라피를 하다 보니 펜과 종이가 필요해서 구입하게 되고, 글을 쓰다 보니 책을 읽어야겠다 싶어서 책도 구입하게 돼요.
또 내가 행복하기 위해 글씨를 쓰기 시작했는데 누군가를 위해서 글씨를 쓰게 되고, 써서 선물하니 받는 사람도 너무 좋아하고, 그 모습을 보는 나도 덩달아 행복해지고.

그 모든 연결고리에 캘리그라피가 있다고 생각하면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일만 있기를' 캘리그라피


직업병이 있나요(이를테면 지나가다 그림같은걸 보면 글자로 보인다던지. 아님 손으로 꾹꾹 눌러써서 손목이 아프다던지)

네. 캘리그라피를 시작하고 나서 관찰력이 좋아졌어요. 전에는 안보이던 간판과 제품포장지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그냥 지나쳤던 풀도 가만히 보면서 저걸 글씨로 어떻게 표현해볼까? 고민하게 돼요. 예를 들면 바람에 억새가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글로 어떻게 표현해볼까 하고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되는.. 뭐 그런 직업병이랄까?

육체적으로 힘든건 글씨 쓸 때 고개를 숙이고 쓰게 되니 오랜 시간 작업하다 보면 목이 아파요. 가끔 물리치료 받으러 다니는데 의사 선생님이 작업을 줄이라고 잔소리 하시더라구요. (웃음)
 

'별' 캘리그라피


핸드메이커 독자들이나 캘리그라피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들을 위해손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이나 팁을 알려주신다면? (이런 펜으로 이런 식으로 연습하면 된다 같은 것)

저는 주로 붓펜을 사용해서 글씨를 써요. 붓의 느낌도 낼 수 있고, 익숙해지면 강약조절을 잘 할 수 있어서 다른 도구에는 금방 익숙해지게 되더라구요. 처음엔 좀 지겹더라도 선연습을 많이 해보세요. 나중에 문장 쓰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선연습을 하게 돼요. 그만큼 중요한게 선이에요. 그리고 선연습을 하다보면 자기가 잘 쓸 수 있는 선을 발견하게 돼요. 어떤 사람은 직선, 어떤 사람은 곡선, 이렇게 사람마다 잘 쓰는 선이 다르게 나오는데 거기서 서체가 결정이 돼요. 자신 있는 선을 주로 사용하는 글씨가 자기 글씨가 되는거죠. 

쓰는 것에 익숙해지면 문장을 쓰면서 연습해보세요. 단어만 연습하기보단 문장으로 연습하면서 전체에 어울리는 글씨를 쓰는 것이 중요해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연습이에요. 연습 한만큼 실력이 늘어요. 중요한 팁은 꾸준히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 그것보다 더 중요한 팁은 없을거에요.

‘캘리애빠지다’나 ‘캘리애처럼쓰다’를 참고하셔도 좋구요. 책 홍보해도 되나요? (웃음)

 

끝으로 '핸드메이커'로 멋진 캘리그라피 부탁드립니다. 

 

배정애 캘리그라퍼가 쓴 [핸드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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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이 2017-10-13 23:52:54
역시 작가님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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