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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의 발자취]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 화장품의 역사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다양하게 만들어진 세계의 화장품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03.1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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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아름다움'을 위해 고대 이전부터 화장을 시작했던 인류

인간은 아름다움을 좋아하고 추구하는 본능이 있다. 그러한 본능으로 인해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하여 예술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밋밋했던 주변의 생활용품에 장식을 하여 미적 감각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이러한 아름다움의 추구는 사람의 얼굴에까지 미친다. 어쩌면 주변의 물건보다 얼굴을 꾸미는 메이크업(화장)이 그 역사가 더 오래되었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얼굴을 더 매력 있게 보이기 위해 좋은 성분이 든 물질을 발라 피부를 가꾸거나 색깔을 칠하는 분장으로 용모를 미화시킨다.

화장품을 사용했던 시기는 기원전 3500년경 이집트에서부터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이때는 종교적 목적으로 인한 화장이 많았다. 이집트인은 죽은 사람에게 향유와 방부제를 발랐다. 또한 파라오가 대중에게 나설 때에도 권위를 드높이기 위해 화장을 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의 화장도 발달했다. 이집트에서는 열대식물인 헤나의 즙을 머리 염색에 이용하거나 매니큐어로도 활용했다. 또한 밀가루 등 곡물을 얼굴에 바르며 치장을 하기도 하였으며 또한 쌀겨, 알로에 등에서 추출한 물질이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는 것을 발견하여 자외선 차단제로 사용했다.
 

하얗게 분을 칠한 일본의 게이샤 @pixabay

동양에서 사용했던 화장품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예전부터 화장품을 만들어 사용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고구려 벽화를 보면 여인들이 남자와 달리 유달리 얼굴이 희게 나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삼국시대에도 화장을 했던 것으로 추정한다.

동양에서는 쌀가루에다 백토, 황토 또는 조개껍질과 분꽃 씨앗을 갈아 만든 가루를 섞어서 분을 만들었다. 이 분가루에 물을 부어서 얼굴에 펴 바르고 건조하면서 화장을 했다. 혹은 가루에 밀랍, 꿀 등을 섞어 크림 상태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

얼굴의 볼을 빨갛게 만들기 위해서는 연지를 사용했는데 이 연지는 홍화 꽃잎을 쪄서 수분을 빼서 말린다. 그 다음에 가루를 내고 기름에 게워내서 발랐다. 또한 먹이나 재를 이용하여 눈썹을 짙게 표현하기도 했다. 조선시대에서는 화장을 간편하게 하기 위한 파레트인 분첩에 이들 다양한 가루를 담아 휴대하며 화장을 했다.

당장 얼굴을 치장해야 하는 메이크업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피부 관리에 신경을 썼다. 쌀뜨물이나 녹두 등 미백에 도움이 되는 물질로 세수를 하고 양반 계층의 부녀자들은 찧은 마늘에 꿀을 섞어서 팩을 하였다. 마늘은 기미를 예방하고 피부 보습과 미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납을 두껍게 바르는 화장을 즐겨한 엘리자베스 1세 여왕(1533~1603) @위키피디아

유럽 화장품의 발전과 세계화

한편 유럽인들 역시, 그리스와 로마 시대부터 석회가루, 수은, 납, 헤나 등의 염료를 발라서 화장을 했다. 중세에 들어서는 종교적 이유로 인해 화장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움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있어 화장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중세에서는 연약함과 갸냘픔이 여성성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여성들은 창백해 보이는 피부를 위해 분필가루, 밀가루 등을 발랐고 심지어 피를 뽑기도 했다. 또한 밝은 금발을 만들기 위해 물푸레 나뭇잎, 식초, 덩기줄기의 재 등을 사용해 염색을 했다. 

근대 시대는 화학, 공업 기술의 발달로 인해 화장품이 급격하게 발전했고 대량생산화된 시기였다. 여성들은 꿀, 계란 흰자로 마스크를 하거나, 올리브 오일, 오트밀 등으로 크림을 만들었고, 옥수수, 녹말가루 등을 바르기도 했는데, 굉장히 다양한 화장법이 만들어진다.

또한 통신과 교류의 활성화로 지구가 점점 가까워지면서 서양의 화장품도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게 된다. 명성황후는 납과 수은 성분이 든 서양의 화장품을 즐겨 사용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명성황후의 피부가 창백하고 푸르스름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납과 수은은 독성이 있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1913년에는 미국 약사 윌리엄스가 바셀린에 석탄가루를 섞어 만든 물질을 눈썹에 발랐는데 눈썹이 훨씬 풍성하고 길어 보였고, 눈 역시 더 커 보이게 만들었다. 이것을 '마스카라'라고 한다.
 

@pixabay

선조의 지혜가 다시 주목받는 현대의 화장품

현대의 화장품은 마스카라, 파우더, 립스틱, 아이섀도, 크림 등 너무나 다양한 종류가 있고 브랜드와 제품도 천차만별이다. 외모지상주의가 어느 때보다 심해진 시대이기에 앞으로도 화장품 시장과 규모는 절대 줄어들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아름다워지고 싶은 것은 인간의 자연스럽고 원초적인 본능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전부터 다양한 방법과 재료를 이용해서 자신을 꾸며보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화장으로 자신의 피부를 해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최근에는 공장에서 만든 화학 화장품의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천연화장품을 사용하려고 하거나 아니면 직접 천연재료를 이용해 나만의 수제 화장품을 만들어보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을 보면 우리 옛 선조의 지혜가 훌륭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서양에서는 산업화 이전에도 주로 광물성 화장품을 사용한 것과 달리 선조들은 유기농 식물성 화장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자연의 주변 재료를 활용해 직접 화장품을 만들어왔던 방법을 다시 배우고 있는 것이다.

김강호 기자  cpzm78@handm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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