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18 19:20 (목)
[현장스케치] 기발한 상상력과 수작업이 만나다, 서울미술관 기획전 《YOSHIDA YUNI: Alchemy》 기자간담회
상태바
[현장스케치] 기발한 상상력과 수작업이 만나다, 서울미술관 기획전 《YOSHIDA YUNI: Alchemy》 기자간담회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3.05.31 13: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YOSHIDA YUNI: Alchemy》 내부 전경 /윤미지 기자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잘라진 채 재조합 된 바나나와 사과. 사람의 얼굴을 그리고 있는 수백 권의 잡지들. 요시다 유니의 작품은 기발하고 현대적인 만큼 컴퓨터 그래픽이 사용됐을 것만 같은 착각이 들지만, 아니다. 손으로 직접 오리고, 붙이고, 끼우는 작업은 요시다 유니가 가진 작가로서의 무기로, 그녀는 일본 최고의 아트 디렉터이면서도 ‘핸드메이커’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작가이기도 하다.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의 작품을 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작가의 해외 첫 개인전 《YOSHIDA YUNI: Alchemy》(이하 요시다 유니 전)이 지난 24일부터 9월 24일까지 약 4개월 간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전시는 작가의 순수 개인 작업부터 그간 다양한 분야와 이뤄왔던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포함해 2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작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유니의 시선’ 캡션과 신작 〈Playing Cards〉를 만나볼 수 있어 국내 팬들의 관심을 모은다.

석파정 서울미술관의 11주년 기념 기획전시 ‘요시다 유니 展’

핸드메이커는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독립적인 기사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문화·예술 작품이 ‘기회의 순간’이 될 수 있도록 핸드메이커와 동행해 주세요.

후원하기

석파정 서울미술관(이하 서울미술관)은 지난해 개관 10주년을 맞아 두 개의 특별전을 연 바 있다. 그 중 특별전 《두려움일까 사랑일까 Fear or Love》에는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이중섭, 김환기, 이응노 작가 등 한국 근현대 거장 31명의 주요 작품들이 조명되어 눈길을 끌었다.
 

석파정 서울미술관 외부 전경 /윤미지 기자

그렇다면 앞서 두 개의 10주년 특별 전시를 성황리에 마친 서울미술관의 현재는 어떤 모습일까. 류임상 학예연구실장은 요시다 유니 전 기자간담회의 시작을 알리며, 이번 기획전시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11주년을 맞으며 가장 고민이 됐던 것은 팬데믹 이후 미술관이라는 공간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다”라고 서문을 열었다. 이어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하지 않은 요시다 유니 작가의 작업 형태가 보여주는 긍정적인 메세지가, 왜 조그만 스마트폰 화면이나 컴퓨터 모니터가 아닌 굳이 미술관에 와서 작품을 감상해야 하는가 라는 의문에 대해 같은 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요시다 유니의 ‘연금술’, 영원한 온기를 더하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류임상 학예연구실장의 인사말 이후 요시다 유니의 주요 작품들에 대한 설명, 작가가 직접 질의응답에 답하는 시간들로 구성됐다. 안내와 함께 전시장 내부로 입장해 요시다 유니의 작품을 직접 만나볼 수 있었으며, 이날 작품 설명은 이시연 큐레이터가 맡았다.
 

석파정 서울미술관 류임상 학예연구실장 /윤미지 기자

서울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요시다 유니 전은 「FREEZE DANCE」, 「HIDDEN PICTURES」, 「PLAYING CARDS」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세 개의 파트에 걸쳐 전시의 제목인 ‘Alchemy(연금술)’이 표현되는데, 대상이 가지고 있는 성질을 서로 상호 작용하게 하여, 이를 세밀하게 조작하고 변환시키는 작가의 작업 형태를 만나게 된다.

첫번째 파트는 「FREEZE DANCE」로 ‘그대로 멈춰라’라는 게임의 이름이다. 이 파트에서 만나는 작품들의 소재는 아이러니하게도 금방 시들어버리고 사라질 자연물이다. ‘그대로 멈춰라’의 의미는 사라질 자연물을 사진 작품으로 남기면서 그 영원성을 표현하는 작업을 말한다. 작품은 모두 아날로그 수작업으로 완성했으며 컴퓨터 그래픽이 사용되지 않아 소재가 가진 물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PEEL〉 연작 /윤미지 기자

특히 이 파트에서는 작가의 대표작으로 지목되는 〈PEEL〉 연작과 〈LAYERED〉 연작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두 가지 연작 작업은 모두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흔히 발견하고 먹는 바나나, 사과, 오렌지 등 과일이 작품 소재로 등장한다. 익숙한 소재를 사용하지만 형상은 비일상적이다.

먼저 〈PEEL〉 연작은 오렌지와 사과, 바나나의 껍질이 마치 흘러내리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작품이다. 마치 껍질이 액체로 변화한 듯한 느낌을 주는데, 과일은 여전히 싱싱한 질감을 가지고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PEEL〉 연작에 대해 설명하는 이시연 큐레이터 /윤미지 기자 

이시연 큐레이터는 “작가가 과일 껍질을 길게 하나로 이어지도록 해 완성한 작품으로, 과일 아래에 떨어진 액체 표현 역시 과일 껍질을 사용해서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과일은 상온에 오래 노출되면 변색되거나, 말라가는 과정 등 변형이 생길 수 있지만, 이를 방지하기 위해 화학 약품 처리하기 보다, 오히려 이러한 특성을 살리는데 중점을 둔 작품이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사과 작품에서 잘 드러난다. 사과 껍질의 경우 상온에 오랜 시간 방치하면 점차 마르기 시작하며 안쪽으로 오그라드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작품 속에서 액체화되어 바닥에 흐른 사과 껍질은 모서리 부분이 안 쪽으로 말려 있다. 작가는 이러한 자연물의 특성을 더욱 살려 둥글고, 윤기 있는 액체화 된 사과 껍질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오그라든 사과 껍질 /윤미지 기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오그라든 사과 껍질 /윤미지 기자

자연물의 속성을 마치 연금술 하듯 독특하게 변형한 또 다른 대표작은 〈LAYERED〉 연작이다. 이 연작은 다수의 팬들이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을 만큼 유명한 작품들로 과일과 햄버거의 한 부분을 모자이크로 표현하고 있다. 이 역시 전부 수작업으로 진행했으며, 오랜 시간 동안 세워 두면 식품이 변색될 수 있기 때문에 속도감 있는 작업이 중요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요시다 유니의 대표작 〈LAYERED〉 연작 중 /윤미지 기자
요시다 유니의 대표작 〈LAYERED〉 연작 중 /윤미지 기자
요시다 유니의 대표작 〈LAYERED〉연작 중 /윤미지 기자

이 작품의 작업 과정에는 과일을 다 파내고 그 사이에 큐버로 자른 과일을 하나하나 끼워 넣는 아주 아날로그한 방식이 사용됐다. 이 작업에서 작가는 자연의 물성, 그리고 자연이 가진 시각적 그라데이션을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모두 수작업을 통해 완성된 작품을 사진 촬영으로 남겼다 /윤미지 기자
물성과 자연의 그라데이션을 효과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윤미지 기자

이외에도 사과와 바나나, 오렌지를 재조합한 형상을 찍은 작품부터 자몽과 오렌지, 라임 등을 사용해 과일을 반짝이는 쥬얼리처럼 표현한 작품 〈Fruits Jewels〉도 눈길을 끈다. 〈Fruits Jewels〉는 작가가 패션 매거진과 함께 진행한 아트워크로 사물의 색이 가진 짙음과 옅음을 원물 소재를 사용해 사실적인 그라데이션으로 표현했다.
 

작품 《Fruits Jewels》 /윤미지 기자
자연물을 오리고 붙이고 끼우는 작업은 요시다 유니의 특징이다. 작품을 설명하는 이시연 큐레이터의 모습 /윤미지 기자

작가는 영원한 순간을 과일 외에 꽃을 활용해서 보여주기도 했다. 이시연 큐레이터는 “〈THE MOMENT〉는 연작 작품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특정 계절에만 순간적으로 볼 수 있는 꽃의 유한성을 작품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요시다 유니의 연작 〈THE MOMENT〉 /윤미지 기자
요시다 유니의 연작 〈THE MOMENT〉 /윤미지 기자

해당 작품은 한정된 시간을 살아가는 자연물의 모습에서 개성을 발견하고 하나하나 전부 다른 형상을 가지고 있음을 작업을 통해 보여준다. 특히 단순히 자연물이 가진 개성에 집중하는 것 외에도, 이를 아이스크림이나, 안전핀, 향수병으로 형상화한 작업도 발견할 수 있어 더욱 재미를 더했다.
 

요시다 유니의 연작 〈THE MOMENT〉 /윤미지 기자
엎어진 아이스크림이 된 꽃.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윤미지 기자
작가가 좋아하는 튤립을 안전핀으로 형상화한 작품 /윤미지 기자
튤립을 향수병으로 형상화 하기도 했다 /윤미지 기자

이시연 큐레이터의 설명에 의하면 작가는 작품 속에서 인위적인 느낌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서, 틀을 사용하지 않고, 흙을 하나하나 깎아서 작품을 완성했다. 또 작품 제작을 위해서 인위적으로 꽃에 해를 가하게 되면 작품의 의미가 상실될 수 있기 때문에 시들어 죽은 꽃잎이나 활용할 수 없는 흙 등을 사용해 작업했음 밝히기도 했다.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의 여정

두번째 파트로 넘어가기 전, 전시의 한 공간에는 요시다 유니 작가에 대해 소개하는 섹션이 마련되어 있었다. 일본과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작가이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아 해당 공간을 통해 요시다 유니의 아트 디렉터로서 활동을 조명했다.

이시연 큐레이터는 “해당 공간에는 작가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이력이 준비되어 있어 이를 통해 요시다 유니를 조금 더 알게 되는 기회를 마련했고, 작가가 작업한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 또한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트 디렉터이자 작가인 요시다 유니에 대해 소개하는 이시연 큐레이터의 모습 /윤미지 기자
다양한 분야와 협업한 작가의 작업물을 아카이빙해 보여주고 있다/윤미지 기자
다양한 분야와 협업한 작가의 작업물을 아카이빙해 보여주고 있다/윤미지 기자

이어지는 큐레이터의 설명에 의하면 요시다 유니는 일본의 5대 미술대학 중 하나인 여자미술대학을 졸업했다고 한다. 이곳을 졸업한 인물 중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천경자, 나혜석도 있다. 이후 학교를 졸업한 요시다 유니는 대형 광고회사 오누키 디자인에 입사해 근무했으며, 이후 일본을 대표하는 디자인 거장 노다 나기의 우주 컨트리를 거쳐 2007년에 독립했다. 그 이후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며 자신 만의 독자적인 창작 활동을 선보이는 중이다.

특히 해당 공간의 벽면에는 작가의 첫 해외전을 축하하는 의미로 일본 최정상의 스타들과 국내의 아티스트들의 축전도 준비되어 있어, 이를 통해 요시다 유니의 작업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또한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 흥미롭다.
 

작가의 첫 해외전을 축하하는 축전들 /윤미지 기자

요시다 유니,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 선보여

다음 섹션에서는 두번째 파트인 「HIDDEN PICTURES」가 이어진다. 이 곳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요시다 유니 작가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대중적으로 유명한 익숙한 브랜드와의 협업도 전시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구현된 작가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발견하는 기회가 된다.
 

헬로키티와 유티클로 T의 콜라보레이션 아이템을 위한 아트워크 / 윤미지 기자
헬로키티와 유티클로 T의 콜라보레이션 아이템을 위한 아트워크 / 윤미지 기자
〈LOWRYS FARM 2021 SUMMER〉 /윤미지 기자
일본 드라마 'elpis' 포스터 /윤미지 기자
디즈니와 유니클로 티셔츠 콜라보레이션 시리즈 /윤미지 기자

가장 눈길을 끄는 작업은 패션잡지 『소엔』과 협업한 것으로 75주년 기념 기획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인물의 얼굴을 여러 권의 잡지를 통해서 형상화한 이 작품은 그동안 발행된 1,300여 권의 책들을 통해 『소엔』의 75년 역사를 이미지로 보여준다.
 

패션잡지 『소엔』과 협업 /윤미지 기자

이시연 큐레이터는 이 작품에 대해서 “작가는 먼저 인물 사진을 촬영하고, 이 인물의 얼굴 사진을 1,300권의 책 하나하나에 감싸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해당 작업에는 어시스트를 전혀 고용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작가 본인 수고를 통해 완성한 작품임을 설명했다.

만약 책들이 모여서 하나의 인물 형상을 완성하는 것에서 그쳤다면, 다소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사진 작품이지만 작가는 의도적으로 이를 무너뜨리면서 작품 내에서 운동성을 형성해 기발한 작업을 선보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300여 권의 발행된 책들로 구성한 역동적인 작품 /윤미지 기자

이번 국내 개인전에는 2019년 일본 현지에서 개최한 작가의 전시 《다이나로그》를 위해 촬영했던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이시연 큐레이터는 “작품들 외에도 작가는 전시를 준비하면서 그 동안 쌓아 놨던 여분의 스케치와 소품들을 정리하다가, 이런 것을 관람객에게 직접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고 한다”라며 “작업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자신의 머릿속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고 떠올린 작가가, 보이지 않는 사물의 단면을 보여주자는 주제로 제작한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요시다 유니의 개인전 《다이나로그》에 전시됐던 작품 /윤미지 기자
다양한 사물의 단면을 보여주는 작업.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 작업이다 /윤미지 기자
다양한 사물의 단면을 보여주는 작업.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 작업이다. /윤미지 기자
다양한 사물의 단면을 보여주는 작업.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 작업이다 /윤미지 기자

작품을 살펴보면 마치 칼이 싹 휘두르고 지나간 것처럼 모델의 머리카락이나, 과일, 꽃이 일직선의 단면을 형성하고 있다. 이 역시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작가의 손을 통해 구현한 부분이라고 한다.

작가의 시선 담은 러프 스케치와 소품들 공개 

전시는 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요시다 유니의 러프 스케치와 메이킹 소품 등을 보여주는 섹션으로 이동한다. 전시관의 곳곳에 아카이브 공간이 구성되어 작가의 초기 스케치 등을 공개하는 아카이브 공간이 마련했는데, 이를 통해서 작품의 제작 의도부터 과정까지 생생하게 전달한다.
 

작가의 러프 스케치. 《PEEL》 연작을 위한 스케치도 보인다. /윤미지 기자
요시다 유니의 러프 스케치들 /윤미지 기자
패션잡지 『소엔』과 협업을 위한 러프 스케치들 /윤미지 기자
작품의 과정을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섹션 /윤미지 기자

특히 이 프로젝트는 요시다 유니 작가의 손에서 하나하나 준비된 공간이라 더 의미를 가진다. 이시연 큐레이터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전시장 내에 마련된 소품과 스케치는 작가가 소중하게 소장하고 있었던 것들로, 이번 전시를 위해서 작가가 직접 방문해 구성한 섹션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요시다 유니 작가의 작품들을 모아두고 소개한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작가가 함께 참여해 제작과정을 보다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유니의 시선」캡션을 설치해 관람객이 작품과 작가의 의도를 쉽게 이해하도록 했으며, 완성한 작품과 함께 과정의 보여주는 지점을 다양하게 선보이고자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신작 〈PLAYING CARDS〉 첫 공개

세번째 파트는 요시다 유니 작가의 신작 〈PLAYING CARDS〉를 공개하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이번 첫 공개되는 신작은 기획부터 구상까지 5년이 걸린 작품이며, 총 50여 점의 작품으로 구성 되어 있다.
 

요시다 유니 작가의 신작 〈PLAYING CARDS〉 전시 전경 /윤미지 기자
요시다 유니 작가의 신작 〈PLAYING CARDS〉 전시 전경 /윤미지 기자

작품의 주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플레이 카드’다. 일본과 한국에서는 ‘트럼프 카드’라고도 불리는데, 총 54장의 카드가 세트를 이루고 있다. 이시연 큐레이터의 설명에 의하면 요시다 유니 작가는 어려서부터 이 플레이 카드를 굉장히 좋아했다. 혼자서도 재미있게 놀 수 있고, 여럿이도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소재인 만큼 언젠가 이를 표현한 작품을 만들고자 생각했다고 한다.
 

일상적인 소재들이 프럼프 카드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윤미지 기자
작가의 주요 작업을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신작들 /윤미지 기자
기발한 발상을 통해 트럼프 카드 이미지를 구현하고 있다 /윤미지 기자
그동안 작가가 작품에서 선보인 소재들과 작업 방식이 집약되어 있는 신작. /윤미지 기자
자연물을 통해 구성한 카드도 보인다 /윤미지 기자

이시연 큐레이터는 “작가는 첫 해외 전시를 준비하면서 전세계인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모티브로서 이 트럼프 카드를 사용했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의 트럼프 카드지만,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다른 사물들로 구성된 카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가가 이 작업을 진행하면서 초첨을 맞춘 부분은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작업에 사용했던 소재들, 그리고 작품의 근간이 되었던 다양한 아이디어가 이 작품에 담겨 있다”고 전했다.
 

그림자를 통해 트럼프 카드 이미지를 구현한 모습 /윤미지 기자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 /윤미지 기자 

요시다 유니 “손으로 담을 수 있는 따뜻한 열정 담고자 했다”

작품 설명 이후에는 요시다 유니 작가가 직접 답변하는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주로 그녀의 작업 방식과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이 이어졌는데, 특히 요시다 유니의 작업을 촬영하는 포토그래퍼에 대한 질문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요시다 유니는 “작업을 직접 촬영하는 것은 아니고, 전문 포토그래퍼와 작업하고 있다”라며 “특정 작가가 아닌, 각 작품에 맞는 작가를 선택해서 함께 작업한다”고 밝혔다.
 

기자간담회 중 답변하는 요시다 유니의 모습 /윤미지 기자
요시다 유니 작가가 기자들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미지 기자

또 현대 작가들이 컴퓨터 그래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반면, 요시다 유니는 아날로그 형태의 작업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도 이와 관련된 질문이 많았다. 이에 대해서 요시다 유니는 “물론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서 형상을 구현하면 더 빠르고 간단하게 작업할 수 있지만, 아날로그 표현은 작가인 내가 생각하고 작품의 방향을 가장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 믿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내가 담을 수 있는 따뜻한 열정을 아날로그 작업을 통해 작품에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고 덧붙였다.

요시다 유니 작가는 작품을 완성하는 것만큼이나 이에 도달하는 과정 자체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작가는 “작품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생각치 못했던 무언가를 발견하게 될 때도 있는데, 이 부분 역시 이 작업을 고수하는 이유이다”고 전했다.

요시다 유니의 해외 첫 개인전 《YOSHIDA YUNI: Alchemy》은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전시는 9월 24일까지이다.

핸드메이커DB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핸드메이커가 다양한 현장을 발로 뛰며 독립된 기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후원이 필요합니다. 후원을 통해 핸드메이커는 보다 독자 중심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미래를 관통하 는 시선으로, 독립적인 보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곳이든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공간에는 항상 핸드메이커가 함께 하겠습니다. 작가들 의 작품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함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 다. 앞으로 핸드메이커가 만들어갈 메이커스페이스에 동행해 주셨으면 합니다.

단 한차례라도 여러분의 후원은 큰 도움이 됩니다. 후원하기 링크를 통해 지금 바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응원해 주세요.

후원하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경기도 시흥시 은계로338번길 36 3층 301호(대야동)
  • 대표전화 : 070-7720-2181
  • 팩스 : 031-312-10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리
  • 법인명 : (주)핸드메이커
  • 제호 : 핸드메이커(handmaker)
  • 등록번호 : 경기 아 51615
  • 등록일 : 2017-08-23
  • 발행일 : 2017-08-15
  • 발행·편집인 : 권희정
  • Copyright © 2024 핸드메이커(handmaker).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handmk.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