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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주는 소박함과 안락함' -시멘트 몽돌화분 조성민 작가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01.31 14:44
  • 댓글 0
몽돌 화분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화분은 식물이 거주하는 집과도 같다. 소중한 반려식물이 화분 안에 뿌리를 내리고 생명을 얻으면서 집안 곳곳에 자연 속 편안한 분위기와 안락함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처음 여기 있는 화분을 봤을 때 돌을 파서 만든게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실은 시멘트로 만든 것이었다. 이 자연스러운 질감과 구멍, 색깔을 전부 핸드메이드로 직접 구현해낸 것이다.

이 화분은 다른 화분에선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 소박함. 그렇기에 알록달록한 인조 화분과 달리 더 식물과 어울린다. 마치 식물들이 원래 그 화분 속에서 자라난 것처럼 자연 속 그대로의 일체감을 이루고 있는 것만 같다.
 

조성민 작가

작가님과 수제 시멘트 화분에 대해 소개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수제 시멘트 화분을 만들고 있는 조성민입니다. 

현재 모움을 운영하며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제가 만드는 제품 중 대표적인 것이 시멘트로 만든 '몽돌 화분'으로 몽돌이 갖고 있는 무게와 시간, 깊이를 모티브로 하여 제작하고 있어요. 이 외에도 못난이 화분, 블럭화분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항상 새로운 작품을 위한 연구, 개발에 힘쓰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화분은 다른 일반 화분과 비교해서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몽돌 화분 만드는 방법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인위적이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고 다양한 돌의 형태를 담아내기가 쉽지 않죠. 그렇기에 자연스럽고 다양한 몽돌 고유의 디자인을 위해 직접 계곡이나 바닷가에 가서 보고 만지고 느껴보곤 합니다(웃음)

시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시멘트 화분은 대부분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드는데요. 대량생산과 제작의 용이함에는 좋지만 자연스러운 느낌을 살리는 데에는 아쉬움이 있어요. 하지만 제가 만드는 화분은 천연 시멘트를 사용해 자연스러운 특유의 물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 화분들은 굉장히 화려해요. 저는 본래 화분이란 식물을 키우기 위한 것이므로 식재를 했을 때 식물이 잘 보이면서 돋보이게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 화분은 보통 컬러가 없고 모노톤이 대부분입니다.
 

몽돌 화분


수제 화분을 만들기까지

화분을 만들면서 도예전공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원래 전 판화를 전공했어요. 판화에는 다양한 주제가 있고, 한창 작품 활동할 때에도 다양한 작품으로 전시를 하다 보니  '무언가를 만든다'라는 것에 대해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었어요.

돌은 제가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부터 작품의 소재로 자주 활용했습니다. 이것이 화분을 만들 때도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작품에서는 돌을 판화나 페인팅, 설치 등을 통해 표현했다면, 이제 저는 시멘트로 돌 모양을 구현해낸 화분을 만들게 되었죠.

어느날 우연히 식물을 사서 키우면서 어울리는 화분을 찾다가 찾은게 바로 시멘트 화분이었어요. 그런데 종류가 대부분 사각화분 뿐이었고 가격도 비싸서 직접 만들어 보자라는 생각을 했죠. 정말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해봤어요. 그렇게 어느새 나만의 화분을 만들게 되었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웃음)
 

몽돌 화분


시멘트 제품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많을텐데 그 부분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제가 주로 쓰는 시멘트 재료는 프롬 시멘트입니다. 프롬시멘트는 어떤 화학첨가물 없이 100% 천연재료로만 만들어진 시멘트에요. 식품이나 물과 접촉되는 곳에도 사용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초창기에는 일반 시멘트로 만들기도 했지만 프롬 시멘트로 생산하는 비중을 계속 늘려나가고 있어요. 일반 시멘트에도 물론 친환경 시멘트가 있지만, 소량으로 구하기가 상당히 힘들어요. 핸드메이드 작가로서 프롬 시멘트만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프롬 시멘트가 고유의 돌의 느낌과 질감, 색을 나타내는 데에 아주 적합한 것 같아요.


화분을 만드는 대략적인 과정을 소개해주세요

먼저 시멘트로 직접 빚거나 몰드에 부은 다음 굳히는 방법으로 모양을 만듭니다. 그 다음 컬러링을 하고 시멘트 강화를 위한 1차 코팅과 표면 처리를 위한 2차 코팅을 거치면 작품이 완성됩니다.

디자인과 컬러링은 그때마다 느낌에 맞추어 제작하기 때문에 같은 컨셉의 제품이라도 조금씩 다 다르게 나옵니다. 돌의 소재를 활용하여 작품제작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돌처럼 보이게 하는 표면의 텍스쳐나 컬러링은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저만의 노하우가 있죠.
 

몽돌 화분


시멘트로 물건을 만드는 방법을  새로운 생활용품 또는 예술품에 적용해볼 계획은 없으신가요

시멘트라는 재료는 원래 건축에 많이 쓰였지만 최근에는 노출 콘크리트를 활용한 외장이나 인테리어, 가구, 소품 등에도 시멘트를 사용하고 있어요.

모움공방에서는 그동안 화분을 위주로 만들어 왔는데요.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화분과 함께 인테리어와 관련된 제품들로도 영역을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현재는 향초와 인센스 홀더, 장식돌, 정원용 조명과 장식돌 등을 계획 중이에요. 연탄재를 활용한 업싸이클 화분과 블럭 화분, 인센스 홀더는 현재 시제품이 나와있는 상태여서 조만간 판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디자인을 할때 나만의 기준이나 영감을 받는 요소가 있다면

디자인을 할 때 돌을 모티브로 한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하진 않아요. 지금까지 봐온 돌들을 생각하며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디자인합니다. 다양한 돌의 패턴과 기본 틀만 정해 놓고 나머지는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생각나는 대로 만들기도 해요.

저는 일상생활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으면서 그 가치가 느껴지는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인위적인 느낌이 빼려고 상당히 노력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상상하시는 것 이상으로 대충 만들때도 있어요.

너무 열심히 만들면 인위적으로 되어버려서 만들다가 말거나 덜 다듬거나 거칠게 마무리하기도 해요 디자인에서도 비대칭과 변화를 굉장히 선호하는 편입니다. 똑같지만 똑같지 않은 것,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것. 이것은 자연이 주는 매력 중 하나이고 모움의 방향 중 하나입니다.

현대의 예술가들 모두 나만의 소재, 재료, 기법, 이야기 등에서 '다름'을 찾고 있어요. 사람들의 인식이 예전하고 많이 달라져서 봤거나 익숙한 것들에 대해서는 관심도 안 주거든요.

반대로 새로움에 대해서는 엄청난 관심을 보입니다. 저도 작품 활동을 해오다 보니 다른 것을 만들게 되고 자연스럽게 지금의 화분들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몽돌 화분


최근 친환경 플랜테리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늘고 있는데,
수제 시멘트 화분이 플랜테리어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요즘 플렌테리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저도 처음에 다육이 세 포트를 사와서 심은 것이 수제 화분의 시작이었어요.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지만 새잎이 돋아나고 자구가 나오고 꽃이 피는 것을 보면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거든요.

몽돌화분은 식물과 자연의 모습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해요. 돌의 형태적 특성과 물성을 최대한 살렸고 인위적인 느낌을 배제하기 위해 절제된 컬러를 사용합니다. 이것은 플랜테리어의 원래 목적과 맞으며 저희 제품이 흔히 볼 수 있는 아이템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핸드메이드의 매력

유니크함과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생각·경험·목표가 다 다르기 때문에 같은 것을 보고, 같은 재료로, 같은 시간에 했을지라도 작품을 만들면 그 자체로 다름과 고유함이 생겨납니다. 그런 것이 핸드메이드의 매력 아닐까요?

핸드메이드는 대량생산이 힘들지만, 반대로 보면 여러 취향의 고객분들에 맞추어 생산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러한 제품을 원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핸드메이드 시장도 커지고 있어요. 하지만 점점 모방품이나 그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부작용도 있어요.

하지만 저의 작품에는 지금까지 제가 고민해왔고 이야기해온 감성이 녹아 있습니다. 겉으로는 따라할 수 있어도 그 감성을 그대로 구현해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제가 추구하는 핸드메이드의 가치와 매력을 지켜내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몽돌 화분


앞으로의 계획

공방을 혼자 운영하면서 제품의 개발과 생산, 홍보를 모두 혼자서 하려니까 속도가 좀 더딘감이 있어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인재를 영입하여 지금보다 더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몽돌화분을 시작으로 인테리어, 정원 소품으로 제품군을 다양하게 만들 계획입니다.

지금은 제품의 개발과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준비가 되면 유통과 홍보에 치중해야겠죠. 소규모 공방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장은 힘들더라도 급하게 생각하고 있진 않아요. 천천히 길게 가는 것이 목표니까요.

‘모움’은 화분 브랜드만이 아닌 작가와 공방 간의 상생, 협업하는 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은 저 혼자이지만 주변부터 시작해서 능력 있는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확장해 나가려고 해요.
 

몽돌 화분


모움의 화분들은 화분 본연의 목적을 지키고자 한다. 화려함보다는 소박함, 화분 자체를 뽐내는 것보다는 식물 그 자체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곳에 가치를 둔다. 다른 수많은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화분에서는 볼 수 없는 모움만의 매력이다.

'똑같지만 똑같지 않은 것',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것' 숲속 풍경들이 주는 느낌이 그러하다. 그리고 모움은 그러한 자연의 매력을 그대로 구현해내고자 노력한다.

삭막한 도심 속을 살고 있는 우리 현대인들이 모움의 화분과 반려식물들을 통해 집에서라도 잠시나마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김강호 기자  cpzm78@handm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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