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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전통 장인] '실용성과 예술성을 모두 겸비한 금속장식' -두석장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01.30 13:54
  • 댓글 0
자물쇠 @pixabay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뭔가 숨기고 싶은 물건이 있거나 귀한 물건을 보관하기 위해서는 자물쇠를 걸어 두고 굳게 잠가 두곤 한다. 이런 자물쇠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아주 옛날 사람들도 숨기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나 보다.

기원전 수천 년 전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서도 자물쇠 유물이 발견됐다. 이때의 자물쇠는 목재로 만든 것이었는데 이후에는 금속공예가 발전하면서 더 정교한 자물쇠와 열쇠, 금속장식을 만들었다.

18세기 프랑스대혁명으로 인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비운의 군주였던 루이 16세는 독특한 취미가 있었다. 바로 대장간에서 자물쇠 만들기였다. 원래 이미지와는 달리 상당히 검소하고 특이한 취미였던 것 같다.
 

경첩 @Daderot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이러한 금속장식들과 관련된 유물을 확인할 수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차츰 다양한 기능과 모양을 갖춘 가구가 생겨나면서 이들의 기능도 더욱 중요해졌다.

귀족 이상의 계층들은 금속장식과 자물쇠를 단순한기능적인 측면만이 아닌 아름다운 장식을 포함한 예술품으로서의 기능까지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자물쇠와 금속 장식을 통틀어 금속을 치장한다는 뜻인 장석(裝錫)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조선시대에서는 경공장에 이러한 장석을 만드는 두석장(豆錫匠)을 두어 제작을 담당하게 했다. 두석은 놋쇠, 황동을 의미한다. 두석장들은 구리, 주석, 아연, 니켈 등을 합금한 황동과 백동, 쇠로 자물쇠를 만들었다.
 

목재가구에 아름다운 백동 장식으로 장식한 먹감나무이층장 김영창作

두석은 놋쇠를 의미하는 말이지만 조선 후기에 들어서는 은빛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맞춰 구리에 니켈을 넣은 합금인 백동으로 만드는 '백동장석'이 유행했다. 또한 두석장은 자물쇠와 경첩, 열쇠 등 가구에 합금으로 된 장식을 달아 전반적인 가구의 금속 장식을 담당했다.

작업하기 수월하고 더 좋은 빛깔의 합금을 만들려면 적절한 비율로 금속들을 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①금속들을 가열해서 녹인 다음, 골판에 부어 식힌다.

② 이것을 망치로 두들기고 쇠를 깎는 깍칼과 실톱으로 모양을 만든다. ③ 그다음 정으로 구멍을 뚫고 문양을 새기고 ④ 분말을 묻힌 천으로 문질러 광택을 내는 과정을 거치면서 완성한다.
 
두석장들은 다양한 금속을 다루는 것은 물론, 시공을 위해 목재와 가구에 대한 이해도 뛰어나야 했다. 또 투각, 상감, 칠보 등 다양한 예술 기법에도 통달했다.
 

금속장식들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사실 두석장들의 장석은 그 자체로 물건이 되기보다는 가구를 만드는 장인인 소목장들의 요구에 따라 만드는 부품의 측면이 더 컸다. 하지만 구한말 이후에는 새로운 금속가구를 만들거나 아름다운 장식품을 만드는 새로운 공예로서도 적극 활용됐다.

현대에는 두석장이 국가무형문화재 제64호로 지정되어 관리받고 있다. 1980년에 김덕룡(1916~1996) 장인이 1980년에 기능보유자로 처음 지정된 이후, 아들 김극천 장인과 박문열 장인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제는 전자식 자물쇠가 보편화되었고 금속장식들도 대량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두석장들이 만든 금속 장식은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기능만이 아닌 손으로 섬세하게 표현한 아름다움이 지금으로서는 구현하기 힘든 것들이기 때문이다. 두석장들의 기술이 현대와 소통하며 콜라보하면 더 아름다운 작품들이 탄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김강호 기자  cpzm78@handm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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