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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의 역사 이야기] 지글지글~ 명절 음식 부침개, 비 오는 날에도 제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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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의 역사 이야기] 지글지글~ 명절 음식 부침개, 비 오는 날에도 제맛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01.29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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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전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비가 주륵륵 내리고 눅눅한 날에는 지글지글 기름에 부친 부침개가 떠오른다. 막걸리도 곁들이면 더욱 좋다. 우리 전통 한식들이지만 여전히 젊은 세대들도 맛있게 먹는 대중적인 국민 요리이다.

부침개와 전은 같은 말이다. 부침개는 순우리말이며 전(煎)은 달이다, 지지다 등의 의미를 가진 한자어이다. 해외에서는 'korean pancake'로도 불린다. 납작한 서양의 팬케이크와 비슷하게 생겨 그렇게 붙여진 것 같다.

부침개는 전병, 지짐이, 지짐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각종 고기와 생선 및 야채 등을 밀가루와 반죽한 다음, 끓는 기름 위에 얇은 모양으로 반죽을 펴 바르며 번갈아 부쳐서 만든다.

재료의 종류에 따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먹는 부침개인 김치전과 파를 넣은 파전을 비롯해 생선전, 감자전, 호박전, 부추전, 메밀전(메밀전병) 등 다양하다. 지역 별로 독특한 부침개를 만들기도 했는데 특히 부산 동래에서 유래된 동래파전은 밀가루 대신 쌀가루, 찹쌀가루를 반죽으로 이용한다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빈대떡 @pixabay

빈대떡 역시 부침개의 일종으로 혼용해서 쓰였다. 하지만 현재 빈대떡은 녹두를 주로 사용해 맷돌에 갈아서 고기, 김치 등 재료를 함께 넣어 부치면서 만든다. 밀이 귀했던 예전에는 녹두로 만든 빈대떡이 오히려 서민들이 더 많이 먹는 음식이었다.

중국의 '빙자'에서 유래됐다는 말도 있지만 흉년에 사람들에게 나눠주어서 빈자의 떡이라는 뜻으로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한다. 하지만 원래 조선시대에서는 명나라 사신을 접대할 때도 내온 고급 음식이기도 했다.

빈대떡은 평안도, 황해도 등 서북지방에 유래됐다고 한다. 이북 지역에서는 녹두가 잘 자라기 때문에 녹두로 만드는 요리가 발달했다. 특히 평안도 빈대떡은 다른 빈대떡보다 훨씬 크고 두꺼워 차별화되고 있다.
 

오징어전과 막걸리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명절에 흔히 맛보는 동그랑땡(완자)도 역시 부침개에 포함된다. 밀가루 반죽에 고기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엽전 모양처럼 동그랗게 다진 다음, 밀가루를 묻혀서 부쳤다. 이렇게 보니 전이라는 음식은 정말 우리 일상에 널리 퍼진 음식인 것 같다.

그런데 주변 나라들도 우리와 비슷한 음식들이 있다. 일본의 '오코노미야키'는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밀가루 반죽과 계란, 양배추, 고기 등을 넣어 부치고 특유의 오코노미야끼 소스와 가쓰오부시 등을 뿌려서 먹는다.
 

오코노미야끼 @SteFou!

중국에서도 중국 특유의 부침개인 '전병'이 있다. 밀가루와 계란 반죽에 양념과 재료를 넣어 쌈 방식으로 먹으며 길거리 음식으로도 많이 팔고 있다.

사실 한국 요리는 보통 기름을 많이 쓰지 않지만 부침개에는 기름이 필수이다. 그 때문에 예전에는 명절, 제사에만 먹는 귀한 음식이었다. 명절 때 전을 만드는 사람에게는 전이 악몽 같은 존재일 수도 있다. 손이 많이 가고 준비하고 다듬어야 할 재료도 많기 때문이다.

맛있게 먹어야 할 음식 때문에 누군가가 힘들어질 필요는 없을 듯하다. 명절에만 먹는 음식이라는 것도 이제 지나간 역사일 뿐이지 않을까? 비 오는 날, 오순도순 모여 맞는 사람들끼리 먹을 때야말로 부침개가 가장 맛있는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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