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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전통가옥] 정글 원주민들의 손재주와 지혜가 녹아있는 바하이쿠보
  • 최상혁 기자
  • 승인 2019.01.17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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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izsa Timkang

[핸드메이커 최상혁 기자] 짚으로 지붕을 씌운 전통 가옥을 우리는 '초가집'이라고 부른다. 짚은 보온성과 탄력이 좋고 주변에서 구하기 흔한 재료였기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애용됐다.

이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의 사람들도 나름대로 지혜를 발휘해 각자 자신들이 살아가는 환경에 알맞은 집을 지었다. 유용하고 구하기 쉬운 재료들과 방법들을 찾아낸 것이다.

습하고 무더운 열대지방의 경우 통풍이 잘 돼 시원하고 자주 내리는 비를 막아줄 수 있는 집을 지어야 했다. 이런 대표적인 열대의 전통 가옥으로는 필리핀의 바하이쿠보(bahay-kubo)를 들 수 있다.

바하이쿠보는 영어로 옮기면 'nipa hut'이라고도 한다. 니파 잎으로 만든 오두막이라는 뜻이다. 니파잎은 니파야자 나무의 잎을 말하는데 통풍이 잘되고 방수가 잘 되며 튼튼해서 지붕뿐 아니라 모자와 가방 등의 생활용품에도 쓰인다.
 

필리핀 마노보 부족의 가옥 @Burgermac

약 1미터 이상 네 개의 기둥을 세워 그 위에 집을 세우는 방식으로 짓는 바하이쿠보는 따로 못을 사용하지 않고 대나무를 일일이 잘라 줄기와 잎 등으로 엮어 만든다. 그다음 말린 니파잎을 덮어 지붕을 만든다. 

바하이쿠보는 자연의 재료를 활용해 별다른 도구 없이도 뚝딱 만들어지며 태풍과 홍수 등으로 망가져도 쉽게 수리가 가능하다. 필리핀인들의 손재주와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집이 아닐까 싶다.

기둥 아래의 공간은 가축을 키우거나 곡식, 생활용품을 서늘하게 보관할 수 있었으며 상층은 침실, 부엌 등의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니파 나무 숲 @Qaalvin

스페인인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바하이쿠보는 필리핀인들의 대중적인 가옥이었다. 하지만 스페인에 점령당한 이후부터는 바하이쿠보의 전통적 기법과 돌로 집을 짓는 유럽의 건축양식이 섞인 '바하이 나 바토'가 퍼지게 된다.

오늘날 서구화와 도시화의 영향으로 바하이쿠보는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집이 됐다. 하지만 유명한 관광지, 휴양지에서는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별장용으로 제작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동남아 및 남미 해변에서 물 위에 지어진 별장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을 수상가옥이라고 하는데 바하이쿠보도 수상가옥의 형태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바하이쿠보는 주변 환경을 이용해 극한 기후를 이겨내고자 했던 지혜가 담긴 전통가옥 중 하나이다. 두 손만으로 많은 것을 만들어내며 모든 환경을 극복해냈던 인류들의 슬기는 정말 놀랍다.

최상혁 기자  hurray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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