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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전통 장인] '새로운 공예로 재탄생한 그림과 책들' -배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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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전통 장인] '새로운 공예로 재탄생한 그림과 책들' -배첩장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01.16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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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구석진 책장에서 먼지가 쌓여있는 오래된 책을 펼쳐보면 종이가 누렇게 변색되거나 습기와 곰팡이 등으로 상한 책들이 많다. 종이는 세월의 흔적을 이기지 못한다. 하물며 수백 년의 세월을 지낸 고서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를 해줘야 한다. 우리 예전 한국화나 서예, 고서 등의 작품들도 액자, 족자, 병풍 등의 형태로 만들어서 보관했는데 이것을 배첩(褙貼)이라고 한다. 표구라고도 불리는 배첩은 옷, 풀 등을 붙인다는 뜻이며 아름다운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공예로 발전했다.

배첩은 중국에서 유래됐으며 삼국시대부터 배첩과 관련한 기술들이 전래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조선시대에서는 국가기관인 도화서를 두어 그림 그리는 일을 관장했는데 이 기관에는 또한 배첩을 하는 배첩장들을 두었다. 배첩장은 국가가 관리하는 전문 기술자들이었던 것이다.

배첩은 풀, 한지, 비단, 목재, 먹 등 다양한 재료와 연장을 활용하여 만든다. 종이를 두루마리처럼 길게 마는 족자, 전통 액자, 그리고 길게 늘어서 그림을 펼치는 병풍은 조금씩 사용하는 재료와 공정 순서는 다르지만 원리는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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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과 배접지를 먼저 일정한 크기로 재단하며 풀로 붙이고 바르고 건조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다음, 조립하여 다듬으면서 배첩을 완성한다.

또 배첩장은 오래된 고서를 복원하는 일도 했다. 한지를 하나하나 잿물 등으로 세척해서 손상된 부분을 제거하고 한지를 다시 덧붙인 다음, 붓글씨를 다시 쓰거나 실로 꿰매는 방법 등으로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만든다.

조선시대의 배첩장들은 오래 물건들을 관리해야 했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이 요구됐다. 배첩장은 임금의 어진을 봉안하고 관리하는 중요한 국가적 사업을 맡기도 했다. 승정원 일기의 현종 11년의 기록을 보면 배첩장이 불에 타서 훼손된 선대의 어진을 보수했다고 한다.

배첩장은 귀한 문화재들을 새롭게 재탄생시키고 손상이 가지 않도록 관리해야 했기 때문에 숙련도와 경험이 중요하다. 한지와 비단 등 좋은 재료를 선택할 수 있는 안목과 배첩을 하는데 주요한 재료인 풀을 만드는 일, 재료들을 세밀하고 섬세하게 사용하여 배첩을 제작하는 손기술이 요구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나라 배첩은 상당히 쇠퇴했다. 특히 일본 표구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전통 배첩이 밀려났던 것이 컸다. 때문에 예전 조선왕조에서 사용하던 배첩 방법은 완전히 복원되지 못했고 고증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현재 배첩장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02호와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7호 등으로 지정되었다. 이들 배첩장들은 굉장히 아름다운 병풍, 족자, 액자, 고서 등을 만들고 있다.

한번쯤 풀을 이용해 민화나 한지 등을 붙이고 접는 미술 공예를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의외로 배첩은 우리 일상에도 그대로 녹아들 수 있다. 그림을 그리는 것만이 아닌 그것을 더욱 다양한 작품으로 꾸며서 만들어내는 것이다.

전통적인 배첩 기술 역시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더 쉽고 재밌으면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릴 방법들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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