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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전통 장인] '나를 지켜주고 표현해주는 칼을 만들다.' -장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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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전통 장인] '나를 지켜주고 표현해주는 칼을 만들다.' -장도장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8.12.26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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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장도 @전 안젤라 네이버 블로그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화약무기가 발달하기 전만 해도 냉병기는 수천 년간 인류가 자신의 몸을 지키던 무기였다. 치안이 좋지 않고 도적과 맹수가 들끓던 시대일수록 호신 무기는 더욱 중요했을 것이다.

특히 칼은 휴대하기에 간편하여 널리 쓰였다. 또한 단순한 호신용을 넘어 일상생활에서도 쓰였으며 동시에 자신의 위엄과 권위를 드러내주는 사회적인 역할도 함께 했다.

고구려의 권력자였던 연개소문은 항상 다섯 자루의 칼을 차고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위압감을 주었다고 한다. 반면 작은 칼인 '은장도'는 남녀가 모두 차던 호신용 무기이기도 했지만 절개를 잃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하는 등, 칼은 당시 사회상을 반영했다.

백제 시대의 환도 @Good friend100

칼집이 있는 작은 칼을 일반 도검인 환도와 구별하여 장도라고 하며 그러한 칼을 만드는 장인을 장도장(粧刀匠)이라고 부른다. 이미 고려시대부터 일반 성인 남녀들이 호신용으로 칼을 차는 것이 유행했다고 한다. 따라서 칼 만드는 기술과 장인들도 많이 발달했을 것이다.

장도는 각자가 원하는 디자인과 문양, 형태 등을 만들면서 다양해졌다. 종류는 주로 몸에 차는 패도와 주머니에 넣는 낭도로 나눈다. 칼집은 원통형, 사각형, 팔각형 등 다양했고 재료도 나무, 금, 은, 쇠, 백옥, 상아 등 여러 재료를 사용했다. 이뿐 아니라 시를 조각하거나 여러 문양을 남기는 등 시대가 갈수록 호신용보다는 장식적인 화려함을 강조했다.

장도장박물관에서 재현한 작업 중인 장도장들 @전 안젤라 네이버 블로그

장도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화덕에서 풀무 등으로 온도를 조절하면서 재료를 녹이고 형태를 만들었으며 망치, 숫돌, 정, 집게, 패, 인두 등의 도구를 활용하여 다듬고 칼날과 칼집에 문양과 글씨를 새겼다.

조선시대에서는 중앙의 수공예 기관인 경공장에 장인들을 두어 왕실에서 사용할 장도를 제작하게 했고 민간에서도 다양한 지역에서 장인들이 장도를 만들어 판매했다. 장도는 칼집, 칼날, 칼자루, 장식 등을 모두 분업을 나눠 제작했지만 현재는 장도장이 모든 기술을 보유하여 전승 중이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치안과 사법 체계가 확고하게 자리 잡았으며 법적으로도 무기를 만들거나 휴대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칼 만드는 기술도 자연스럽게 잊힐 수밖에 없었다.

'대추나무은장환갖은을자도' @전승공예대전, 조영진作

하지만 전통적인 칼 제작 기술의 계승과 보존을 위해 장도장은 1978년 중요무형문화재 제60호로 지정됐다. 또한 경북 영주의 영풍장도장 등 각 시도에서 지정한 무형문화재 장인들도 각자 자신만의 독특한 칼을 만들고 있다.

특히 전라남도 광양은 조선시대에 좋은 칼을 만들기로 유명했던 지역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60호 장도장인 박용기 장인은 광양장도박물관을 설립하여 사람들에게 장도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곳에는 국내외의 다양한 칼을 전시했으며 제작 과정 재현 및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예전이나 현대에나 화려하고 멋진 무기에 대한 호기심은 인간의 본능이었던 것 같다. 수천 년간 만들어진 장도장들의 칼들은 단순한 무기를 넘어 인류의 역사와 애환, 열망을 모두 담고 있는 문화유산으로 우리에게 남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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