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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전통 장인] 우리 민족의 활쏘기 실력을 뒷받침한 장인들- 궁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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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전통 장인] 우리 민족의 활쏘기 실력을 뒷받침한 장인들- 궁시장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8.12.12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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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벽화
고구려 벽화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활은 아주 오랜 역사 동안 인류가 사용한 최종병기였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예전부터 활을 잘 쏘는 민족이라고 했다. 옛날 중국에서도 우리 민족을 동쪽에서 큰 활을 쏘는 민족이라는 뜻을 담은 '동이족(東夷族)'으로 불렀다.

조선시대만 해도 궁술은 무과시험의 중요한 과목이었을 뿐 아니라 사대부들도 덕을 함양하기 위해 활 쏘기를 취미로 했다. 지금도 한국인들은 올림픽에만 나가면 사격, 활쏘기 등 각종 표적 스포츠에서 메달을 휩쓴다. 뭔가 우리 민족에게 활 잘 쏘는 유전자가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활을 잘 쏘려면 또한 그만큼 질 좋은 명궁과 명화살이 받쳐줘야 되지 않을까? 명사수 주몽의 나라인 고구려 사람들도 각궁, 맥궁, 철궁 등 다양한 활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신라에서도 방아쇠를 사용해 강력하게 화살을 날리는 노를 만들었다. 당나라에서는 신라의 노를 두려워해 장인 구진천을 강제로 끌고 갔고 구진천은 끝까지 활 만드는 것을 거부하다가 순국했다는 가슴 아픈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장인들
장인들

오늘날은 활과 화살을 만드는 장인을 궁시장(弓矢匠)으로 부르며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제47호로 지정했다. 우리나라 전통 국궁은 10여 가지가 있다고 하지만 현재는 각궁만이 전해진다. 대나무, 참나무, 뽕나무로 활을 만들었으며 손잡이와 양 끝에는 탄력을 위해 죽심을 넣고 안팎에 쇠뿔과 쇠심줄을 민어부레풀로 붙였다.

활 만드는 재료
화살 만드는 재료

현재 국가무형문화재에는 화살 만드는 박호준 시장, 유영기 장인과 궁장인 김박영 장인이 있다. 특히 유영기 장인은 파주에 있는 '영집 궁시박물관'을 운영하며 국내외 다양한 궁시 전시와 함께 체험 프로그램, 교육 등으로 궁을 알리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별로 전남 광양읍의 김기 광양궁시장과 지금은 국가무형문화재로 승격된 경북 예천군의 예천궁장 권영학, 김종국 장인이 있다. 이들 지역은 예전부터 국궁이 성행해서 좋은 성능을 가진 활과 화살을 만들었다고 한다.

유영기 궁시장 국립무형유산원 제공
유영기 궁시장 국립무형유산원 제공

궁시장 장인들은 수작업으로만 하는 전통적인 활 제작법을 고수한다. 자연의 재료를 이용해 수백 번의 손길이 오가는 작업으로 하루 종일 몇 개의 작품만을 만들지만 잘팔리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또한 배우려는 사람들도 많이 없어 궁시장들이 기술 전수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수천 년간 질 좋은 활과 화살을 만들어온 우리가 백 년도 안 되는 시간 만에 이렇게 민족의 혼이 담긴 기술을 등한시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정부의 지원과 보존의 노력이 더 절실해 보인다. 하지만 이와 함께 국궁 내부에서도 국궁을 더욱 대중화시키고 사람들이 전통 활에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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