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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채색한 그림을 본 적 있나요.' -압화드로잉 이재경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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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채색한 그림을 본 적 있나요.' -압화드로잉 이재경 작가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8.11.22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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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멀리서 볼 때는 단순한 그림 같았는데 가까이 다가갈 수록 뭔가 달랐다. 그림이 진짜 꽃잎으로 채색되어 있는 것이다. 알록달록 꽃잎들이 하나 하나 이어져 생생한 입체감을 형성했고 이로 인해 이색적인 작품이 만들어 졌다.

다소 생소해보일지 모르나 이렇게 꽃잎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을 '압화드로잉'이라고 한다. 꽃을 거의 그대로 붙이는 다른 일반적인 압화공예와는 달리 다양한 색감을 가진 꽃잎들을 활용해서 자유롭게 채색해가며 또 다른 장르의 회화가 가능하다. 

작가님과 CUZIM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꽃으로 그리는 그림, 압화드로잉을 개발한 CUZIM(이하 커짐)의 이재경입니다.

핸드메이커는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독립적인 기사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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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커짐에서는 압화드로잉을 익히는 전문가 과정과 더불어 제휴를 통해 카페에서 즐기는 압화드로잉 프로그램 및 꽃덕후들을 위해 꽃 관련 액세서리, 화장품, 음식 등 다양한 꽃 제품을 판매하는 샵을 함께 운영하며 꽃을 생활 전반으로 넓히고 있습니다.

압화드로잉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원래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저도 제가 꽃과 관련된 일과 연구를 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웃음) 

대학 과제 중에 특정 산업을 분석하고 아이템을 기획하는 것이 있었는데 저는 화훼 분석을 하게 됐는데 선진국일수록 화훼산업이 발전하지만, 우리나라는 오히려 점점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정말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일까요. 우리 화훼산업을 위해  뭔가를 해야할 것 같은 사명감이 들더라구요. 그때부터 꽃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재학 중에 이미 창업을 결심했는데, 처음 목표가 꽃을 특별한 날에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볼 수 있게 하겠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직접 꽃집도 운영해보며 여러 가지로 노력해봤지만 혼자만의 힘으론 꽃에 대한 국내의 정서나 문화를 바꾸기는 불가능하더라구요. 어떻게 하면 꽃을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일상에 버무릴 수 있을지 계속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공기놀이, 팽이, 그림 그리기 등 어릴 적 하던 놀이들이 떠올랐어요. 20여 년이 훨씬 지났지만 아직도 재밌고, 내 추억의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새삼 신기했죠. 그때 생각한 게 꽃이라는 것도 하나의 놀이처럼 혹은 취미처럼 만들어진다면 자연스럽게 일상에 녹아들 수 있고, 세대와 세대를 거쳐 오래갈 수 있겠다는 거였어요. 그때부터 연구를 시작했죠.

우선 꽃을 오래 볼 수 있도록 할 방법이 필요했어요. 색이나 모양이 쉽게 변하지 않는 압화를 생각했어요. 여러 압화 작품을 찾아보았는데 너무 틀에 박힌 올드한 작품 밖에 없더라고요. 이래서는 젊은 세대에게 접근하기 어렵겠다 싶었고 젊은 층이 좋아할 수 있는 컬러링북을 찾았습니다. 압화를 단순히 놓는 게 아니라 컬러링북처럼 채색하는 느낌으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면 누구나 좋아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게 압화드로잉입니다.

일반적인 압화공예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일반적인 압화공예는 줄기, 씨방, 잎 등 꽃의 모든 것을 재료로 하지만 압화드로잉은 꽃잎만을 재료로 합니다. 압화공예가 세모, 네모, 동그라미 등의 도형으로 작품을 만든다는 느낌이라면 압화드로잉은 도트 형태의 점으로 그림을 채색한다는 느낌입니다. 아주 큰 차이라 생각해요.

압화드로잉으로 작품을 만드는 대략적인 과정을 소개해주세요

압화드로잉은 그림 전체를 꾸미는 게 아니라 일부를 채색하는 공예이기 때문에 도안이 필요해요. 우선 도안을 선별하고, 그 도안에 어울리는 꽃을 압화로 만들어놔야겠죠? 꽃잎을 분리하고 화학약품, 염료는 일체 쓰지 않으면서 꽃 그대로의 색을 보존하고 건조시킵니다. (압화 건조법과 압화드로잉에 대한 특허도 있습니다.)

이제 꽃잎을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서 도안 위에 채색하듯 꾸며 나가면 됩니다. 도구는 이쑤시개와 풀을 사용해요.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단순하게 붙이기만 하면 되는 거라고 할 수도 있지만 숙련도에 따라 완성도가 확연히 차이 나요. 도안마다 적당한 기법과 방법이 있어요. 만드는 이의 생각에 따라 같은 꽃, 같은 그림이라 하더라도 느낌이 180도 달라지기도 해요.

작업에 사용하는 꽃들은 어떻게 조달하시나요

양재동에 있는 화훼도매시장을 이용합니다. 꽃 시장으로 가장 유명한 곳이기도 하죠 다양하고 싱싱한 꽃들을 도매가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자주 찾고 있습니다.
 

꽃의 종류와 작품의 종류가 아주 많을텐데 작가님이 특별히 작업할때 좋아하는 꽃이나 작품이 있다면?

저는 거베라를 좋아해요. 색이 아주 뚜렷하고 유선형의 꽃잎 곡선이 너무 매력적이에요. 거베라를 이용해 만든 독수리 작품은 보는 이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실물 같은 느낌을 들게 해요.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르다가 꽃잎이라고 말하면 그제서야 깨달은 듯 놀라는 모습을 많이 보곤 해요.

압화드로잉을 혹시 독학으로 배울 수 있을까요?

물론 독학으로 따라 해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저도 지난 1년 동안 시행착오를 다 해보면서 개발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겠죠? (웃음)

단순한 방법으로는 따라 해볼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압화드로잉을 이해하기에는 다소 힘들 것 같아요 압화드로잉에는 다양한 꽃에 대한 이해와 표현이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좀 더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려면 꽃을 건조하는 방법부터 다양한 기법까지 다양한 기술을 익혀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저희와 제휴한 카페에서 원데이클래스로 압화드로잉을 배워보시는 것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CUZIM에서 압화드로잉과 관련된 전문가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어떤 교육을 진행하며 수료증을 취득하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압화드로잉 관련 교육은 커짐이 유일합니다. 18시간의 커리큘럼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보면서 스킬을 익힐 수 있습니다. 교육이 끝나고 수료증을 취득하면 방과 후 학교 활동이나 문화센터, 공방 등에서 강사로서 교육을 진행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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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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