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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춘천박물관 개관 20주년 기념 순회특별전 ‘안녕安寧, 모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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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춘천박물관 개관 20주년 기념 순회특별전 ‘안녕安寧, 모란’
  • 곽혜인 기자
  • 승인 2022.05.20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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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安寧, 모란’ 전시 포스터 / 국립춘천박물관

[핸드메이커 곽혜인 기자] 국립춘천박물관이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7월 17일까지 순회특별전 ‘안녕安寧, 모란’을 개최한다. 전시는 아름다움의 상징이자 삶의 중요한 순간에 안녕을 가져다준 꽃, 모란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예로부터 모란은 왕실의 의례를 장엄하고 부귀와 기복의 상징, 나아가 평안을 빌었던 꽃이었다. 조선 왕실에서는 풍요와 영화로움이 깃들기를 기원하며 궁궐이나 생활용품을 꾸밀 때 용과 봉황, 거북에 견줄 만큼 모란을 즐겨 사용했다고 한다. 왕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흉례에도 어김없이 모란이 등장했으며 사람들은 죽음 후 조상신이 된 국왕과 왕비가 나라에 영원한 안녕과 번영을 가져와줄 것을 기원했다.

이번 전시는 모란이라는 식물과 그 무늬를 조선 왕실에서 어떻게 향유하는지 보여줌으로써 모란에 담긴 다양한 상징을 소개한다. 18~19세기의 모란 그림과 조선왕실의 중요한 의례 공간을 꾸몄던 병풍 및 작품 50여 점, 그리고 최근 보존처리를 마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모란도2폭장지>가 관람객을 만난다.
 

심사정(1707-1769), 모란 그림 / 국립중앙박물관
허련(1809-1892), 모란 그림 / 국립중앙박물관

삼국시대에 한반도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진 모란은 고려시대 궁중과 귀족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다. 고려시대 역사서에는 국왕과 신하들이 궐 안에 핀 모란을 감상했다는 기록이 다수 전해지고 있으며 모란에 대한 시가 여러 편이 남아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모란을 향유하던 당시 풍조를 엿볼 수 있다.

모란에 대한 애호는 그림을 그리고 감상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18세기 모란을 중심으로 한 화훼화가 유행했으며 민간에서는 모란이 상징하는 부귀화의 염원을 담은 모란도가 민화의 대표 주제로 자리잡았다.
 

모란과 갈대무늬 병, 백자청화 모란무늬 발 /국립중앙박물관
조선 혼례복(활옷) / 국립중앙박물관

모란은 화려한 모습으로 인해 출세, 명예, 평안과 같은 바람을 기원하는 대상이 됐다. 모란을 가까이 두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은 각종 도자나 직물, 목가구 등의 공예품을 통해 나타났으며 고려시대부터 모란무늬가 성행하기 시작해 조선 왕실에서는 각종 의례·생활용품에도 모란무늬를 즐겨 사용했다.

특히 혼례와 관련된 의복, 부채, 병풍 등에 모란이 장식되면서 길상성은 더욱 강조됐다. 아울러 왕의 권위와 모란이 동일한 것으로 인식되어 왕실의 권위를 높이는 데에 모란이 적극 활용됐다.
 

모란도2폭장지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왕실에서의 모란은 병풍 형태로 꾸며졌다. 모란도 병풍은 일상적인 생활지를 의례공간으로 탈바꿈하기 효과적이었으며 혼인이나 잔치와 같은 왕실의 경사마다 사용됐다. 현재 전해내려 오는 조선시대 궁중 모란도 역시 대부분 병풍의 형태로 남아있다.

국립춘천박물관은 현전하는 궁중 모란도 중 설치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모란도2폭장지>를 보존처리해 이번 전시에서 공개했다. <모란도2폭장지>는 모란을 그린 두 폭의 장지 그림으로, 제작 당시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다.

1900년도 편찬된 ‘경복궁창덕궁증건도감의궤’에 따르면 해당 모란도는 경복궁 선원전 협실에 설치돼 있었으며 증축 당시 모란도가 교체되지 않았던 점으로 미루어 선원전이 영건된 1867년 전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 당시 병풍 주변으로 장황 비단의 일부가 남아 있었으며 박물관이 이를 토대로 복원을 진행한 결과 2단의 남색 견직물로 선을 두르고 회장했음을 알 수 있다.
 

모란 자개 그립톡, 모란 방구부채 / 국립춘천박물관

전시를 풍성하게 감상하기 위한 즐길거리와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조선시대 왕실의 생활공간을 꾸민 모란도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1802년 순조와 순원왕후의 가례를 앞두고 수리가 이루어진 창덕궁 대조전 내부의 모습을 3D 영상으로 재현했으며, 모란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영상을 본관 중앙홀 LED 미디어 월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전시 기간 중 매주 토요일은 지역 작가와 협업해 모란을 담은 나비부채와 그립톡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지난해 진행된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의 순회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우리 모두의 안녕을 빌어주는 꽃, 모란을 감상하며 오랫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행복한 앞날을 기원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국립춘천박물관 개관 20주년 기념특별전 ‘안녕安寧 모란’은 오는 7월 17일까지 어린이박물관 열린전시실과 본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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