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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모든 것] 소박했던 조선 민중들의 그림, 조선 민화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8.11.0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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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의 빨래터 @pixabay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한국화는 시대에 따라 그 경향과 특징을 달리한다. 예를 들어 삼국시대에서는 고분(무덤)에 그린 벽화가 유행했다. 또한 고려시대에서는 국교인 불교와 관련하여 그린 '고려 불화'를 꼽을 수 있으며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민중들이 그렸던 민화가 조선을 대표하는 그림 문화재로 대중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민화의 역사를 흝어본다면 선사 시대에 그린 암각화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체로 회화는 오랫동안 왕실과 귀족이 향유하는 고급문화였다. 그러다가 조선 후기에 들어 값싸고 질 낮은 종이가 개발되어 서민들에게도 그림이 널리 퍼질 수 있게 됐다.

서민들의 민화가 성행하면서 왕실의 궁중회화와는 구별되는 독특한 길을 걷게 된다. 당시 조선 그림은 이전 채색화의 맥이 끊겼고 사대부 중심의 수묵화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민화가 자유로운 표현을 중시하면서 다시 채색화가 부활하게 되었다.

조선 후기의 과거 시험장 @작자 미상

민화는 정통 궁중회화보다는 화려함과 체계는 떨어진다. 대부분 정식 그림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더 자유분방하게 표현을 할 수 있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비록 세련미와 격조가 떨어질지는 몰라도 그들의 그림은 자신의 느낌들을 잘 표현했다.

민화의 성격은 단순성, 우화성, 풍속성, 실용성, 민속성 등으로 특징될 수 있다. 민중들은 종교적인 의미의 그림을 그리며 복을 기원하기도 했고 자신들의 생활을 담담하게 혹은 해학적으로 표현하기도 하면서 당시 정서를 거침없이 그림 안에 녹여냈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민화 작가라면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 김득신 등을 꼽을 수 있겠다. 물론 이들은 농민이 아닌 도화서의 화원으로 일했던 중인 계층들이었으며 민화 외에도 다양한 그림을 그렸다. 민화의 진정한 주인들은 지금은 알 수 없는 수많은 무명의 당시 민중들이 아닐까 싶다.

@Anonymous

민화의 한 종류인 문자도는 글자와 그림을 섞어 구성했다. 이 그림은 유교적 윤리와 사상을 반영하기도 했고 복을 기원하는 의미로도 그렸다.

@Anoymous

민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물은 호랑이였다. 호랑이는 서민들 일상에서 아주 가까웠던 동물이었다. 그래서 민중들은 호랑이를 친근하게 그리기도 했고 때로는 부패한 관리를 상징하는 의미로도 그리는 등 다양한 의미로 호랑이를 사용했다.

책가도 @작자 미상

이 그림은 여러 가지 물건을 그린 정물화 중 책과 문방구 등을 그린 책가도이다. 원래 궁중회화로 많이 그려졌지만 19세기 이후에는 민화로도 많이 그려졌다.

오늘날에도 현대와 만나 다양한 전통 공예에 활용되는 민화

민화는 정통 회화와 기법과 재료, 종이의 질 등을 비교하면 비교적 수준이 낮다는 평을 듣는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궁중회화와 구별되는 독특한 장르로 자리 잡았고 민중의 삶을 연구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문화재가 됐음은 물론이며 접근하기 쉬운 점 덕분에 오히려 전통 그림 중 가장 많이 현대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민화는 당시 서민들이 자유롭게 해학과 풍자 등으로 표현하고 감정을 담아낼 수 있었던 나름대로의 문화이자 예술이었던 것이다. 민화가 아닌 어떤 그림이 이만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당시의 일상에 스며들어 생동감 있게 그려낼 수 있었을까?

민화를 그렸던 당시 무명의 작가들은 특별한 야망 없이 자유롭게 그린 자기의 그림이 후손들에게 전해질 줄 알았을까? 문득 우리도 생각 없이 쓴 일기장, 그림, 직접 만든 물건들이 후대에 어떤 가치를 가지게 될지 알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강호 기자  wjrm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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