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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맣고 못생긴 두더지 인형에게 꽂히다, 실바니안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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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맣고 못생긴 두더지 인형에게 꽂히다, 실바니안 패밀리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1.10.22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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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바니안 패밀리의 두더지 가족 /Sylvanian Families Official UK Store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대체공휴일이 연달아 이어진 날이 지나면서 백화점과 마트 에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그동안 잠잠했던 소비 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완구 카테고리 킬러 매장인 '토이저러스'에서는 오는 29일까지 1500여 품목의 완구를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해피 토이저러스 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는 귀여운 동물 인형과 미니어쳐 가구, 건물로 전세계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실바니안 패밀리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요즘 이 실바니안 패밀리에 너무 인기가 많아 중고 거래 플랫폼을 상주하고 있어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 있다. 바로 이 까만 머리의 두더지 인형이다. 

이 두더지 인형은 랜덤팩으로 나오는 물건 중에 시크릿으로 들어 있으며, 한 네티즌이 랜덤팩을 구매했는데 난데없는 이 두더지 인형이 나왔다는 후기를 올렸는데 말 그대로 이 후기글이 일파만파 퍼져 사람들 사이에 인기가 오른 것이다. 처음에는 못생겼다고 이상하게 봤던 이 두더지가 이제는 실바니안 패밀리 시리즈에서도 구하기 힘든 레어 아이템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젠 빡빡이 두더지도 사랑스러워, 실바니안이 사랑받는 이유

두더지 인형 /실바니안 패밀리 공식 사이트

어느날 한 SNS에 이런 글이 올라온다. 실바니안을 하나 구매했더니 왠 대머리가 나와 놀랐는데, 알고 보니 이게 두더지 인형이었다는 글이다. 처음에는 그냥 평범한 글인 줄 알았던 사람들인데 이 두더지가 점점 호응을 얻기 시작하면서 고양이와 강아지 토끼 등 귀여운 동물의 대명사로만 알려졌던 실바니안 세계가 뒤집힌 것이다. 이 두더지를 처음 본 사람들은 처음에는 범상치 않은 모습에 기겁을 했는데, 계속 보다 보니 매력적이고 귀엽게 보이기 시작한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말 그대로 '덕통사고'를 당한 사람들은 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까만 눈과, 짧고 동글동글한 비율을 자랑하는 이 두더지와 사랑에 빠졌다. 온갖 중고 거래 장터에서는 이 실바니안 두더지를 애타게 찾는 사람들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단순히 아기자기한 모습의 고양이가 대세였던 실바니안 세계는 이 두더지로 인해 지각변동을 맞았다. 

핼러윈을 앞두고, 실바니안 패밀리 /flickr

실바니안은 1985년 만들어졌다. 1985년 3월 20일, 일본에서는 인형의 집과 의인화된 동물 형상을 컨셉으로 하는 실바니안 패밀리를 제작, 출시했다. 평범한 인형의 집과는 어딘가 달라 보이는 이 놀이 세트는 처음에 나무로 만들어졌다가 나중에는 플라스틱, 금속으로 대체되어 만들어진다. 같은 해 북미에서 출시한 것들은 이름과 포장 모두 조금씩 다르게 했다. 

이 귀여운 실바니안 가족은 환경 친화적인 땅에서 일하고, 즐거운 삶을 살고 있는 동물 캐릭터이다. 일본에서 시작한 이 캐릭터들은 1980년대 장난감의 상징이 되었고 1987년, 1988년, 1989년 "올해의 장난감"으로 3년 연속 영국에서 올해의 장난감 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 50여개국에 판매되고 있는 실바니안 패밀리는 전세계적으로 1억개 이상 팔렸다고 한다. 이들은 단순한 것 같지만, 절대 단순한 장난감으로 끝나지 않는다.

실바니안 패밀리 /flickr

이 세계의 배경은 실바니안으로, 북아메리카 어딘가에 있는 가상의 마을이다. 가족의 대다수는 농촌에 사는 중산층이며, 몇몇은 성공적인 부를 누리거나 다양한 직업군을 갖고 있다. 지금이 사람들이 사는 세계처럼 의사, 교사, 예술가, 기자, 목수, 버스 운전사 같은 직업의 옷을 입고 있다. 실제 이것은 1950년대의 패션을 기반으로 이루어졌으며, 집들도 커다란 다층 주택에서 일반적인 집까지 다양하다. 

집들도 현실처럼 꽤 사실적으로 만들어졌고 다른 장식을 하거나 재설계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화장실의 변기는 버튼을 누르면 실제처럼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난다. 집과 집은 부분 부분으로 이어져 또 하나의 거대한 집을 형성하고 소비자들에게도 더 넓은 세계를 제공한다. 놀이의 한 종류인 승마나 요트 타기 등 레저 활동에 대한 도구들도 있고 소비자들은 실바니안으로 파티를 열거나 휴가를 떠나는 등 여러 활동도 가능하다. 

실바니안의 자녀들로 보이는 인형 /flickr

실바니안 패밀리를 구성하는 가족은 항상 아버지, 어머니, 적어도 하나의 자녀 구성으로 되어 있다. 피규어의 키는 약 4-8센티로 갖고 놀기 좋은 크기다. 머리와 팔다리 모두 움직이며 디테일 또한 매우 뛰어나 옷을 입히고 벗기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옷을 벗긴 날것의 실바니안은 성 중립, 즉 성이 정해져 있지 않아 자신이 마음대로 남성 옷을 입히든 여성 옷을 입히든 상관없다. 아이들과 어른들은 이 장난감으로 일상의 생활을 재연할 수 있고, 아이들에게는 중요한 사회적 상호 작용과 의사소통을 미리 배워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차를 탄 실바니안 패밀리 /flickr

1985년 3월 실바니안 패밀리는 9개의 가구, 11개의 집으로 이루어진 동물 가족에서 태어난다. 당시는 가구를 배치하고 동물을 원하는 곳에 배치해 나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방식이었다. 이후 매장이 새로 등장하며 가게, 학교, 병원 등 건물을 개발했고 가족 구성원에도 변화가 생긴다. 

2020년은 실바니안 패밀리 탄생 35주년이었다. 이들의 목표는 문화와 세대를 함께 감쌀 수 있는 유산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들은 1985년 등장 이후 사랑, 자연, 가족의 가치를 강조하며 세대를 이어가도 장난감을 갖고 놀며 상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기술과 과학이 발전했어도 일본에서는 수집이 가능한 미니어처 또한 발달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가 사랑받고 있으면서도 실바니안 패밀리는 이들과는 정반대의 노선을 유지했다. 

거대한 실바니안 /unsplash

물론 이것을 대중들은 좋아했다. 현재 일본의 실바니안 패밀리 본사인 에포크 측은 '실바니안 패밀리는 시작부터 놀라운 여정을 거쳐 왔으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1980년대에 시작한 이 브랜드는 소비자들과 수십년을 함께 해 왔다'고 전했다. 시간이 지나고 수요층이 변해도 실바니안 패밀리의 세 가지 컨셉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시장에서 수많은 장난감들이 쏟아져도 실바니안 패밀리는 항상 자신들만의 컨셉을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에포크는 실바니안 패밀리의 성공을 두고 '우리는 브랜드의 핵심 가치에 집중했다'고 말한다. 이들은 아이들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을 항상 모방하고 지켜보고, 우리들이 하는 놀이 자체를 전통이라 믿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현대적인 요소를 장난감 속에 집어넣으려고 노력하는 중에도 결국은 기본적인 가치와 전통을 지키는 것이 최고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이야기다. 

많이 보던 실바니안 패밀리인데 어딘가 무서워 보이지만, 해치지 않는다 /flickr 
실바니안 패밀리와 아이 /flickr

물론 그렇다고 실바니안 패밀리에서 브랜드 확장에 대한 아이디어를 수용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현재 수많은 실바니안 패밀리 애니메이션이 제작되었으며 스트리밍 사이트인 넷플릭스도 실바니안 패밀리 애니메이션 콘텐츠에 대한 권리를 보유, 애니메이션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실제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형 라이센스 또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일본에는 실바니안 패밀리 관련 레스토랑과 테마 파크가 있고 실바니안 패밀리 공원에서 실물 크기의 실바니안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실바니안 패밀리는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을 갖고 있다. 피규어들의 발 밑에는 1985년이란 숫자가 찍힌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이것은 제조 과정의 일부로 실바니안 패밀리를 창조한 에포크 토이가 1985년에 만들었다는 저작권을 뜻하는 날짜다. 종종 수집을 처음 하는 구매자들이 이 스티커만 보고 30년도 더 된 실바니안 보물을 발견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지금 출시되는 실바니안도 동일한 스티커를 갖고 있으며 출시 날짜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 

매장에서 판매되는 실바니안 패밀리 중엔 새 상품들이 먼저 해외 시장에서 선보여지는데, 동시에 이전 라인의 제품 일부분은 생산을 하지 않거나 단종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이 지나면 이전 제품들은 제조되지 않고, 매장에서 품절되면 말 그대로 레어 아이템이 되어 진짜 보물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다른 수집 장난감들과 마찬가지로 품귀 현상으로 인해 가격이 엄청나게 뛴다. 실바니안 패밀리는 연간 카달로그가 나오는데, 어떤 품목이 이 카달로그에 있다면 아직 구입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지만 더이상 카달로그에 등장하지 않는다면 그 제품은 진열대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바니안 패밀리 /flickr

실바니안 패밀리는 일단 발매되어 있는 것들부터가 거대한 양이며, 뭐부터 사야 할 지 엄두가 안 나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나 모두가 이 작은 가족을 수집하는 것은 처음이다. 실바니안 패밀리가 처음 구상되었을 때 모양도 심지어 하나의 그림이었다고 한다. 실바니안 패밀리는 1985년부터 매년 10세트 이상의 물건을 생산하고 다른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독점 세트를 판매하기도 한다. 즉 일본, 미국, 유럽에서만 볼 수 있는 세트가 있고 멕시코와 이탈리아에서만 볼 수 있는 세트도 있다. 특정 권역에서만 발매가 되거나 권역별로 동물들이 다른 옷을 입고 소품들의 색상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두더지를 애타게 찾는 사람들 /번개장터 홈페이지

지금도 중고 거래 플랫폼에 실바니안 두더지를 검색해 보면 두더지를 애타게 찾는 사람들의 외침을 볼 수 있으며, 화면을 채우는 까만 빡빡이의 향연에 웃음이 터질지도 모른다. 처음엔 못생겨서 기겁했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너무 귀해 중고 거래 플랫폼을 들락날락거려야 살 수 있는 귀한 몸이 됐다. 동시에 매일 귀여운 모양의 토끼와 고양이만 관심이 있었다가, 두더지가 말 그대로 흥하는 바람에 다른 종류의 실바니안 캐릭터들에게도 관심이 생긴 사람들도 많다고. 

이 두더지는 지금은 중고로 사려고 해도 프리미엄 가격이 붙어 비싼 편이니 랜덤팩을 노려 보는 게 좋다. 실바니안 패밀리 블라인드백 매지컬 시리즈는 한 박스에 랜덤팩 16개가 들어 있으며 두더지를 포함한 8종 세트가 두 세트씩 들어 있다. 가격이 비싸면 지인과 나눠 사도 되고 온라인에서도 16개입짜리를 한박스로 팔고 있으니 중복 파티가 벌어질 수 있음을 대비해 이쪽을 노려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비록 검은 빡빡이지만, 실바니안은 여전히 귀엽고 이 두더지도 한동안 계속 인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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