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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도 빠져든 추상적인 매력, 한국의 단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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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도 빠져든 추상적인 매력, 한국의 단색화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1.10.20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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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몇 년 전부터 셀프사진관이 유행이다. 정해진 시간 동안 혼자 또는 여러 명이 자유롭게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매력이라면 ‘흑백’으로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복고의 흐름을 타고 인기가 있기도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흔하게 찍을 수 있는 컬러 사진에 질린 젊은 세대의 새로운 선택이 아닐까.
 

지난 9일 마무리된 서승원 화백의 개인전 ‘동시성-무한계’ 전시를 방문한 방탄소년단 RM / 방탄소년단 트위터 @BTS_twt
지난 9일 마무리된 서승원 화백의 개인전 ‘동시성-무한계’ 전시를 방문한 방탄소년단 RM / 방탄소년단 트위터 @BTS_twt

흑백사진처럼, 현대미술에도 한 가지 색만으로 작가의 생각을 표현하는 ‘단색화’가 있다. 서양에서는 ‘모노크롬 페인팅(Monochrome painting)’이라고 부르는 추상화는 이름처럼 하나에서 두 세 가지 색을 사용해 공간을 가득 채우는 듯한 채색이 특징이다.


한국의 정서가 담긴 ‘단색화’

‘단색화’라는 용어는 2000년 열렸던 제3회 광주 비엔날레에서 ‘한일 현대미술의 단면’이라는 전시를 기획했던 미술평론가 윤진섭이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한국의 단색화’ 전에서 ‘단색화’라는 명칭과 ‘Dansaekhwa’라는 영문 표기가 등장했다고 한다. 그전까지는 ‘한국 모노크롬 회화’, ‘한국적 미니멀리즘’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한국 단색화 1세대로 불리는 박서보 화백 / 서보미술문화재단 홈페이지
한국 단색화 1세대로 불리는 박서보 화백 / 서보미술문화재단 홈페이지
박서보, 묘법 No. 080405, 2008, 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 130×195cm / 페로탱 갤러리 보도자료
박서보, 묘법 No. 080405, 2008, 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 130×195cm / 페로탱 갤러리 보도자료

모노크롬 페인팅이라는 용어가 있었지만, ‘단색화’라고 명시해야 했던 이유가 있었을까. 우리나라 단색화 화가들은 서양의 모노크롬에서 발전해 한국 단색화만의 특징을 담았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나 한국적 정서가 담긴 풍경 등을 자신만의 색과 형태로 표현해냈다. 물론, 추상화이기 때문에 관찰하는 사람들이 그림을 통해 작가의 의도를 온전히 전달받기는 어렵다.

한국의 단색화가 가지는 또 다른 특징이라면, 그림에 사용되는 재료에 있다. 단색화 1세대로 현재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박서보 화백의 대표작 시리즈인 ‘묘법(描法, Ecriture)’을 보면, 초기에는 유화 물감으로 캔버스에 반복적인 선의 형태를 그려냈다. 촘촘히 그어내듯이 그린 똑바른 직선은 선의 그림자처럼 보이기도 했다.
 

박서보, 묘법 No. 991222 (detail), 1999, 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 97×130.5cm / 페로탱 갤러리 보도자료
박서보, 묘법 No. 991222 (detail), 1999, 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 97×130.5cm / 페로탱 갤러리 보도자료

그런데 1980년대부터는 한지 위에 그림을 그려냈다. 미술저술가이자 아트플랫폼아시아 대표인 케이트 림이 쓴 글에 따르면, 한지 묘법은 박서보 화백의 묘법이라는 작품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고 한다.

젖은 한지를 여러 겹 배접해 캔버스 위에 붙여 한지 캔버스를 만들어 냈고 그 위에 그림을 그렸다. 한지의 뛰어난 흡수력이 아크릴 물감을 여러 번 채색해도 쌓이는 것이 아닌 은은하게 결합하듯이 퍼지게 만들면서 또 다른 느낌의 묘법을 만들어 낸 것이다. 한지라는 우리 고유의 전통 재료에 층층이 쌓아 그리는 서양화 기법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한국 단색화’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듯하다. 또한, 박서보 화백은 한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한지의 성질과 타협하는 작가의 노력 또한 작품의 한 부분으로 보았다.

젖은 한지 위에 선을 반복적으로 그리다 보면, 한지가 찢어지거나 뭉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 유의하면서 정교하게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삼베나 리넨 등 질긴 천으로 만든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는 서양화에서는 볼 수 없는 한국 단색화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미디어로 재현한 모습 / flickr (LG전자)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미디어로 재현한 모습 / flickr (LG전자)

여러 미술평론가의 의견을 기준으로 단색화를 조금 넓은 범위에서 본다면, 김환기 화백과 이우환 화백도 단색화 작가에 포함된다. 한 가지 색을 사용해 반복적인 점이나 선을 그은 형태는 서양의 모노크롬에서도 볼 수 있는 특징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단색화는 2015~2016년 단색화 열풍이 일어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술비평가들에 따르면, 단색화가 인기를 얻을 시기적인 특징은 없지만, 미술시장에서 갑자기 매매가 늘어나면서 단기간에 작품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술시장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화랑과 경매회사가 마케팅 전략의 하나로 단색화를 발굴해냈다고 바라보기도 하지만, 한 가지의 색과 단순한 형태로 작가만의 색을, 한국의 정서를 표현해낸 ‘단색화’의 등장은 우리나라의 현대미술사를 빛내기에 충분해 보인다.


서양의 모노크롬

우리나라의 단색화에 영향을 준 서양의 모노크롬 페인팅은 20~21세기에 등장해 아방가르드라는 혁신적인 예술 경향을 나타내기에 충분하다. 회화로 표현하는 질감이나 정형화된 기법에서 벗어나 작가의 감정과 의도를 담는 새로운 예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수단으로 ‘하나의 색채 탐구’를 선택한 것이다.
 

카지미르 말레비치, Suprematist Composition: White on White, 1918 / 위키미디어
카지미르 말레비치, Suprematist Composition: White on White, 1918 / 위키미디어

절대주의 운동을 추구한 러시아의 화가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작품을 보면, 모노크롬 페인팅은 어떤 것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작품활동 초기에는 인상주의, 상징주의를 추구했지만, 점차 스타일을 단순화시키면서 기하학적인 형태와 추상주의, 절대주의 등에 빠진 작품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작품명부터 ‘절대주의 구성(Suprematist Composition)’인 작품은 어떠한 색도 없이 하얀색 사각형에 비대칭의 형태를 보인다. 또한, 사각형이 틀어진 형태를 통해 작가는 캔버스 밖으로 사각형이 튀어 나갈 것 같은 움직임을 느끼게 한다. 흰색은 무한을, 사각형은 움직임을 암시한다고 한다. 시각을 통해 보이는 것을 넘어 그림 자체가 하나의 존재감을 나타내면서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카지미르 말레비치, Black Square, 1915 / 위키미디어
카지미르 말레비치, Black Square, 1915 / 위키미디어
카지미르 말레비치, Black Circle, 1915 / 위키미디어
카지미르 말레비치, Black Circle, 1915 / 위키미디어
카지미르 말레비치, Black Cross, 1915 / 위키미디어
카지미르 말레비치, Black Cross, 1915 / 위키미디어
카지미르 말레비치, Black and White. Suprematist Composition, 1915 / 위키미디어
카지미르 말레비치, Black and White : Suprematist Composition, 1915 / 위키미디어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또 다른 대표작인 ‘검은 사각형’도 작품명처럼 흰색 바탕에 검은색으로 채색되어 있다. ‘검은 사각형’이 첫 번째 시리즈이며, ‘검은 원’, ‘검은 십자가’, ‘검은색과 흰색 : 절대주의 구성’ 등 4번에 걸쳐 검은 사각형이 변형된 형태를 그렸다고 한다. 이 작품은 ‘진정한 존재의 움직임은 0에서 0으로 시작된다’고한 말레비치의 말 때문인지 미술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그림의 제로 포인트’로 거론되며, 추상주의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 작품을 두고 말레비치는 ‘검은 사각형은 해방된 무(無)의 하얀 공허함에서 순수한 비 객관성의 경험을 환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예술을 단순히 누리는 수단에서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바라본 그의 관점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이다.

‘검은 원’에서 ‘검은 십자가’, 검은색과 흰색 : 절대주의 구성’ 등 사각형이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그가 말한 ‘진정한 존재의 움직임’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는 움직임이 없는 그림이 추상을 통해 움직이는 것이니 말이다.
 

브라이스 마든, For Pearl, 1970 / 위키미디어
브라이스 마든, For Pearl, 1970 / 위키미디어
브라이스 마든, The Attended, 1996 / 소더비 홈페이지(www.sothebys.com)
브라이스 마든, The Attended, 1996 / 소더비 홈페이지(www.sothebys.com)
브라이스 마든, Cold Mountain I (Path) / 소더비 홈페이지(www.sothebys.com)
브라이스 마든, Cold Mountain I (Path) / 소더비 홈페이지(www.sothebys.com)

미국의 화가인 브라이스 마든도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그의 작품을 보면 ‘For Pearl’처럼 1~3개의 패널을 가진 단색화를 그리거나, 격자무늬 그림을 주로 그렸다고 한다. 이후 유럽을 거쳐 아시아를 여행하면서 아시아의 문화, 예술, 풍경에 빠지게 되었고, 중국의 서예를 연상시키는 작품을 그려냈다. 여기에도 많은 색은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인의 정신을 단색으로 표현한 서승원 화백
- ‘서승원 : 동시성-무한계’


지난 9월 8일 PKM 갤러리에서 열려 이달 9일 막을 내린 서승원 화백의 개인전 ‘동시성-무한계’에는 1960년대 후반의 초기 작업부터 2021년 최신작까지 회화, 드로잉, 판화 등 작품 37점과 그가 저술한 교재부터 사진, 신문 자료 등 미공개 아카이브 자료까지 공개됐다.
 

전시장 내부 / 전은지 기자
전시장 내부 / 전은지 기자

전시된 작품의 제목은 모두 ‘동시성 Simultaneity’으로 같았다. 서승원 화백이 50여 년간 탐구했던 동시성이라는 개념을 단색화로 표현한 것이다. 그 동시성이란 육안으로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피안(彼岸)의 세계를 작가라는 매개체를 통해 동일하고 균등한 시공간 속에 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여기에는 한국인의 정신문화가 담겨있다. 전시 안내 글을 보면, 서승원 화백이 살아오면서 보고 느낀 색과 형태, 비어있음이 한국적인 정서와 어우러지면서 그 경계가 허물어진 것을 색과 선, 격자 등으로 표현한 것 같다.
 

서승원, Simultaneity 21-313, 2021, Acrylic on canvas, 181.8×227.3cm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21-313, 2021, Acrylic on canvas, 181.8×227.3cm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21-316, 2021, Acrylic on canvas, 193.9×259.1cm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21-316, 2021, Acrylic on canvas, 193.9×259.1cm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21-312, 2021, Acrylic on canvas, 181.8×227.3cm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21-312, 2021, Acrylic on canvas, 181.8×227.3cm / 전은지 기자

단색화이지만 채도만 다르게 사용해서 여러 가지 색을 사용한 느낌을 준다. 따뜻하거나 차가운 색을 사용했는데, 그 경계가 뿌옇게 모호하다. 마치 먹으로 그림을 그리면 한지 위에 천천히 퍼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조상들이 중시했던 자연과 조화로움을 표현한 듯하다.
 

서승원, Simultaneity 08-112, 1980, Oil on canvas, 162×130cm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08-112, 1980, Oil on canvas, 162×130cm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77-56, 1977, Oil on canvas, 162×130cm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77-56, 1977, Oil on canvas, 162×130cm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73-17, 1973, Oil on canvas, 116×116cm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73-17, 1973, Oil on canvas, 116×116cm / 전은지 기자

그의 초기 작품에서는 모호한 경계보다는 분명한 경계를 보여준다. 여러 가지 사각형이 비슷한 계열의 색을 가지고 어우러진다. 마치 움직이듯이 틀어져 있다. 러시아 작가인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처럼 실제로 눈에 보이는 움직임은 없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표현한 듯하다. 정제된 형태이지만 추상적인 느낌은 고스란히 전달된다.
 

서승원, Simultaneity 82-132, 1982, Ink, pencil on Korean paper, 63.5×94cm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82-132, 1982, Ink, pencil on Korean paper, 63.5×94cm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83-123, 1983, Ink, pencil on Korean paper, 63×94cm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83-123, 1983, Ink, pencil on Korean paper, 63×94cm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81-629, 1981, Silkscreen, 58×45cm, A.P.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81-629, 1981, Silkscreen, 58×45cm, A.P. / 전은지 기자

추상화에서 볼 수 있는 선, 격자무늬를 나타낸 작품이다. 2개의 작품은 한지에 볼펜과 연필로 그렸다는 점, 하나는 실크스크린 판화라는 점이 다르지만, 직선을 표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서보 화백의 ‘묘법’처럼 서승원 화백도 한지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한국 단색화’의 특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단순히 직선이 셀 수 없이 교차하는 그림이지만, 여러 번 교차한 선은 진하게 표현되거나 사각형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동시에 교차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한지는 보통 종이보다 투명해서 비침이 있기 때문이다.

실크스크린 판화인 ‘Simultaneity 81-629’는 격자무늬 안에 6개의 사각형을 그렸다. 그중 2개의 사각형은 격자를 벗어나 있는데 이 역시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듯하다. 정해진 규칙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느낌이다.
 

서승원, Wood-C, 1968, Woodcut, 36×28cm, ed. 2/10 / 전은지 기자
서승원, Wood-C, 1968, Woodcut, 36×28cm, ed. 2/10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69-K, 1969, Woodcut, 60×44cm, ed. 3/10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69-K, 1969, Woodcut, 60×44cm, ed. 3/10 / 전은지 기자

목판화로 만든 작품도 있다. ‘Wood-C’와 ‘Simultaneity 69-K’는 캔버스 속 사각형이 더욱 확대되었다. 커진 크기처럼 단색의 사각형의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진 느낌이다. 그림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어떤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붉은색과 검은색은 한국의 전통색인 오방색(五方色)에 속하는 것이며, 그 색이 원색에 가까울 정도로 선명하다는 점에서 놓고 감상하면 억지스럽지만, 한국적인 느낌이 풍기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부분이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서승원, Simultaneity 98-315, 1998, Silkscreen, 60×70cm, A.P.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98-315, 1998, Silkscreen, 60×70cm, A.P.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98-1031, 1998, Silkscreen, 60×77cm, A.P. / 전은지 기자
서승원, Simultaneity 98-1031, 1998, Silkscreen, 60×77cm, A.P. / 전은지 기자

이 두 작품은 1998년 작이지만, 서승원 화백의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을 결합한 듯하다. 직선 1개와 라인만 남은 사각형과 그림자같이 가득 채워진 사각형이 있다. 배경에는 여러 가지 색이 겹쳐져 있는데 그 경계가 모호하다. 추상적인 관점에서 해석해보면, 배경은 현실과 이상이 공존하는 세상이고 직선은 그 경계를 나타내는 듯하다. 사각형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닐까. 완벽한 단색은 아니지만, 비슷한 계열의 색이 뒤덮여 있다는 점이 오래도록 시선을 머물게 한다.

단색화라는 명칭만 들었을 때는, 색으로 작가의 의도를 표현해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그 안에는 그 어떤 것보다도 작가의 생각이 깊게 담겨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상상하도록 만들어 그림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구순의 박서보 화백이 지팡이를 짚고도 다섯 시간이나 넘게 붓을 잡고 있는지 알 것 같다. 서양과 다른, 한국인이 가진 정서를 담은 것이 단색화의 매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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