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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과 아트의 만남, MZ세대 저격하는 아트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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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과 아트의 만남, MZ세대 저격하는 아트 마케팅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1.09.0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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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푸르 엘리아손, 'Your rainbow panorama' /flickr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8월 27일 문을 연 대전신세계 아트&사이언스는 개장 기념으로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알려진 올라푸르 엘리아손의 전시 '살아 있는 전망대'를 개최한다. 9월 10일부터 백화점 꼭대기에 위치한 시그니처 시설인 높이 193m 전망대 '디 아트 스페이스 193'은 예술을 접목한 세계 유일의 아트 전망대로, 올라푸르 엘리아손의 신작 7점을 전시한다.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 설치미술가인 엘리아손은 빛과 물, 안개 등 자연 현상을 과학과 접목해 현대미술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아티스트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작품 7점 모두 신세계 대전점을 위해 새로 창작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신세계만의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는 '아트 테라스'에는 자연 소재로 가구를 제작하는 최병훈의 아트 벤치가 설치된다.


쇼핑 공간? 이제는 문화 공간이 된 백화점

백화점에 전시된 작품을 보는 사람들 /롯데백화점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들이 점점 예술을 향유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요즘은 예술을 경험하려면 백화점을 가야 할 정도로, 쇼핑 위주라 여겨졌던 백화점이 예술과 문화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아트 테크, 즉 미술로 제테크를 하는 트렌드가 퍼지면서 미술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술 작품을 직접 보고 감상할 수 있는 공간 또한 중요시되고 있는 것이다. 그 중 가장 인기가 있다고 해도 무방한 곳은 바로 백화점이다.

최근 문을 연 '대전신세계 Art & Science'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닌 과학과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이 되고자 하는 포부와 의미를 더했다. 신세계백화점은 1963년 '신세계 화랑'을 시작으로 첫 갤러리 문을 열었고 1966년에는 국내 백화점 최초로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상설 전시장을 개관하기도 했다.

신세계갤러리 /신세계백화점

아예 쇼핑뿐만이 아닌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새롭게 시도한 것이다. 문화 시설에는 영화관이나 카페뿐만이 아닌 미술품 전시 공간인 '신세계 갤러리'를 만들었다. 이 갤러리와 연계한 '아트숍'은 미술 시장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를 겨냥한 것으로, 지난해 8월 강남점 패션 매장 곳곳에 예술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아트스페이스에서 약 400여점을 판매 성공한 것에 가능성을 본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6월부터 어플에 '신세계아트스페이스'라는 카테고리를 추가해 오프라인에서 전시하는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해 오고 있다. 앱을 통해 작품 감상은 물론, 작가에 대한 기초 지식과 소개 영상을 제공한다. 기존 오프라인 공간에서 부족했던 정보를 추가 전달하는 것은 물론, 접근성도 높였다.

전시 '해피 팝' 전경 /신세계백화점

9월 25일까지 신세계백화점본점 본관 아트월 갤러리 지하 1층에서 5층까지 진행하는 팝 아트 전시는 모바일에서도 볼 수 있다. '해피 팝(HAPPY POP)'이라는 이름으로 기획한 이 전시는 해외 유명 팝 아티스트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그룹전이다. 신세계 아트 스페이스에서는 이번 전시 참여 작가 중 알렉스 카츠, 줄리안 오피, 존 버거맨, 데이비드 슈리글리.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을 집중 소개했다.

이외에도 신세계 아트&사이언스는 오픈 전시로 구전 동화 ‘빨간 망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빨간 망토, 소녀는 왜 숲을 거닐었나?’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배준성, 'The Costume of Painter-at the studio' /롯데백화점
이슬로, 'Round and Round Dance Class'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7월부터 8월 29일까지 'FLEX ART 展'(플렉스 아트전)을 열었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작가 10인(강호성, 배준성, 이슬로, 이한정, 유나무, 잭슨심, 지비지, 최은정, 최윤정, 한상윤)의 작품 90여점을 엄선해 선보였다. 작품가는 최저 60만원부터 최고 7000만원까지 평균 1100만원 정도 선으로 신진 컬렉터들이 첫 번째 컬렉션으로 선택하기 좋은 작품들로 구성했다.

영화 '기생충' 속 다송이의 그림을 탄생시킨 지비지 작가부터, 해석적 경험을 통해 확장된 렌티큘러 이미지를 제공하는 배준성 작가, 그리고 현대인에 내재한 물질적 욕망을 유쾌·상쾌·통쾌라는 역설의 매개체로 전환시킨 한상윤 작가의 작품 등 독특한 세계관을 담아낸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초보 수집가들이 큰 부담 없이 선택하기에 좋은 작품들로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 갤러리 /롯데백화점
줄리안 오피, ‘Street 5’ /롯데쇼핑

롯데백화점은 최근 '롯데 갤러리관'을 열고 온라인 아트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 갤러리관은 유명 작가의 작품을 직접 구매하고 다양한 아트 컨텐츠까지 즐길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전시 중심으로 운영해오던 롯데 갤러리를 전시 및 상시 판매 공간으로 재구성하고, 아트와 관련된 새로운 컨텐츠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 중이다.

롯데 갤러리관을 방문한 고객들은 전문 큐레이터가 소개하는 다양한 작품들을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 이번에 국내·외 유명 작가 100명의 작품 340점을 공개했으며 영국 현대 미술 작가 줄리안 오피(Julian Opie)의 'Street 5', 엘리자베스 페이톤의 'Ketuta Alexi-Meskhishvili' 등 유명한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작품 수는 앞으로 1000여점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 갤러리관은 작품 판매뿐만 아니라 전문 큐레이터가 추천하는 ‘큐레이터스픽’ 등 예술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달의 예술을 만난다는 주제로 최근 전시와 작가 소식을 알리는 ‘아트매거진’,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라이징 아티스트’, 예술 입문 콘텐츠를 소개하는 ‘아트가이드’ 등이 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전시된 작품 일부는 온라인 갤러리에서도 관람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누구나 손쉽게 다양한 예술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갤러리탐(耽) 아트샵 /탐앤탐스

롯데백화점 수원점도 커피전문점 탐앤탐스의 예술지원 프로젝트 '갤러리탐'과 협업한 '갤러리탐 아트샵'을 오픈했다. 갤러리탐 아트샵은 분기별로 주목할만한 작가의 정기 전시회가 열리는 '아티스트 스테이지', 다양한 공예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크래프트 그라운드', 아티스트의 원화를 프린트 액자로 맞춤 주문 제작이 가능한 '아트에디션 판화' 총 3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갤러리탐 아트샵에서 작품을 보고 있는 고객 /롯데백화점

첫 번째 섹션인 ‘아티스트 스테이지(Artist Stage)’는 매 분기별 주목할 만한 작가를 선정하여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 코너다.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그리는 구승희 작가의 동양화와 전통 옻칠화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창조하는 정광복 작가의 공예품이 아티스트 스테이지의 첫 번째 순서를 맡아 전시했다.

‘크래프트 그라운드(Craft Ground)’에서는 벨크로, 금속, 아크릴, 직물 등 다양한 재료로 독특한 작업을 선보이는 공예 작가들의 오브제를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아티스트의 원화를 한정판 프린트 액자로 제작해 인테리어 용품으로도 활용 가치가 높은 ‘갤러리탐 아트에디션(Gallery TOM art edition)’까지 일상친화적인 아이템을 한 공간에서 볼 수 있다.

저스트 어라이브드 /갤러리아

갤러리아백화점은 압구정동 명품관에서 오는 12일까지 ‘저스트 어라이브드(Just Arrived)’라는 타이틀로 다수의 갤러리 작품들을 전시 및 판매한다고 밝혔다. 타이틀의 의미는 국내·외 작품들이 이제 막 도착해 선보인다는 의미로 기획됐다. 전시 중에서도 주목할 것은 단연 앤디 워홀의 작품일 것이다. 이번 행사에선 해외 유명 작가인 앤디워홀·알렉스 카츠·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이 공개된다.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홍수연·이윤성·황도유 등 국내 작가 작품 80여개도 전시될 예정이다. 작품 감상은 물론 직접 구매도 가능하다.

이번 행사는 강남구청과 함께 지난 5월에 진행한 ‘마이클 스코긴스 기획전’에 이어 두 번째로 기획됐다. 강남구 갤러리 4곳(예화랑, 유아트스페이스, 갤러리JJ, 김리아 갤러리)에서 들여온 작품들을 웨스트 3층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앤디 워홀, 'Campbell's Soup Cans' /flickr

주요 작품으로는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알렉스 카츠가 80년대 아트씬의 유명한 커플들을 감각적으로 묘사한 '파 드 되(Pas de Deux)', 도시의 풍경을 독특한 색감으로 그리는 스페인 작가 미구엘 앙헬의 '엘 세크레토 에스콘디도(El secreto Escondido)', 무라카미 타카시 '플라워볼(Flower ball)', 황도유 작가의 앨리스가 탐험하는 몽환적 풍경을 수묵화의 느낌을 살려 표현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홍수연 작가의 우주 공간을 유영하듯 매끄럽고 자유로운 우아한 모습을 담은 '일루미네이트 003(Illuminate 003)', 이윤성 작가가 그리스·로마 신화의 메두사를 형상화한 '메두사의 머리(Head of Medusa)'등이 있다.

3월, 강남아트워킹에 참가했던 예화랑 전시장 /예화랑 

외에도 강남구는 행사기간 동안 운영하는 전시 도보 투어인 '강남아트워킹’을 진행한다. 신사‧청담‧압구정동 일대 갤러리 10곳이 참여하며, ‘국내 1세대 도슨트’로 유명한 김찬용 전시해설가가 참여한다. 강남아트워킹은 문화예술계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획된 전시투어 프로젝트며, 매회 다른 주제로 운영된다. 구는 앞으로도 관내 기업 및 예술단체와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강남아트워킹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갤러리아 백화점 관계자는 "미술 작품이 관람을 넘어 소유라는 소비 행태로 변화하면서 백화점의 프리미엄 콘텐츠로 자리잡았다"며, "갤러리아에서는 미술 작품을 활용한 프리미엄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나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백화점 공간과 아트의 콜라보, 순항중인 아트 마케팅
 

롯데백화점 동탄점에서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 /롯데쇼핑

과거에만 해도 돈이 많은 사람들이나 미술 작품을 구매한다는 분위기였지만 요즘은 MZ세대가 미술 시장에 적극적으로 손을 뻗으며 구매층도 폭넓어졌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소비가 늘면서 유통업계와 백화점도 자연스레 대세에 합류했다. 매장에 배치된 작품들을 통해 소비자들을 매장에 오랫동안 묶어두기 위한 마케팅으로도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백화점은 이제 쇼핑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자체 공간을 활용해 미술품 전시와 판매까지 직접 진행하며 복합 문화 향유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자신의 취향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미술품 컬렉션을 선택하면서 고객층이 넓어졌다. MZ세대들이 선호하는 전시를 많이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술업계 또한 긍정적이다. “최근 백화점 전시가 신진작가들의 등용문이 되기도 하며, 판매까지 이어져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인사동, 평창동, 청담동 등의 갤러리보다 백화점을 찾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미술 작품을 알리기에 매우 좋은 조건을 갖췄다”고 관계자 측은 전했다. 백화점이라는 공간이 아트와 만나 신선한 마케팅과 더불어 또다른 문화 향유의 공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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