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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페이지갤러리, 정명택 '무위재고 無爲再顧 : 은일(隱逸)한 사물의 기척'展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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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페이지갤러리, 정명택 '무위재고 無爲再顧 : 은일(隱逸)한 사물의 기척'展 개최
  • 최미리 기자
  • 승인 2021.08.25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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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iguous Space, stainless steel, steel,  2101, 2102, 2103, /더페이지갤러리

내 작품들의 주된 주제는 물질과 공간의 어우러짐이다. 공간에 대한 탐구는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되어 왔다. 서양 건축물이 벽을 쌓아 외부공간과 내부공간을 뚜렷이 구별한다면 한국 고건축에서 공간이 갖는 특색은 기둥을 주축으로 건축물이 형성되고 필요에 따라 문을 개폐할 수 있어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그리 명확히 두지 않는 차이점이 있다.

다시 말해 한국 고건축은 물질(건축)과 비물질(공간)을 하나로 통합하는 독특한 공간적 특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한국 고건축의 개방적이고 변화무쌍한 공간의 아름다움은 내 작품에 형태적이나 내용적으로 많은 영감을 준다. 나는 작품을 통해 시각적 아름다움과 실용적 기능을 넘어 물질과 공간의 본질적 관계에 대해 자유로이 탐구하고 사유하고 싶다.

- 정명택 작가노트에서 발췌

 Crack 2101, coloring on poplar, 2021 /더페이지갤러리 

[핸드메이커 최미리 기자] 팬데믹 시대가 도래하며 공간의 가치는 더욱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더페이지갤러리에서 가구와 예술 두 가지 영역을 아우르는 정명택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예술작품으로서 공간을 정의하는 아트퍼니처는 상업과 문화, 예술과 실용성 간 관계에 대한 매력적인 질문들을 제기하며 성장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2021년 최신작과 함께 작가의 자연주의 정신이 깃든 아트퍼니처를 선보이고자 한다. 

정명택은 1950년대 미국에서 형성된 아트 퍼니처의 개념을 한국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미국 유학 당시 아트 퍼니처의 아버지라 불리는 웬델 캐슬의 컬렉션 Wendell Castle Collection 디자이너 및 제작자로 벤치와 테이블 작품을 제작했고, 동서고금을 막론한 정명택의 아트 퍼니처에 대한 철학적 사유는 국내외에서 인정받았다. 

Maru, Hanok floorboard, steel, rubber, screews, 2021 /더페이지갤러리

정명택 작가는 고정된 가구의 기능, 소재, 장식의 의미나 해석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질문을 던지거나 이를 해체함으로써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 그는 커다란 철판과 등나무를 이용한 벤치를 통해 은폐된 재료의 물질성을 그대로 드러냄으로서 작가가 해석하는 자연친화적이며 내재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정명택은 생명이 다한 140개의 대청마루 조각을 옮겨와 스툴로 재생한 일련의 과정에서나, 덤벙주초의 모나고 거친 표면 위에 놓일 기둥의 밑동을 상상하면서 ‘데’와 ‘둠’에 이르는 과정을 돌아볼 뿐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그의 조형물은 ‘시간의 자리’를 선명히 읽히게 하는 역사적 경험을 체득하게 한다. 사리(事理)에 눈이 멀어 헤매지 않으면서 인간의 의식을 초월한 자연행위가 바로 정명택이 추구하는 예술의 근본개념이다.

Arcaded Seat 2101, stainless steel /더페이지갤러리

가변적인 한국 고건축에서 영감을 받은 그의 작품은 건축과 공간 즉, 물질과 비물질의 어우러짐에 대한 연구를 담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작품에 내재된 특징을 크게 ‘크게 ‘무위(無爲)의 순수미’, ‘무심(無心)의 담백미’, ‘무형(無形)의 공간미’로 바라보고 작업한다.

이번 전시에서 정명택의 은일한 사물의 기척이 자아내는 물질과 공간의 본질적인 관계, 무위에 대한 깊고도 자유로운 탐구로 관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9월 17일까지 진행되며 자세한 사항은 더페이지갤러리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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