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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체험기] 가을 감성 물씬, 소리와 분위기 동시에 자개 모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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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체험기] 가을 감성 물씬, 소리와 분위기 동시에 자개 모빌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1.08.25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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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태풍이 지나가는가 싶더니 밤바람이 선선해졌다. 여름의 풀냄새보다 가을바람의 서늘함이 기분 좋아지는 때가 온 것이다. 이렇게 계절이 달라질 때는 집안 인테리어도 함께 바뀐다. 얇고 시원하던 여름 이불 대신 따뜻하고 푹신한 겨울 이불을 깔고, 꽃병에는 생동감을 자랑하는 꽃 대신 드라이플라워를 꽂아 고혹적인 분위기를 내본다.

인테리어 소품 중에 계절을 타지 않는 것들도 있다. ‘감성’이라는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여름에서 가을로 옮겨갈 수 있는 자개 아이템이다.
 

전은지 기자
전은지 기자

‘자개’ 하면 할머니 방에 있을 법한 자개장을 떠올리지만, 요즘엔 2030도 탐내는 힙한 아이템이 되었다. 그래서 자개 조명이나 자개 모빌 등으로 고풍스러운 감각을 표현하곤 한다. 차박이 유행하면서 캠핑 아이템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자개 모빌이라고 검색하면 다양한 디자인을 만날 수 있을 만큼 보편화됐다. 뒷북 같지만, 본 기자는 집안 분위기를 조금씩 바꾸고 싶어 자개 모빌 만들기에 도전했다.


조개의 은은함을 그대로 담다

자개는 공예품을 만들기 위해 조개껍데기 등을 잘라놓은 것을 말한다. 사전적 정의로는 공예품이나 장신구를 제작할 때 재료로 쓰이는 조개껍데기다. 전복이나 가리비 등 조갯살이 떨어져 나간 안쪽 면, 영롱한 색으로 반짝이는 부분을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되는 전복껍데기 / Pexels (anna)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되는 전복껍데기 / Pexels (anna)
2020 공예주간 당시 진주쉘에 전시된 다양한 나전칠기 작품 / 전은지 기자
2020 공예주간 당시 진주쉘에 전시된 다양한 나전칠기 작품 / 전은지 기자

우리나라에서는 전통 방식인 끊음질을 사용해 전복껍데기를 활용한 다양한 공예품을 만드는데 가장 대표적인 공예가 ‘나전칠기’다. 옛말로는 ‘자개박이’라고도 했던 나전칠기는 나무로 만든 가구나 그릇인 목기(木器)에 다양한 무늬를 그려 넣은 작품을 말한다.

나전칠기 기능을 배우고 이어온 장인을 ‘나전칠기 장인’, ‘나전장’이라고 한다. 대체로 나전칠기 작품을 보면, 산수풍경부터 학, 꽃, 대나무 등 자연에서 볼 수 있는 것들부터 용이나 기하학적인 무늬 등 현실에서 볼 수 없는 것들까지 다양했다.
 

외국의 자개 조명 / flickr (visual07)
외국의 자개 조명 / flickr (visual07)

우리나라 말고도 외국에서도 생산된다고 하는데, 시중에 판매되는 자개를 보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제작된 자개도 많다. 보통은 투명할 정도로 얇은 것도 있지만, 색을 입혀 다양한 컬러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현대적인 느낌의 자개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


DIY 키트 또는 재료 개별 구매 가능

자개 모빌 만들기에 필요한 재료는 크게 자개, 우드 링이나 스틱, 우드 볼, 라탄끈, 낚싯줄, 고정볼 등이다. 자개의 크기나 색이 다양해서 낱개로 구매할 수도 있다.

자개 1개당 160~170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지만, 작은 자개에도 30개가 들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재료비가 갑자기 늘어날 수 있다.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양한 키트가 판매되고 있다 / 네이버 쇼핑 캡처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양한 키트가 판매되고 있다 / 네이버 쇼핑 캡처

초보자들의 경우, DIY 키트를 사는 것이 좋다. 해당 업체에서 필요한 분량의 재료만 묶어 판매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재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본 기자도 DIY 키트가 어떤지 궁금해서 구매해봤다. 동대문 종합시장처럼 오프라인이나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을 통해서 재료를 구매할 수 있으니 방법은 다양한 편이다.
 

자개 모빌 DIY 키트 구성품 / 전은지 기자
자개 모빌 DIY 키트 구성품 / 전은지 기자

본 기자가 구매한 키트는 10mm 원석을 함께 장식으로 달 수 있는 형태의 자개 모빌이다. 우드 링 지름이 8c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30mm 자개가 30개에 달할 정도로 적지 않다. 낚싯줄은 탄성이 없는 0.3mm(3호) 두께로 얇은 편이다. 가장 맨 아래 자개를 고정하는 고정볼은 6개 정도가 필요하지만, 넉넉히 담아준다.
 

필요한 도구들 / 전은지 기자
필요한 도구들 / 전은지 기자

키트에는 만들기에 필요한 도구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크게 전문적인 도구가 필요치는 않다. 낚싯줄을 자를 가위, 낚싯줄을 고정할 순간접착제나 투명 매니큐어, 고정볼을 눌러줄 펜치 정도다. 펜치는 2~3,000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며 다이소에서도 구매할 수 있으니 부담은 없다.


생각보다 간단한 자개 모빌 만들기

간단한 재료만큼이나 자개 모빌은 만드는 과정이 어렵지 않다. 비즈 반지 등 유행하는 아이템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으면 수월하지만, 그런 경험이 없어도 구멍이 낚싯줄을 감아준다는 정도의 개념만 이해한다면 10분이면 완성할 수 있다.

물론, 처음 해보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만드는 방법은 유튜브를 검색하면 잘 나와 있으니, 영상을 보면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전은지 기자
동그라미 친 부분에 까만 먼지가 묻어있었다. 닦아주니 빛이 은은하게 난다 / 전은지 기자

먼저, 자개를 먼저 검수하는 것이 좋다. 본 기자가 구매한 키트에는 그다지 좋은 품질의 자개는 아니었다. 조개껍데기를 가공한 것이기 때문에 내구성이 약하다는 점은 참작해야 하지만, 금이 가서 부서지거나 먼지가 묻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티슈로 닦아주니 먼지가 지워졌다.
 

/ 전은지 기자
전은지 기자

또한, 공정 과정에서 구멍이 제대로 뚫리지 않은 자개도 있다. 본 기자는 펜치로 뚫어줬지만, 송곳처럼 날카로운 도구로 부서지지 않게 천천히 뚫어줄 것을 권유한다.
 

/ 전은지 기자
전은지 기자
전은지 기자
전은지 기자

자개를 달아줄 우드 링에 위치를 미리 표시해주는 것이 좋다. 본 기자는 5개의 자개를 엮은 6줄을 달아줄 것이므로, 6개로 나눠 균등하게 표시했다. 혹시나 표시한 부분이 틀어질 수 있으니 연필로 표시하는 것이 수정하기에도 편하다. 표시한 우드 링에 맞춰 대강의 구도도 잡아보았다.
 

/ 전은지 기자
전은지 기자

자개를 엮기 위해 낚싯줄을 약 50cm 정도로 잘라준다. 낚싯줄에 먼저 고정볼을 넣고 자개를 넣는다. 한 바퀴 감아준다는 느낌으로 끝부분을 다시 자개 구멍과 고정볼에 통과시킨다. 사진처럼 고정볼에 낚싯줄이 교차한 모양이 된다.
 

전은지 기자
전은지 기자

고정볼을 펜치로 꾹 눌러준다. 짧게 남은 부분은 가위로 잘라주거나 그냥 두어도 된다.
 

전은지 기자
전은지 기자

그다음 자개도 같은 방법으로, 낚싯줄을 구멍에 한 바퀴 감아준다는 생각으로 엮어준다. 이때 자개끼리의 간격을 생각해서 고정해야 한다. 일정한 길이로 정해도 되고, 불규칙하게 엮어줘도 된다.
 

전은지 기자
전은지 기자

엮은 자개 구멍 윗부분에 순간접착제나 매니큐어를 살짝 발라서 고정해 준다. 생략해도 상관없는 과정이지만, 낚싯줄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해 주면 안정적이다. 자개 개수에 따라 이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 된다.
 

전은지 기자
전은지 기자
완성된 자개 한 줄 / 전은지 기자
완성된 자개 한 줄 / 전은지 기자

본 기자는 중간에 원석 장식을 넣어줬는데, 이 역시도 자개 엮는 방법과 같다. 원석 구멍 아래에 낚싯줄을 넣고, 한 바퀴 감은 다음 다시 아래로 낚싯줄을 넣어 당겨주면 된다. 자개 5개를 엮고 완성하면 사진과 같은 모습이 된다.
 

자개 엮는 과정 / 전은지 기자
자개 엮는 과정 1 / 전은지 기자
자개 엮는 과정 2 / 전은지 기자
자개 엮는 과정 2 / 전은지 기자
자개 엮는 과정 3 / 전은지 기자
자개 엮는 과정 3 / 전은지 기자

나머지 5개도 같은 방법으로 엮어주면 된다. 단순반복이라 한번 익히면 어렵지 않다. 과정을 타임랩스로 촬영해보았다.
 

전은지 기자
전은지 기자

완성된 6줄의 자개를 우드 링에 묶어줄 차례다. 특별한 방법 없이 표시한 부분에 튼튼하게 묶어주면 된다. 본 기자는 남은 낚싯줄을 2번 감아 2번 매듭을 지어주었다. 매듭 부분에는 풀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순간접착제를 칠해주었다.
 

우드링에 묶어준 자개 / 전은지 기자
우드링에 묶어준 자개 / 전은지 기자

자개 윗부분 간격을 맞추어서 다 묶은 모습이다. 모빌의 모습에 가까워졌다.
 

전은지 기자
전은지 기자

자개 모빌을 달아줄 라탄끈을 삼등분해서 잘라준다. 그다음 우드 링에 라탄끈을 고정할 부분을 표시해준다. 잘라준 라탄끈은 반으로 접어, 표시한 부분에 끝부분을 놓고, 반대쪽 고리 부분에 통과시켜준다. 나머지 2부분도 같은 방법으로 끈을 엮어준다.
 

/ 전은지 기자
라탄끈 매듭짓기 / 전은지 기자
/ 전은지 기자
고리 만들어주기 / 전은지 기자

라탄끈은 위로 모아서 우드 볼 구멍에 통과시킨다. 그다음 라탄끈을 모아 묶어 매듭을 지어준다. 원하는 만큼 길이를 정해 모빌을 묶어줄 고리를 만들어 매듭을 묶어주고, 남은 끈은 잘라준다.
 

/ 전은지 기자
완성된 자개 모빌 / 전은지 기자

완성된 모빌의 모습. 자개끼리 부딪혀서 풍경처럼 맑은 소리를 낸다.


내구성 약한 자개, 압력에 주의

간단한 과정만큼, 크게 주의할 점은 없다. 만들면서 느낀 몇 가지 소소한 부분을 이야기해보자면, 자개는 조개껍데기이기 때문에 작은 압력에서 파손될 수 있다. 그래서 조심히 다뤄야 한다.
 

전은지 기자
전은지 기자

그 과정에서 껍데기 가루나 먼지가 나올 수 있으므로 호흡기가 약하다면 최대한 멀리서 작업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추천한다. 껍데기 가루가 손에서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하기에는 안전상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 전은지 기자
접착제 제거제는 다이소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 전은지 기자

순간접착제도 마찬가지다. 손으로 만드는 도중에 접착제가 묻어 손이 붙을 수가 있다. 평소 공예 취미를 가진 이들이라면 접착제 제거제를 구비해도 좋다. 간단히 고정하는 용도라면 투명 매니큐어 사용을 추천한다. 손에 접착제가 잘못 붙으면 피부 감촉이 뻣뻣해지거나 약간의 피부조직이 떨어지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접착제 제거제는 다이소에서 구매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자개의 개수가 비슷해야 하며, 우드링 간격도 균등하게 맞춰줘야 한다. 한쪽으로 쏠리지 않으려면 이 부분을 주의해야 한다.
 

/ 전은지 기자
전은지 기자

자개 모빌을 만들다 보니, 어쩌면 이것도 ‘업사이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조개껍데기는 조갯살을 먹고 버려지는 쓰레기에 불과하지만, 영롱한 빛을 낸다면 가공해서 하나의 공예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상들 역시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하고 그 지혜가 느껴졌다.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며 맑은 소리를 내는 자개 모빌은 가을을 느끼기에 딱 좋다. 혹시나 인테리어 소품을 고민한다면, 자개 모빌 하나 집에 들여놓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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