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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도 지키고 건강도 지키고 일석이조, 플로깅(plogg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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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도 지키고 건강도 지키고 일석이조, 플로깅(plogging)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1.08.0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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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앤런 플로깅 /한빛소프트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최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주최하는 비대면 마라톤 행사 ‘어스앤런 플로깅(Earth&Run Plogging) 챌린지'가 6월에 열렸다. '플로깅(plogging)'은 이삭 등을 줍다는 뜻의 스웨덴어 '플로카 우프(plocka upp)'와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말한다. 우리말로는 '쓰레기를 담으며 달린다'라는 뜻의 쓰담달리기라는 말이 있다. 

지난해 기후 위기를 알리는 제1회 어스앤런 버추얼 마라톤 행사에 이어 올해로 2회째 진행한 이번 행사는 일회용 플라스틱의 90% 이상이 재활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플로깅’을 접목한 이벤트다. 

김지우 그린피스 시민참여 캠페이너는 "2회째 이어진 비대면 온라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며 "특히 올해에는 플로깅에 초점을 맞춘만큼, 시민들이 플라스틱 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요즘 플로깅은 환경을 생각하고 지키려는 노력에 관심있는 MZ세대 사이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스웨덴에서 시작해 전세계에 퍼진 플로깅
 

플로깅을 하는 사람들 /flickr

플로깅은 2016년 스웨덴에서 조직적인 활동으로 시작했다. 에릭 알스트룀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으며, 본격적으로 조직을 만들고 함께 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웹사이트도 만들었다.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2018년 다른 나라로도 확산되었으며, 꼭 걷거나 달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운동하면서도 쓰레기를 주울 수 있고, 그냥 걷다가도 눈에 보이는 쓰레기를 줍는다면 플로깅의 범주에 들어간다. 현재 100여개국에서 매일 약 200만명의 사람들이 플로깅을 한다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환경 오염은 꽤 심각한 편이다. 매년 3억 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되고 그 중에 약 880만 톤이 바다에 버려져 해양 생물들을 위협하고 있다. 그 결과 대부분이 생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고,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을 것이란 웃지 못할 추측도 있다. 플라스틱의 흔적은 바다의 가장 깊은 곳에서, 심지어 사람의 DNA에서도 발견된다.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악영향은 수도 없이 많지만, 이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인지하면서 사람들은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이 골치아픈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여러 전문가들이 저마다의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으며, 플로깅은 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들 중에서 나온 것이다. 플로깅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장갑과 쓰레기 봉투를 가지고 나와 조깅을 하다가 쓰레기를 보면 줍는다. 플로깅 자체는 쓰레기를 주우면서도 얼마든지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혼자 산책을 하든, 강아지를 운동시키러 나오든, 혼자가 아닌 단체로 나오든지간에 얼마든지 가능하다. 

플로킹 2030 청년 봉사단 /합천군

재미있는 말이지만 많은 동아리나 단체들 등 자연을 사랑하는 운동 매니아들에게도 플로깅이 인기가 많다고 한다. 쓰레기를 줍기 위해서 몸을 구부려야 하는데, 이 행동을 몸의 코어를 튼튼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구부리는 것뿐만이 아닌 쪼그리고 앉기 등 다양한 신체 동작을 포함하기 때문에 실제로 운동이 된다. 스웨덴 피트니스 어플 라이프섬(Lifesum)에 따르면 30분 정도의 플로깅은 그냥 조깅만 하는 것에 비해 약 53칼로리가 더 소모된다고 한다. 실제로 몸을 굽히고, 물건을 집는 등의 움직임을 더하는 것은 더 나은 운동이 될 수 있다. 

산을 타는 등산객들에게도 플로깅은 좋은 선택이다. 사실 산책을 하거나 산을 타는 사람들 중에 한번쯤은 길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주워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제 그 행위에 대한 단어가 생긴 것 뿐이다. 만일에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지역에 산다면 조정을 하는 방법도 있다. 조깅과 플로깅을 나누는 것이다. 하루는 조깅이나 산책에만 집중하고, 다른 날은 쓰레기를 줍는 것에 집중하면 된다. 

인도의 PloggingRun /fitindia.gov.in

2019년, 인도의 체육부 장관 카이렌 리주는 국민들에게 10월 2일을 '플로깅 런'이라 정하고 이 운동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마하트마 간디 탄생 150주년을 맞아 가장 중요한 건 '청결함'이라 강조했다. 즉 마하트마 간디라는 영웅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한 방법으로 인도라는 나라 자체를 깨끗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인도의 국민 운동인 '핏 인디아 무브먼트'는 일상 생활에 신체 활동과 스포츠를 결합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유도하는 운동이며, 이미 시민들도 이 운동에 대거 참여하고 있다. 리주 장관은 이 운동에 대해 사람들이 좋은 반응을 보였다며, 플로깅 런 또한 국내에서 더 나은 스포츠 문화로 이어질 것이라 전했다. 

플라스틱 쓰레기 오염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아예 중단하는 것일 게다. 대기업에서부터 시작해 일반 기업과 심지어 우리들 같은 소비자들까지도 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며, 플라스틱 사용을 정말 아예 중단한다 해도 세상에는 여전히 많은 쓰레기들이 있다. 그래서 플로깅을 하는 것이다. 플라스틱을 현실적으로 아예 줄일 수 없다면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환경에 주는 악영향을 조금이라도 줄이자는 의미다. 그래서 플로깅은 쓰레기 줍기와 더해 달리기, 걷기 등을 최대한 꾸준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구 경원고 학교모의협동조합 '줍기살기' 회원들의 플로깅 활동 모습 /경원고

플로깅을 할 때엔 찢어지지 않을 쓰레기 봉투, 가벼운 캔버스 가방과 얇은 장갑 정도만 준비하면 된다. 특히 비위생적인 쓰레기가 있을 수 있으니 장갑은 필수다. 플로깅을 시작하기 전엔 우선 목표를 설정하는 게 좋다. 얼마나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것을 주울지에 대한 것들을 정하는 것 등이다.

대부분은 눈에 보이는 쓰레기들을 다 줍거나, 아니면 재활용품만을 주우러 다녀도 된다. 또 자신의 집 근처 범위에서 할 것인지, 특정 장소에서 할 것인지도 정하는 게 좋다. 그러나 사실 쓰레기 봉투를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면 그걸로 된 것이다. 쓰레기가 크든 작든 모두 줍는다면 생태계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되니 말이다.


기업들도 함께, 플로깅
 

필그린 캠페인 진행 중인 KT&G /KT&G

환경 오염 문제에 민감하며 가치 소비를 중요시하는 MZ세대의 트렌드를 따라 지자체와 기업들도 플로깅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7월 KT&G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환경문제 해결에 앞장서기 위해 생활 속에서 친환경 활동을 실천하는 ‘필(必)그린’ 캠페인을 진행했다.

필(必)그린’은 지구 환경보호를 위해 ‘반드시’ 이행해야 할 활동을 의미하며, 임직원들이 참여해 그 변화를 직접 느낀다는 ‘Feel’의 뜻도 담고 있다. 직장내 일상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 가능한 친환경 활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텀블러 사용 캠페인을 시작으로 ‘플로깅’과 ‘업사이클링’ 등이 올해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KT&G는, 임직원들이 조깅을 하면서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캠페인을 오는 9월 진행하며, 연말에는 재활용품을 수거해 환경적으로 가치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프로그램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KT&G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갈수록 심각해져 가는 쓰레기 문제 해결과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자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는 등 필(必)그린 캠페인을 전개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ESG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SKBMP 직원들이 폴란드 실롱스크 인근 휴양지에서 플로깅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7월 29일, SK아이이테크놀로지 폴란드 법인이 최근 친환경 봉사활동 캠페인 '산해진미' 플로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KT&G가 진행한 캠페인과 비슷한 취지로 진행됐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사업장 인근을 산책하며 폐플라스틱을 줍는 실천적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로부터 '산과 바다를 지켜 참 아름다운 지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폴란드 법인 구성원 140여명은 지난달 말과 이번달 중순 두 차례 폴란드 실롱스크주 동브로바구르니차시에 위치한 휴양지인 포고리아(Pogoria) 호수 인근에서 플로깅 활동을 펼쳤다. 구성원들은 포고리아 호숫가 인근 모래사장 및 산책로에 버려진 폐플라스틱, 담배꽁초 등의 쓰레기를 주웠고,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닌 폴란드 내에서 지속적으로 플로깅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 밝혔다. 

그린 마일리지 챌린지 /남양주시

남양주시는 8월 1일부터 플로깅을 할 때마다 마일리지가 쌓이는 '그린 마일리지 챌린지'를 실시힌다. 시는 올해 상반기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지키는 플로깅 문화 확산을 위해 ‘남양주시 동네마실 플로깅단’ 2,900여 명을 모집했다. 

‘그린 마일리지 챌린지’는 ‘동네마실 플로깅단’을 대상으로 한 플로깅 활성화 프로그램으로, 온라인 게임에서 미션을 수행하면 점수를 얻는 것처럼 플로깅 활동을 하면서 5000보 이상 걷기, 담배꽁초 1컵 분량 줍기, 댓글로 서로 응원하기 등 특정 미션을 수행하면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는 누적된 마일리지에 따라 참여자들을 플로거, Good 플로거, Best 플로거, Legend 플로거로 나누고 최종적으로 ‘남양주시 환경 MVP’를 선정할 예정이며, 우수 플로거 등에게는 환경 굿즈, 인증 메달 등 재미있는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남양주시 이유미 자치행정과장은 “이번 ‘그린 마일리지 챌린지’는 최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이나 지속되는 무더위 등으로 플로깅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남양주시 플로거들에게 재미와 활력을 불어넣고자 기획됐다.”라며 “플로깅을 통해 남양주 시민 모두가 ‘환경 MVP’가 될 수 있도록 응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겠다.”라고 전했다. 시는 ‘동네마실 플로깅단’에 대한 시민들의 지속적인 성원에 힘입어 지난 6월 모집 완료했던 ‘동네마실 플로깅단’을 상시 모집으로 변경하고, 플로깅 문화 확산에 적극 힘쓸 예정이다.

#지구 좋아 산책' 캠페인 /LG헬로비전
#지구 좋아 산책' 캠페인 /LG헬로비전

LG헬로비전은 헬로tv·인터넷 가입자와 함께하는 '#지구 좋아 산책'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8월 한 달간 LG헬로비전 온라인 다이렉트샵에서 헬로tv·헬로인터넷에 가입한 사람 300명에게 '헬로 플로깅 키트'를 증정한다. 

‘헬로 플로깅 키트’는 구성품부터 포장재까지 친환경 제품들로 구성됐다.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분리수거 백, 식용 에탄올로 만든 손 세정제, 친환경 면 손수건, 썩는 비닐봉지와 장갑 등 플로깅에 필요한 용품을 포장 테이프가 필요 없는 종이 상자에 담아 배송한다. LG헬로비전 측은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 세대에게 상품을 구매하고 환경보호 활동에 동참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플로깅 문화 확산을 위해 SNS 이벤트도 진행한다. 플로깅에 참여하고 ‘#지구좋아산책’, ‘#헬로플로깅키트’ 등의 해시태그를 달아 SNS에 인증샷을 공유한 고객 10명에게 상품권 1만원권을 선물한다. MZ 세대를 중심으로 플로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분위기다. 최재욱 LG헬로비전 DBM 담당은 “최근 다이렉트샵의 MZ 세대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세대의 큰 관심사인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특별한 캠페인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멋진 발걸음, 플로깅
 

한국관광공사 친환경 이벤트 '불편한 여행법' 챌린지 참가자가 서울 청계산에서 친환경여행을 실천한 모습 /한국관광공사 제공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플로깅을 두고, 전국 최초로 플로깅 활성화와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에 나선 곳이 있다. 울산시의회 이미영 의원은 5일 ‘플로깅 활성화 및 지원조례 제정 간담회’를 열어 플로깅 활성화 방안과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한 의견을 수렴했다. 그가 준비 중인 조례안은 '플로깅 활성화 시책과 지원', '플로깅데이 운영', '자연보호활동에 관한 교육과 홍보', '참여행사 및 교육프로그램 개발 보급', '협력체계 구축' 등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플로깅은 ‘건강’과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새로운 환경운동으로, 울산에도 확산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더 많이 동참할 수 있도록 조례 제정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영 의원은 “플로깅은 최근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친환경 캠페인으로 우리의 작은 실천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울산을 깨끗하게 할 수 있는 큰 의미가 될 수 있다”며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 찾아 모든 시민이 동참하는 환경실천운동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플로깅의 묘미는 단순함이다. 비싼 장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행위다. 단지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과 가방, 쓰레기 봉투만 있으면 된다. 플로깅이 일상 생활에서 환경을 지키는 또하나의 발걸음으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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