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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Z세대가 열광하는 것? 다름아닌 비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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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Z세대가 열광하는 것? 다름아닌 비누!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1.07.2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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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고체비누 '제로바' /신세계인터내셔날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친환경, 제로 웨이스트 등에 관심이 많은 2030 MZ세대에게 요즘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게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비누, 예전만 해도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비누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청결 외에도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의식이 형성되며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관련 업체들도 유기농·천연 성분을 사용한 ‘고급 비누’들을 내놓으면서 친환경과 미용효과를 동시에 잡으려 애쓰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가 이달 초 내놓은 고체 비누 ‘제로 바’ 6종은 출시 보름만에 두달 치 판매 예정 물량의 70%가 팔렸다. 특히 자주 제로바 제품을 구매한 고객의 80%가 '미닝아웃(소비를 통해 신념을 드러내는 행위)' 소비를 즐기는 2030 소비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고체비누 시장이 커지면서 쓰임새나 성분을 다양화하고 짓무름 등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들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다"며, "앞으로 고체비누뿐만 아니라 대나무 소재 생활용품 등 환경친화적 제품의 종류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을 항상 주의깊게 씻어야 하는 지금, 그 중심에는 비누가 있다. 


원래는 사치품이었던 비누
 

비누는 처음 언제 등장했을까. 고대 바빌론이 발견되었을 때 기원전 2800여년 경 바빌로니아인들이 비누와 비슷한 물질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등장한다. 유물을 발굴할 때 비누와 유사한 재료를 담고 있는 진흙으로 만든 원통이 발견되었고, 원통 측면에 기름과 재를 섞어 비누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었던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이들은 산양의 기름과 재를 1: 5의 비율로 섞어 만들었다고 한다.

비누 /unsplash

비누는 당시 섬유 제조에 쓰이는 양모와 면화 세척에 쓰였으며 최소 5천 년 동안은 의학적으로도 쓰였다고 한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은 도살된 소, 양, 염소로부터 얻은 지방을 알칼리성 잿물과 같이 섞음으로써 비누와 비슷한 물질을 만들었다. 이 물질은 기름지면서도 냄새를 풍기는 거품이 흙을 씻어냈다고 전해진다.

이집트에서도 고대 이집트인들이 비누와 비슷한 물질을 만들기 위해 동물성 기름과 식물성 기름을 알칼리성 소금과 섞어 썼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페니키아인들은 비누를 만들기 위해 염소의 기름과 재를 사용했다고 하며, 켈트족은 비누를 만들면서 명칭을 'saipo'라 지었는데 여기서 비누(soap)라는 단어가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즉 최초의 비누 제조자는 그리스인, 바빌로니아인, 이집트인 등 다양했다. 

이들 모두 지방, 기름, 소금을 섞어 비누를 만들었으며 처음에는 개인 위생용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조리 도구나 물품 등을 씻거나 약으로 썼다고 한다. 고대인들은 초기의 비누를 양모나 면 섬유를 닦는 데 썼으며, 공중 목욕을 즐겼던 그리스인과 로마인도 비누로 몸을 닦지는 않았다. 대신 이들은 목욕을 하고 향기가 나는 올리브 오일을 대신 몸에 발랐다고. 남은 기름이나 때는 제거를 위해 S자형 홈조각 장식인 석관 등을 사용했다. 

쌓여 있는 알레포 비누 /flickr

중세 무렵에는 순하고 순결하다는 평을 들으며 향기도 좋은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비누가 유럽의 특권층에게 사치품으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이어 향긋한 월계수 기름을 넣은 알레포 비누가 시리아에서 생산되어, 십자군과 무역업자들이 유럽으로 들여왔다. 알레포 비누는 가장 순수한 비누 중 하나로 여겨졌으며, 피부를 건조하게 만드는 것을 방지하고 피부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며 염증, 감염 등 피부 트러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체형 카스티야 비누 /flickr

올리브 오일을 베이스로 한 고체 비누는 유럽 왕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스페인 카스티야 지역에서 생산된 카스티야 비누는 중동과 아시아, 페르시아 등지에서 거래를 하던 유럽인들이 알레포 비누에서 변형해 만든 것이다. 이슬람의 비누 제조사들이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비누를 들어오면서 유럽 최초의 비누들이 하나씩 자리를 잡아갔다. 올리브 오일로 만들어지고 수입된 카스티야 비누는 매우 비쌌고, 이 시기 작성된 사용 설명서에는 비누를 쓰는 방법이 쓰여 있어 사람들이 개인 위생에 관심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지에서 비누 제조는 매우 활발했다. 향기를 넣은 목욕, 면도, 샴푸, 세탁을 위한 비누가 속속들이 만들어졌다. 이런 일화도 있는데,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왕족의 매우 예민한 피부를 자극하는 비누를 만들었다고 세 명의 비누 제조업자를 처형하는 일도 있었다. 루이 14세는 평생 동안 목욕을 단 세 번만 했다고 하며, 이는 당시 유럽을 초토화시켰던 흑사병 때문이었다. 중세 시대는 비위생 그 자체였으며 당시의 불결함이 흑사병을 비롯한 여러 전염병이 퍼지는 데 큰 원인을 제공했다. 

특별한 건 영국 엘리자베스 1세의 통치 기간 동안 영국의 비누 소비량이 다른 유럽의 국가들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여왕이 한달에 한 번씩 '필요하든, 필요하지 않든' 목욕을 했다는 보도가 이어져 사람들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한다. 18세기까지 영국에서 비누 산업이 탄력을 받자 비누에 대한 일련의 규제가 만들어지며 과세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1853년이 되어서야 글래드스톤은 비누에 대한 세금을 폐지했고 비누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비누의 대중화를 이끈 르블랑 /Wikimedia Common

17세기가 넘어서야 유럽의 많은 지역, 특히 부유한 지역에서 청결과 목욕이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비누 제조는 초기 소규모 비누 제조사들이 기술을 독점적으로 사용했으며, 수요는 높았지만 가격이 매우 비쌌다. 시간이 지나며 비누를 만드는 방법은 널리 알려졌지만 비누는 여전히, 비쌌다.

비누를 사용해 온 역사는 길지만 상류층만이 쓰는 사치품이라 여겨졌던 비누는 1791년 프랑스인 화학자 르블랑이 소금으로 세탁소다를 만드는 공정, 일명 '르블랑 공정'을 개발해 싼 값에 판매될 수 있었고 대중화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르블랑의 이 발견은 19세기 가장 중요한 화학적 공정 중 하나가 되었다. 이후 1811년 슈브뢸은 지방산의 알칼리염(비누)과 글리세린을 형성하는 반응(비누화)을 발견함으로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비누의 대량 생산이 열리게 된다. 

 19세기, 가정용 비누 광고 /flickr

이후 남북전쟁으로 인해 물과 비누로 규칙적인 '씻기'를 권장한 개혁가들 덕분에 개인 위생을 위한 목욕이 인기를 끌었고, 저렴한 화장실 비누에 대한 수요는 대중들 사이에서 증가하기 시작했다. 19세기까지는 비누가 여러 나라에서 중과세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세금이 없어지면서 비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쓸 수 있는 것이 되었고 사회 전반의 청결도도 올라갔다. 19세기 루이 파스퇴르는 비누로 관리하는 개인의 위생이 질병의 증가를 줄일 것이라 언급할 정도였다. 

미국에서는 19세기 초까지 비누 제조업이 가장 빠르게 성장한 산업 중 하나였다.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식민지 시대 유행했던 공정을 응용해 집에서 비누를 만들었다. 화재로 남은 재와, 돼지를 도살한 후 남은 지방을 이용해 비누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다 발생한 제1차세계대전 때 우리에게 친근한 상업용 비누가 만들어지는데, 전쟁은 세척의 필요와 함께 비누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의 부족도 야기했다. 과학자들은 다양한 합성 화합물로 지금의 비누를 만들었고 여기서 세제도 탄생하는 계기가 된다. 


이제는 친환경 비누가 대세
 

자주 샴푸바 /자주 

단순히 손을 씻는 것만이 전부였던 비누는 소비를 통해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는 MZ세대의 신념과 가치관에 의해 두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친환경, 제로웨이스트 등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에 관심을 갖는 2030세대들이 환경을 지키면서도 성분도 나쁘지 않은 고체형 비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고체 비누는 액체형과 달리 플라스틱 용기가 없어 쓰레기가 남지 않는 환경친화적 제품으로, 화학 성분도 적어 피부 건강은 지키고 수질 오염은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는 고체 비누 '제로바' 6종 완판 이후 사회적 기업 동구밭과 협업해 샴푸, 트리트먼트, 바디워시, 주방세제를 모두 비누 형태로 제작했다. 플라스틱 용기 대신 친환경 인증 FSC종이에 콩기름으로 인쇄한 패키지를 적용해 포장지마저 100% 재활용이 가능하며, 또 방부제나 인공향, 인공 색소 등을 모두 뺀 착한 성분으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동구밭의 수제 고체비누 /동구밭

자주와 협업한 사회적 기업 동구밭이 만드는 고체형 타입의 비누는 액체 생활용품, 화장품보다 불필요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플라스틱 용기 또한 필요 없다. 즉 포장은 종이 패키지 하나로 분리 배출이 가능하다. 동구밭 관계자는 "플라스틱을 줄이자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동구밭의 샴푸바, 린스바 등도 각광받게 됐다. 동구밭을 찾아오는 기업들도 천연비누가 아니라 “여기 제로 웨이스트 비누 만들죠?” 라면서 관심을 보인다"며, "제로 웨이스트는 이제 트렌드를 넘어서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았고 그걸 소비의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버섯균사체 박스와 낫랩을 사용한 선물세트 /러쉬

영국 핸드메이드 화장품 브랜드 러쉬(LUSH)는 국내에 '샴푸바' 시장을 연 브랜드로도 잘 알려져 있다. 기존 액상 샴푸보다 부피가 작아 탄소 발자국이 적게 남고 플라스틱 용기나 추가 포장도 필요 없어 쓰레기 배출량도 적다. 특히 러쉬는 세안 및 샤워할 때 필요한 세안제와 바디, 샴푸 제품을 비누로 출시하는 것은 물론 포장까지 최소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러쉬는 버섯균사체로 만든 상자, 티셔츠를 재활용한 엠보싱 종이, 재생 PP 소재의 리본,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활용한 보자기 '낫랩' 등 환경을 고려한 소재로 포장을 하고 있다. 

친환경 비누 명함 /인천시 

지자체에서도 친환경적으로 비누를 이용하는 좋은 사례가 있다. 인천시는 지난 4월 시범 보급을 통해 시민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비누명함을 본격적으로 제품화한다고 밝혔다. 명함 쓰레기가 새롭게 활용될 수 있도록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아임버블(I'M BUBBLE)’ 이벤트를 진행했고 친환경 비누명함을 시범 보급했는데, 이번에 본격적으로 제품화하는 것이다.

(사)중증장애인일자리지원협회 산하 반짝전구기획사업단, 인천미추홀구노인인력개발센터가 제품 제작에 참여하며, 인천시는 친환경 비누명함의 제품화 아이디어를 양 단체에 제공하면 반짝전구기획사업단은 명함 디자인과 인쇄, 발주관리 등을, 미추홀구노인인력개발센터는 명함 제작과 건조 포장 배송 등의 작업을 담당할 예정이다.

그동안의 명함은 대부분 혼합 재질로 분류되기 때문에 재활용되지 못하고 소각되지만 비누명함은 특수 제작한 종이비누 형태로 물에 넣으면 거품이 되어 사라진다. 잉크 또한 환경과 인체에 해가 없는 콩기름을 활용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되도록 제작될 예정이다. 백상현 인천시 소통기획담당관은 "비누명함 제품화 지원을 통해 자원순환 문화 확산과 환경보전의 의미를 되새기고 실천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고체 비누의 인기는 굳건할 예정
 

산타 마리아 노벨라, 사포네 벨루티나 비누 /신세계인터내셔날

고작해야 비누니까, 가격이 비싸면 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했는지도 모른다. 비누를 찾는 소비자들은 개당 5만원 정도 하는 고가 브랜드 제품도 아낌없이 투자한다. 이탈리아 화장품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고체 비누는 브랜드 베스트셀러 제품 중 하나로, 까다롭게 엄선된 최상의 원료만을 사용해 19세기 비누 제조 방식을 그대로 계승해 만들었다. 이 브랜드는 구매 고객 급증으로 올해 1~6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고 한다. 환경에 좋고 몸에도 좋다면 가격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 고객들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친환경 소비를 즐기기 때문에 자연 유래 성분과 재활용 포장의 제품이 점점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마다 기존 여러 종류의 화장품들을 포장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고체화하는 개발 작업에 많은 예산과 노력을 들일 것”이라 전했다. 요즘의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가 선택한 친환경 비누는 앞으로도 한동안은 계속 인기를 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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