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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②] 떠오르는 미디어 아트 그리고 K팝 스타의 예술성, ‘코리안 아이(KOREAN EYE) 2020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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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②] 떠오르는 미디어 아트 그리고 K팝 스타의 예술성, ‘코리안 아이(KOREAN EYE) 2020 특별전’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1.06.30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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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또는 영상과 오브제를 함께 보여주는 작품들
송민호, 강승윤, 헨리가 보여주는 예술성에 외국인 관람객 다수

[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요즘 미술 분야 중에서 가장 떠오른 것이라고 하면 ‘미디어 아트’를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SNS 매체를 통해 누구나 멋진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글이나 사진보다는 움직이는 영상으로 내가 누구인지 표현하는 것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다양한 미디어 아트 작품을 만날 수 있었는데, 하나같이 흥미로웠다.
 

최윤석, Memento Mori, Video, 16min 43sec, 2017 / 전은지 기자
최윤석, Memento Mori, Video, 16min 43sec, 2017 / 전은지 기자

16분짜리 영상인 최윤석 작가의 ‘Memento Mori’는 라틴어로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라는 뜻을 담고 있는 단어다. 영상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침울하며, 저화질이 그 분위기를 심화시킨다.

영상은 다양한 풍경이 등장하는데, 한 소녀가 무용대회에 출전해 기량을 펼치는 모습, 주택이나 해안가 외국 마을의 풍경 등이 등장한다. 무용대회 영상에는 ‘1989년 11월 25일’이라는 날짜와 촬영 시간이 찍혀있는데, 순서 없이 뒤죽박죽 연결된다.

영상의 마지막에는 제사상이 등장하는데, ‘Memento Mori’의 뜻을 담고 있지 않나 추측해본다.

실제로 1989년 11월 25일에는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강릉행 대한항공 비행기가 30m 상공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난 날이기도 하다. 승객 대부분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기체는 전소할 정도로 큰 사고였다. 기장의 조작 실수와 미숙한 응급 대처, 비행기 날개에 쌓여있던 얼음 등이 사고 원인이었다고 밝혀지면서,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음에 안타까움을 더한다.
 

최윤석, Untitled, Video, 0.5sec (loop), 2018 / 전은지 기자
최윤석, Untitled, Video, 0.5sec (loop), 2018 / 전은지 기자

최윤석 작가는 일상에서 작품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한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어떻게 표현하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보여주고자 시도하는 듯하다. ‘Untitled’는 한 남성이 무언가를 씹어먹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데, 소리까지 더해져서 생동감을 더한다. 영상 속 남성은 최윤석 작가 자신이다.

무언가를 먹는 것은 인간의 욕구 중 하나이기 때문에, 특별한 것이 없지만 반복적으로 씹어 먹는 소리와 입 모양은 무엇을 먹는지 궁금하게 만들기도 한다. 더군다나 영상 속에서는 기도하듯 깍지 낀 손으로 멍하니 어딘가를 바라보며 입만 움직이고 있어 신비로움까지 느끼게 한다.
 

김주리, Hwigyeong, Ceramic, 35×22×25cm, 2019 / 전은지 기자
김주리, Hwigyeong, Ceramic, 35×22×25cm, 2019 / 전은지 기자
작품이 서서히 사라지는 듯한 영상이 인상적이다 / 전은지 기자
작품이 서서히 사라지는 듯한 영상이 인상적이다 / 전은지 기자

김주리 작가의 ‘휘경(揮景)’은 세라믹으로 만든 미니어처 집 모형이 망가진 모습을 하고 있다. 작품 옆 영상에도 멀쩡하던 모형이 흙탕물을 머금으면서 점점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품명인 휘경은 ‘사라지는 풍경’을 말하는데, 이와 연결 지어 보면 왜 이런 작품을 만들었는지 이해가 된다.
 

옥정호, Freak Show, Video, 14min 28sec, 2019 / 전은지 기자
옥정호, Freak Show, Video, 14min 28sec, 2019 / 전은지 기자

이 영상은 제목부터 ‘기이한 쇼’다. 짧은 단편 영화에 가까운 이 작품은 스토리가 있어 관람객들이 앉아서 감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공연 무대를 만드는 인부들과 그 무대에 서는 출연자, 공연을 주최하는 단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등장한다.

인부 중 한 명은 출연자들의 모습을 동경하는 듯하면서 이상하게 바라본다. 그도 그럴 것이 정신병 환자처럼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의 시를 읊는 환자복 차림의 중년 여성, 하이힐을 신고 반나체로 하얀 무명천을 감싼 채 춤을 추는 남자 무용수, 피에로 분장을 한 남자가 출연자였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독특하고 이상하다.
 

옥정호, Freak Show, Video, 14min 28sec, 2019 / 전은지 기자
옥정호, Freak Show, Video, 14min 28sec, 2019 / 전은지 기자

그러다가 무대를 만드는 데 사용하던 전기톱에 손가락이 잘린다. 피를 흘리는 남자를 인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단장은 “내가 손가락을 붙여주냐”고 묻고는 마법처럼 잘린 손가락을 붙여준다.
 

옥정호, Freak Show, Video, 14min 28sec, 2019 / 전은지 기자
옥정호, Freak Show, Video, 14min 28sec, 2019 / 전은지 기자

이에 감명을 받은 듯한 남자는 자신도 기이한 쇼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자 단장은 그 남자를 검은 상자로 가려진 곳에 눕히고, 톱질하기 시작한다. 마치 마술사들이 신체 분리 마술을 하는 느낌이다. 그런데 진짜 남자의 몸이 반으로 잘려 버렸다. 보통 마술에서는 도구를 통해 눈속임하지만, 진짜 깔끔하게 반으로 잘린 모습이다. 상체와 하체가 분리된 남자를 두고 단장은 손뼉을 치며 성공을 자축한다.

마지막에 남자는 상자에 담겨 분리된 하체를 바라보고 있으며, 발가락은 꼼지락거린 채 끝이 난다. 분리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 듯하다. 실제였다면 죽음에 이르렀겠지만 살아있는 남자의 모습도 기괴하게 다가온다.

잘린 손가락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부분이나 거리낌 없이 사람을 반으로 자르는 모습은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하지만, 삶 자체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기이한 쇼’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 싶다.
 

박미옥, Synesthetic Language CP09W, Book excerpt, Braille on paper, digital print on paper, sound, research note, 170×75cm, 2019 / 전은지 기자
박미옥, Synesthetic Language CP09W, Book excerpt, Braille on paper, digital print on paper, sound, research note, 170×75cm, 2019 / 전은지 기자

박미옥 작가는 문자와 점자, 소리 등을 연구했다고 한다. 모두 말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하는 수단인데 이들의 상관성이 어떤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작품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작품 이름도 ‘공감각적 언어(Synesthetic Language)’다.
 

박미옥, Synesthetic Language CP09W, Book excerpt, Braille on paper, digital print on paper, sound, research note, 170×75cm, 2019 / 전은지 기자
박미옥, Synesthetic Language CP09W, Book excerpt, Braille on paper, digital print on paper, sound, research note, 170×75cm, 2019 / 전은지 기자

가로세로 낱말 퍼즐을 나타내는 것 같은 스케치, 일반인들은 읽을 수 없는 점자, 음표가 그려진 악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MP3 기기, 기타 코드 점 등으로 어떤 규칙이 있는지 그 안에서 공통점을 찾아내는 셈이다. 우리의 삶과 연결 지어 보면, 똑같은 한 가지를 보아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는 다양성을 표현한 듯하다. 실제로 어떤 음악인지 들을 수는 없었지만, 각각의 언어는 다양한 형태가 있음을 눈으로 들을 수 있었다.
 

강호연, Anthropology, Humidifier, desk lamps, turntable, speakers, rolled carpets, etc., 150×150×150cm, 2019 / 전은지 기자
강호연, Anthropology, Humidifier, desk lamps, turntable, speakers, rolled carpets, etc., 150×150×150cm, 2019 / 전은지 기자

설치미술가인 강호연 작가의 ‘인류학(Anthropology)’은 비디오 아트의 대부인 백남준 작가의 ‘다다익선’을 떠올리게 했다. 전시장 전체를 ‘타타타닥’ 거리는 소음으로 지배한 이 작품은 여러 가지 가습기가 수증기를 내뿜으며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물론 그중에는 작동하지 않는 가습기도 있었지만 말이다. 램프와 책, 노트북, 턴테이블까지 사람들이 살면서 이용하는 생활용품으로 하나의 조형물을 만든 시도가 참신했다.

‘인류학’이라는 제목처럼, 누군가는 가장 위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살아가지만, 누군가는 그늘이 가득한 음지에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거나 근근이 살아가는 모습을 나타내는 듯해서 오래도록 바라본 작품이다.
 

박관택, Usher, Marker and cutting on paper, electrical fan, 21×29cm, 2019 / 전은지 기자
박관택, Usher, Marker and cutting on paper, electrical fan, 21×29cm, 2019 / 전은지 기자

박관택 작가의 ‘Usher’는 정적과 동적 2가지 특징을 모두 가진 작품이다. 작품 밑의 선풍기가 작동되지 않는다면, 움직이지 않는 그림에 불과하다. 사격장에 있는 사람 형태의 과녁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눈동자가 없어 기괴한 사람의 형태로 보이기도 한다. 얼굴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점이 가득하다. 이런 그림이 선풍기 바람에 휘날리며 움직인다. 바람이 없다면 그림은 아래로 축 늘어질 것 같다.
 

박관택, Usher, Marker and cutting on paper, electrical fan, 21×29cm, 2019 / 전은지 기자
박관택, Usher, Marker and cutting on paper, electrical fan, 21×29cm, 2019 / 전은지 기자

사람도 누군가가 뒷받침해 주거나 옆에서 토닥여주고 끌어주지 않는다면, 우울감에 사로잡혀 생을 마감한다. 최근에도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는데, 이 작품의 선풍기처럼 살면서 힘든 일을 날려버리고 희망차게 펄럭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작가가 말하려는 의미는 알 수 없으나 움직이는 모습이 꽤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작품이다.


송민호, 강승윤, 헨리…예술을 사랑한 연예인

이번 전시가 더욱 유명세를 치른 이유는 연예인의 작품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 첫날임에도 외국인 관람객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아이돌 위너의 멤버인 가수 송민호와 강승윤의 작품이 전시된 구역을 오랫동안 떠나지 않았다. 작품 하나하나 앞에 서서 사진을 찍을 정도였다. K팝 스타의 작품이 ‘K-미술’까지 알리는 모습이 뿌듯하기까지 했다.
 

외국인 관람객들이 가득했던 송민호, 강승윤의 전시작품 구역 / 전은지 기자
외국인 관람객들이 가득했던 송민호, 강승윤의 작품섹션 / 전은지 기자
헨리 라우, Northern Splashes, Acrylic on foam board, 61×91cm, 2020 / 전은지 기자
헨리 라우, Northern Splashes, Acrylic on foam board, 61×91cm, 2020 / 전은지 기자
헨리 라우, Starry, Acrylic on canvas, 116×91cm, 2020 / 전은지 기자
헨리 라우, Starry, Acrylic on canvas, 116×91cm, 2020 / 전은지 기자
헨리 라우, Happening, Acrylic on canvas, 73×71cm(each), 2020 / 전은지 기자
헨리 라우, Happening, Acrylic on canvas, 73×71cm(each), 2020 / 전은지 기자

가장 먼저 포문을 연 작품은 헨리의 펜듈럼 페인팅이었다. 작품들은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준 것들이었다. 이미 예능을 통해 선보인 작품이라 큰 감흥은 없었지만, 대중들에게 음악적 천재성을 인정받은 그가 물감으로 보여준 예술 감각과 시도만큼은 과감해 보였다.
 

오님(Ohnim), Laugh, Acylic on canvas, 90×116.7cm, 2021 / 전은지 기자
오님(Ohnim), Laugh, Acylic on canvas, 90×116.7cm, 2021 / 전은지 기자
오님(Ohnim), Hiding 2, Acylic on canvas, 112×145.5cm, 2020 / 전은지 기자
오님(Ohnim), Hiding 2, Acylic on canvas, 112×145.5cm, 2020 / 전은지 기자
오님(Ohnim), Hiding 1, Acylic on canvas, 112×145.5cm, 2020 / 전은지 기자
오님(Ohnim), Hiding 1, Acylic on canvas, 112×145.5cm, 2020 / 전은지 기자
오님(Ohnim), Hiding 3, Acylic on canvas, 130.3×162cm, 2020 / 전은지 기자
오님(Ohnim), Hiding 3, Acylic on canvas, 130.3×162cm, 2020 / 전은지 기자

자신의 이름인 민호(MINHO)의 스펠링을 뒤집어 만든 아티스트 명인 ‘오님(Ohnim)’으로 활동 중인 송민호는 대체로 대형 캔버스의 작품이 많았다. 자신이 지닌 여러 감정을 표현한다는 그는 얼굴이나 손, 신체 전체를 확대해서 그렸다. 컬러는 원색처럼 강렬한 컬러를 사용했다.

특히, 전시 소식과 함께 언론에 공개된 ‘Hiding’ 시리즈가 오님의 시그니처 작품인 듯하다. 커다란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눈은 분명하게 보인다. 이는 무언가로부터 도망쳐 숨고 싶지만, 그를 직시하면서 피하지 않겠다는 감정이 드러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오님(Ohnim), Untitled, Acylic on canvas, 90×116.7cm, 2021 / 전은지 기자
오님(Ohnim), Untitled, Acylic on canvas, 90×116.7cm, 2021 / 전은지 기자
오님(Ohnim), Despair, Acylic on canvas, 150×150cm, 2020 / 전은지 기자
오님(Ohnim), Despair, Acylic on canvas, 150×150cm, 2020 / 전은지 기자

얼굴을 크게 그린 작품 외에도 신체 전체를 표현한 것도 있다. ‘Untitled’는 마치 노란색 모자를 쓴 듯한 남자가 손을 모으고 서 있다. 눈은 보이지 않지만, 입꼬리가 내려가 있는 모양이 이 남자의 감정은 부정적임을 표현하고 있다. 그와 반대로 배경에는 풍선인 듯 화려한 컬러의 원형이 배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어둡고 슬퍼 보이는 남자의 감정이 대비되어 극대화된다.

‘절망(Despair)’은 말 그대로 절망에 빠진 사람의 형태다. 하지만 그 엎드린 모양이 기괴하면서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실제 사람이 엎드린 모습과 다르기 때문이다. 숙이고 있지만, 한쪽 발은 형태를 알 수 없으며, 손바닥으로 짚은 것이 아니라 손등으로 짚고 버티고 있는 형태라 위태로워 보이기까지 하다. 표정이 아닌 자세로 감정을 나타낸 작가의 시도가 돋보인다.
 

유연(Yoo Yeon), Courage 1, Photography, 100×100cm, 2020 / 전은지 기자
유연(Yoo Yeon), Courage 1, Photography, 100×100cm, 2020 / 전은지 기자
유연(Yoo Yeon), RIP, Photography, 90×135cm, 2018 / 전은지 기자
유연(Yoo Yeon), RIP, Photography, 90×135cm, 2018 / 전은지 기자
유연(Yoo Yeon), Tokyo 1, Photography, 75×150cm, 2020 / 전은지 기자
유연(Yoo Yeon), Tokyo 1, Photography, 75×150cm, 2020 / 전은지 기자
유연(Yoo Yeon), Tokyo 2, Photography, 75×150cm, 2020 / 전은지 기자
유연(Yoo Yeon), Tokyo 2, Photography, 75×150cm, 2020 / 전은지 기자
유연(Yoo Yeon), Hidden Meaning, Photography, 150×75cm, 2020 / 전은지 기자
유연(Yoo Yeon), Hidden Meaning, Photography, 150×75cm, 2020 / 전은지 기자

‘유연하다’에서 따온 아티스트 명인 유연으로 활동하는 사진작가이자 가수 강승윤은 가장 많은 작품을 선보였다. 어떤 것이든 유연하게 대체하고 싶어서 ‘유연’이란 이름을 정했다는 그의 작품은 동적인 것의 정적인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Courage 1’은 바닷가에 위태롭게 세워져 있는 망가진 의자와 바다가 대조적이다. 파도는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의자는 멈춰있다. ‘RIP’도 한때는 도로 위를 달리며 움직이던 차가 효용 가치가 사라지자 폐차가 되어 멈춰버린 모습을 담았다.

‘Tokyo 1’과 ‘Tokyo 2’도 어느 빌딩의 엘리베이터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사진 속에서는 멈춰있으며, ‘Hidden Meaning’도 사람이 보행한다는 표식이 바닥에 새겨져 있는데, 사람이 보행하니 멈춰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연(Yoo Yeon), Skyland, Photography, 135×90cm, 2019 / 전은지 기자
유연(Yoo Yeon), Skyland, Photography, 135×90cm, 2019 / 전은지 기자
유연(Yoo Yeon), Celebrity, Photography, 135×90cm, 2019 / 전은지 기자
유연(Yoo Yeon), Celebrity, Photography, 135×90cm, 2019 / 전은지 기자
유연(Yoo Yeon), Dream, Photography, 135×90cm, 2020 / 전은지 기자
유연(Yoo Yeon), Dream, Photography, 135×90cm, 2020 / 전은지 기자

가수 강승윤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작품 대부분은 흑백이지만, 그중 몇 개는 컬러이며 작가의 의도가 담긴 연출이 돋보였다. ‘Skyland’는 비행기에서 바라본 하늘인 듯한데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Celebrity’는 열대어가 담긴 봉투를 촬영했는데, 누구에게나 노출된 셀럽이자 연예인인 자신을 물고기에 빗대어 표현한 듯하다. 초점이 맞지 않고 분명하지 않은 것이 셀럽으로서의 고충을 토로하는 느낌이다.

‘Dream’은 어떤 피사체를 통해 바깥 풍경을 촬영한 듯하다. 나무와 해가 떠 있는 자연 속 풍경 자체가 ‘꿈(dream)’이라는 것일까. 오묘한 컬러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들도 작가로 나선만큼, 연예인의 잣대보다는 예술가의 잣대로 평가해야 한다. 그런 의미로 바라본 3명의 작품에서는 진짜 그림과 사진 등 예술을 통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하려는 ‘작가’의 냄새가 풍겼다.


사진도 예술이 된다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사진을 쉽게 촬영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사진이 가지는 예술적 가치가 조금은 낮아지지 않나 싶다. 사진을 못 찍어도 다양한 필터나 어플을 통해 보정하면 멋진 사진으로 재탄생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진작가들은 열심히 자신을 렌즈로 투영해 보여준다.
 

고사리, Moving in, C-Print, 90×60cm, 2018 / 전은지 기자
고사리, Moving in, C-Print, 90×60cm, 2018 / 전은지 기자

고사리 작가의 ‘이사(Moving in)’ 시리즈는 2017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재건축이 예정된 등촌동을 찾아 누군가가 떠난 집을 비닐로 포장한 뒤에 촬영한다. 사진 속 집은 텅 비어있기도 하지만, 가져가지 않은 집기나 사진이 고스란히 남아있기도 하다. 그런 것들을 모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사진 속에 저장하는 셈이다. 재건축으로 곧 사라져서 흔적도 찾을 수 없는 것들을 이렇게 남김으로써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신비한 작품이 될 수도 있는 것이 매력적이다.
 

이용백, The Shadow Scar_5, C-Print, 200×120cm, 2018 / 전은지 기자
이용백, The Shadow Scar_5, C-Print, 200×120cm, 2018 / 전은지 기자
이용백, The Shadow Scar_4, C-Print, 200×120cm, 2018 / 전은지 기자
이용백, The Shadow Scar_4, C-Print, 200×120cm, 2018 / 전은지 기자
이용백, The Shadow Scar_3, C-Print, 200×120cm, 2018 / 전은지 기자
이용백, The Shadow Scar_3, C-Print, 200×120cm, 2018 / 전은지 기자

처음 이용백 작가의 작품을 접했을 때는, 전시장의 조명으로 인해 사진에 그림자가 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5개의 작품에 형태를 알 수 없는 삼각형 형태의 그림자가 공통으로 보이는 것을 발견했고, 작품명을 본 순간 그것이 그림자라는 것을 알았다.

The Shadow Scar의 다른 이름은 ‘상처를 치유하는 우리만의 방법’이다. 작가의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사진 속 그림자는 스텔스기를 형상화 한 것이다. 스텔스기는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아 적진을 폭격하는데 선봉장 역할을 하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은 전쟁과 같이 서로의 이익을 추구하며 갈등을 빚을 때 사용하게 된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현실이지만, 언젠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작가는 미리 ‘상처(scar)’라고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모두에게 상처가 되는 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도 담겨있을지 모른다. 평화로운 들판 위로 드리워진 스텔스기의 그림자가 대조적이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회화 작품은 물론, 미디어 아트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게 해주는 백과사전 같은 느낌이었다. 우리가 알 수 없었던 작가들을 대중적으로 접하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는 전시다.
 

전시장 입구에는 작품 컬러링 체험을 할 수 있다 / 전은지 기자
전시장 입구에는 작품 컬러링 체험을 할 수 있다 / 전은지 기자
5세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미술적 창의력을 키워주는 키즈아틀리에 공간도 있었다 / 전은지 기자
5세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미술적 창의력을 키워주는 키즈아틀리에 공간도 있었다 / 전은지 기자

전시장 입구에는 작가들 작품 중 일부를 자유롭게 컬러링 할 수 있는 체험도 가능하며, 5세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키즈 아틀리에도 마련되어 있다. 개인 헤드셋과 소정의 참가비를 내고 신청하면 참여할 수 있다. 신청은 네이버에서 ‘코리안아이 키즈 아틀리에’를 검색해 신청하면 된다.
 

코리안 아이 2020 특별전 외부 전경 / 전은지 기자
코리안 아이 2020 특별전 외부 전경 / 전은지 기자

한편,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한국의 동시대 미술을 확인할 수 있는 ‘코리안 아이 2020 특별전’은 오는 7월 25일까지 롯데월드몰 지하 1층 P/O/S/T에서 진행된다. 동시대 미술이 무엇인지 궁금한 이들에게 관람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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