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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웨이스트, 쓰레기를 완전히 없앨 수 없다면 줄이는 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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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웨이스트, 쓰레기를 완전히 없앨 수 없다면 줄이는 것부터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1.06.24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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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줄이는 운동 '레스 웨이스트' /flickr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쓰레기를 0으로 만드는 '제로 웨이스트'는 막상 실천하라고 하면 막막한 게 사실이다. 하루종일 쓰레기를 아무것도 안 나오게 살기는 솔직하게 말하면, 어렵다. 물론 쓰레기가 나오지 않으면 환경에게도, 지구에게도 좋겠지만 당장은 그렇게 하기 힘들기 때문에 등장한 것이 '레스 웨이스트(less waste)'라 할 수 있다. 쓰레기를 완전히 나오지 않게 하기 어렵다면, 최대한 줄이자는 방식이다. 

레스 웨이스트는 환경 오염을 방지하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하여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적인 가치관이나 생활 양식을 뜻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음식 배달·포장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쓰레기 처리나 재순환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자연히 레스 웨이스트가 더 주목받고 있다. 레스 웨이스트는 쓰레기를 전혀 만들지 않는 삶을 의미하는 제로 웨이스트보다는 처음 도전하는 데 쉬우면서도 부담이 없으며, 쓰레기 배출량 줄이기를 실천하고 유지하기 쉽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쓰레기를 아예 없애자(X), 쓰레기를 줄이자(ㅇ)
 

우리에게도 익숙한 음식물 쓰레기 /flickr

음식물 쓰레기는 환경에도 나쁠 뿐더러,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에도 비용이 들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일상과 사회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 영국 레스터셔에서는 한 가족이 버리는 쓰레기의 35~40%가 음식물 쓰레기라고 한다. 매년 55,000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며, 대부분은 쓰레기통에 버려지기 전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이 산더미 같은 폐기물을 매립지에서 처리하는 데 매년 71억 정도가 들어간다. 

즉 음식이 들어 있는 봉지 다섯 개를 산다면, 한 개는 먹지 않고 그대로 버려지는 꼴이다. 이것은 자원을 낭비하고 환경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각 가정들은 버리는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즉 음식물 쓰레기만 줄여도 환경 및 사회 문제의 일부분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UN에서는 우리가 음식물 쓰레기를 1/3만 줄여도 전세계의 영양실조가 없어질 것이라 추정한다. 

쌓여 있는 쓰레기들 /flickr

쓰레기를 0으로 줄인다는 생각은 새롭게 등장한 것은 아니었다. 옛날 우리의 조상들은 쓰고 난 병을 가게에 반납하거나 주방에서 재사용 가능한 봉투나 용기, 병을 사용했다. 1970년대에 이르러 알루미늄 같은 재활용 재료로 에너지, 비용 절감이 가능한 산업에 투자가 이루어졌다. 이 당시 급부상했던 생태 운동, 지구의 날 지정 등과 함께 쓰레기의 개념을 재평가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이것은 물론 일회용 플라스틱이 보편화되기 전에 일어난 일이며, 당시에는 소각지가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했다. 수십년간의 연구와 분석으로 기후 변화는 사람들에게도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었으며, 쓰레기를 줄이자는 운동은 폐기물 소각에서 벗어나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환경에 끼칠 수 있는 영향에 집중했다. 동시에 순환을 촉진하고 낭비를 경계하는 관행을 강조한다.

사람들은 물질이 많을수록 과도한 소비가 일어나고, 폐기물이 많아진다고 생각했다. 쓰지 않는 물건들은 매립지에 버려지고 기후 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메탄을 생성한다. 또 쓰레기 매립지들로 가는 쓰레기들은 주변 지역 사회에 여러가지 질병을 야기시킨다. 1990년대 들어 이 사실은 더욱 명백해졌고 낭비한다는 것은 환경에게도 무책임한 짓이라는 것을 깨닫고 사람들은 재료를 재사용, 재활용, 또는 퇴비로 쓸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어반 오레 /flickr

어반 오레(Urban Ore)는 모든 유형의 폐기물이 지역 내에서 재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아지자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새활용 개념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어반 오레는 쓰레기를 줍고, 대중에게 사용 가능한 물건을 판매하는 일종의 거대한 청소부 조직으로 떠올랐다.

지역 사회에서도 이 단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도시는 이들에게 작업 공간을 제공하며 회사 규모를 키웠다. 이 곳에 간다면 엄청나게 많이 버려진 쓰레기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재사용과 재활용에 관한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고, 단순하지만 창의적인 이 전략은 실제로 레스 웨이스트를 낳게 한 제로 웨이스트 운동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쓰레기를 줄이자고 외치는 사람들 /unsplash

미국에서는 이미 재활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져 있는 상태였고, 쓰레기를 줄이는 운동은 인터넷 안에서도 퍼지기 시작했다. 인터넷은 이 운동을 확산시키고 입소문으로도 퍼지기에 충분했다. 베아 존스, 로렌 싱어 등 낭비 없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영향력 또한 커져 가며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깨끗하고, 안전하고, 건강한 '쓰레기 없는 삶'을 외치고 있다.

이들은 다들 한 개인의 영향이 아닌, 일종의 집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떻게 하면 모두가 폐기물을 줄이고, 없애는 데에 협력할 수 있는지를 말이다. 물론 처음부터 쓰레기를 아예 없애는 것이 아닌, 사람들은 모두 각기 다르니 자신에게 잘 맞는 방법을 찾아 천천히 내딛어 가는 발걸음 하나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쓰레기를 하나도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다. 그럼 조금씩 줄이는 방법부터 찾아보는 건 어떨까. 다만 생활할 때 조금의 신경을 더 쓰는 것 뿐이다. 물건을 살 때에도 너무 많이 사지만 않으면 된다. 필요하지 않은 것은 사지 않고, 이미 갖고 있는 것을 오래오래 쓰는 것이다. 제품을 새로 사는 것은 수요 창출과 동시에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에 대한 수요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보다, 유리병을 /pixabay

마트나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은 대부분 플라스틱 포장이 되어 있다.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 또한, 음식을 싸고 있던 플라스틱이다. 최대한 플라스틱에 싸여 있지 않은 음식을 고르는 게 좋고, 플라스틱 식기류나 빨대, 컵 등은 최대한 구매를 줄이는 것이 좋다. 플라스틱 병은 분해되는 데 45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플라스틱 물병보다는 재사용 가능한 유리병을 갖고 다니면 좋을 것이다.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직접 가져온 물병에 달라고 하거나, 리필을 해 달라고 할 때에도 쓸 수 있다. 리필 스테이션에서 직접 병에 음료나 화장품을 채워 올 수도 있다. 플라스틱 포크나 숟가락 대신, 새활용이 가능한 식기도구나 나무로 된 식기, 용기 등을 사는 것은 폐기물 생산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비닐 대신 천과 실로 만든 장바구니 /unsplash

장을 보러 나올 때는 마트에서 제공하는 비닐봉지 대신 집에서 에코백이나 장바구니를 들고 나오는 게 좋을 것이다. 만일 장바구니를 가져오지 않았을 때, 두 팔을 써서 음식을 갖고 나오는 게 부끄럽지 않다면 그대로 들고 오는 것도 나쁘진 않다. 또 현지의 상품을 구입하는 건 지역 경제를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과일과 채소를 싸게 살 수도 있는 좋은 방법이다. 장을 보고 나서 종이 영수증 대신 전자 영수증을 제공하는 것도 요즘의 추세다. 

패스트 패션 산업은 지구를 파괴하는 가장 큰 산업 중 하나로 알려져 있고, 매년 전세계가 800억점 이상의 의류를 소비하고 있다고 한다. 패스트 패션 대신 재활용 소재로 이루어진 옷들을 구입하거나, 지역 차원에서 판매하는 중고 의류나 자선 매장에서 판매되는 옷들을 고를 수도 있다. 또한 가구, 가정용품들의 재사용은 쓰레기 매립지로 가는 폐기물의 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며 재사용되는 많은 물품들은 어려운 형편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쓰일 수 있어 삶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지역에 있는 재사용 단체, 자선단체들은 세탁기나 냉장고, 냉동고 등 전기제품들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재활용을 방해하는 것이 쓰레기 오염이라는 것을 아는가? 깨끗한 물건을 더러워진 물건과 같이 버리거나, 재활용되지 않는 물건이 재활용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 등이다. 기저귀나 음식물쓰레기, 옷 등은 재활용 쓰레기통에 넣으면 안 되지만 간혹 같이 넣어 재활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음식이나 음료수의 잔여물이 남아 있는 상자나 병에 남은 음료수 등은 쓰레기통에 들어가면 다른 물건과 섞여 오염될 수 있으니 병은 반드시 비우고 씻은 다음 재활용 통에 넣기 전에 잠시 말려두면 좋다. 

음식 쓰레기로 만든 퇴비 /flickr

가장 흔하게 버려지는 쓰레기는 음식물 쓰레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식물 쓰레기는 매립지로 가게 되면 제대로 썩지 못해 온실가스인 메탄을 생산하게 된다. 대신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게 되면 환경을 오염시키는 배출물을 줄일 수 있다. 과일, 야채 조각, 계란 껍질, 커피가루 등은 모두 퇴비로 만들어질 수 있다. 퇴비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그만큼 유익하며, 비료를 절약할 수 있고 퇴비의 유기 물질은 더 많은 물을 흡수할 수 있는 스펀지 역할을 해 식물에 그만큼 많은 물을 주지 않아도 된다. 

퇴비로 쓰기 전에, 애초에 음식을 많이 버리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매년 인간이 소비하는 전 세계 식품의 1/3이 손실되거나 낭비되어 버려진다고 한다. 남은 음식이 있다면 다음날 먹을 수 있도록 용기에 보관하거나, 먹지 않을 음식을 애초에 많이 사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음식을 버리게 되는 건 식사 계획과도 관련이 있는데, 주중에 어떤 식사를 할 것인지를 미리 정하는 것은 먹지 않을 것을 산다거나 버리지 않을 수 있도록 해 준다. 매주 10분만 투자해 무엇을 먹을지 계획하고 쇼핑 리스트를 작성해 보자. 

제로 웨이스트, 레스 웨이스트를 언급할 때 등장하는 '비건'도 빼놓을 수 없다. 육식과 채식 식단을 비교했을 때 채식 식단의 탄소 발자국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육류 산업이 엄청난 양의 물, 땅, 음식,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온실 배출에도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효성티엔씨 X 플리츠마마의 러브서울 에디션 /효성티엔씨

우리나라에서도 레스 웨이스트 운동에 동참하는 여러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효성티앤씨의 친환경 섬유 ‘리젠서울(regen®seoul)’로 만든 옷은 플리츠마마의 ‘러브서울’ 에디션으로 출시되었다. 리젠서울은 효성티앤씨가 지난 1월 서울시와 업무 협약(MOU)을 맺고 서울 각 지역에서 수거한 페트병을 재활용한 섬유로 알려져 있다. 

양사는 지난해 2월 제주지역 자원순환 시스템 구축에도 동참하고, 제주삼다수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젠제주(regen®jeju)로 만든 가방과 의류를 선보여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효성티앤씨는 이번 협업에서 섬유 가공은 물론 제품디자인, 봉제(의류 완성품)까지 맡아 진행했으며, 향후에는 패션업체와의 협업을 확대해 소재기업을 넘어 지속적으로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섬유 제품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러브 디 어스(Love the Earth) 리미티드 에디션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친환경 캠페인 ‘러브 디 어스(Love the Earth)’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을 출시했다. 지구 사랑 활동으로 친환경 메시지를 담은 한정판 제품이다. 버려진 물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글로벌 업사이클링 브랜드 ‘누깍’과의 협업으로 제품 구입만으로도 레스 웨이스트 실천에 동참할 수 있도록 특별한 경험 요소를 담았다. 워터리 크림 업사이클링 에디션에 내장된 DIY 키트는 각기 다른 패턴의 폐현수막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카드 지갑을 만들어볼 수 있다.

프리메라에서는 이번 업사이클링 에디션 출시를 통해 폐현수막 450kg의 소각을 막고 약 1.2톤의 탄소 배출량을 절감했다. 제품 상자에도 나무를 베지 않고 100% 사탕수수 잔여물로 만든 친환경 지류를 사용했으며 설명서를 상자 배면에 기재하고, 식물성 콩기름 잉크로 인쇄하는 등 제품의 포장까지 친환경 요소를 담았다. 제품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환경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빛의 벙커 X 누깍 /빛의 벙커 

제주 ‘빛의 벙커’가 버려진 물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글로벌 업사이클링 브랜드 '누깍'과의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출시했다. 이번 협업을 통해 출시되는 제품은 빛의 벙커 전시 종료 후 나온 폐현수막을 활용한 동전 및 카드지갑, 명함지갑, 3단 지갑, 크로스백 등 총 4종이다. 

빛의 벙커는 2018년 개막작 '빛의 벙커 : 클림트'전, 이어 2019년 진행한 두 번째 전시 '빛의 벙커 : 반 고흐'전을 거치며 남은 폐현수막을 소각하지 않고, 누깍과의 협업을 통해 특별하고 컬러풀하면서도 실용적인 상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수거한 폐현수막 중 상태가 양호한 부분만 엄격히 선별하여 사용하며, 모든 제품의 패턴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는 소장 가치를 더한다. 그뿐만 아니라 현수막 소재 특유의 견고함과 내구성을 갖춰 실용적이다.  

‘빛의 벙커’ 사업총괄 김현정 이사는 이번 컬래버레이션에 대해 "빛의 벙커가 오래된 벙커를 복원하여 재탄생시킨 문화예술공간 재생의 사례인 만큼, 이번 누깍과의 협업이 큰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환경 보호로서의 '레스 웨이스트'를 실천함과 동시에, 빛의 벙커의 의미와 기억을 간직하는 나만의 제품을 만나보시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없애지 못한다면, 줄이는 것부터 
 

환경을 생각하는 레스 웨이스트 /pixabay

쓰레기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내 행동에 조금의 변화를 주는 것이 '레스 웨이스트'라 해도 좋을 것이다. 커피를 주문할 때 일회용 컵 대신 자신이 가져온 텀블러를 쓴다든지, 장을 보러 갈 때 돈을 주고 사는 쓰레기봉투 대신 집에 있는 천이나 면으로 된 장바구니를 들고 가는 것 말이다. 음료수를 마실 때 플라스틱 빨대 대신 금속 빨대나 종이 빨대를 쓰고,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컵에 담아 먹는 대신 다 먹을 수 있는 콘 아이스크림을 선택하는 것으로도 지구를 지킬 수 있다. 

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 쓰레기를 최대한 적게 내보내 낭비를 줄이고 소비자로써 직접 환경 오염을 막는 것, 이런 삶도 딱히 나쁘진 않을 것이다. 조금 더 귀찮아지는 대신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동물들이 주워먹을 일도 적어질 것이고, 매립지의 쓰레기를 태우는 연기가 나 자신의 건강을 해칠 일도 적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레스 웨이스트는 단지 필요한 물건만 사고, 한번 구매한 물건은 최대한 오래 쓰고, 버릴 때는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는 것만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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