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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청량한 상그리아 한 잔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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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청량한 상그리아 한 잔 어때요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1.05.31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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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 더 특별한 상그리아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더운 여름에 먹는 술은 그만의 매력이 있다. 아직은 날이 선선한 편이지만 곧 몰려올 더위를 이길만한 술은 역시 ‘상그리아sangria’다. 달달한 과일 향과 함께 적당한 도수로 맛볼 수 있는 상그리아는 특유의 청량감 가득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여름에 맛보면 더 맛있다. 

와인을 베이스로 만들고 과일이 들어간다는 점을 생각하면 유럽 전역에서 즐겨 마시는 뱅쇼 Vin Chaud를 떠올릴 수 있는데 두 가지는 매력이 다르다. 뱅쇼는 과일이나 시나몬 등의 향신료를 넣어서 따뜻하게 데운 와인이라 겨울에 더 잘 어울리는 와인이라고 볼 수 있다. 상그리아는 시원하게 보관하는 음료로 여름철 데일리 칵테일로도 잘 어울리며 파티에서도 가볍게 맛보기 좋은 술이다. 
 

여름 철 시원하게 먹으면 더 맛있는 상그리아 /픽사베이

상그리아는 알코올과 논 알코올 등으로 만들 수 있어 누구나 제한 없이 마실 수 있는 음료다. 또 만드는 방법도 어렵지 않아서 동영상 콘텐츠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의 레시피를 참고해서 집에서도 쉽게 홈메이드 상그리아를 완성할 수 있다. 먹고 남은 와인이 있다면 과일 향의 산뜻한 맛이 매력적인 상그리아로의 변신은 어떨까. 


샹그리아? 상그리아! 정확히 어떤 술일까

흔히 상그리아의 발음을 샹그리아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스페인어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는데 정확한 발음은 ‘상그리아’가 맞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 한국에서는 샹그리아, 상그리아 모두 혼용해서 발음하고 있다. 라틴어로 상그레sangre는 ‘피(혈액)’을 뜻하는 말이며 레드와인이 재료가 되는 경우가 많아 술의 붉은 이미지에서 유래했다고 볼 수 있다. 

상그리아는 스페인어로는 ‘피흘리는’이라는 뜻이지만 실제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등 다양하게 혼용하여 재료로 쓰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레드 와인의 사용이 더 흔하기도 하고 국내에서도 레드 와인으로 만든 상그리아가 더 익숙하지만 화이트 와인의 경우엔 들어가 있는 과일 등의 재료 색상이 더 눈에 잘 띄어서 비주얼적으로 색다른 매력을 가진다. 화이트 와인을 재료로 만든 것은 상그리아 블랑카라고 부르기도 한다. 
 

Maksim Goncharenok 님의 사진, 출처 Pexels
화이트 와인은 과일의 색을 더 눈에 띄게 한다 /Maksim Goncharenok, Pexels

상그리아는 스페인의 전통 음료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유럽 전역에서 파티 음료로 대중적인 술이다. 상그리아를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와인에 제철 과일을 넣고 며칠간 숙성시켜 마시는 칵테일이라고 설명할 수 있으며 따뜻하게 보관하면 와인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고 지나치게 과일이 물러질 수도 있으므로 주로 차갑게 보관하여 마신다. 물론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음료인 만큼 어느 계절이든 상그리아를 만들어 맛볼 수 있지만 차갑게 보관하여 마실 때 과일의 맛과 와인의 향을 제대로 맛볼 수 있어 여름 음료로 즐기기 좋다.
 

스페인의 해안가에서는 상그리아를 필수로 판매한다 /픽사베이
스페인 여행 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상그리아 /픽사베이

상그리아의 기원은 워낙 다양하다. 유럽에서는 현대에도 가벼운 도수의 와인이나 와인 펀치(과일이나 음료, 탄산 등을 섞은 술)를 물처럼 마시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과거에도 비슷했다. 특히 로마 제국 시대에는 물을 마시듯 술을 마시곤 했으며 당시에 물을 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오염된 물을 섭취하기 쉬웠고, 이보다는 알코올 성분의 술을 마시는 것이 더 안전하게 여겨졌다. 현재도 유럽의 물은 지역적 특성으로 석회질이 많아 복통이 생길 수 있고 맛도 일반적인 물과는 다른 점이 있어 이를 식수로 마시는 것은 여러모로 선호하지 않는다. 때문에 아직도 물 만큼 술을 마시는 경향이 있고 이는 자연스럽게 술 문화가 발달된 이유이기도 하다.
 

도수가 높지 않은 와인 펀치를 물처럼 즐겨 마시기도 한다. /픽사베이
Caravaggio의 Bacchus. 우피치 박물관 소장(Galleria degli Uffizi),  via Wikimedia Commons
로마 신화의 포도주신 바커스. 고대 로마에는 바커스 신을 위한 축제가 존재했다. Caravaggio의 Bacchus. 우피치 박물관 소장(Galleria degli Uffizi), via Wikimedia Commons

과거부터 술을 더 맛있게 먹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존재했다. 물처럼 마셔왔던 주류에 설탕이나 과일, 음료를 섞기도 했으며 술에 다양한 맛을 가미하는 점을 생각하면 칵테일의 한 종류인 상그리아의 역사 역시 꽤 오래됐다고 볼 수 있다. 고대 로마 제국에서는 와인에 맛을 가미하는 향신료를 넣기도 했다. 

상그리아를 만들 때 들어가는 과일부터 음료, 향신료 혹은 사용되는 주류의 종류까지 워낙 다양하기에 사실 이 기원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다만 중세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에서 붉은색을 띄는 레드 와인과 자른 과일을 넣어 지금의 상그리아의 모습처럼 먹었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이는 검증된 기원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가설이며 영국 주류 ‘상가리’에서 상그리아가 왔다는 설도 존재한다.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역 /픽사베이

상그리아를 다른 이름으로는 클라렛 컵 펀치, 와인 레모네이드로 부르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적포도주를 클라렛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이는 보르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레드 와인을 가리킨다. 18~19세기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상그리아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으며 이때 영국에서 상그리아에 들어가는 보르도산 레드 와인을 클라렛이라고 불렀고 이는 클라렛 컵 펀치로 불린 이유이기도 하다. 그 당시 파티에 참여하는 귀족들은 이 클라렛 펀치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현재도 스페인 곳곳에서 이 상그리아를 쉽게 맛볼 수 있다. 스페인의 전통 주류라는 인식으로 여행지에서 이 상그리아를 꼭 맛보려는 이들이 많고 이로 인해 최근엔 자연스럽게 가격대가 올랐다는 느낌이 있어 현지인들은 밖에서 굳이 상그리아를 사 먹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오히려 상그리아의 진수를 맛보기 위해서는 홈메이드 상그리아를 접하는 것이 더 훌륭하다고 하는데 가정마다 이를 위한 레시피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그만큼 만드는 방법이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flickr(@BOMBMAN)
스페인 여행지에서 대중적으로 판매되는 상그리아의 모습 /flickr(@BOMBMAN)

홈메이드 상그리아를 만들 때는 너무 진지하게 재료를 갖추거나 만드는 레시피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 상그리아의 다양한 기원만큼이나 집마다 가진 레시피가 다르며 각자의 취향에 따라서 브랜디를 섞거나 완전히 무알코올 상그리아를 만들 수도 있다. 

무알코올 상그리아를 만드는 방법은 술 대신 과일 음료를 선택하면 된다. 과일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병에 담아준 후 그 위에 주류를 대신할 수 있는 과일 음료를 부어주면 된다. 3시간에서 반나절 이상 숙성해서 맛보면 되며, 마실 때는 기호에 따라서 탄산수 등을 추가로 섞기도 한다. 

상그리아는 주로 계절 과일을 잘라서 만들면 간편하다. 대부분 가정에서 상그리아를 만들기 위해 굳이 과일을 구매한다기보다 집에 남아 있는 재료를 활용해서 간편하게 상그리아를 제조한다. 구하기 쉬운 계절 과일을 넣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가장 흔한 재료로는 사과, 오렌지, 레몬, 복숭아, 라임 등이 있다. 사실 상그리아의 레시피가 다양한 만큼 재료 사용 역시 거의 제한이 없다고 보면 된다. 
 

가정에서 쉽게 만들어 먹는 상그리아/flickr(@Kendall)

대신 상그리아는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숙성해 마시는 칵테일인 만큼 너무 무른 과일을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술을 혼탁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맛을 반감하기도 하고 그런 이유로 딸기 등의 베리류는 많이 사용하진 않는다. 하지만 상그리아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선 꼭 공식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물론 집에 남아 있는 과일이 베리류라면 이를 넣어도 문제는 없다. 


캐주얼해서 더 매력적인 상그리아 

본격적으로 상그리아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자면, 강조할 부분은 지나치게 레시피에 얽매이거나 격식을 차려서 재료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과일 사용은 집에 남아 있는 것 혹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제철 과일이 적당하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술을 선택하는 것이다. 어떤 주류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상그리아의 맛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고 본래는 상그리아를 만들 때 스페인산 레드 와인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현대에는 다양한 술이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물론 상그리아를 만들기 위해서 고급 와인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현지에서도 기본적으로 상그리아는 중저가의 와인에 더 맛을 풍부하게 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진다. 대중적으로 맛볼 수 있는 술인 만큼 너무 비싼 와인을 고를 필요가 없고 어차피 과일을 넣어 숙성해 맛보기 때문에 적당히 선택하면 된다. 특히 집에 남아 있는 와인을 사용하는 것이 더 흔하고 입맛이나 취향에 맞지 않는 와인의 경우 재료로서 아주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중저가 와인과 다양한 과일로 상그리아 만들기. 상그리아 만들기 재료 /윤미지 기자

중심이 되는 재료는 레드 와인 혹은 화이트 와인 그리고 과일이다. 경우에 따라 여기에 과일 향이 도는 술을 더 넣기도 하고 블랜디나 보드카, 위스키를 추가하기도 한다. 때로는 뱅쇼와 비슷하게 계피 등의 향신료를 추가해서 맛을 색다르게 할 수도 있다. 

상그리아를 만들 땐 먼저 과일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야 한다. 과일을 잘게 썰면 과육이 쉽게 무를 수 있고 또 그렇다고 너무 크게 썰면 상그리아를 마실 때 잔에 함께 담기가 어렵다. 적당한 크기로 과일을 썰어 미리 준비해 놓으면 된다. 특히 오렌지나 사과를 껍질 채 넣을 때는 세척이 중요한 과정 중 하나다. 베이킹파우더를 사용해서 꼼꼼하게 닦아주고 마무리는 식초를 넣은 물에 한 번 더 헹궈준다. 
 

베이킹파우더로 과일 닦기 /윤미지 기자
식초를 섞은 물에 한 번 헹궈준다 /윤미지 기자
과일 적당한 크기로 썰기 /윤미지 기자

과일을 먼저 준비해둔 병에 담아주고 그 위에 와인을 부으면 간단하게 상그리아를 완성할 수 있다. 공병은 미리 끓기 전의 물에 넣어 소독하는 과정을 거쳐주면 좋으며 병의 아래서부터 단단한 과일 위주로 차례대로 넣어주면 된다. 준비한 와인이 입맛에 느끼기에 씁쓸한 맛이 강하다면 조금 더 달달한 상그리아로 만들기 위해서 복숭아 통조림 등을 재료로 준비해도 좋다. 또는 과일을 병에 담을 때 설탕을 뿌려주기도 하는데 이는 특유의 단맛을 끌어 올리는 기능도 하지만 과일즙이 잘 우러나와 와인에 어우러질 수 있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취향에 따라 과일 주스를 더 부어서 만들 수도 있으며 완성한 후에는 3시간에서 반나절 이상의 숙성 기간을 거쳐서 맛을 보면 된다. 상그리아를 마실 때는 만들어진 그대로 맛을 보는 것도 좋지만 기호에 따라서 탄산수를 추가로 더 붓거나 다른 술을 타서 먹을 수도 있다. 
 

완성된 상그리아. 숙성 시간을 거쳐서 맛 보면 된다 /윤미지 기자
홈메이드 상그리아 한 잔 /윤미지 기자 

사실 가장 맛있는 상그리아는 ‘홈메이드로 직접 만든 상그리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현지에서는 각가정이 보유한 레시피에 대해 자부심이 높다. 물론 굉장히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기본적으로 상그리아가 만들기 쉬우면서도 다양한 레시피를 가지고 있고 이를 굳이 밖에서 사 먹을 이유가 없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에서는 국내에서도 많은 이들이 상그리아를 직접 만들어 먹고 이에 대한 과정을 개인 블로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기록하기도 한다. 역시 개인마다 자유로운 방법으로 상그리아를 만들 뿐만 아니라 사용하는 재료도 다양해서 여러 방식의 독창적인 상그리아를 만나볼 수 있다.

상그리아의 매력은 다양하지만 가장 간단하고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 음료라는 것 또한 여러 가지 장점 중 하나이다. 레드 와인은 육류, 화이트 와인은 해산물이라는 공식도 존재하지만 상그리아는 어떠한 격식도 차릴 필요 없이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술이며 곁들이는 안주나 식사 역시 제한 없이 즐길 수 있다. 마시고 남은 와인이나 입맛에 맞지 않는 술이 있다면 간편하게 상그리아 만들기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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