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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로 끝나지만 사실 맥주가 아니에요, 루트비어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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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로 끝나지만 사실 맥주가 아니에요, 루트비어의 세계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1.04.29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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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비어 /unsplash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최근 주류업계에서는 무알코올 맥주 전쟁이 한창이다. 오비맥주·하이트진로·롯데칠성음료에 이어 해외 맥주를 수입하는 유통사들도 무알코올 맥주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골든블루는 논알코올 맥주 ‘칼스버그 0.0’을 지난 1월 국내 출시했고, 하이네켄코리아도 다음 달 세계 94개국에서 판매 중인 ‘하이네켄 0.0’을 들여올 예정이다.

무알코올 맥주로 유명한 것이 서양에서는 간식으로도, 아이들도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루트비어(Root beer)다. 루트비어는 이름에 '비어'가 들어가지만, 엄밀히 말해 맥주는 아닌 탄산음료에 가깝다. 


루트비어의 유래 

루트비어 /flickr

루트비어는 2011년 우리나라에서 첫 정식 수입되었다. 첫 수입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그동안 외국에서만 먹을 수 있었던 루트비어를 국내에서도 먹을 수 있어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물론 이것은 루트비어의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반응이고, 막상 루트비어를 처음 먹어 보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의아할 수 있다. 루트비어의 맛이 워낙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이다. 먹어본 사람들에 의하면 치약, 물파스, 박카스, 멘톨, 감기약 시럽 등 정말 다양한 맛이 나온다. 이쯤되면 먹어보지 않았어도 대충 어떤 맛인지 상상이 가는 음료수다.

사사프라스 /flickr

루트비어의 이름은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진 사사프라스 나무 뿌리에서 유래했다. 맥주는 아니지만 부었을 때 맥주처럼 두꺼운 거품이 일어나는 게 특징이다. 1960년 사사프라스가 발암물질 의혹으로 미국 식품의약국에 의해 금지된 이후 대부분의 상업용 루트비어는 인공 사사프라스 향을 사용해 맛을 낸다.

그 외에도 백합목 덩굴 식물인 사르사파릴라 열매나 유카 나무 뿌리, 우엉이나 감초, 계피 등을 넣어 만든다. 물론 이것만 넣으면 맛이 없기 때문에 설탕이나 액상과당을 첨가해 단맛을 낸다. 그래도 원래 재료의 향 때문에 기상천외한 맛이 난다. 

일부는 사프롤이 없는 안전한 사사프라스 추출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미국에만 560여개의 루트비어 브랜드가 있고 Hires는 1875년, Barq's는 1989년, A&W는 1919년, DAD's는 1937년, MUG는 1950년 등 각기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A&W는 1919년 루트비어 레시피를 구매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루트비어 브랜드이기도 하다. 그밖에도 길을 지나가다 보면 편의점처럼 생긴 곳에서 루트비어를 판매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A&W /unsplash

비어라는 단어가 붙어 있어 맥주라고 착각할 수 있는데, 맥주는 아니다. 그럼 왜 '비어'란 단어가 붙었을까, 당시 미국의 금주령 시대를 거치며 차(tea)보다 맥주(beer)라는 네이밍이 소비자들에게 더 먹힐 것 같아 붙였다는 설이 있다. 실제로 루트비어라 이름붙인 쪽이 매출이 더 좋았기도 했으며, '뿌리차'라는 말보다는 '뿌리맥주'라는 말이 더 그럴듯해 보이긴 하다. 

사사프라스 루트비어는 북아메리카에 유럽인들이 도착하기 전, 요리와 약재로 쓰기 위해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만든 것이 시초다. 루트비어는 1840년대부터 제과점에서 판매되었으며, 레시피는 1860년대부터 전해져 왔다. 1850년대 초반 탄산이 가미되었고 가게에서 파는 루트비어는 기성 음료가 아닌 시럽용으로 팔았다. 향이 강하다는 특징 외에도 사사프라스에 들어간 여러 재료 때문에 루트비어의 약효는 북미 원주민과 유럽인들 모두에게 잘 알려져 있었다. 

찰스 앨머 하이어스 /lowermerionhistory

1875년, 필라델피아의 약사 찰스 앨머 하이어스와 그의 아내는 신혼여행 중 뉴저지 주 탑승장에서 사사프라스 나무껍질, 윈터그린, 기타 허브를 섞어 만든 파이를 먹고 나서 조리법을 알아낸다. 그는 두 명의 의과 대학 교수들의 도움을 받아 물, 설탕 및 효모와 혼합된 단 음료를 만들어낸다.

그의 친구인 러셀 콘웰의 제안에 따라 하이어스는 대중들에게 통할 수 있는 탄산이 들어간 루트비어 음료수를 만들기 위해 실험을 시작했고, 그는 탄산의 맛을 내기 위해 25개 이상의 허브, 열매, 뿌리를 조합했다. 이후 콘웰의 권유로 하이어스는 1876년 미국 독립 100주년 전시회에서 자신의 음료를 대중들에게 소개했고 이 루트비어는 히트를 쳤다. 1893년, 하이어스 가족은 처음으로 이것을 병맥주 형식으로 만들어 유통한다. 

이 당시 루트비어의 요리법은 향신료, 자작나무 껍질, 고수, 향나무, 가시나무 껍질 등 엄청나게 다양한 재료들의 조합을 포함했다. 이 많은 성분들은 탄산이 첨가되어 오늘날의 루트비어 제조에도 사용되고 있다. 특별한 건 루트비어를 만드는 데 통일된 레시피는 없다는 것이다. 사사프라스도 루트비어의 주요 재료였다가 발암 물질이 나온다는 이유로 금지되었지만, 사사프라스에 있는 유해한 기름에서 이 발암물질이 나온다는 것이 알려져 이 기름만 추출하면 사사프라스도 별 문제 없이 쓸 수 있다.  

맥주처럼 거품이 나는 루트비어 /flickr

루트비어는 마치 맥주처럼 음료 표면에 하얀 거품이 쌓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루트비어 제조업체들은 처음에는 거품을 내기 위해 음료수를 탄산화시켰고, 나중에는 표면 장력을 낮춰 거품이 더 오래 지속되도록 계면활성제를 첨가하기도 했다. 실제 루트비어 제조 브랜드들마다 거품의 모양이나 쌓임도 조금씩 다르며 나름대로의 맛과 개성이 있다. 

서양에서야 국민 간식처럼 사람들이 흔히 먹는 음료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루트비어 자체가 호불호가 워낙 심해 인기가 많은 것도 아니고, 심지어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도 많다. 오프라인에는 쉐이크쉑 매장, 이태원, 스타필드 매장의 주류 코너에서 구할 수 있고 온라인으로는 직구나 쇼핑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특시 쉐이크쉑 매장에서 햄버거와 같이 루트비어를 먹는 경우가 많다. 


집에서도 루트비어를 만들 수 있다 

집에서도 아이스크림, 루트비어 원액이 있으면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루트비어 /flickr

서양에서는 집에서 직접 루트비어를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표준적인 루트비어 레시피는 없고, 다양한 재료를 비슷한 방식으로 만든다. 재료도 간단하니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우선 따뜻한 물에 설탕을 녹여, 루트비어 원액을 설탕물에 넣고 저은 뒤 효모 활성화 작업을 위해 따뜻한 물에 이스트를 넣고 약 5분간 놔둔다. 이스트가 활성화되면 이것을 설탕물에 넣고 잘 저은 뒤 병에 넣는다. 이 병은 상온에 6-7일 정도 발효시킨 후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마시면 된다. 

사람들이 즐겨 먹는 루트비어 레시피 중 하나는 루트비어플롯이다. 바닐라 아이스크림 두 스쿱에 루트비어 원액, 설탕, 탄산수를 섞고 그 위에 크림과 과일을 취향대로 올려 만드는 레시피다. 아이스크림이 루트비어의 강하고 톡 쏘는 향을 중화해 주며, 특유의 냄새가 사라지고 바닐라 맛이 강해져 원래 루트비어보다 먹기도 쉽다. 아이스크림 말고 우유를 섞은 루트비어밀크 등도 있다. 

루트비어플롯 /flickr
루트비어밀크 /flickr

알코올이 없어 맥주보다 쉽게 마실 수 있고, 독특한 향과 맛이 걸림돌이긴 하지만 한번 마셔 보면 중독적이라는 이 루트비어는 그래도 엄연한 탄산음료이다. 그런 만큼 많이 마시면 몸에 해롭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루트비어는 고과당의 옥수수 시럽이나 설탕을 함유하고 있고, 이 두 가지 성분 모두 다량으로 섭취하면 비만과 당뇨병이 올 수 있다.

특히 루트비어에는 한 사람이 매일 섭취하는 설탕의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이 들어 있으며, 함유되어 있는 옥수수 시럽에는 수은이 있어 사람의 면역 체계와 뇌, 중요 기관들을 손상시킬 수도 있다.

또한 탄산은 우울증과 불안을 유발하며, 루트비어의 전형적인 갈색 계열을 만들기 위해 투입되는 캐러멜 색소는 암을 촉진하며 백혈구를 감소시킨다. 이 캐러멜 색소는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알러지 반응을 유발할 수도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루트비어 말고도 다른 탄산이나 음료수에도 해당된다. 

루트비어, 잘 알고 먹자 /flickr

루트비어를 건강하게 먹고 싶다면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방법이 있다. 몸에 해로운 재료를 빼고 만들어도 된다. 실제로 미국의 많은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자신들의 집에서 루트비어를 만들어 먹는다. 원래 루트비어는 한 약사에게서 시작되었고, 전통적인 루트비어에 쓰인 재료들은 건강에도 좋은 음식이었다. 

사르사파릴라는 이뇨제로 썼고, 윈터그린 잎은 가스를 제거하고 소화제를 만드는 데 썼다. 루트비어에 쓰인 다른 약초들은 한약에도 널리 사용되었고, 루트비어는 그 당시 사람들이 즐겨 마시기도 한 차(tea)의 한 종류였다. 또다른 재료였던 감초는 소화 장애를 낫게 하고 궤양을 치료하기 위해 민간 의학에 쓰였다. 옛날 약제사들은 이 음료의 약효를 홍보하기 위해 루트비어를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기도 했다. 

애초에 시중에서 파는 루트비어는 집에서 만드는 것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은 또다른 선택지가 될 뿐이다. 다만 루트비어를 소비하고 싶다면 건강에 조금 더 나은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뜻이다. 


호불호가 갈려 더 매력있는 음료, 루트비어 

루트비어 /pixabay

초기의 많은 루트비어들은 쓰인 재료 때문에 약국에서 많이 팔렸다. 많은 약사들이 치료제 대용으로 음료를 만들고, 뿌리와 나무열매, 껍질과 향신료 등으로 새로운 음료를 만들려 노력했다. 옛 아메리카 원주민부터 시작해 사람들은 허브, 뿌리, 열매들이 사람들의 병을 치료하는 치유 효과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에서 시작한 루트비어는 한 약사의 노력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고, 지금은 서양인들이 즐겨 먹는 음료의 하나가 되었다. 

아마 루트비어의 맛은 두리안이나 민트초코만큼이나 사람들에게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향을 맡거나 한모금 마시자마자 뒤도 돌아보지도 않는 사람도 있는 반면 좋아하는 사람은 루트비어가 너무 비싸기도 하고 없어서 못 먹을 정도라고 한다. 누구에게는 파스 맛, 안티푸라민 맛이 나는 음료지만 가격대가 좀 비싸며 제대로 만들어진 루트비어에는 실제 맥주의 향과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하니 이참에 그동안 먹은 적이 없다면 이 매력적인 음료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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