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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림 취향은?] 사람 같은 얼룩말 모습이 공감되면 웃으세요 - 양소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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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림 취향은?] 사람 같은 얼룩말 모습이 공감되면 웃으세요 - 양소연 작가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1.04.19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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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여행을 가면 여행지만의 새로운 모습과 일상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에 행복해진다. 하지만 금방 깨닫는다. 사는 모습은 어디든 똑같다고. 우리집 근처에도 있는 게 여행지에도 있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도 어딘가 익숙하다. 그 비슷함에 공감하며 웃는다.

양소연 작가의 그림도 ‘피식’하고 웃음이 나게 만든다. 얼룩말의 웃는 모습 자체도 그렇지만, 얼룩말이 마치 사람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미소를 띠게 된다. ‘저건 내 모습인데’ 하고 공감하게 된다.

작가가 그림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도 바로 ‘공감’이다. 양소연 작가는 “의인화된 얼룩말을 통해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을 한국화 채색화로 표현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경험했을 일들을 유쾌하고 위트있게 표현하여 모두가 공감하며, 미소를 짓고, 마음이 따뜻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당신의 시작을 응원합니다(프리지아), 60×60cm, 장지에 채색, 2021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당신의 시작을 응원합니다(프리지아), 60×60cm, 장지에 채색, 2021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나를 생각해 주세요(팬지), 60×60cm, 장지에 채색, 2021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나를 생각해 주세요(팬지), 60×60cm, 장지에 채색, 2021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가장 최근작은 얼룩말이 ‘꽃’을 들고 있으며, 작품의 제목도 각 꽃이 가진 꽃말이다. 선홍빛 잇몸을 드러내며 활짝 웃는 듯한 얼룩말과 꽃이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하지만 어느 하나 같은 모습을 보이진 않는다. ‘프리지아’는 여러 송이는 안고, 한 송이만 들며 누군가에게 건네며 응원하는 듯하고, ‘팬지’는 마치 컵 속에서 꽃이 솟아오르는 듯하다. 꽃말처럼 ‘나를 생각해 달라’는 의미를 강조하는 느낌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상사화), 60×60cm, 장지에 채색, 2021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상사화), 60×60cm, 장지에 채색, 2021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상사화’는 얼룩말이 웃으며 슬픔을 참는 것처럼 보인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표현하듯, 분홍빛 상사화 뒤에 얼굴을 가리고 웃고 있지만, 왠지 감은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는 듯이 보인다.
 

당신만을 사랑합니다(동백꽃), 60×60cm, 장지에 채색, 2021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당신만을 사랑합니다(동백꽃), 60×60cm, 장지에 채색, 2021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활짝 핀 ‘동백꽃’은 안고 있는 것보다 하늘에 떠 있는 동백꽃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한 송이의 동백꽃이 당신인 걸까. ‘당신만을 사랑합니다’라는 꽃말이 제대로 표현됐다.
 

나를 잊지 말아요(물망초), 60×60cm, 장지에 채색, 2021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나를 잊지 말아요(물망초), 60×60cm, 장지에 채색, 2021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반드시 찾아올 행복(은방울꽃), 60×60cm, 장지에 채색, 2021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반드시 찾아올 행복(은방울꽃), 60×60cm, 장지에 채색, 2021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물망초’와 ‘은방울꽃’은 배경 가득 표현된 것이 특징이다. ‘물망초’는 그림만 보아도 꽃향기가 코로 스며드는 느낌이고, ‘은방울꽃’은 반딧불이 노랗게 빛을 뿜으며 얼룩말을 화려하게 감싸고 있다. 두 그림 속 얼룩말은 꽃과 함께 행복해 보인다.
 

초대, 180×72.7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초대, 180×72.7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이 작품에도 꽃이 등장한다. 두 얼룩말의 표정이 수줍어 보인다. 왼쪽의 얼룩말은 해바라기를 위에 감추고 있으며, 오른쪽의 얼룩말은 설레어 있다. 얼마 되지 않은 연인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어 보는 내내 미소 짓게 한다. 그림 속 얼룩말처럼 만난 지 얼마 안 된 풋풋한 연인도, 오래된 사이도, 결혼한 부부도 이 장면을 공감하며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따뜻한 냄새, 90.0×72.7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따뜻한 냄새, 90.0×72.7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아빠 올 시간, 90.0×72.7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아빠 올 시간, 90.0×72.7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그때 그 시간, 116.9×91.1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그때 그 시간, 116.9×91.1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나에게, 90.0×72.7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나에게, 90.0×72.7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이 4개의 작품은 모두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내용이다. 얼룩말처럼 비슷한 어린 시절을 보낸 기억이 있다면 그 기억에서 풍겨오는 따스함에 미소를 짓거나, 그리움의 눈물을 흘리게 될지 모른다. 엄마와 아이로 보이는 얼룩말이 다정하게 차를 마시며 뜨개질을 하거나(따뜻한 냄새), 퇴근하고 돌아올 아빠를 기다리며 저녁을 준비하고, 그 옆에 서서 지켜보는 아이의 모습(아빠 올 시간)이 보인다.

한가로운 오후 엄마는 동화책을 읽어주며, 아이는 그림을 그리는 모습(그때 그 시간)이 다정해 보이며, 선물을 뜯으며 행복한 아이의 모습(나에게)도 정겹다. 작은 것 하나에도 기뻐하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선물 상자를 뜯으며 얼마나 행복하면, 작은 분신들이 상자 위에도, 장갑 위에도 있는 것일까.
 

온전한 시간, 45×53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온전한 시간, 45×53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이 작품은 위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돌아온 듯하다. 깊은 생각에 잠길 때 턱을 괴는 행동은 누구나 한 번쯤 해본 모습이다. 찻잔에 있는 작은 얼룩말은 어린 시절의 ‘나’일지도 모르겠다. 따뜻한 기억 속의 나를 성인이 되어 한가로이 티타임을 보내는 내가 흐뭇하게 지켜보는 것 같다. 말이 좋아한다는 각설탕도 빠지지 않았다. 행복 그 자체다.
 

Healing time, 72.7×60.6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Healing time, 72.7×60.6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Healing time, 72.7×60.6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Healing time, 72.7×60.6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양소연 작가의 작품 중에는 이름이 같은 작품도 많다. ‘Healing time’ 중 첫 번째는 머핀을 만들고, 두 번째는 먹는다. 즐거움의 정도가 강할수록 얼룩말의 수가 늘어나는 듯하다. 달콤한 디저트를 먹는 그 시간 자체가 얼마나 행복한지, 제목과 얼룩말의 표정으로 알 수 있다.
 

함께 하자, 45×53cm, 장지에 채색, 2015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함께 하자, 45×53cm, 장지에 채색, 2015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함께 하자, 90.0×72.7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함께 하자, 90.0×72.7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함께 하자’ 중 첫 번째는 큰 얼룩말 하나가 커피를 내리고 있다. 핸드드립을 하는 걸로 봐서는 커피 좀 마실 줄 아는 얼룩말이다. 디즈니 캐릭터인 도널드와 데이지 컵이 하나씩 있는 모습을 보니 누군가와 함께 커피를 마실 것 같다. 작은 얼룩말이 컵 안에서 지켜보는 모습이 귀엽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커피를 내리고, 그 모습을 사랑스럽게 지켜보는 연인처럼 말이다.

두 번째 ‘함께 하자’는 얼룩말이 모두 크기가 커졌다. 한 얼룩말이 역시나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고 있고, 한 얼룩말은 턱을 괴고 지켜본다. 커피잔 받침의 색이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사랑하면 닮는다’라는 말처럼 두 얼룩말은 체격이 다른 것 말고는 웃는 모습까지 닮아있다.
 

매년 반복, 45.5×37.9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매년 반복, 45.5×37.9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매년 반복, 45.5×37.9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매년 반복, 45.5×37.9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매년 반복’이라는 제목에 주어는 없지만, 운동하는 얼룩말을 보니 생각나는 것이 ‘다이어트’다. 매년이 아니고 매일 반복되는 다이어트의 다짐, 다이어트 하겠다고 작심삼일 열의를 보이며 운동에 열중하는 모습은 모두 한 번쯤 해봤을 우리의 자화상이다.

스쿼트도 모자라서, 줄넘기에 아령까지 하는 듯한 첫 번째 얼룩말, 두 번째 얼룩말은 역기와 아령을 들고 있다. 벽 뒤에서 지켜보는 작은 강아지가 마치 한심하다는 듯 쳐다본다. 마치 엄마들이 “그거 조금 운동하고 운동했다고 하지”라고 잔소리하는 느낌이다.
 

마음의 멜로디, 45×53cm, 장지에 채색, 2015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마음의 멜로디, 45×53cm, 장지에 채색, 2015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기억의 치유, 45×53cm, 장지에 채색, 2015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기억의 치유, 45×53cm, 장지에 채색, 2015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양소연 작가의 작품에는 얼룩말만 등장하지 않는다. 앞서 강아지가 나왔던 것처럼, 이 2개의 작품에는 노란 부리가 매력적인 남아메리카 열대 우림의 새 ‘토코투칸’이 등장한다. ‘마음의 멜로디’에서는 토코투칸이 더 크게, 얼룩말은 작게 묘사됐다. 실제 크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에 눈길이 간다. 두 동물 모두 사람처럼 노래를 부르거나 기타를 칠 수 없지만, 마음속 멜로디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느껴진다.

‘기억의 치유’에서는 정반대의 크기로 묘사됐다. 원래 모습대로 돌아온 느낌이다. 여기서도 두 동물 모두 입과 부리를 크게 벌리고 있어 노래를 부르는 듯한 느낌이다. 노래를 부르며 치유하는 듯하다.

많은 새 중에 왜 토코투칸이었을까.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동물 중 하나가 얼룩말이라면, 남아메리카의 대표동물 중 하나는 토코투칸이다. 몸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크고 노란 부리와 푸른 눈이 이국적이기 때문에 작가도 그 매력에 빠진 것이 아닐까. 또는, 국제 자연 보전 연맹(IUCN)에서 정한 보전 상태 분류 중 ‘최소관심(LC)’ 단계로 분류된 동물이기에 기억하고 보호해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가장 쉬운 것, 90.0×72.7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가장 쉬운 것, 90.0×72.7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예쁨 받을 용기, 45.5×37.9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예쁨 받을 용기, 45.5×37.9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널 만나는 날, 60.6×72.7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널 만나는 날, 60.6×72.7cm, 장지에 채색, 2016 / 양소연 작가 블로그(blog.naver.com/442zh)

양소연 작가가 여성이기 때문에 더욱 잘 표현할 수 있는, 여성의 일상을 그린 작품도 돋보인다. 운동이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웃으면서 버티는 모습이 인상적인 ‘가장 쉬운 것’은 헬스장의 모습을 세세히 묘사했다. 텀블러에 감겨있는 사물함 번호키가 시선을 머물게 한다.

‘예쁨 받을 용기’는 집에서 여유롭게 네일아트를 하는 얼룩말을 그렸다. 갈기를 헤어롤로 감은 부분이 매력 포인트다. 실제로는 굉장히 뻣뻣한 갈기이지만, 헤어롤에 자연스럽게 감긴 모습이 피식 웃음 짓게 한다. 누군가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거나 자기만족을 위해 꾸미는 여성의 심리와 모습을 정확히 묘사했다.

‘널 만나는 날’도 ‘예쁨 받을 용기’와 비슷하다. 앞의 작품은 집에서 셀프로 꾸몄다면, 이 작품은 숍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진주목걸이와 팔찌가 왠지 부잣집 사모님처럼 보이게 한다. 갈기를 모두 롯드에 감아 펌을 하고 있는데, 과연 원하는 대로 결과가 나왔을지 다음 그림이 있다면 궁금해진다. 숍에만 가면 안 보던 잡지도 보게 되는 모습에서 공감하게 된다.

동물을 보고 이렇게 신기해하며 웃은 적이 없다. 동물원을 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양소연 작가의 얼룩말은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모두를 웃게 만든다. 얼룩말이 사람을 따라 하는 모습이 웃겨서 한번, 그 모습이 내 모습을 그린 것 같아 웃겨서 한번. 길고 긴 감염증 때문에 웃을 일 찾기 힘들지만, 얼룩말과 함께 공감하며 잠시 웃는 시간을 가진다면 관람객도, 작가도 모두 행복할 것이다.

 

[나의 그림 취향은?] 시리즈는 독자들이 자신의 그림 취향을 알아가는 것을 돕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의 색채가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어찌 보면 많이 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본 시리즈는 색채가 뚜렷한 작가들의 작품 위주로 소개가 될 예정이며 작가들의 개인적인 삶보다는 작품에 집중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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