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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만나는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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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만나는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1.04.08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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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궁중음식 문화는 어땠을까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카카오 갤러리’를 통해 지난달 31일부터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에서 열렸던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을 다시 관람할 수 있다고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소장 방현기)가 전했다.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은 2019년 9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됐던 전시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전시가 온라인 개관을 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진행되는 ‘온라인으로 다시 보는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 역시 덕수궁관리소에서 기획한 ‘비대면 시대의 문화산책’의 하나로 공개된 것이다. 

2019년 열렸던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은 석조전 1층 6개 전시실에서 진행됐다. 대한제국 국빈 연회 음식 재현 등 영상 4종, 그림‧병풍‧의궤‧문서‧서적‧식기 등 관련 유물 106점이 함께 전시되었다. 
 

조일통상장정 체결 기념 연회도(1883년,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 소장) /문화재청
조일통상장정 체결 기념 연회도(1883년,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 소장) /문화재청

이번 카카오 갤러리를 통해 관람 가능한 본 온라인 전시는 ▲ 1장 ‘개항, 새로운 물결’, ▲ 2장 ‘황제의 잔칫상’, ▲ 3장 ‘대한제국 서양식 연회’, ▲ 4장 ‘대한제국 국빈 연회 음식’의 4개 장으로 구성된다. 또한 2019년 당시 전시되었던 전시품 중 앨리스 루스벨트와의 오찬상을 재현한 ‘대한제국 국빈 연회 음식’, 황제의 탄일 잔칫상인 ‘임인진연 대탁찬안 상차림’ 등 영상 4종과 함께 앨리스 루스벨트와의 오찬인 ‘대한제국 황실 오찬 식단’ 등 관련 유물 26점의 사진을 설명문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앨리스 루스벨트의 대한제국 방문(1905년) /문화재청
앨리스 루스벨트의 대한제국 방문(1905년) /문화재청
대한제국 황실 오찬 식단(앞)(1905년 9월 20일, 미국 뉴욕 공공도서관(NYPL) 소장) /문화재청
대한제국 황실 오찬 식단(앞)(1905년 9월 20일, 미국 뉴욕 공공도서관(NYPL) 소장) /문화재청

2019년 진행된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은 64일간의 전시 기간 중 7만 2,332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바 있다. 또한, 전시와 연계하여 13회 진행된 ‘앨리스 루스벨트 국빈 연회 오찬 음식 재현 요리교실’에는 232명이 참여하는 등 시민들의 높은 호응 속에 진행됐다. 특히 그간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대한제국 황실의 음식문화를 주제로 하여 새로움을 더해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모았으며, 국빈연회 식단을 접할 기회가 되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이번 카카오 갤러리 ‘온라인으로 다시 보는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이 물리적 한계로 인해 종료된 지난 전시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다채로운 요리의 향연, 조선 시대 임금의 수라상

흔히 조선의 궁중음식을 떠올릴 때 많이 생각하는 이미지는 2003년 첫 방영 된 MBC 드라마 ‘대장금’에서 등장했던 여러 산해진미이다.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르는 음식들은 하나같이 정갈하면서도, 단지 화려한 외형에만 치중된 것이 아니라 각 식자재가 가진 특성과 조화에 따라서 기품있게 완성된다. 

드라마 속 주인공인 ‘장금’은 조선 중종 때 총애를 받았던 최초 어의녀로 알려져 있다. 드라마 대장금은 그녀의 삶과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방영 초반에 수라간 나인이었던 주인공의 배경으로 인해 많은 궁중 요리들이 등장하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드라마 속에서 장금이의 음식을 맛본 중종의 반응으로 ‘음, 맛이 아주 좋구나’라는 대사가 다수 등장해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명대사로 꼽히고 있다. 

그렇다면 조선 시대 임금에게 올렸던 수라상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실제 조선 시대 수라상은 음식을 조리하는 방법부터 음식을 진설하는 예법까지 많은 부분 엄격하게 제도화되었다고 전해진다. 
 

정면에서 바라 본 수라상의 모습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정면에서 바라 본 수라상의 모습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예로부터 우리 궁중에서는 평상시 일상식으로 하루 다섯 번의 식사를 올렸다. ‘초조반’과 ‘조반’, ‘석반’, ‘낮것상’과 ‘야참’이 이에 해당한다. 여기서 조반과 석반은 12첩 반상의 수라상으로 준비되며 초조반은 이른 아침 조반을 올리기 전에 먼저 차리는 상 그리고 야참은 밤중에 올리는 상으로 분류할 수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낮것상’이다. 흔히 현대인들 역시 하루 세끼 중 한 끼를 가볍게 먹는 경우가 많은데 궁중의 일상식 중 가벼운 식단으로 낮것상이 준비됐다. 낮것상은 점심과 저녁 사이에 준비하는 간단한 상차림이다. 주로 다과상이나 죽 같은 비교적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차려졌다고 전해진다. 

다섯 번의 상차림 중 가장 첫 식사에 해당하는 ‘초조반’은 아침 수라 이전에 차려지는 상이다. 이 역시 가벼운 상차림으로 준비됐는데 쌀을 곱게 갈아서 만든 무리죽이나 미음 등 유동식으로 차렸다. 이 외에도 죽에 곁들일 수 있는 간단한 마른 찬이 함께 차려졌다는 기록도 있다. 

가장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영역은 아침과 저녁에 하루 두 번 차려지는 ‘수라상’이다. 궁중의 음식을 만드는 곳인 ‘소주방’에서 차려지는 수라상은 ‘대원반’, ‘곁반’, ‘책상반’까지 모두 3개의 상 위에 준비됐다고 알려진다. 음식은 소주방에서 조리되었으며 차려진 음식을 예법에 따라서 상 위에 올리는 것은 수라간에서 행해왔다고 한다. 
 

수라상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수라상 후면.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대원반과 곁반에 오르는 수저 종류는 왕의 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은수저 1벌과 함께 기미용으로 사용됐다고 전해지는 은입사시 1벌과 여러 가지 음식이 차려졌다. 흰밥과 함께 국과 찌개부터 각종 반찬이 대원반에 오르며 독특한 점은 곁반에 또 하나의 밥이 오른다는 것이다. 대원반에 차려진 흰밥과 다르게 팥 삶은 물로 지은 팥밥이 올랐으며 국과 또 다른 반찬류 등이 준비됐다. 이외에도 책상반에는 더운 구이나 전골 등이 올랐다고 한다. 
 

청동 은입사 숟가락 /국립중앙박물관
청동 은입사 숟가락 /국립중앙박물관

기본적으로 올랐던 요리류는 흰밥과 팥밥이다. 그리고 미역국이나 곰국을 함께 올렸으며 전골 같은 요리나 찜 요리 등도 준비됐다. 찜 요리는 대표적으로 갈비찜이 있는데 현대에도 명절이나 중요한 상차림에 등장하는 요리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반찬류로는 건강을 생각한 나물 반찬 역시 다양하게 올랐다. 애호박이나 숙주 등을 주재료로 한 나물과 무생채, 전이나 편육, 회 다양한 요리가 수라상을 통해 준비됐다. 찜이나 구이, 조림 등에서 육류나 생선 등 다양한 재료들이 활용되었으며 별찬으로 준비되는 메뉴도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기록에 따르면 임금에 따라서 수라상 위에 오르는 음식의 가지 수나 종류가 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면 국가적인 상황에 따라서도 임금의 수라상에 변동이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라에 변고나 자연적 재해가 나타났을 때 근신하는 의미에서 수라상의 음식 수를 줄였다는 내용을 다수 발견할 수 있다. 


궁중 잔칫상을 장식했던 화려한 음식들

궁중음식 문화에는 수라상 외에도 다양한 상차림이 존재한다. 궁중음식을 크게 분류하자면 왕과 왕비의 수라상과 이외의 궁중에서 접할 수 있었던 일상식, 잔칫상이었던 연향식, 외국 사신이 방문했을 때 차리는 접대식, 궁중 혼례상인 가례식 이외에도 제사식 등의 상차림을 예로 들 수 있다. 상 위에 차려지는 각종 음식의 종류 그리고 재료들은 역사 속 기록되었던 의궤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임인진연의궤, 권수, 국립국악원
임인진연의궤, 권수 /국립국악원

실제 조선 시대에는 특별한 잔칫날에 알맞은 연회를 베풀며 그에 따른 상차림을 준비했다. 연회의 규모에 따라서 잔칫상의 크기와 구성이 달라졌으며 이에 관한 내용은 의궤를 통해서 음식의 재료나 종류, 가지 수와 상차림까지 상세하게 기록되어 전해진다. 특히 국가적인 행사가 준비되거나 왕과 왕비, 대왕대비의 생신상 등 다양한 경사를 맞아 잔치를 준비했다. 

궁중 연회식은 크게 진연과 진찬, 진작, 수작 등으로 기록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 모두 궁중에서 열렸던 연회식으로 진연은 국가적인 경사가 있을 때 열렸던 잔치이며 진찬은 연회보다는 비교적 규모가 작고 의식이 간단했다고 알려진다. 또한 진작은 왕 또는 왕비 등의 작위를 높일 때 행한 연회를 말한다. 전해지는 자료에 따르면 궁중 잔치 음식은 대체적으로 비슷하게 차려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회 음식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화려하다. 전해지는 각종 기록에 따른 내용을 통해 확인 가능하며 다채로운 재료와 조리법을 통해 준비된다. 연회 때 사용하는 식자재는 상납을 받거나 각 지방의 이름난 재료들의 경우에는 진상 받아 사용했다고 알려진다.

궁중 연회 상차림에 여러 차례 올랐던 음식을 대표적으로 꼽자면 ‘화양적’이 있다. 각종 육류와 해산물 그리고 버섯, 파 등을 꼬치로 꽂아 조리하는 음식인데 현대에도 명절 음식으로 이 화양적을 준비하는 경우가 있다. 현대에는 햄, 파, 버섯 등 비교적 간략하게 재료를 활용해 조리하지만, 과거에는 요리에 많이 사용됐던 육류인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외에도 꿩고기나 소의 내장 부위 등을 화양적 재료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화양적 크라우드픽
화양적 /크라우드픽
현대 명절에서 만들어 먹는 꼬치전 /픽사베이
현대 명절에서 만들어 먹는 꼬치전 /픽사베이

궁중 연회에서 차려지는 상차림에도 저마다 명칭이 존재한다. 왕이 받는 상을 진어상이라 하였으며 그 외 연회에 초대된 사람들에게 내려지는 상은 사찬상이라 불렀다고 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음식을 높게 쌓은 고배상이다. 고배상은 왕과 왕족에게 차려지는 상으로 지위에 따라서 음식의 높이나 가지 수가 달랐다고 전해진다. 
 

기축년의 궁중 잔치, 순조어극30년진찬도. 국립중앙박물관
고배상과 꽃장식인 상화를 발견할 수 있다. 기축년의 궁중 잔치, 순조어극30년진찬도. /국립중앙박물관
조선왕조궁중음식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조선왕조궁중음식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연향상은 바로 ‘임인진연 대탁찬안’이다. 고종의 탄일을 기념하여 차려진 잔칫상이라 할 수 있는 임인진연 대탁찬안 상차림은 고종 황제와 문무백관 남성만 참여했던 외진연에서 차려졌던 상차림이다. 오직 고종 황제만을 위해 준비된 잔칫상이라고 보면 된다. 
 

임인진연도 병풍 /국립국악원
임인진연도 병풍 /국립국악원
임인진연도 병풍 /국립고궁박물관
임인진연도 병풍. 1폭과 2폭, 관명전 야진연의 모습. /국립고궁박물관

조선 시대 문헌인 진연의궤에 따르면 외진연 중 대탁찬안에 관한 내용이 등장한다. 오로지 고종 황제만을 위한 상차림으로 위치 역시 황제의 자리 앞에 배치된다. 대탁찬안의 특징 중 하나는 높게 고인 음식의 외형과 그 위를 꽃으로 장식한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문헌의 기록에 따르면 음식은 모두 25그릇 그리고 음식 위를 장식하는 상화 24개로 구성되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대탁찬안은 떡의 종류인 병과류 4종과 유밀과류 4종, 유과류 9종, 다식류 2종, 실과류와 당류 3종, 전유화류 1종, 화양적류 1종, 마실 것으로는 수정과가 올랐다고 한다. 

현재 조선왕조 궁중음식은 국가무형문화재 제3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다채로운 우리 음식의 전통성을 현대에도 계승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시도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재단법인 궁중음식문화재단은 여러 가지 주요 사업을 통해서 조선 궁중음식의 맥을 잇고 우수함을 널리 알리고 있다. 특히 궁중음식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매해 ‘한식예술장인’을 선정하며 찬품(饌品), 병품(餠品), 조과(造菓), 침채(沈菜), 주효(酒肴) 등 총 5개의 분야에 대해 심사를 통해 정해진다. 

조선의 궁중음식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관도 있다. 사단법인 궁중음식연구원은 정규과정과 특별과정을 통해서 조선왕조 궁중음식에 관해 전수받을 수 있다. 정규과정은 입문 과정과 중급 의궤상차림과정, 중급 음식 고전Ⅱ까지 총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K문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K푸드에 관한 대중의 관심도 역시 국내외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여러 가지 한국 음식이 주목받고 있으나 이를 좀 더 체계화하여 효과적으로 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특히 우리 음식 문화의 전통성을 알리기 위해서는 이를 계승하고 연구하는 한식 장인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를 통해서 우리 음식의 문화적 주체성을 확립하고 전통에 기반한 우수한 K푸드를 세계에 알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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