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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의 사각유리등, MZ세대 공간을 장식하다’ 국립고궁박물관 이지혜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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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의 사각유리등, MZ세대 공간을 장식하다’ 국립고궁박물관 이지혜 주무관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1.04.05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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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 사각등 제작 꾸러미 문화상품’ 제작한
국립고궁박물관 디자이너 이지혜 주무관을 만나다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유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마냥 어렵게만 느껴졌던 전통 유물은 현대에 새로운 가치를 입고 MZ세대들의 관점에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전통의 의미를 살리되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창조되는 영민함도 느껴진다.

가장 눈에 띄는 아이템은 ‘조선 왕실 사각등 제작 꾸러미 문화상품’이다. 사각유리등은 조선 왕실에서 밤잔치가 열리면 연회장을 밝히기 위한 목적으로 걸어두었던 유리 등이다. 본래 조선 왕실의 잔치는 당일 아침에 행해지는 것이 관례였으나, 1828년 순조의 왕세자였던 효명세자가 새롭게 밤잔치 절차를 더했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국립고궁박물관 B1 왕실의례실에서 이 사각유리등 유물이 보관되고 있다.
 

신축진찬도병, 잔치 병풍에서 보이는 처마의 사각유리등,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신축진찬도병, 잔치 병풍에서 보이는 처마의 사각유리등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사각유리등의 아름다움이 온라인을 통해서 수면 위로 언급된 것은 국립고궁박물관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 사업을 통해서다. 많은 MZ세대가 사각유리등이 가진 아름다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궁중문화축전의 이벤트 상품으로서 기획됐던 ‘조선 왕실 사각등 제작 꾸러미 문화상품’은 대중의 호응으로 인해 정식 판매 상품이 되었다.

조선 왕실의 밤잔치를 밝혔던 사각유리등은 현대 많은 이들의 한 공간에 스며들어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과거 왕실에서 사용했던 사각유리등을 현대의 인테리어 소품이자 제작 키트로 재구성한 국립고궁박물관 디자이너 전시홍보과 이지혜 주무관을 만나 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국립고궁박물관 디자이너 전시홍보과 이지혜 주무관이 '조선 왕실 사각등 제작 꾸러미 문화상품' 완성품을 들고 있다 /윤미지 기자


‘조선 왕실 사각등 제작 꾸러미’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1분기 적극 행정 최우수 사례로 선정되셨는데요. 소감이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생각지도 못했던 적극 행정 최우수 사례로 뽑히게 된 것에 대하여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또 한편으로는 놀라기도 했어요. 제품으로 기획되고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는데요. 무엇보다도 대중 여러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하고요. 감사할 따름입니다.

또 이번 ‘조선 왕실 사각등 제작 꾸러미 문화상품’이 호응을 얻는 과정에서 우리 문화에 대한 인식을 친숙하게 여길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기여한 것 같아 보람을 느끼고 있고요. 한편으로는 한낱 상품으로서가 아닌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문화 상품을 제작함으로 우리 문화재를 알리는 중요한 매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디자이너로서 전시와 더불어 문화상품을 기획하고 앞으로도 그 역할에 충실히 임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사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이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한 업무를 하고 계시는데요. 큰 상을 주신 것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분발하라는 의미에서 받은 상이라고 생각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일에 매진할 예정입니다.


‘조선 왕실 사각유리등 제작 꾸러미’는 원래 ‘2020년 궁중문화축전 이벤트 상품’으로 제공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들었습니다. 이를 제품화하여 기획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래는 조선 왕실 사각유리등 자체가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유물이에요. 현재 상설전시실에 전시되어 있고요. 지난해 6월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이라는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유물을 소개하는 사업인데, 이때 이 사각유리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었어요.

그때 많은 대중분께서 ‘디자인이 정말 예쁘다.’, ‘조선 시대에 썼던 왕실등이 지금 봐도 아름답다.’, ‘우리 집에 놓고 싶다’ 등 정말 다양하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주셨거든요. 당시에 박물관 홈페이지와 블로그, SNS 등을 통해서 공개했었는데 반응이 참 좋았어요. 그래서 생각을 하다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우리 문화유산인 사각유리등을 어떤 식으로 친숙하게 대중들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까 고민했거든요. 그런 계기를 마련해보자는 취지로, 김동영 관장님(국립고궁박물관)께서 주도를 해주셨고 이렇게 상품으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마침 궁중문화축전이 있었거든요. 이벤트 상품으로서 홍보했는데 이 제작 키트를 직접 조립도 하고 방안에 인테리어로 연출도 해보면서 많은 대중과 MZ세대의 호응을 얻게 된 거예요. 특히 제작 키트를 스스로 조립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분이 재미를 느끼기도 했고 동영상 공유도 이뤄지면서 여러 가지로 홍보가 됐던 것 같아요. 댓글이 많이 달렸었는데 이벤트로 끝내지 말고 꼭 소장하고 싶으니 판매해달라는 문의가 많았어요. 반응이 워낙 좋다 보니 궁중문화축전 끝나고서 바로 상품화되어 판매될 수 있도록 준비하게 됐습니다.
 

사각유리등 /국립고궁박물관
조선 왕실 밤잔치에 걸렸던 사각유리등. /국립고궁박물관
지난해 6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진행된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에서 소개된 사각유리등 /국립고궁박물관


‘사각유리등’이 MZ세대에게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조선 왕실에서 사용했던 ‘사각유리등’을 만들기 키트로 재해석하여 기획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셨던 요소는 무엇이었나요

일단 문화상품이라는 단어적 의미를 보더라도 문화재를 통해서 상품화한다는 게 강하기 때문에 유물이 가진 기능적 특성과 형태적 특성을 반영해야겠다는 게 첫 번째였어요. 특히 형태적 특성을 극대화하는 게 우선적이었고요. 그리고 기능과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하나하나 결합해서 완성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어요. DIY라는 게 저희 세대에는 유행했는데 직접 조립하면서 완성 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게 해서 이 상품의 소장 가치를 높이기로 했습니다.
 

‘조선 왕실 사각등 제작 꾸러미 문화상품’ /국립고궁박물관
조선 왕실 사각등 제작 꾸러미 문화상품 /국립고궁박물관


유물을 상품화하는 과정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무엇일까요

유물이 가진 의미를 먼저 공부해야 하는 것 같아요. 무턱대고 그냥 만드는 게 아니라 유물이 가진 형태적 특성은 물론 담긴 의미를 잘 표현해야 해서 기획하기 전에 유물에 관해 먼저 공부를 하고요.

아무래도 상품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아름다움은 놓칠 수 없는 요소 중에 하나잖아요. 우리 전통성이 잘 표현된 문양이라거나 무늬들 그리고 한국의 전통매듭 등 여러 가지 공통될 수 있는 요소들을 고려해서 가장 보기 좋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이지혜 주무관이 기획 제작한 전통 소재 패브릭 달력, 고궁박물관 소장 유물이 모티브로 디자인 되어 있으며, 전통 문양의 의미를 담아 디자인했다. /윤미지 기자
이지혜 주무관이 기획 제작한 전통 소재 패브릭 달력, 고궁박물관 소장 유물이 입체적인 모티브로 표현 되어 있으며, 전통 문양이 가진 의미를 담아 디자인했다 /윤미지 기자


디테일한 부분도 역시 많이 신경 쓰시게 될 것 같습니다

사각유리등을 예로 들자면, 배면 스티커로 해서 안에서 붙이게끔 했어요. 겉에서 만졌을 때 떨어지지 않게끔 했고요. 스티커 두께가 두꺼워질수록 조명을 켰을 때 그림자가 질 수 있거든요. 그림자가 생기지 않도록 얇게 제작을 해야 했어요. 끼우는 부속물 자체도 굉장히 신경 썼거든요.

유물의 디테일을 그대로 살리고 싶을 때도 종종 있어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분명 존재하고요. 무엇보다 상품화되는 과정에서는 현대적인 이미지, 요즘 트렌드에 맞춰야 하는 부분도 필요해요. 또 기능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너무 디테일하게 구현을 했을 때 사용이 어려운 요소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형태, 기능 등에서는 항상 지향성을 가지고 있어서 고민을 많이 해요.

병풍을 예로 들자면 특정 부분을 자수로 구현한다거나, 수를 놓는 부분에서도 디테일한 표현에 집착하게 될 때가 있어요. 현대적인 감각을 살리면서도 전통성이 녹아들 수 있도록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진찬의궤, 사각유리등 도설 /국립고궁박물관


업무 외에 취미 생활로 즐기고 계신 공예가 있으실까요

우선 제가 문화상품 업무를 맡은 건 사각유리등이 처음이었어요. 2020년도부터 맡게 되었는데, 평소에도 DIY 등 공예에 관심이 워낙 많았어요. 제일 관심 있는 건 가죽공예나 목공예입니다. 직접 디자인과 설계도 해보면서 가방, 여권, 카드지갑 등을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어요. 이외에도 바느질이라거나 뜨개질도 즐기는 취미 중의 하나입니다.

사실 이런 문화상품 개발 역시 어느 정도 직접 해보거나 혹은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응용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점을 고려해본다면 저한테 취미는 많은 부분 강점으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조선 왕실 사각등 제작 꾸러미’의 디테일한 디자인 덕분에 더 큰 사랑을 받는 듯합니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은 완성품이 아닌 ‘제작 키트’상품으로 기획하시게 된 것에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처음에는 완제품으로 할까 생각도 많이 했는데요. 사실 완제품으로 요청하시는 분들도 아주 많았어요. ‘조립하는 것이 은근히 어렵더라’ 이런 반응도 있었거든요. 근데 제작 단계에서 아무래도 경험이라는 것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제가 직접 취미생활도 즐기고 있다 보니까, 공예에서도 그렇고요. 직접 만들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요. 그 이유가 직접 만들 때 하나하나 완성해 나가면서 내가 열정을 담으니까, 그 부분에서 이 문화상품에 대한 소장 가치가 올라가고, 또 더 귀하게 여겨주실 것 같았어요. 직접 만든 물건이니까요. 직접 조립하며 얻는 경험을 통해 흥미를 유발하여 소장 가치를 더 높이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요즘 시국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기도 했죠. 집에서 가족들끼리 즐길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했을 때, 함께 모여서 조선 왕실 사각등 제작 꾸러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더라고요. 가족끼리 만들다 보면 추억도 생길 수 있고 또 다 만든 다음에 불을 끄고 조명등을 켜면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 가능해서 집도 꾸밀 수 있으니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1인 가구가 혼자서 즐기기에도 참 괜찮은 취미인 것 같아서 키트로 제작을 했을 때 누구에게나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여러 가지 요인을 통해서 키트로 제작을 기획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키트 조립 동영상 등이 뜨게 되면서 자연스러운 홍보도 이뤄졌던 것 같아요.
 

‘조선 왕실 사각등 제작 꾸러미 문화상품’ /국립고궁박물관
‘조선 왕실 사각등 제작 꾸러미 문화상품’ /국립고궁박물관

조선 시대 유물을 모티브로 제작한 여러 가지 굿즈가 현재 MZ세대에게 큰 호응을 이끌고 있는데요. ‘조선 왕실 사각등 제작 꾸러미’의 인기 요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요즘 사회적 분위기와 트렌드에 맞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해요. 전통 판소리를 현대 음악에 결합한 가수 이날치 밴드도 큰 인기를 끌고 있고요. 최근 연예인들도 그렇고 여러 가지 마케팅에서 자국의 문화 요소에 대해서 가장 강력하게 내세우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트렌드에 자연스럽게 접목된다는 점에서 인기가 많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동안 지속해서 미래 지향성, 디지털 시대 등의 문화에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MZ세대들은 그런 부분이 더 익숙할 것 같아요. 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런 미래지향적인 이야기가 많다 보니까, 너무 많이 접한 것이기도 하고, 이에 대해 젊은 세대들은 피로감을 느낄 수 있거든요. 이제 우리의 전통, 역사 속의 문화 콘텐츠에 관심을 기울이는 시기가 온 건 아닐까 싶어요. 요즘 뉴트로에 관한 니즈도 높고 젊은 세대들이 과거의 것을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하나의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인기가 많다 보니 “사각유리등 키트를 구하고 싶어도 구하지 못한다” 이런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혹시 추후 많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굿즈가 또 있다면 저희 핸드메이커 독자들에게 먼저 귀띔해주실 수 있을까요

약간의 힌트를 드리자면, 올해 7월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특별전이 열리거든요. 이와 연계하여 특별전 문화상품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특별전 주제는 ‘모란’인데요. 기획 단계라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아름다운 꽃 모란이 주제인 만큼 다양한 상상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국립고궁박물관 외부 전경 /국립고궁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외부 전경 /국립고궁박물관

앞으로도 다양한 전통 굿즈가 개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계획을 간략하게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사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계획에 대해 물어보셔서 고민을 조금 했거든요. 아무래도 저의 계획에 대해서는 ‘무한’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사실 이 사각유리등 같은 경우도 이벤트 상품으로 기획이 됐던 것이지 실제로는 판매를 목적으로 했던 것은 아니었거든요. 대중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셨던 덕분에 판매로 이어졌고 그 호응으로 지금까지 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상품 기획은 저에게 대중분들과 소통하는 기회였던 것 같고요. 계속 관심을 주신다면 그 원동력을 통해 앞으로도 다양한 굿즈들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핸드메이커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요즘은 뉴트로가 트렌드를 앞서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부분에서 볼 때 전통에 관심을 가지는 유행이 얼마나 더 지속할지는 미지수이지만, 문화 콘텐츠가 강국인 나라가 앞으로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강하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우리 문화재에 대해서 많은 분께서 관심을 가져주시고 전통적인 부분 역시 재해석이 접목되면서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질 때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 콘텐츠를 통해서 문화상품이 기획되고 제작된다면 그것이 또 세계적인 무대로 나갈 수 있는 매개체가 되지 않을까 싶고요. 우리 문화와 문화유산에 대해서 앞으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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