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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친환경 ‘착한 소비’시대, 조선 시대의 재활용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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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친환경 ‘착한 소비’시대, 조선 시대의 재활용은 어땠을까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1.03.18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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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가치 소비·재활용,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잡다
조선 시대 재활용은 어떤 모습일까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최근 친환경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친환경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그 방법도 다양하다. 일회용 포장 용기 사용을 줄이거나 비닐봉지 사용을 지양하기 위해 보조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흔히 행하는 친환경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재활용’ 역시 환경을 생각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세계적으로 쓰레기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쓸모가 다 한 물건을 바로 버리기보다 이를 재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사용하기도 한다.

생활 속 재활용 사례 역시 매우 다양하다. 안 입는 옷을 바로 버리지 않고 이웃 혹은 가족에게 나눔 하거나 새로운 스타일로 리폼하는 것도 재활용의 한 방법이다. 또한 안 쓰는 커튼이나 이불보는 크기가 커서 이를 재활용해 새로운 패브릭 소품을 만드는 사례도 존재한다. 
 

패브릭 소재 리폼 사례. 커튼을 재활용해 앞치마로 만들 수도 있다 /윤미지 기자
패브릭 소재 리폼 사례. 커튼을 재활용해 앞치마로 만들 수도 있다 /윤미지 기자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는 이른바 ‘착한 소비’라 불리는 가치 소비에 집중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친환경을 위한 여러 가지 행위가 개인의 영역에 지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사회적인 현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착한 소비’는 소비 주체가 되는 ‘나’ 자신이 아닌 이웃 그리고 포괄적으로는 환경, 세계, 지역 건강 등을 생각하는 이타적인 소비 행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소비 경향에 발맞추기 위한 현대 사회 속 기업들의 노력 역시 다양하다.

우리카드는 17일 ESG 경영을 선포하고 다양한 친환경 소비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ESG란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뜻하는 단어로 기업이 사회적 책임 경영에 임하며 친환경이나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고려하여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다.

우리카드는 새벽 배송 업체인 오아시스 마켓과 친환경 소비 이벤트를 진행한다. 친환경 키워드를 가진 제품들로 유기농 우유, 무항생제 한우 등심 등 정해진 몇 가지 품목의 한하여 우리카드로 5만 원 이상 결제하면 3,000원 즉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제품 배송 역시 친환경 포장으로 이뤄진다. 
 

친환경 착한 소비 이벤트를 진행하는 우리카드 /우리카드
친환경 착한 소비 이벤트를 진행하는 우리카드 /우리카드

우리카드 사용으로 친환경적인 커피 타임도 즐길 수 있다. CU 편의점과 GET 커피 타임 세일 이벤트가 진행되며, 오전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2시간 동안 우리카드로 커피 구매 시 30% 할인 혜택을 받는다. 친환경 원두만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며 화학 처리 과정을 없앤 무형광, 무방부, 무표백의 크라프트 컵으로 커피가 제공된다. 또한 텀블러를 지참하면 추가로 2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친환경 차 브랜드 테슬라 차종 구매 고객에 한하여 진행되는 경품 이벤트가 있으며 우리카드 사용자는 여러 가지 친환경 착한 소비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친환경 소재를 만드는 시도도 있다. 한 언론사에 따르면 16일 SK케미칼이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통해 제작한 패키징 소재 ‘에코트리아 CR’을 연내 출시한다고 전했다. 

화학적 재활용이란 페트병을 분쇄하는 물리적 형태의 재활용과는 달리 분해를 통해 순수한 원료의 상태로 전환하여 재사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품질 등의 저하가 없어 반복 재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술이 발전하며 플라스틱 페트병을 화학적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연구된다 /픽사베이

SK케미칼은 에코트리아 CR에 관해 사업화 준비를 마무리하고 3분기 내 제품을 상용화하여 시장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또한 에코트리아 CR 외에도 ‘에코트리아 R’, ‘에코젠 클라로’등의 친환경 지속 가능 패키징 솔루션 소재 판매 비율을 2025년까지 코폴리에스터 판매량의 50%까지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도 추가로 전했다. 

폐현수막을 재활용해서 쓰는 방안도 눈에 띈다. 부산시의 폐현수막을 활용한 ‘다주리 부산’ 사업이 이에 해당한다. 부산시는 최근 부산진구 34개 초등학교에 2,640개, 연제구 16개 초등학교에 1,909개의 ‘다주리’를 배포했다고 전했다. 

다주리는 ‘다용도 주머니 리사이클’을 줄인 이름이며, 다양한 분야의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들었다. 2020년 환경부 재활용시책평가에서 우수시책으로 지정받은 바 있으며, 부산진구와 연제구를 시범구로 지정하여 우선 시행되고 있다. 
 

다주리 부산 포스터 /부산시
다주리 부산 포스터 /부산시

폐현수막은 홍보나 선거용으로 길가에 게시됐다가 폐기물로 처리되는 사례가 많다. 이에 부산시는 이 폐현수막에 대한 재활용 사업을 꾸준히 구상해온 바 있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폐현수막을 재단하여 재활용하는 것에는 별도의 시험이 필요하지 않으나 안전한 활용과 시책 범위 설정을 위해 2019년 4월 폐현수막을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 시험 의뢰했다고 전했다. 시험 결과는 일반 세탁만으로도 폐현수막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고 속옷으로 사용해도 될 만큼 해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이에 정책 추진이 순조롭게 이뤄졌다. 

폐현수막을 활용한 ‘다주리 부산’ 사업은 지난해 구상되어 우선 초등학교 신입생 교과서 배부 시 비닐봉지를 사용하는 문제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도 자원 재활용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부산시는 환경부의 2020년 재활용평가 우수지자체 선정으로 받은 국비 3천만 원을 사용해 2,400개의 폐현수막을 활용한 주머니, 파우치 등을 제작할 예정이며 올해 상반기부터 부산환경공단 자원순환협력센터에서 시행하는 학생 자원순환 교육에 활용할 예정이다. 
 

쓰레기 배출은 환경 오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쓰레기를 줄여야 하는 이유 픽사베이
쓰레기 배출은 환경 오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쓰레기를 줄여야 하는 이유 /픽사베이
친환경을 위한 다양한 재활용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 픽사베이
친환경을 위한 다양한 재활용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 /픽사베이

현대의 재활용은 그 범위가 확대되며 점차 사회적인 트렌드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착한 소비에 집중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기업이 먼저 나서고 있으며, 더욱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국가 차원에서도 친환경 재활용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과학의 발전으로 인한 화학적 재활용 사례는 현대 환경 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주요한 기술력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과거 조선 시대에는 어떤 방식으로 물자를 재활용했을까. 조상들의 재활용 방식에서 친환경 트렌드의 해답을 찾아보았다. 


문인들의 종이, 따뜻한 옷이 되고 때론 주거 공간의 일부가 되기도

현대의 재활용 사례는 놀랍도록 다양하다. 온라인을 통해서 공유되는 개인의 재활용 방법부터 각 기업에서 행하는 친환경 재활용 사업 역시 판로가 다양하다. 현대에는 비교적 물자가 풍부하고 오히려 넘쳐나는 쓰레기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모든 것이 풍족한 시대이며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물건을 재활용한다.

과거 조선 시대는 어땠을까. 문득 구멍 난 옷을 기워 입거나 동생에게 물려주는 방식의 재활용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의외로 조선 시대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재활용이 장려되곤 했다. 

특히 물자가 풍족하지 않기 때문에 재활용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도 존재했다. 현대와는 정반대의 이유이며 근검과 절약 정신을 지키기 위해서 다방면의 분야에 재활용을 행했다. 

재활용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졌던 품목은 종이다. 흔히 조선 시대 종이의 쓰임새로 서화를 기록하는 것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과거엔 종이가 귀했으며 한 번 쓰고 버리기엔 여러모로 높은 활용도를 가진 물건이었다. 
 

한지(韓紙), 우리나라 고유의 제조법으로 만든 종이. /국립민속박물관
한지(韓紙), 우리나라 고유의 제조법으로 만든 종이. /국립민속박물관
한지의 다양한 활용. 한지상자 /국립민속박물관
한지의 다양한 활용. 한지상자 /국립민속박물관

특히 우리 종이는 그 특성이 굉장히 탄탄했다. 두텁게 겹치거나 기름을 먹여 습기를 방지하는 등의 방법을 적용해 활용도를 높여 다양한 상황에 이를 재활용 했다. 조선 제16대 왕인 인조의 사적을 기록한 실록을 보면 ‘종이옷’에 관련한 내용이 나온다. 

인조실록에 따르면 서울과 지방의 시소試所에서 배출되는 ‘낙폭지’에 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낙폭지란 과거 시험에 낙방한 이들의 답안지를 일컫는다. 비국이 인조에게 날이 더 추워지기 전 헐벗은 백성들을 위해 지의를 만들어 내릴 것을 청하는 내용이다. 
 

인조대왕실록 /강화역사박물관
인조대왕실록 /강화역사박물관

조선 시대에 종이는 귀한 물자였으므로 시험장에서 다수 배출되는 오답지를 활용해 옷을 만들어 입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종이는 가볍고 특성과 재질이 따뜻하여 몸을 보호하기에 좋은 재료로 생각됐다. 

추위에 피해를 입은 백성뿐만 아니라 추운 겨울을 이겨내야 하는 군사들에게도 이 지의를 보냈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인조는 유의 5백 벌과 낙폭지 4백 장을 서쪽 변방에 있는 군졸들에게 보냈다고 한다. 이는 단발로 시행된 것이 아닌 해마다 진행해 온 관례였다고 기록된다. 
 

방한구로 사용했던 종이로 만든 배가리개. /국립민속박물관
방한구로 사용했던 종이로 만든 배가리개. /국립민속박물관

인조실록 외에도 명종실록, 선조실록 등에서도 이 낙폭지에 관한 기록이 나와 있으며 추운 지방에 지의를 내려보낸 사례는 굉장히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다. 광해군일기에서도 낙폭지의 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데, 경외의 시관들이 이 낙폭지를 사사롭게 쓰는 문제를 지적한 내용이다.

본래 낙폭지를 남김없이 모아서 국가적으로 필요한 사항에 쓰지만, 책임으로 정해져 있는 양만 보내고 나머지는 자신들이 처리했던 시관들이 존재했다고 한다. 비변사가 이를 지적하며 시험장에서 쓰였던 숫자대로 모든 종이를 모을 것을 청한다. 그만큼 종이의 재활용이 중요하게 여겨졌단 것을 알 수 있다.

종이의 쓰임새는 옷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질기고 가벼운 특성을 살려 가늘고 길게 꼬아 바구니, 신발 등을 만들기도 했으며, 쓰고 버리는 종이를 활용해 벽이나 가구의 안쪽에 발랐다고도 한다. 


분해와 재조립이 가능했던 한옥, 재활용의 가능성을 품다 

전통 한옥의 가장 큰 특징은 못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목재를 활용해 건축할 때는 흔히 못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나 전통 한옥에는 못질이 허용되지 않는다. 얼핏 그 내구성 면에 의심을 가지는 이도 있을 수 있으나 짜임이 훌륭하고 잘 만들어진 전통 한옥은 오히려 변형에 강하고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한옥은 제 자리에 맞도록 끼워 맞춰 건축하며 특성상 골조들이 철저한 계산 하에 제작된다. 건물에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구조마다 각각 제자리에서 그 역할을 해낸다. 조립식으로 지어진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한옥의 특징은 얼마든지 이를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것이 가능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특히 한옥이 해체될 때 얻을 수 있는 재목을 낱개로 사기도 했다는 내용은 오래된 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헌 집을 허물 때 쓸만한 재목을 사들여 새로운 집을 짓는 사례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길이나 재목의 상태에 따라서 새로운 집을 지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사례가 다양했다. 
 

강원춘천 청평사 건축 부재 /국립중앙박물관
강원춘천 청평사 건축 부재 /국립중앙박물관

사실 한옥의 부재를 재사용하는 것은 조선 시대에 흔했던 재활용 방법의 하나다. 1766년 유중림이 간행한 증보산림경제에서 집을 만들 때 쓰는 목재에 관해 이야기하는 대목이 있다. 이에 따르면 사찰이나 관공서의 재목이나 배나 노에서 나온 재목을 쓰지 말라는 내용이 전해진다. 흔히 다른 건축물에 사용되었던 부속적인 재목을 따로 사들여 새집을 짓는 문화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중 몇 가지 제외되어야 하는 항목을 기록해 둔 것이다.
 

건축부재 /국립중앙박물관
건축부재 /국립중앙박물관


과거 조상들은 새롭게 나무를 베어 목재를 마련하는 것에 한옥의 전부를 의존하지 않았다. 기존에 이미 쓰였던 목재 중 쓸만한 것들을 찾아 낱개로 구매하는 시도로 산림을 지키고 건축에서도 절약을 실천했던 것이다. 물론 한 번 쓰였던 목재를 구하는 것이 비용적으로 저렴했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과거 조상들은 물자를 더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재활용을 선택했다. 조선 시대 실록을 편찬할 때 썼던 사초 등의 초고를 파기하고 방대하게 소비되는 종이량을 줄이기 위해, 종이를 물로 씻어 다시 사용했던 세초는 기록은 파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물자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조상의 지혜에서 우리는 재활용 트렌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재활용을 위한 재활용이 아닌 인간과 지구에 이롭기 위한 방법의 관점에서 현대의 재활용이 지속되길 앞으로도 기대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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