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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인들의 미스테리한 기술이 만든 놀라움, 오파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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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인들의 미스테리한 기술이 만든 놀라움, 오파츠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1.03.0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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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브라 스카이 디스크의 디자인을 한 장식품 /flickr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고대 유적지를 발굴하다 보면 언제, 누가 만든 건지 알 수 없는 유물들이 발견될 때가 있다. 유적 자체가 존재했던 시대에 있을 수 없던 것, 지금까지 만들어진 방법 등을 전혀 알 수 없는 것들을 통칭해 '오파츠'라 부른다. 오파츠는 'Oopats=Out-Of-Place ARTifactS' 의 약자로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유물'이라는 의미이다.  

이 단어는 미국의 자연주의자이자 미확인동물학자인 이반 T. 샌더슨이 처음으로 주창한 용어로 역사학적, 고고학적, 고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거나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물체를 뜻한다. 예를 들어 당시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문명의 수준보다 한참 높은 수준의 물건이 발견되거나 인간이 존재하기 이전 시대에 "인간이 사용한 흔적"이 나오면 오파츠라고 부른다.

오파츠라는 단어는 주류 역사학계 및 과학계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실제로 오파츠라고 이름이 붙은 물건들 중에는 대부분 주류 과학으로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거나, 사기로 밝혀진 비주류 고고학이나 비주류 과학계의 것으로 알려져 있는 물건들도 많다.
 

오파츠 중에서 학술적인 가치가 높은 자료인 파리 제독 지도 /Public Domain

그러나 어쩌면, 현대의 기술력과 인식만을 믿고 과거에 존재했던 것들을 비현실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면 어떨까. 고대인들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똑똑하고, 지적 능력이 뛰어났을 수도 있다. 그러니 오파츠라고 불릴 수 있을 유물이 존재한다면 기묘하게만 생각할 것이 아닌, 당시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어떤 의미를 지닌 채 지금보다 더 뛰어난 기술로 만든 것이라 생각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오파츠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세 가지다.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와 안티키테라 기계, 파에스토스 원반이다. 그러나 이 물건들을 실제 학계에서는 오파츠라 부르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면 알 수 없는 기술이나, 당대에는 없던 재료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세 가지에 적용된 기술이 현저하게 높은 수준이라 이 물건들은 오파츠라 불리기도 한다.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 /flickr

우주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원반인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는 세계적으로도 역사가 오래 된 유물이다. 우주의 모습을 묘사했기에 고고학 분야 외에도 천문학 연구에도 매우 귀중한 유물로 꼽힌다. 약 3,600여년 전 독일의 네브라 시 인근 미텔베르크에서 검 2점, 도끼 2점, 나선형 링 2점, 그리고 청동 끌 1점과 함께 매장되어 있었으며 이 유물들은 신에게 바친 것으로 추정된다. 

천체가 묘사되어 있는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는 중앙으로부터 점점 얇아지는 형태로 무게는 약 2,050g이다. 원래 색은 갈색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초록색의 녹이 슬었다.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는 일반적으로 태양 및 보름달, 초승달 및 플레이아데스 성단으로 해석되는 별의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오래된 우주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것이 특징으로, 2013년 6월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되었으며 20세기 가장 중요한 고고학적 발견 중 하나로 명명되었다.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와 같이 발견된 유물들의 모습 /flickr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는 1999년, 네브라 마을 인근 미텔베르크 언덕 주변에서 금속 탐지기를 이용해 불법 도굴을 하던 사냥꾼들에게 발견되었다. 디스크를 발견한 보물 사냥꾼들은 당시 무면허 약탈을 하던 중이었고, 이 디스크를 찾은 것 역시도 불법이었다. 이들은 땅 속에서 조잡하게 생긴 이 원반을 꺼내면서 부지의 일부를 훼손했고, 원반 또한 많이 훼손되었다.

발굴된 디스크는 바깥 테두리가 부서지고 별의 모습을 한 모양 중 하나가 사라졌다. 사냥꾼들은 같이 발견한 칼과 끌, 도끼와 함께 디스크를 지역 고고학자들에게 판매하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2003년 2월 그들은 이 디스크를 또다시 스위스의 한 유물 수집가에게 판매하려고 하다 발각되어 경찰에 체포되고 디스크는 나라에 회수되었다. 

많은 학자들은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가 예전 사람들이 농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시간을 알아보려 만든 천문학적인 계산기의 일종이라 추측한다. 즉 진보적인 천문 시계라는 것이다. 청동기 시대는 농업 사회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1년 중 농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시기를 정확히 알아내는 것이 중요했다. 이를 위한 한 가지 방법은 일출과 일몰 때 태양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청동기 시대 인류의 천문 지식이 담겨 있는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 /flickr

원반에는 32개의 금으로 된 동그라미와 커다란 원형의 판, 초승달 모양의 문양이 붙어 있다. 원형 접시는 태양, 초승달 문양은 월식이 진행 중인 초승달을 가리키며 금색의 동그라미 7개는 플레이아데스 성운을 가리킨다. 후대에 와 새롭게 덧붙인 두 개의 반달 모양은 지평선을 나타내는 것으로 추측한다. 금의 성분이 다르다는 것을 보다 하나의 원호는 나중에 작업한 것을 알 수 있다.

호의 양 끝에서 원반의 중심으로 선을 그어 보면 각도가 약 82도가 나오는데, 이는 북위 51도에 있는 미텔베르크의 하지와 동지 때 태양이 지는 위치의 각도 차이를 가리킨다. 이것은 원반을 만든 사람들이 다른 나라의 측정법을 적용한 것이 아닌 자신들이 있는 중부 유럽의 상황에 맞게 측정하고 만든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만일 북유럽의 관측 데이터를 그냥 가져왔다면 각도가 90도에 가까웠을 테고, 남쪽 유럽의 데이터를 가져왔다면 각도가 70도에 가까워야 했기 때문이다. 

문자 기록이 없었던 시기에 제작된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는 천체 현상에 대한 놀라운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 최근까지 그 누구도 선사시대의 사람들이 이러한 능력을 갖추었다고는 믿지 않았다.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는 고유한 동시에 대체불가능하며, 이 유물을 통해 천체에 관한 인류의 초기 지식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체 인류에게 있어 그 크기를 가늠하기 힘든 문화·역사적 가치를 지녔다.


안티키테라 기계

전시되어 있는 안티키테라 기계 /flickr

안티키테라 기계는 세계 최초의 아날로그 컴퓨터라 해도 무방한 유물이다.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처럼 천문의 위치를 계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900년부터 약 1년간 그리스의 안티키테라 섬 앞바다에 가라앉은 고대 로마 시대의 난파선인 '안티키테라 난파선'에 대한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유물이다. 

안티키테라 기계는 톱니바퀴를 통해 천체의 위치나 모양을 계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천문을 관측하는 용도로 제작되었다. 이 기계의 복잡성과 고도의 세공 기술을 가진 유물은 14세기 서유럽에서 천문 시계가 만들어질 때 볼 수 있을 정도로 정교했다. 그래서 이 유물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의문을 품은 사람들이 많았다.

프랑스의 해양탐험가인 자크 쿠스토가 이끄는 팀이 다시 안티키테라 난파선 탐사에 나섰고, 연대 측정에 있어 중요한 청동화와 은화 등을 찾게 되었다. 이 동전들은 그리스의 페르가몬에서 주조한 동전과 터키의 에페수스에서 발행된 동전이었고, 이를 통해 안티키테라 기계는 기원전 1-2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이후 1951년 영국의 예일대 교수인 데릭 솔라 프라이스가 안티키테라 기계의 82개 조각을 엑스레이와 감마선 사진을 통해 분석했고, 고대인들이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천체를 계산했는지를 추측할 수 있었다. 기계에는 세 가지의 주요 다이얼이 있는데 전면에 하나, 후면에 두 개가 있다. 앞면의 다이얼은 두 개의 원형 눈금으로 이루어져 있고, 바깥의 원형 눈금은 이집트 달력의 365일이 표시되어 있다. 
 

그래픽으로 구현된 안티키테라 기계 앞면 /Wikimedia

안의 원형 눈금에는 지구에서 보기에 태양이 하늘을 1년에 걸쳐 이동하는 경로인 황도의 경도 위치가 그리스어로 쓰여 있다. 앞면의 다이얼에는 3개의 바늘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며, 태양의 움직임을 알려주는 한 개의 바늘과 달의 움직임을 알리는 두 개의 바늘로 추측한다. 특히 이 때는 4년에 한번씩 2월에 하루를 더하는 윤년의 개념도 없던 시대였고, 1년은 약 365. 25일이었기 때문에 4년마다 한 번씩 부족한 하루를 채워야 해 윤년이 발생한 것이다.

그런 윤년의 개념이 없던 시기, 안티키테라 기계는 달력의 다이얼이 4년에 한 번씩 하루 늦게 회전해 1년에 1/4일을 보완해 움직이도록 설계되었다. 기계에 씌어 있는 그리스어는 '플레이아데스 성단이 아침에 올라가기 시작할 때, 쌍둥이자리가 올라가기 시작할 때, 알타이르 별이 저녁에 올라갈 때' 등의 뜻으로 고대인들은 주요 별자리를 통해 날씨를 예측했다. 
 

현대에 재현된 안티키테라 기계 /flickr

그리스 국립연구재단은 2016년 6월, 기계 표면에 새겨진 글자가 일종의 설명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이들 중 약 25%의 해당하는 3,500여 개의 글자를 해독한 결과 태양, 달, 금성 등 천체들의 움직임과 위치, 일식에 관한 예측 등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2016년까지 발굴된 것은 부품의 일부분이며 기계 전체를 재현한 물건은 현재 아테네 국립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파이스토스 원반

파이스토스 원반의 모습 /flickr

지중해 크레타 섬의 파이스토스에 있는 미노아 문명의 궁전에서 발굴된 파이스토스 원반은 구운 점토로 된 원반으로, 제작 연대는 청동기 시대로 추측된다. 직경은 약 15cm에 양면이 모두 나선형으로 찍힌 기호들로 뒤덮여 있다. 이 기호들의 목적과 의미, 심지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조차 불확실해 현존하는 고고학 최대의 미스터리 중 하나이다. 

미노아 궁전 유적 지하실 방에서 1908년 발견된 파이스토스 원반에 새겨진 글자는 미리 제작된 상형 문자 모양의 도장들을 점토에 찍어 새겼으며, 높은 온도에서 구워 만들어졌다. 놀라운 건 도장을 만들어 점토에 눌러 찍은 이 기술은 제작된 시기인 크레타 문명 이후 고대 문명에서도 이 기술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방식이 최초로 나타났던 건 10세기 중국에서였고, 파이스토스 원반은 그 시기보다 무려 3000년이나 앞선 시기에 고대인들이 이 기술을 사용한 셈이다. 
 

전시되어 있는 파이스토스 원반 /flickr

원반에는 테두리에서 중심을 향해 시계 방향으로 나선을 그리며 총 241개의 글자가 적혀 있고, 45개 종류의 글자로 이루어져 있다. 원반의 양쪽에도 문자가 새겨져 있으며 내용은 서로 다르다. 이 글자들은 크레타 상형 문자와 다른 종류의 문자일 것이란 추정만 있을 뿐 현재까지는 널리 인정된 해독이 없다. 그러다 2014년 10월, 크레타기술교육재단의 언어학 연구원인 가레스 오웬스 박사가 디스커버리뉴스를 통해 "'미노아 최초의 CD롬'이라 부르는 파이스토스 원반에 적힌 문자의 발음과 의미를 알아냈다"고 밝혔다.

오웬스 박사는 지난 6년간에 걸친 존 콜먼 옥스포드대학 음성학 교수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가장 가능성이 높은 독해를 얻어냈다고 전하며, 그에 따르면 판에 적힌 문자들은 바깥에서부터 안쪽으로 원형으로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오웬스 박사는 앞서 연구된 크레타 상형 문자와 미노아 선형문자A, 미케네 상형문자B, 고대 그리스어를 통해 3가지 키워드를 알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것은 임신한 여성이나 여신을 뜻하는 'IQEKURJA', 어머니 또는 여신을 뜻하는 'IQE', 빛나는 어머니 또는 여신을 뜻하는 'IQEPAJE(또는 IQE-PHAE)' 등으로 오웬스 박사는 이를 통해 파이스토스 원반이 미노아 여신에 대한 기도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미노아의 종교를 토대로 생각했을 때 그간 이 문자들이 어머니 여신과 관련됐을 것이라는 추측은 지난 100년간 제기되어 왔다"며, "이 발견의 핵심은 이를 언어학적으로 풀어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의견 또한 지금까지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해독인 것으로 추측할 뿐, 확실한 해독은 아니어서 학자들의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미스테리하면서도 경이로운 고대인들의 기술, 오파츠 

위니페소키 호의 수수께끼 돌 /CC BY-SA 3.0

오파츠는 널리 알려진 이 세 가지 물건 말고도 많다. 위니페소키 호에서 발견된 이 수수께끼 돌은 1872년 노동자들이 울타리가 있는 위치에 구멍을 파다가 발견한 유물이다. 최근에는 이 돌이 1800년대 중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 돌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했는지는 모른다. 현재 이 돌은 뉴 햄프셔 역사 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다.

그밖에도 중세 시대에만 해도 남극의 존재가 알려져 있지 않았던 때, 남극이 기록되어 있는 중세 시대의 피리 라이스 지도 등 아직도 미지의 영역인 오파츠들은 존재한다. 현대인들의 인식으로는 어떻게 만들어진 유물들인지 알쏭달쏭해 미스테리로 남아 있지만, 의외로 고대의 사람들은 현대인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기술과 지식을 갖고 이 물건들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오파츠들은 현대의 사람들이 모르고 있던 고대인들의 지적 능력을 알 수 있는 소중한 유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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