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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날 즐기는 특별한 민속놀이, '달집태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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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날 즐기는 특별한 민속놀이, '달집태우기'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1.02.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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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서울시 북촌문화센터는 정월 대보름을 맞아 ‘계동마님댁 정월 대보름 맞이’ 행사로 ‘달집태우기 체험’ 비대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정월 대보름 세시풍속 체험을 위해 북촌문화센터에서는 한 해의 액운을 날리고 풍요를 기원하는 ‘달집태우기 체험 꾸러미’를 발송한다. 이번 체험 꾸러미는 북촌의 한옥 양초공방과의 협업으로 제작되었다.

정월 대보름은 한 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날로 음력 1월 15일(오는 2월 26일)에 지내는 우리나라의 명절이다. 농경 사회에서 보름달은 풍요를 상징했기 때문에, 정월 대보름은 추석이나 설날만큼 중요한 명절이었다.

정월 대보름에는 달집태우기, 부럼깨기, 지신밟기 등 다양한 세시풍속을 즐기며 액운을 막고 한해의 풍요와 복을 빌었는데, 그중에서도 달집태우기는 가장 널리 행해진 풍속 중 하나로 나뭇더미를 쌓아 달집을 짓고 정화의 의미로 불태우며 질병과 근심이 없는 밝은 한해를 기원하는 의식이다.


달집태우기의 특징  

달집태우기 /산청군

달집태우기는 달집사르기라고도 하며, 음력 정월 대보름날 저녁에 달맞이를 할 때 불을 질러 밝게 하기 위해 생솔 가지를 많이 묶어 집채처럼 만든 무더기를 달집이라 한다. 

달집 속에는 짚으로 달을 만들어 걸고 달이 뜰 때 풍물을 치며 달집을 태운다. 달집이 고루 잘 타오르면 그 해는 풍년, 불이 도중에 꺼지면 흉년이고 달집이 타면서 넘어지는 쪽의 마을이 풍년, 이웃 마을보다 잘 타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달집태우기의 유래와 역사는 분명하진 않다. 다만 달집태우기가 오래 된 농경문화의 터전에서 만들어지고 전승되어 온 풍속의 하나로 여겨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대 사회 이래로 달은 물·여성과 연결되어 농경의 풍요와 생명력을 상징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시간의 질서와 자연의 섭리 또한 의미한다. 특히 새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대보름은 그 주술력이 정점에 달하는 시기로 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달집을 태우기 전 주위를 도는 농악대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달집태우기는 주로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일대의 산간 지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달그을리기·달그슬리기·달망우리불·동화제 등의 다른 명칭들도 있다. 전남 지역의 해안 평야 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줄다리기를 하며 놀았던 데 반해 내륙 산간 지역에서는 달집태우기를 하며 놀았다. 특이한 건 산간 지역과 해안 지역이 함께 있는 경우 같은 지역이라도 산간 지역에서는 달집태우기를, 해안 지역에서는 줄다리기를 하고 놀았다는 것이다.

또 지역에 따라서는 한 마을에서 달집태우기와 줄다리기를 함께 하기도 하는데, 구례의 잔수마을과 담양의 강정자마을이 대표적이다. 송천달집태우기가 전승되고 있는 송산마을에서도 줄다리기와 달집태우기를 함께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천달집태우기

송천달집태우기 /문화재청 

순천 송천리 송산마을에 전승되고 있는 송천달집태우기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통 풍속으로써, 단독으로 전승되는 것이 아닌 당산제와 줄다리기, 농악과 함께 정월 대보름의 세시풍속으로 이어져 왔다.

마을에서는 농악대가 참여해 당산에서 당산제를 모시고, 암줄과 숫줄로 줄다리기를 즐긴다. 마을 사람 누구나 참여해 즐기는 줄다리기는 승부를 가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줄다리기 결과에 따라 달집을 만드는 노동을 해야 한다. 줄다리기에서 진 쪽은 산에 가서 달집을 만들 대나무와 솔가지를 베어 온다. 
 

달집 재료 모으기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달집을 만드는 과정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달집의 제작 과정은 대나무와 소나무를 베어 오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마을에 남은 사람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짚단이나 마른 나뭇단을 걷어 모은다. 넓은 마을 공터에 키가 큰 생 대나무를 원추형으로 세워 위쪽을 묶은 다음 속에 불에 잘 탈 수 있는 짚단이나 마른 나무를 채운다. 바깥쪽은 산에서 베어온 생솔로 둘러싸고, 아래쪽부터 사람의 키높이만큼 짚으로 이엉을 엮어 두른다. 

달이 뜨는 동쪽 방향에 틈을 낸 부분은 달집문이라 부르며, 다른 마을보다 더 높고 오래 타야 한다는 믿음이 있어 되도록이면 달집을 크고 높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또 오래 탈 수 있도록 속에 큰 나무둥치를 일부러 넣기도 한다. 실제로 달집이 더 높고 오래 타는 마을일수록 1년간 상대 마을들을 상대로 위세를 부릴 수 있었다고 한다.
 

절을 하는 사람들 /순천시의회

달집이 완성되면 달이 조만간 뜰 시간에 맞춰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어 신나게 농악을 울린다. 제상은 달집문 앞에 두고 간단한 제사를 모시며, 달집태우기보존회 임원들을 중심으로 제사가 진행되지만 내방객 중 지역 유지 등의 주요 인물이 있으면 그 사람들도 절을 하도록 한다. 제사가 끝나면 마을 사람들이 달집을 돌면서 앞소리에 맞춰 “어얼싸덜이덜롱” 하는 후렴을 따라하며 주위를 뱅글뱅글 돈다.
 

송천달집태우기 /문화유산채널 

달이 뜰 무렵이 되면 시골의 늙은이들이 “달맞이 하러 간다”고 외치며, 달이 산 위로 올라오면 “달 떠 온다”라고 외친다. 이 외침을 들은 마을 대표는 달집 안과 둘레에 불을 지른다. 곧 이어 “달이 떴네! 불 질러라!”라는 함성과 함께 농악 소리, 대 매듭 터지는 소리, 솔가지 타는 소리가 사방에 울린다. 

달집이 타는 동안 마을 사람들은 한해의 소원과 풍년을 빌며 마을의 번영을 기도한다. 달집이 잘 타고 불빛이 밝으면 그 해 마을에 풍년이 들고 탈이 없으며 더위도 피해 가고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달집 태우는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달 그슬린다”라고 하는데, 이 불길이 이웃 마을보다 높이 올라가야 풍년이 든다는 믿음 때문에 서로 연기가 높이 올라가기를 바란다. 매듭 터지는 소리는 마을의 액을 쫓아낸다고 하여 큰 통대를 많이 넣어 태운다. 또 달집이 다 탄 뒤 쓰러지는 방향을 보고 점을 치는데, 위쪽으로 넘어져야 이 마을이 풍년이 든다고 믿는다. 이렇게 수많은 과정을 거쳐 달집태우기는 약 새벽 1시쯤에 끝난다.
 

달집에 걸린 사람들의 소원들 /문화유산채널

예전에는 새벽까지 농악을 울리면서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 달집태우기를 즐겼다고 한다. 사람들은 줄을 메고 달집 주위를 돌며 노래를 부르다가 줄다리기를 하기도 한다. 어린이들은 겨울 동안 날리던 연에 주소·이름·생년월일을 쓴 액막이연을 걸어 태우기도 하고 콩을 볶아 먹기도 했다.

달집태우기는 이처럼 다양한 놀이와 풍물소리와, 대나무와 생나무가 타면서 터지는 소리들이 뒤섞여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달집이 활활 타오르면 풍년이 든다고 해 마을마다 달집을 높게 짓고, 또 통대가 터지는 소리가 커야 마을의 액이 없어진다고 믿었다. 달집이 타면서 한쪽으로 넘어져 타면 그쪽에 있는 논이나 마을이 풍년이 든다고 믿기도 했다.  

사람들은 달집을 짓고 불을 지르는 것은 불의 힘을 빌어 액을 막기 위해서였고, 통대나 솔가지를 태워 소리를 크게 나게 하는 것도 불과 소리의 힘을 빌어 마을의 태평을 기원하기 위해서였다. 또 액막이연을 걸어 태우는 것도 개인의 액을 막기 위한 목적이였다. 이와 같이 달집태우기는 대보름날 즐기는 주술적, 종교적 기능을 지닌 세시풍속 놀이라 할 수 있다.


집에서도 '달집태우기'를 체험할 수 있어 

체험 꾸러미 /서울시
달집태우기 재료 /서울시 

‘달집 태우기 체험 꾸러미’ : ‘달집태우기 체험 꾸러미’는 달집태우기를 혼자서도 할 수 있게 비즈시트와 부럼, 나뭇가지, 솔가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즈시트로 달집 모양의 초를 만들고, 부럼과 나뭇가지, 솔가지 등으로 장식한 후 초에 불을 붙이면 나만의 달집태우기를 체험할 수 있다. 

북촌문화센터의 체험 꾸러미 신청은 서울한옥포털 홈페이지, 북촌문화센터 사회관계망(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통해 23일(화)10:00~18:00까지 접수하며,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우편 발송할 예정이다. 문의는 북촌문화센터로 하면 된다.

달집을 짓는 것은 달의 신, 달님을 집 안으로 모시기 위한 행위였다. 이는 마을 신앙에서 당집을 짓고 그 안에 신을 모시는 행위와 같다. 달님을 모신 달집에 불을 지르는 것은 음을 뜻하는 달과 양을 뜻하는 불의 결합을 통해 우주의 생생력, 즉 자생적인 생명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달집을 향해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소망을 기원하면 되돌아오는 결과 또한 극대화된다고 여겼다. 달집태우기는 달과 맺어진 다양한 대보름 세시풍속의 의미가 종합적으로 깃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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