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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이 주는 따뜻함을 간직한 나만의 액세사리' -도예작가 김수린
  • 권희정 기자
  • 승인 2018.10.15 13:17
  • 댓글 0

[핸드메이커 권희정 기자] 귀걸이, 목걸이, 반지와 같은 액세서리는 금속을 가공해서 만드는 것이 대부분으로 알록달록 귀금속의 광택과 빛깔이 액세서리의 화려함을 더해준다. 그런데 이 액세서리를 금속이 아닌 도자(陶瓷)으로 만든다면 어떨까.

금속에 비해 아름다움과 광택도 덜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도자가 내는 독특한 패턴과 빛깔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농도와 습도, 굽는 온도에 따라 저마다의 다른 분위기를 내는 흙에서 금속이 주는 차가움과 달리 특유의 따뜻함이 묻어난다.

김수린 작가

작가님 소개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생활에 개성을 더하는 도예작업실 Sulin.C의 대표 김수린입니다.

 

‘수린씨’의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도예학과를 졸업하고 다른 일을 하다가 재미 삼아 몇 번 플리마켓을 나가게 되었어요. 장사가 잘 될 때도 있고, 손님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래도 그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계속 나간 것 같아요. 오시는 분들과 일상적인 대화하고 제품 관련 얘기도 하고, 옆에 같이 참여하시는 작가 분들과 고민도 많이 나누고 그런 과정들이 너무 즐거웠어요.

좋아하다보니 마켓에 계속 참가하게 되고 작업도 더 열심히 하게 된 거 같아요. 많이들 찾아주셔서 자연스럽게 수린.씨로 중심이 옮겨가더라고요.
 

작가 인스타

작품의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는가요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해요. 여행 다니면서 새로운 것들을 보고 느끼는 순간들이 좋은데, 특히 그 자연들이 전 너무 신기해요. 똑같은 바다고 나무인데 우리나라에서 보는 바다 빛과 동남아에서 보는 바다 빛, 유럽에서 보는 나무의 결은 너무 다르잖아요. 집에서 늘 바라보는 하늘도 매일매일 다르고요. 그런 자연적인 것들, 아니면 우연적인 것들이 되게 멋있는 것 같아요.
 

작가 인스타

도자작업을 하고 계십니다. 굉장히 섬세한 작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작업하실 때 염두에 두시는 부분이나, 작업과정이 궁금한데요. 특히 신경 쓰는 과정이 있을까요


도자 작업은 까다로운 부분이 많아요. 액세서리다 보니 크기가 크지 않아 쉽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작아서 더 어려워요, 손도 많이 가고요.

먼저 하얀 백자 흙에 안료를 더하고 흙 반죽을 해서 원하는 색을 만들어내요. 마블링 기법은 이 과정에서 나오게 됩니다. 사실 이 반죽 자체가 저에게는 힘을 많이 요하는 과정이에요.

원하는 색이 만들어지면 이제 성형을 시작하고, 형태가 갖추어지면 이제 하나하나 다듬는 작업에 들어갑니다. 메워야 하는 부분, 날카롭지 않게 다듬어야 하는 부분. 작지만 하나하나 사방으로 확인하고 다듬어주어요. 그래야 마감이 제대로 되거든요.

이제 이 작은 아이들을 구워요. 850도에서 한번 초벌 과정을 거치고, 1250도에서 재벌을 해요. 재벌을 하기 전에 (유약을 입혀주는) 시유하는 과정이 있는데 제가 제일 힘들어하는 과정이에요. 크기가 작다 보니 하나하나 시유하고, 또 바닥을 닦아내요. 거의 이 작업 때문에 밤을 새는 경우가 많죠.

재벌 과정이 끝나면 또 쭉 나열해놓고 금을 칠해요. 도자용 23.8k 금을 바르는데 바를 때는 그냥 물감 같아 보여요. 하지만 하나하나 포인트 칠을 해준 후에 가마에 들어갔다 나오면 금이 되어 나오죠. 마법 같아요. 제일 제가 좋아하는 순간이에요 반짝반짝 예쁘게 완성되어 나오니까요(웃음) 특히 더 신경 쓰는 부분은 없어요. 매 순간순간 신경을 써줘야 하는 작업들 이라서요.
 

작가 인스타

도자악세사리다 보니 충격에 약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어떤지,
관리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지도 궁금해요


도자기라 떨어지면 깨지기도 할 거예요. 저도 판매할 때 충격에 약하니 주의하시라는 등등의 사용설명서를 같이 넣어드려요.

그렇지만 몹시 덜렁대고 털털한 저도 아직 제 귀걸이를 한 번도 깨트린 적은 없습니다. 사이즈가 작기 때문일 거예요. 가끔 넓고 얇게 제작된 목걸이나 머리끈도 판매를 하는데 그 아이들은 신경을 써주셔야 해요. 하지만 그게 또 도자기의 매력이 아닐까요?

귀걸이의 부자재로 은침을 사용하는데요, 은은 공기 중에 노출되면 산화돼서 색이 살짝 변해요. 그래서 사용설명서에 착용하지 않으실 때에는 지퍼백에 보관하시고, 혹시 변색이 되었다면 은 세척제로 닦으시라고 안내해드려요.

이 부분 말고 도자기는 평생 동안 변하지 않아요. 왜 오래된 유물도 도자기조각들이 많잖아요. 1250도라는 고온에서 버텨낸 친구들이라 도자기 자체는 평생 변하지 않아요.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아요. 혹시 진행하고 있는 클래스가 있는지,
없다면 생각해둔 클래스가 있는지 궁금해요


클래스 문의가 많아요. 하지만 아직 수업 진행은 하지 않고 있어요. 공방이 아니라 제 개인 작업실에서 작업만 하다 보니 공간이 마땅하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도자기 수업은 몇 시간, 하루 만에 끝날 수가 없다는 특성 때문에 시작을 하지 않고 있어요.

하지만 적당한 시간과 방법으로 가능한 방법들을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작가 인스타

손으로 뭔가를 만든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에요.
작가님은 핸드메이드 의 매력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정말 저는 핸드메이드를 좋아해요. 도자기 작업을 하기 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정말 더 많이 좋아하게 되었어요. 핸드메이드는 현대화된 도시 속에서 아직은 아날로그 감성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추억인거 같아요. 아련하면서도 아름답고 예쁜(?), 손으로 하나하나 만든다는 건 정말 정성과 사랑을 많이 쏟는 일이기도 하고요.

또 사람이 하는 일이니 조금씩 다른 부분이 생길 텐데 그게 정말 매력적인 것 같아요. 작가가 똑같은 라인의 제품을 만들어도 조금씩 다른 부분들이 나오잖아요. 정말 나만의 것인 기분이 들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내 것. 이런 게 바로 리미티드 에디션. 명품이 아닐까요? (웃음)


많은 작가님들을 만나면 꼭 콜라보하고 싶은 영역들이 있더라구요.
작가님도 있다면 어떤 재료(?)와 어떤 장르와 하고 싶은지


대학교 때 유리수업을 들었어요. 유리의 투명한 매력에 반해서 같이 작업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불투명한 도자기와 투명한 유리의 콜라보!그리고 요즘에 액세서리를 주로 하다 보니 금속공예도 배워보고 싶어요. 따뜻한 느낌의 도자기와 차갑게 느껴지는 금속이 함께 디자인되면 재밌는 작업이 될 거 같아요.
 

작가 인스타

앞으로의 계획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처럼, 꾸준히. 그리고 더, 열심히 지내는 거에요. 작업도 열심히, 판매도 꾸준히 그리고 사이사이 틈날 때 노는 것도 열심히!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하다 보니까 수린.씨도 어느새 이만큼 자리를 잡고 있더라고요. 앞으로도 더 열심히 지내면 더 발전되고 성장되어있지 않을까요.

해외 진출도 지금 준비 중에 있어요. 독일에서 판매 제의가 들어와서 준비 중에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는 수린.씨가 목표이기도 해요.


그 외 하고 싶은 이야기

국내에 핸드메이드를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세요. 하지만 아직 공산품과 비교되는 경우도 적지는 않죠. 많은 핸드메이드 작가들이 한번쯤은 속상했던 경험이 있더라구요. 저도 역시 그런 경험이 있구요. 많은 분들이 핸드메이드를 다른 제품들, 혹은 공산품들과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 그 작품 하나하나의 매력과 진가를 알아보시고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해요(웃음)
 

작가 인스타


도자는 전통적으로 용기를 만들어 사용했지만 현대에 들어 플라스틱, 유리등 다양한 재료가 차지하게 되면서 전통 도자기 그릇도 점점 잊혀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새로운 감성으로 무장한 김수린 작가와 같은 젊은 작가들이 다시 한 번 도자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뛰고 있다.

단순한 그릇으로써의 도자가 아닌 액세서리 등 현대의 다양한 감성과 결합한 도자로써 재탄생하고 있다. 아기자기한 도자기 소품과 액세서리들은 기존 귀금속 액세서리와는 다른 차별화된 다양한 매력으로 젊은 감성의 청춘들을 사로잡는다.

권희정 기자  kelly@handm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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