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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트, 관객과의 소통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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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트, 관객과의 소통을 말하다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1.02.18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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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트의 변천과정과 다양성
빛의 벙커 반 고흐전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몰입형 미디어아트 '빛의 벙커 : 반 고흐' 전은 2020년 12월 6일 개막해 2021년 2월 28일까지 열리는 전시로, 이번 '반 고흐' 몰입형 전시에서는 감자 먹는 사람들,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 아를의 침실 등 반 고흐의 수 많은 명작들을 몰입형 미디어 아트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빛의 벙커 : 반 고흐' 전에 사용된 미디어 아트, 혹은 뉴미디어 아트라 불리는 이 예술은 사진과 전화, 영화 등의 기술이 발명된 이후 이 기술들을 활용하는 예술을 가리킨다. 1960년대 TV의 등장으로 대중매체를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지금은 인터넷, 웹사이트, 컴퓨터 등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가상 현실을 활용하는 의미로 확장되었다.

미디어 아트라는 용어 자체가 매우 폭넓게 쓰이기 때문에 퍼포먼스나 바디 아트, 웹아트, 상호작용예술 등의 용어도 포함하며, 다양성과 혼종성이 강조되는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의 문화에서 주로 볼 수 있다.
 

미디어아트는 작품과 관객이 소통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flickr

무엇보다 미디어 아트가 기존의 예술과 다른 것은 작가와 관객의 소통과 상호작용이란 것이다. 전통적인 예술, 회화나 조각은 정적인 것으로써 관객과의 심리적 상호 소통이 우선인 데 비해 미디어 아트는 대중매체를 직접 이용함으로써 심리적 소통뿐만 아닌 물질적인 상호작용도 일어난다.

즉 대중과의 소통이 은유적인 것에서 직접적인 것으로 바뀐 것일 뿐, 오늘날 미디어 아트의 다양한 예는 단순한 예술을 넘어 다양한 전시로 사람들과 마주하며 우리들의 일상에 가까이 존재하고 있다. 


미디어 아트의 변천사

미디어 아트의 시초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증기 기관의 발명과 사람들이 공장으로 몰려들면서 근대적인 의미의 도시가 등장하며, 이는 신문이라는 대중 매체의 영향력을 커지게 만들었다. 1890년대 들어 영화가 발명되며 본격적으로 대중매체가 사회 전반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지만 이 시기의 사진이나 영화는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고, 기존의 예술계는 회화나 조각 같은 기본 매체에 머물러 있었다. 
 

존 케이지 /flickr

이윽고 1차 대전과 대공황 시기를 겪으며 영화 산업에서 헐리우드가 중심으로 서기 시작하면서, 1930년대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영화가 전시되고 1960년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예술가들은 기술과 기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존 케이지는 피아노 줄에 고무나 유리, 핀 등의 잡다한 물건들을 끼워 놓고 이상한 소리를 만들거나, 12대의 라디오를 동시에 틀어 여러 방송에서 나오는 소리가 마구 섞이게 하는 등의 특별한 시도를 감행한다. 

이후 미디어 아트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팝아트였다. 앤디 워홀은 타블로이드 사진을 이용해 실크 스크린으로 제작했고,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대중만화의 내용과 형식을 차용해 작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등장한 미디어 아티스트들은 대량 생산을 특징으로 하는 소비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본 팝아트와 달리 대중 매체가 지닌 부정적인 면을 밝히거나 사회 비리를 비판하는 등의 입장이 더 컸다. 

1990년대 이후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뉴미디어 아트의 영향력이 커진다. 레이저, 조명 시스템도 예술 작품에 쓰였고 요즘은 컴퓨터를 활용한 예술 작업이 주요 경향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들도 널리 쓰이고 있으며, 옛날과 현재의 기술을 가리지 않고 모두 미디어 아트라는 개념에 넣고 예술에 활용한다. 
 

미디어 아트의 특징 /flickr
관객이 작품과 소통하는 것이 미디어 아트 그 자체다 /flickr

미디어 아트는 '디지털 아트', '컴퓨터 아트', '인터랙티브 아트(상호작용예술)' 등 여러 분야로 나뉘는데, 그중에서도 인터랙티브 아트의 특징은 말 그대로 관람객과 상호 작용하는 예술이란 것이다. 작가가 원하는 목적으로 예술이 달성될 수 있도록 관객을 참여시키는 것을 뜻하며, 어떤 특정 조각은 관람객이 그 조각 주위를 걸어오거나 주변에 위치함으로써 예술이 완성되거나 하는 것을 말한다. 

관객의 상호 작용이 정신적인 교감에 그쳤던 전통적인 예술 형태와는 달리 인터랙티브 아트는 심리적 교감을 뛰어넘어 관람객들에게 예술에 대한 다양한 탐색을 유도한다. 즉 쌍방향 예술이기 때문에 관람객들은 예술 작품을 보며 다양한 해석을 하고, 그것은 또 다른 관람객의 의견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예술에 정답은 없고, 작가는 관람객들의 어떤 해석도 환영한다. 관람객들과 작품이 상호 소통하는 과정 그 자체가 이미 예술이고, 그것이 미디어 아트인 셈이다. 



미디어 아트 전시의 예 

빛의 성당 FIAT LUX(빛이 있으라) 공연 모습 /전주시 
빛의 성당 FIAT LUX(빛이 있으라) 공연 모습 /전주시 

2019년 11월, 미디어 파사드 관광벤처기업인 ㈜써티데이즈와 전동성당이 전동성당 본당 내부에서 미디어 아트 쇼 '빛의 성당 FIAT LUX(빛이 있으라)'를 선보였다. 전동성당 본당에서 최초로 선보인 미디아 아트 쇼 '빛의 성당 FIAT LUX'는 지난 해 풍남문과 전동성당 외벽에서 선보인 미디어 파사드 공연의 시즌 2로, 곡선의 미가 담긴 전동성당의 아치형 천장을 스크린삼아 상하좌우 180도 파노라마 뷰로 구현해 낸 공연이다.

이 공연은 바티칸 시국 시스티나 성당에 그려진 미켈란젤로의 천장화(La volta, 천지창조)에서 모티브를 얻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공연은 신의 한 마디에 우주에서 지구로 온 빛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어 인간의 문명이 빚어낸 타락과 전쟁, 자연 재앙에 무릎 꿇으며 신의 심판을 받는 것으로 절정에 이른 후, 폐허가 된 땅에서 화해와 인류애가 꽃피우며 막을 내린다.

공연엔 프로젝터 42대와 7.1 서라운드 사운드 장치를 비롯해 2만1599프레임 컷을 2400만 픽셀로 12K 초고화질 영상을 구현해, 국내 미디어 아트쇼에서 구현 가능한 최고 수준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미디어아트의 특성을 살려 박물관 등에 박제된 도자기 등의 오브제에 움직임을 담아냈다 /서울문화재단
증강현실 오브제 체험 /서울문화재단 제공

2021년 1월, 서울문화재단은 아모레퍼시픽, 한국무역협회와 함께 한국의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디어아트 ‘정중동(靜中動), 동중동(動中動)‘을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의 외벽 미디어에 선보였다.

'설화수'의 메세나 활동 '설화문화전'과 연계하여 진행한 공공예술 사업 '서울미디어아트 프로젝트'의 선정작으로,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미디어 아트에 담는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주제 아래 이예승 작가의 ‘정중동, 동중동’과 Pivotal Lab(유재헌·추봉길·장수호)의 ‘Pivotal Tree(당산나무)’ 등 두 작품이 선정됐다. 

‘정중동, 동중동’은 전통적인 이미지를 표현한 오브제에 가장 현대적인 미디어아트의 기술을 더한 관객 참여형 작품이다. 영상 속에서 실제 박물관에 전시된 도자기 등을 모습을 본 딴 ‘오브제’가 등장한다. 박제된 것처럼 정적이고 평면적인 오브제는 점차 색이 변경되면서 입체적이고 생생한 움직임을 자랑했다.

‘정중동, 동중동’은 증강현실(AR)기법을 적용한 케이스이기도 하다. 코엑스 아티움 부근에 부착된 ‘QR코드’를 휴대전화 등의 스마트 기기로 태그하면 작품 속의 오브제가 눈앞에 펼쳐지게 했다. 총 8가지 종류의 QR 코드를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를 더했다. 
 

'2021 딜라이트 서울' 전경 /디자인실버피쉬
'2021 딜라이트 서울' 전경 /디자인실버피쉬

2020년 12월 18일 복합문화공간 안녕인사동 내 인사센트럴뮤지엄에서 개막한 '2021 딜라이트 서울'은 서울을 주제로 한 실감형 미디어아트 전시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의 기법을 활용해 서울 풍경과 문화, 일상이 담긴 이미지들을 공감각적으로 재구성했다.

11개 공간으로 구성된 전시는 서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울렀다. 12지신, 한글, 청사초롱, 설화 등 한국 문화를 다루고, 광화문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 서울의 랜드마크도 영상으로 선보였다. 한국 문화가 국제무대에서 급부상하고 미디어 기술도 세계에서 인정받지만, 우리 삶과 문화를 표현하는 콘텐츠는 부족했다는 인식에서 이 전시는 출발했다.


그리고,  '빛의 벙커 : 반 고흐' 전

'빛의 벙커 : 반 고흐' 전 /권희정 기자

예술과 기술, 미술과 음악이 융합한 문화재생 컨셉의 프랑스 몰입형 미디어아트 프로젝트와 옛 국가기간 통신시설 벙커를 재생해 거장들의 작품을 빛과 음악을 통해서 감상하는 빛의 벙커가 탄생했다.

프랑스 몰입형 미디어아트는 관람객에게 독특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는 전시로 전시실에 입장하는 순간, 관람객은 수십 대의 빔프로젝터와 스피커에 둘러싸여 거장의 작품과 음악에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다. 전시실 곳곳을 자유롭게 돌며 작품과 내가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하는 것이 프랑스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의 특징이다.

혁신적인 전시 기법인 몰입형 미디어아트를 도입한 빛의 벙커는 감각의 앞단에서 시각을 넘어 예술에 몰입하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관람객들이 다양한 예술작품을 쉽게 이해하고 색다른 방법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장소성을 되살리는 도시재생의 효과와 더 많은 사람들이 문화 예술을 체험하는 문화민주화의 역할 또한 수행할 수 있다.
 

과거의 벙커 /빛의 벙커 

제주 서귀포 성산에는 옛 국가기간 통신 시설로, 오랜 시간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 벙커가 있었다. 이곳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해저 광케이블 통신망을 운영하기 위해 설치된 시설로, 축구장 절반 정도 크기인 900평 면적의 대형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을 오름 안에 건설하여 흙과 나무로 덮어 산자락처럼 보이도록 위장하였고 군인들이 보초로 서서 출입을 통제하던 구역이었다.
 

현재의 벙커 /빛의 벙커 

방어의 목적으로 설계된 벙커의 특성은 프랑스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공간으로 최적의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1층 단층 건물로 가로 100m, 세로 50m, 높이 10m, 내부 높이 5.5m에 달하며 내부에는 넓이 1m²의 기둥 27개가 나란히 있어 공간의 깊이감을 한층 살려주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또한 자연 공기 순환 방식을 이용해 연중 16℃의 쾌적한 온도를 항상 유지하고 있고 내부에 벌레나 해충이 없다. 게다가 외부의 빛과 소리가 완전히 차단된 내부 공간은 방음효과가 완벽하며, 미로와 같은 진입은 관람객들에게 적절히 몰입을 높여가는 과정을 제공한다.

2015년부터 전시공간을 찾기 위해 전국 답사를 거쳐 2017년 찾아낸 제주의 이 오래된 벙커는 철거와 내부 공사, 콘텐츠 제작 및 사업 마케팅 준비를 진행한 지 1년 만인 2018년에 ‘빛의 벙커’로 개관했다.
 

프랑스에서 열린 '빛의 채석장'에서 폴 세잔의 자화상 전시 /akg-image
프랑스에서 열린 '빛의 채석장'에서 폴 세잔의 '예술가의 아들' /akg-images, Erich Lessing

프랑스에서 2012년 첫 선을 보인 몰입형 미디어아트®는 도시재생사업의 효율적인 도구로 활용되어 단시일 내 저비용으로 폐공장·폐교 등 기능을 상실한 건물 등을 예술 공간으로 되살려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일례로 1935년 채석장이 문을 닫은 후 인구 수가 1만 5000명으로 급감한 프랑스 레보 드 프로방스 지역은 폐쇄된 채석장 동굴에 2012년 몰입형 미디어아트®를 도입해 ‘빛의 채석장’을 선보였다. 이후 2016년 기준 한 해 동안 약 6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광 도시로 되살아나는 변화가 일어났다.

이후 2018년 파리 11구의 낡은 철제 주조공장에 ‘빛의 아틀리에’를 오픈했으며, 2018년 4월 개관하여 6개월 만에 관람객 백만 명을 돌파하는 대성황을 맞았다.
 

'빛의 벙커 : 반 고흐' 전 /권희정 기자

프랑스 레보드 프로방스의 ‘빛의 채석장’, 파리 ‘빛의 아틀리에’에서만 볼 수 있었던 전시를 프랑스 이외 국가에서는 최초로 제주에서,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은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대표 작품을 몰입형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했다. 

전시는 강렬한 색상과 유화의 두께감이라는 반 고흐만의 독창적인 회화적 접근법에 초점을 맞췄다. 전시의 도입부부터 반 고흐의 강렬한 표현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짙은 컬러의 붓터치로 인해 관람객은 그의 통찰력 있는 시선을 보다 실감나게 느낄 수 있으며, 이는 관람객을 완전히 매료시켜 반 고흐의 내면 세계에 빠져들게 만든다.
 

'빛의 벙커 : 반 고흐'전은 반 고흐의 대표작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을 비롯해 자화상, 풍경화 등 다양한 작품이 900평대 공간의 벽면과 바닥에 미디어아트로 선보였다. 

전시는 지난 7일 관람객 46만 명을 넘어서며 사람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빛의 벙커는 ‘빛의 벙커 : 반 고흐’전을 진행한 뒤 일시 휴관한 후, 전시 준비 기간을 거쳐 지중해의 화가를 주제로 한 차기작 ‘모네, 르누아르… 샤갈’전을 4월 말 오픈할 예정이다.


미디어 아트의 의의 

미디어 아트 /flickr

미디어 아트와 아티스트들은 예로부터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고, 앞으로도 과학 기술은 미디어 아트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과거 미디어 아트의 발전 과정을 보면 그 시대의 과학 기술과 문화적 배경, 당대의 예술이 혼합되어 시대를 반영하는 미디어 아트들이 주를 이뤘다. 즉 미디어 아트는 당시의 기술을 시대 상황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고, 미디어 아티스트들은 숨어 있는 예술의 잠재력을 발견하기 위해 실험적인 작품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미디어 아트의 주요 특징인 예술과 관람객들의 '상호작용'은 새로운 종류의 예술 체험을 창조했다. 작품은 더이상 예술가의 내면에 있는 창조성으로만 표현되는 것이 아닌, 예술가와 관람객의 협업의 결과로 나타난다.
 

'빛의 벙커 : 반 고흐' 전 /권희정 기자

사람들이 예술 작품과 상호작용하는 방법은 3차원, 또는 디지털 시스템을 차용하거나 인터넷을 사용해 소리나 움직임을 만드는 등 너무나도 다양하다. 작품은 관람객에게 반응하고, 관람객은 작품과 더 가까이 소통한다. 예술 작품은 관람객의 참여에 의해 형태와 의미가 존재하게 되고, 이것이 미디어 아트의 '상호작용'이 사람들의 삶과 예술에 그어져 있는 경계를 자연스럽게 허무는 방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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