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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에 맺힌 무(無)의 세계를 들여다보다, 김창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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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에 맺힌 무(無)의 세계를 들여다보다, 김창열 화백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1.02.10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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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 화백의 삶과 그의 작품 세계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최형순 관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취재 권희정 기자] 세계적인 거장 김창열 화백이 지난 1월 향년 92세 나이로 영면에 들었다. 우리에게는 물방울 화가로 익숙한 한국 추상미술의 대가 김창열 화가는 거의 반세기의 세월 동안 수행하는 선승의 길을 걷듯 다양한 관점의 물방울을 창조했다.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회화’는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호응을 얻었다. 그는 파리에 정착하고 세 번째가 되는 해부터 물방울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후, 그의 예술 활동은 수 없는 물방울을 그리며 그 안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찾고 때로는 투명한 반짝임에 맺힌 무아의 경지를 발견했다.

20 '물방울의 변주'전시 중 '지중해', 본 전시를 통해 김창열 화백의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권희정 기자
'물방울의 변주'전시 중 '지중해' /권희정 기자
'매체와 물방울' 전시 중 '물방울' /권희정 기자
'매체와 물방울' 전시 중 '물방울' /권희정 기자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현지 시각 기준 지난달 20일 자 지면 기사에 김창열 화백의 부고 기사를 실었다. 기사에서는 고인이 된 김창열 화백의 별세와 그의 삶 그리고 살아있는 동안 그를 지탱하던 작품 세계를 함께 다뤘다. 그가 걸어온 예술의 길은 국내 화단에만 국한된 기록이 아닌, 그의 미술을 향유하고 무수한 영감을 얻었던 우리 모두에게 남은 발자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그가 살아생전 선보인 예술혼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으로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이 운영되고 있다. 본 미술관은 한국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김 화백의 업적과 정신을 기리고 후대 작가의 주제기획전시를 통해 현대 미술이 가진 가치를 연구하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김창열 미술관 전경 /권희정 기자
 물방울을 모티브로 한 입체 작업물 /권희정 기자

본 미술관을 방문한 관람객은 처음 대지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느끼는 속세와의 단절 그리고 휴식을 인상 깊게 체험한다. 구조적이며 외부와 단절된 것만 같은 본 미술관에서 김 화백의 작품을 시즌별로 감상 가능하며 그가 물방울의 담고자 했던 무아의 세계관까지 확인할 수 있다.


김창열 화백 그리고 물방울

물방울이라는 소재의 양면성은 사람의 시선을 주목하게 하는 힘을 가진다. 맺혀 있는 물방울은 하나의 주체성을 가지며 투명하게 빛을 낸다. 물방울 뒤에 가려진 형체를 투시하기도 하며 이를 완만하게 왜곡한 형태로 담아낸다. 방울로 맺혀 있는 물은 그렇게 끈질긴 생명력을 보이다가 아스라이 스며들어 사라진다.
 

물방울을 모티브로 한 입체 작업물 /권희정 기자
물방울을 모티브로 한 입체 작업물 /권희정 기자

스며든 물방울이 또 다른 자국을 형상하며 깊이 존재하듯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회화’ 역시 세계 화단 속의 한 부분으로 선명한 이름을 남겼다. ‘물방울’은 그와 그의 작품 세계를 상징하는 모티브다. 1972년 파리 ‘살롱 드 메’에 입선하며 그의 물방울 회화 작업도 화려하게 막을 열었다.

그는 물방울을 그리는 행위에 대해 달마대사의 면벽수행을 통한 득도와 비교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종종 그의 작업을 수도승의 수행과 같다고 회상하는 이도 있다. 캔버스를 마주하고 앉아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그는 물방울을 그리고 또 그렸다. 그의 물방울 회화 작업 동기는 파리에 정착하고 우연한 날 발견한 캔버스 위에 흐트러진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는 모습을 본 이후라고 전해진다. 그 사건은 그에게 직접적인 동기를 주었으나 물방울을 모티브로 한 요인에는 또 다른 이면이 존재한다.

김창열 화백은 작품 활동의 거의 모든 기간을 물방울을 그렸다고 해고 과언이 아니며 이를 모티브로 다양한 관점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는 물방울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 과거의 아픈 기억을 치유하고 삶의 기쁨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에게 물방울을 그린다는 것은 단순한 예술 작업에 한정되는 영역이 아닌, 모든 것을 물방울에 용해하고 투명하게 무(無)로 되돌려 보내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다.
 

'물방울의 변주'전시 중 '물방울' /권희정 기자 
 '물방울의 변주'전시 전경 /권희정 기자 

실제로 그의 어린 시절에는 한국전쟁이라는 참혹한 잔상이 존재한다. 외부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어린 시절 고향을 떠나야 했으며, 한국전쟁 중에는 중학교 동창생 절반이 죽임을 당하는 참상을 겪었다. 물방울은 그가 겪었던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동기이며 때로는 무아의 세계로 빠지는 매개체가 되기도 했다.

그는 때론 자신의 작업 과정에서 물방울을 없애버리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기도 했다고 스스로 회고한다. 하지만 작가에게 물방울의 존재란 이미 자신의 정신을 투영한 모티브이기도 하며 예술의 실존을 담은 영역에 해당했다. 그는 물방울을 제외한 스스로에 대해 두려움으로 성찰하고 자신의 실존과 소멸에 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수없이 그려낸 물방울, 새로운 캔버스에 맺히다

김창열 화백의 작업에서 수없이 다뤄진 물방울은 다양한 시도에 따라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그는 1969년 말 파리에 도착한 후 1972년 물방울에 관한 탐구와 작업을 시작했다. 유럽 여러 곳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할 즈음 그는 자신의 작품 세계의 또 다른 고민을 가진다.

대형 캔버스에 물방울을 담아내는 과정을 끈기 있게 해왔지만 결과적인 작업물에 있어서 화면의 밀도에 관한 고민은 그를 또 다른 시도로 이끈다. 공허한 여백이 주는 감정을 지워 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실제 신문의 지면과 활자를 활용한 그림 위에 물방울 회화를 접목한 작품 /권희정 기자 
실제 신문의 지면과 활자를 활용한 그림 위에 물방울 회화를 접목한 작품 /권희정 기자 
신문 지면을 활용한 작품은 물방울 이외의 소재가 등장하는 주요한 계기가 된다 /권희정 기자 
매체와 물방울 전시 전경 /권희정 기자

그는 우연히 프랑스의 대표 일간지인 ‘르 피가로’지 위에다 물방울을 가필하는 과정에서 밀도를 채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한다. 그는 예술을 그 자체가 지닌 의미에 국한되어 바라볼 것이 아니라 문자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이에 접목하기로 하며 새로운 작업을 시작한다.

작가는 르 피가로 지의 ‘세 명의 무장 강도가 은행을 털었다’는 기사와 처칠의 전시회에 대한 풍자만화가 있는 신문지를 배경으로 물방울을 그렸다. 그는 밀도를 채울 수 있는 소재를 단순히 형태에서 찾지 않았다. 문자가 가지고 있는 힘과 의미, 그 속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 물방울의 유기적 관계를 짚어 자신의 고민을 해결했다.

그렇게 물방울은 새로운 컨버스 위에 아로새겨지며 그의 작품 활동에 변주를 불러왔다. 캔버스에서 지배적으로 존재하던 물방울은 배경과 조화를 도모했다. 문자와 물방울은 그 자체의 속성은 달랐으나 조화를 찾아 어우러졌고 때로는 시대와 정신, 실존과 환영의 복합체로 평가되며 대립하기도 했다. 작가는 실존하는 삶의 영역을 신문 기사를 통해 작품에 반영하였으며 그 위에 그려진 물방울을 통해 상상적이고 환영적인 감상을 함께 담았다.

김창열 화백의 예술 정신을 담은 물방울은 단순한 캔버스를 벗어나 신문지(실제 신문의 지면과 활자를 활용한 그림), 모래, 천자문이 새겨진 나무판 표면 위로 변화의 과정을 거치며 투명하게 맺혔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로부터 배웠던 천자문을 작품에 결합한 시도는 자신의 정체성을 선보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물방울의 변주'전시 중 '물방울', 목판에 유채 작업을 했다  /권희정 기자
'물방울의 변주'전시 중 '물방울', 목판에 유채 작업을 했다  /권희정 기자
가까이서 보면 반짝이는 물방울의 신비로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권희정 기자
가까이서 보면 반짝이는 물방울의 신비로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권희정 기자

그는 세계적 명성을 얻었으나 그 지점에서 안주하고 안식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물방울 회화에 새로운 의미를 더하기 위해 끊임없는 고민을 거듭했다. 그의 예술가로서 도전 정신과 집념은 반짝이는 물방울을 더 사실적이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관람하는 감상자에게 더 생각하게 하고 의미 있는 감상을 남길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가 됐다.

현재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에서는 두 가지 전시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 작년 9월 1일부터 시작해 2021년 2월 28일까지 관람할 수 있는 ‘매체와 물방울’과 올해 2월 2일부터 5월 23일까지 진행되는 ‘물방울의 변주’는 김창열 미술관 소장품으로 기획된 전시다.

김창열 화백의 예술혼이 담긴 신비하게 반짝이는 물방울 회화를 직접 관람하고 싶다면 제주도 방문 시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을 방문해봐도 좋을 듯하다.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최형순 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창열 화백의 삶과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았다.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최형순 관장 /권희정 기자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최형순 관장 /권희정 기자

코로나19지만 여전히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이 많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그 이유는 제일 먼저 김창열 작가님의 작품성에서 찾아볼 수 있겠지만, 가장 주요한 요인을 꼽자면 그만큼 대중성을 갖춘 작가의 작품들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선생님의 작품을 보고 싶어 하는 열망이 있고, 제주도에 관광 와서 한 번쯤 물방울 회화를 실물로 접하고 싶은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 것 같습니다. 특히 물방울이라는 소재의 특성상 관객의 호감도가 높은 작품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많은 분이 이를 관람하고자 미술관을 찾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방울을 모티브로 한 입체 작업물 /권희정 기자


물방울 회화에 대한 관람객의 관심도도 높지만, 작고하신 김창열 화백님의 삶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작가님은 이북 출신의 월남 작가이시고, 물이 맑은 맹산에서 출생하셨습니다. 아시다시피 파리에서 오래 생활을 하셨는데요,

미술사에는 에콜 드 파리라는 파리에서 활약한 이방인 화가들을 부르는 말이 있습니다. 고향을 향한 애잔한 마음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여러 작가가 파리에서 화업을 일궜는데, 김창열 화백님도 고향에 대한 향수를 가지시고 오랜 시간 작품활동을 하셨습니다.

반세기 동안 물방울을 그리시며 한국의 대표적인 추상화가로서 세계무대에서 활동하셨던 분으로 많은 분이 기억할 듯싶습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서도 김창열 화백님의 부고 기사를 실었다고 하는데요. 화백님의 작품이 외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겸비한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창열 화백님은 1957년 조직되었던 현대 미술가협회에서 활동하신 분으로 당대의 한국 현대 미술을 이끌었던 작가 중 독보적인 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한국 현대 미술을 이끌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계셨고요.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유행했던 추상미술을 한국 현대 미술로서 실현해 오신 분이기 때문에 국내 화단에서도 매우 중요성을 띠고 있는 작품 활동을 해오셨습니다.

세계 속에서 한류를 이끄는 여러 부문이 존재하지만 한국의 단색화 미술 또한 최근 많이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70년대 이후 추상 미술을 하시며 단색화의 대표 작가로 활동하셨고 세계적 흐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특히 추상을 이해하는 것은 보통 대중적으로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창열 화백님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무색, 무취, 투명성 등의 물방울이라는 모티브를 신비롭고 영롱하게 그려오셨다는 점에서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설명할 수 있습니다. 작품을 자세히 보시면 물방울이 반짝반짝 빛나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신기하다고 느끼는 관람객들이 많습니다. 호기심을 유발하는 느낌이 남녀노소 누구나 다 공감하고 사랑할 수 있는 작품활동을 해오셨다고 생각합니다.
 

반짝이고 투명한 물방울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권희정 기자 
'물방울의 변주'전시 중 '물방울' /권희정 기자 


김창열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작품 감상을 한다면 더 도움이 될까요.

아무래도 작가님의 작품은 대체로 한 가지 톤을 유지하고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너무 튀거나 하지 않고, 강렬함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은은함 속에서 관객을 집중하게 만드는 작품이 많습니다.

거대한 화폭에서 가장 작고 단순한 색으로 무엇인가 찾아가게 하는 묘미가 있는 작품이 많고요. 대중화되어 있는 작가의 작품을 진품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를 할만한 감상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마치 흩뿌려 놓은 듯 그려진 물방울에 집중하면 재미있는 감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본 전시를 통해 김창열 화백의 대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권희정 기자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은 후대 작가 양성이나 여러 가지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내용인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한국 미술관은 특수하게 창작 진흥이라고 하는 중요한 과제가 항상 결부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제작된 작품만 보관하고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을 독려하는 기관으로 활동하는 것에 필요성이 존재합니다.

김창열 미술관에서도 창작 스튜디오를 운영 중에 있는데 이번 3월에 본격적으로 입주 작가 선정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아직 선발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이며 미술가들의 다양한 활동과 전시, 교육을 지원할 생각입니다.

작품을 통해서 미술을 알아가는 것도 교육의 일종이 될 수 있지만 미술 이론적인 기초를 다지는 일 또한 중요한데요. 현재 미술관에서도 이와 관련된 기획을 준비하고 있고요. 체험 교육도 각 전시의 특성마다 잘 어우러질 수 있는 부분을 기획 중에 있습니다.
 

김창열 미술관이 창작 스튜디오를 운영 중에 있다 / 권희정 기자
김창열 미술관이 창작 스튜디오를 운영 중에 있다 / 권희정 기자


관장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김창열 화백님의 작품이 궁금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현재 장소에서 보이는 복도 끝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물방울’이라는 제목을 가진 그림인데 주황색 바탕에 물방울이 영롱하게 빛나고 있는 작품이거든요. 분명 그림인데도 물방울이 빛을 받아 반짝이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요. 물방울이 신비롭게 표현되어있는 부분에서는 효과가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름다운 작품으로서 공감 가는 요소가 많았습니다. 그 외에도 좋은 작품이 워낙 많다 보니 작가님의 물방울 회화를 즐기실 때 빛나는 물방울을 많이 눈여겨 봐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방울의 변주'전시 중 '물방울', 반짝이는 물방울의 신비함이 느껴진다. /권희정 기자
93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최형순 관장, 가장 애정하는 작품과 함께 있는 모습 /권희정 기자


궁금했던 점이 작가님께서 활자 위에 물방울을 그려 넣는 작업을 하시기도 했는데요. 혹시 조금 더 부각하고 싶은 글자 위에 물방울을 그리셨다거나, 작가님께서 특별히 의도를 가지고 작업하셨던 부분도 있을까요.

아무래도 그럼 면도 있으리라 예측됩니다. 신문 기사 같은 경우엔 글자가 물방울에 의해서 확대되거나 왜곡되는 부분이 눈에 띄게 표현되지 않았으나 천자문을 활자체로 바탕에 깔고 작업하셨던 부분에서는 명확하게 눈에 띄는 부분이 존재하죠. 어릴 적에 할아버지께 천자문을 배우셨던 향수를 가지고 작업을 하셨는데 어느 정도 그런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방울의 변주'전시 중 '회귀', 천자문 활자를 배경으로 물방울이 그려진 모습 /권희정 기자
투명한 물방울 뒤로 천자문의 활자가 확대되어 표현됐다 /권희정 기자 


핸드메이커 독자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미술관은 항상 작품을 준비해놓고 있는 곳입니다. 현대 디지털 시대에는 VR 등의 온라인 전시를 통해서 작품을 보는 것이 익숙해지는 추세지만 작품의 진품을 보고자 하는 욕구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김창열 미술관은 그런 부분들을 고려해서 든든한 가치를 지켜나가는 미술관으로 운영될 것입니다. 많은 세계인이 물방울 회화를 보고 싶을 때 언제라도 와서 작가님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모두를 위해 존재하는 미술관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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